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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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엠님의 [영화 <봉천9동>] 에 관련된 글.

주인공 신민철님

아직도 상영이 남았으니 알엠 글을 참고하여 만인이 봅세.

만인이 보라구!!!

일단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보고 너무나 감동하고 말았다.

나는 멍청이가 아니야 나는 장애인이 영화를 직접 거의 전부 만들었다는 데에나 감동하는 멍청이가 아니라고. 내가 감동한 것은, 내가 기대한 것은, 내가 우려한 것은...

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또한 장애인이라는 말로 묶일 수 있는 그룹같은 건 애초에 없다고 본다. 지적장애인과 다리를 저는 장애인 사이에 어떤 유사성이 있는가? 사람들에게 세분화되어 인식되고 결국 장애인이라는 총칭과 그에 대별되는 비장애인이란 말은 없어져야 한다.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고...;;;;;;;;;(생략의 이유는 별로 공부를 안 했기 때문이다!!!! 두둥) 다만 세분해서 인식하라 그러면 그럼 모든 장애의 유형을 다 알란 말이냐? 너는 아냐? 이따우 머저리같은 의문점을 해소해주자면 장애의 유형 알 거 없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있듯이 그런 거라고 존내 잘 생겼는데 변태같은 새끼도 있다고!!!! 응?? 뭐 그런 거라고

그렇지만 현존하는 장애인/비장애인이라는 범주가 인간한테 통용되고 그에 따라 장애인은 장애인으로서 비장애인은 비장애인으로서 활동(?)하므로 내가 지금 그런 구분이 없다는 게 아니다. 없어져야 한다고.

그래서 내가 우려한 것은, 비장애인의 손결을 영화에서 보는 것이었다. 영화를 처음 만들어보는 장애인에게 비장애인이 일방적으로 장애인을 가르치고 조정하고... 내가 푸른 영상 분들이 나쁜 인간이라고 걱정했던 게 절대 아니다. 몇 분 봤을 때 나보다 좋은 사람들임-_-;;; 이런 것은 대놓고 폭력적인 게 아니고 정말 미세하게 드러나는 거라서, 나는 그런 것을 참을 수 없어서 좀 걱정했는데...

대반전...!!!!! 나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장애인이 비장애인의 영향을 받는 것이 나쁘지 않구나... 깨달았다. 관계라는 것은 특히 섬세하게 노력하는 관계라는 것은 일방적으로 영향만 주기 힘들다. 눈에 안 보이거나 모를 뿐이다. 이런 큰 깨달음...!!!!!!!!

그러니까 나는 원래 장애인을, 특히 지적장애인을 비장애인 사회에 적응시키려하지 말고 타고난대로 살 수 있었으면...했는데. 내가 위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다르다고 한 것은, 비장애인 기준으로 보면 지적장애인은 어리숙하고 서투르다. 사고와 행동 모두. 비장애인의 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받으니까.

하지만 정말로 다르다는 건, 정말 나는 사회과학적으로 막 구조를 보고 착취관계로 세계를 구성하는데, 같은 사회에 살면서 착취를 부정하는 게 답답하다. 근데 지적장애인들은 세계를 이런 식으로 구성하지 않는다. 같은 사건에 대해 받아들이는 위치가, 사고가 완전히 다르다.

그러니까 같은 사건 현장=_=에 있어도 다른 걸 경험하는, 살고 있는 세계가 완전히 다른...!!!!!

암튼 나는 그래서 이런 걸 막 깨부수고 비장애인 사회에 강제로 적응시키지 말았으면 했지만 현실불가능해서 조용히 입다물고 있었다...;;;;;;;

그러나 비장애인과 다른 방식일지언정 관계를 맺고 관계 속에서 살아나가는 것은, 그러니까 지적장애인끼리만 소통가능한 게 아니라... 일정한 영향을 받으면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건 마찬가지이다.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른 거다. 그러니까 그걸 무조건적으로 (과거의 나처럼;) 나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관계라는 건 주고받는 거라고.

그런 큰 깨달음을 얻었다. 영화 관계자들께 절-> 큰절

영화 내용으로도 아주 재밌고 구성도 재밌다. 애초에 내가 보고싶었던 건 장애인만의 시각, 그리고 우려했던 건 비장애인의 영향. 그러나 내가 본 것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나뉘는 확고한 경계가 아니라 서로 관계맺는 교류의 현장포착?! 이겠다 ㅋㅋ

노파심에서 말하자면... 나는 어떤 영화를 봐도 장애인이 만들었으니까, 아마츄어가 만들었으니까 하고 가산점을 주지 않는다. 감상에 가산점이 어딨어...-_- 물론 물적인 여건, 돈적인 여건이야 감안한다. 예를 들어 이번 필름에 어둡게 나온 씬들은 돈적인 여건이므로 개의치 않음=ㅅ=;;;;;

장애인들이 만든 영화여서가 아니고 진짜 재밌다. 어색한 연기(내가 이런 걸 원체 좋아함-_-)와 애드립, 유머들...ㅜㅜ "장애인 할인 안되나요?" 진짜 웃겨가지구ㅜㅜㅜㅜ

롱테이크로 두 사람이 대화하는 씬들도 참 좋다. 연애문제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도 굉장히 신선하다.  막 너무 풋풋하고ㅜㅜ 사람 사귀는 게 그렇지. 돈문제가 빠질 수 없지.

아~~~ 그래서 막 신났다. 영화 감상 말하는데 '아주아주 재밌었다'고밖에 말 못해서 아쉽다;ㅅ; 하지만 어떤 말로도 담을 수 없을 만큼 아주아주 정말 재밌었다.

위에 가운데에 긴 얘기는 생략된 게 너무 많은데... 오늘은 이쯤하고-_- 올해에 별로 공부한 게 없는데 연말에 큰 성과를 얻어서 다행이다 ㅎㅇㅎㅇ 내년에는 지대 공부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