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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읽었는데 별로 쓸 말이 없어서...
스티븐 킹이 스티븐 호킹인 줄 알고 있었는데; 위대한 발견이었다.
스티븐 킹은 책정리 알바할 때 많이 빌려 보길래 알게 되었다. 그 전에 그린마일같은 건 뽑아서 휘리릭 넘겨보기도 했었는데 이름은 못 외웠었다.
굉장히 유명한 소설가일 쭈리야... 아직도 못 본 영화 <샤이닝> 원작자이고 어, 그밖에 내가 못 본 많은 영화의 원작자였다. 거의 전작이 영화화된 듯.
캐리는 공포영화라서 언제나 위시리스트에 있었는데 여태 안 봤고.
예전에 영화프로에서 본 돼지피를 뒤집어 쓴 캐리를 떠올리며 책을 읽었다.
초능력자 캐리는 왕따. 캐리의 엄마는 광신적인 청교도. 왠 싸이코같은 것들이 졸업 파티에서 캐리에게 돼지피를 들이붓고, 캐리는 파티장에 불을 지르고 불이 마구 번져 300명이 넘게 죽는 대형참사가 일어난다. 그 와중에 캐리는 엄마를 죽이고, 엄마한테 칼침을 맞고 죽는다.
일단 흡인력이 굉장하고 구성도 재미있다. 중간중간 마치 이 사건이 진실이라는 듯이 사건당시 기사, 사건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자료, 생존자의 인터뷰나 기록 등을 끼워넣는다. 에 또 나는 인물이 생각하는 걸 써놓은 방식이 좋았다. 서술 중간에 괄호를 치고 등장인물의 느낌이나 생각을 적어놓는데 마지막 저 싸이코들이 캐리 죽이려고 할 때 긴박감이 극도에 달했다.
앞 유리창에 사람의 형체가 확 다가들었으며, 그와 동시에 그 존재가 외치는 소리는
(캐리 캐리 캐리)
흡사 라디오 볼륨을 끝까지 올렸을 때처럼 커지고
(캐리 캐리 캐리)
더 커졌다. 시간이 그들을 틀 속에 넣고 문을 닫기라도 한 듯 한 순간 그들은 움직이고 있으면서도 꼼짝할 수가 없었다. 빌리와
(캐리 그 개들처럼 캐리 그 빌어먹을 개들처럼 해치우는 거야 캐리 브루시 이게 캐리 네놈이었으면 캐리 좋겠어)
크리스와
(캐리 맙소사 저 애를 죽이지 마 캐리 저 애를 죽일 생각이 아니었어 캐리 빌리 난 그걸 캐리 보고 싶지 캐리 않아 캐......)
캐리 자신까지도.
(핸들을 봐... 생략)
하긴 이 부분은 캐리의 외침 캐리캐리캐리 때문에 더 무섭기도 하다.
캐리는 조금은 귀여운 평범한 아이인데 엄마의 강요로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기도하다가 그 때부터 애들한테 왕따로 찍힌다. 가정, 학교 속한 모든 사회로부터 짓이김을 당하다 죽었다. 따뜻한 손길도 있었다. 수지라는 예쁘고 양심있는 미국적인 소녀의 배려, 결국엔 화를 초래했지만. 그런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걸까?
마지막에 또다른 초능력자 애기의 존재는 진부하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억압과 폭력 속에서 불행이 자라날 수밖에 없다. 하긴 옛날 소설이니까 별로 안 진부한 건가??
참 설마 아직도 순수/통속 논쟁을 하고 있진 않겠지? 옛날이었으니까 뭐...-ㅅ-;;; 바보같다.
인간 실격 | 2022/1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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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속패전론 읽다가 | 2015/10/16 |
작년에 민언련에서 하는 시민영상제에 가서 아무 생각없이 보게 된 영화.
과테말라라는 나라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었는데 왠지 이 영화를 보고 과테말라와 한껏 가까워진 것 같았다-ㅅ-
웃음의 기호도 맞고. 보통 슬프고 감동적인 건 세계 어디서나 통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웃음은 잘 안 그렇다. 내가 좀 웃음에 엄격하기도 하고; 그런데 정말 웃겼다-_-;
원래 사빠띠스따 보러 간 건데 이 영화가 너무너무 좋았다. 뭐 이런 훌륭한.. 싶었다.
