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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16
    전교1등(8)
    뎡야핑

전교1등

  • 등록일
    2008/03/16 09:34
  • 수정일
    2008/03/16 09:34
  • 분류
    추억팔이
중고등학교를 같이 나온 전교1등은 얼굴이 예뻤다.

얼굴이 굉장히 예쁜데다 공부를 그냥 잘하는 것도 아니고 거의 매번 전교1등이라서 많은 애들의 미움을 샀다.

얼굴이 그리스 조각같고 도도하게 생겼는데 중학교 때까지는 엄청 촌스럽게 하고 다녔다. 그래도 얼굴은 보석같이 빛나서 무수한 아이들의 미움을 샀다. 고등학교 가서는 갑자기 패션마저 신경쓰기 시작해서 더 많은 아이들의 미움을 샀다;

중3때 한 번 같은 반이었는데, 반애들에게 걔는 이쁘긴한데 질리는 얼굴이라는 말을 무수히 들었다. 전교1등에 미인이라 미움일 망정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었지만 본인은... 진짜 특이한 타입. 튀는 타입은 아니고. 나는 얘가 너무 신기해서 수업시간에 자꾸 뒤돌아서 말 걸고 물어보고 그랬는데 얘는 나를 진짜 이상한 애라고 생각했다.

수많은 미인을 만났는데, 그중 지존급에 해당하는 여자들의 공통점은 '재미가 없다'. 진짜 재미없다. 얼굴이 지나치게 예쁘면 그렇게 되는 건지... 재미없는 여자 1위 지존으로 예쁜 여자 2위 경상도 여자(...) 후자도 그냥 경험적인 통계로;

얼굴은 도도하게 생겼는데 딱히 도도한 성격도 아니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별로 신경도 안 쓰고. 대범하다기보단 그냥 소시민?? 외면은 화려한데 내면은 집중받는 사람들 특유의 뭔가가 없고 그냥저냥 평범한 애였다. 그점이 너무 신기했다.

고등학교 때 등교길이 엄청 길었는데 가끔 만나면 찝쩍대면서 같이 올라갔다. 내가 말하면 어이없게 웃는 거나 가끔 시험기간에 마주치면 공부 좀 하라고 잔소리하는게 좋았다.


얘랑은 딱히 친하게 지내지 않았는데, 표면적으로 왕따는 아니지만 저렇게 평범한데도 무리에 못섞이는 것이 참 안타까웠다. 내 친한 애가 얘랑 친구였는데, 습관적인 친구처럼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데 그냥 만나는 거였고. 여자애들 사이의 찐득한 관계를 못맺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 내가 좀 다가갔는데 나를 친구로는 못 여기고 그냥 이상한 애라고만=ㅁ=

추억이랄 건 없고 낡은 구두로 걔를 기억한다. 고등학교 들어가서 예쁘게 입고 다녔는데, 화장하고 화려하게 입고 뭔 청소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걸 친구가 봤는데, 머리도 얼굴도 옷도 이쁜데 구두가 에러였다고 했다. 힐을 신지 않고 학생용 낡은 구두를 신었다고, 너무 촌스럽다고. 그뒤에 아주 나중에 힐 신을 걸 봤는데도 학생용 구두로 걔가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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