작년에 썼던 줄거링~ : 고치기 귀찮다
주인공인 의사 할배는 도시에서 부유하게 사는 사람으로 사별한지 얼마 안 되어
좀 우울합니다. 어느날 자기가 가르쳤던, 인디언 마을에 의료활동을
하러간 제자들이 어째 편지 한 통 보내지 않을까 궁금해 하다가 우연히 만난
제자 놈이 직접 찾아가 보라고 화내는 걸 보고 휴가 기간 내내 온통 이 마을 저 마을
제자들을 찾아 돌아다니게 됩니다.
가난한 인디언들에게 힘이 되어줄 거라 생각한 제자들은 도통 소식을
알 수 없고 인디언들은 할배를 피하기만 합니다. 웬 꼬마 아이의 도움으로
제자들은 군인이든 게릴라든 양쪽 군대에 의해 총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한 마을이 아예 전멸되어 뼈가 나뒹구는 폐허를 보기도 합니다.
인디언들은 군인이든 게릴라든 이 "총을 든 사내들"에게 된통 당한지라
낯선 사람은 무조건 경계하고, 어느 전설적 부족은 산꼭대기에 통하는
길 없이 숨어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전설인지 뭔지 아무도 실체를
확인할 수 없어 할배는 이들을 찾아 갑니다. 이 부족에 살아있는 마지막
제자가 함께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와중에 탈영병이 할배를 이용해 어딘가로 떠나려고 시도하기도 하고
총살리스트에 오르자 마을에서 도망친 한 신부님을 만나기도 하고,
강간 당한 뒤 말을 못 하는 한 처녀와 함께 미지의 부족을 찾아 가기도 하며
의료의 화신답게 많은 사람을 치료해 주기도 합니다.
줄거리를 이렇게 길게 말하다니..-_-
길안내하는 어린이의 대사들이 압권입니다. 순진한 할배와 세상 다 산 것 같은
어린이. 살인하고 강간하는 일들이 괴롭고 힘들었던 탈영병의 신앙 고백,
스스로 신부의 직을 져버렸다는 이유로 신앙 고백 안 듣고 구원 안 해 주려는 신부님.
(나중에 목숨구원하는 데 도와주긴 하십니다^^)
정확한 대사는 아니지만 "모르는 것도 죄인가" 신부님께 부끄럽지만 나직히 묻던
할배의 말에 뜨끔했습니다. 알고 가만 있는 것만 하겠습니까. 게다가 이 시대엔
모르는 것이 죄니깐요.
영화가 그 미지의 부족을 찾아 울창한 산속에 들어온 뒤에 주최측의
사정으로-_- 불시에 끝나 버려 끝에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처음에 이 이야기를 인디언들의 구전 동화인 냥 엄마가 아이에게 해 주던
것으로 보아 이 세상 물정 모르던 할배는 해방전사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물론 의학의 화신으로^^ 해방전사라는 말은 어감이 좀 그렇긴 하네요-_-
제목의 살벌함은 영화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지만 이 영화는 할배가 뭐랄까
각성해 나가는 과정도 자연스럽고 관객에게 분노를 강요하지 않은 채
인디언 양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점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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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영화 본 미련한 소님의 말씀대로 자율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르는가.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르는가. 그런 것도 값진 희생일 수 있겠는가.
그래서 차라리 무저항에 솔깃하다. 시몬느 베이유 전기에서 한 때 그녀가 억압하는 그대로 그에
저항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그 뒤 2차 세계대전인가
그 때의 만행을 보고 이 생각을 포기했다고 한다.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어린이들이 죽는 것을 보면 하마스의 반격에 화가 치민다. 물론 이스라엘이 잘못 했다는 건 더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다만 대항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한 명이라도 잘 살자고 하는 거 아닌가? 근데 하마스의 대항하는
방식이 어떠한가? 한 명이라도 더 죽어도 상관없다는 거 아닌가?
하마스의 강령도 싫다. 이스라엘 완전히 나가라, 사라져라! 그걸 바라는 마음을 감히 욕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것이 언젠가 먼 훗날 실현가능하더라도 그로 인해 당장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고 인간답게 도저히 살 수가 없는 것이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 민간인과 군인이 몇 명 죽고, 이것을 빌미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수십 명을 살해하고 있다. 이런 빌미를 주는 자체가 너무 싫다. 저것들은 인간이 아니야. 똑같이 대응해 봤자야. 양민만 죽어 나간다 양민만 오로지 양민만 죽는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보면 왜 이 지랄인가 이스라엘이 증오스럽고 다 죽여 버리고 싶고 그렇다.
내가 미워하는 상대를 닮는 것은 얼마나 쉬운 일인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나는 아직도 이 안에서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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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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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나 PLO의 전술이나 전망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저항이 더 많은 희생을 불렀다고는 생각할 수는 없는 거 같아요. 인티파타의 저항이 지도 상에서 멸절되고 있던 팔레스타인들에게 그나마의 자치정부를 마련해주었고 하마스의 저항이 암세포처럼 뻗어나가는 정착촌 확산을 미약하게나마 막아내고 있으니까요.민족주의와 단기 전략을 뛰어넘는 대안이 분명 존재하고 그것을 제시해야하지만 그러한 저항의 대안의 제시가 아닌 저항의 포기가 희생을 줄일 수 있을 대답인 거 같지는 않다고 문득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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뎡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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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O 지도부에는 이미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팔레스타인 민중을 착취하는 저항단체라니! 하마스식의 자살폭탄테러 등의 경우 아직 어린 소년들 위주로 자살부대가 형성된다는 것과 이스라엘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을 테러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 그들의 목적 자체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민간인 살해에 대해 언급한 영화를 보았는데 그들이 어차피 샤론을 지지할 것이므로 간접적으로는 나를 죽이려는 것이고, 그러므로 그들이 죽어도 된다는 논리는 황당하기까지 했습니다.부가 정보
뎡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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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들이 이스라엘에의 투쟁의 정당성을 무색하게 하구요, 서로 계속 공격하게 되는 무서운 악순환이 저항이라는 말로 정당성을 부여받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인디파다같은 민중봉기는 적극지지합니다...부가 정보
뎡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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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빌미로 치안을 안 넘겨준다는 점을 생각할 때 무저항은 단순히 당하고 가만 있는 게 아니고 전략적으로 대응 가능한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위에서 무저항을 말할 땐 화가 나서 한 말이지만 무턱대고 공격만 할 게 아니고 일단 이스라엘로부터 벗어나야죠. 몇 년간 하마스를 빌미로 평화협상이 안 되고 있어서, 저들에게 빌미를 주지 말라!라고 외치고 싶기도 합니다.부가 정보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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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등 단기 전술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당연히 동의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하마스 땜에 평화협상이 진척이 안된다 ... 는 주장에는 의문이 가네요. 00년 인티파타와 하마스의 급성장은 93년 이후 계속되는 PLO의 협상노선이 정착촌과 고속도로를 통한 영토 병합, 국경봉쇄와 자원 접근 차단을 통한 팔레스타인 경제의 파괴와 종속을 막아내는 것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영이겠죠.부가 정보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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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협상이란 노무현이 말하는 대화와 타협의 장이 아닌 현실적 역관계의 반영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무저항의 협상이 기만인 것을 알고 하마스를 지지하기 시작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하마스를 포기하면 협상에 응해주겠다는 이스라엘의 이야기는 먹혀들어갈 수 없다고 봅니다.예, 이스라엘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지금의 무턱댄 공격보다 더 효과적인 저항의 수단을 그들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장기전략, 즉 계급적 국제주의적 전망과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그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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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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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전망의 제시 없이는 그 극도의 비효율성에 불구하고 수많은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이 오늘도 하마스에 입단하고 어린이들이 폭탄을 메고 이스라엘의 어린이들을 죽이는 것을 그만두게 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 그들은 그것이 그나마 PLO의 협상 노선보다 자신들을 지키는 무기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여차저차하다보니 답글이 길어졌네요. 논쟁이나 머리쓰는 일은 질색이긴 하지만 다른 블로거랑 대화한다는 것이 생각보다는 즐겁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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뎡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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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하마스는 구실이겠군요 꼬투리는 얼마든지 잡을 수 있으니까. 적에게 맞서려면 적과는 다른 언어로 얘기해야겠죠. 그래서 분노나 명분은 이해해도 방식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똑같은 무의미한 살상이요. 꼬리님 말씀대로 새로운 전망이 가능하고 또한 실현되면 좋겠습니다. 저는 구체적인 전망없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한국에 보이콧할 만한 것도 별로 없고.. 매일 카운트나 세는 무력한 나날. 윽 절대 푸념 아닙니다-ㅅ-;;;;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