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 등록일
    2005/10/24 13:49
  • 수정일
    2005/10/24 13:49
  • 분류
    마우스일기

1

 

술을 무척 좋아하는 30대 회사원 김 모씨는 술에 만취해 집에 올 때마다 엘리베이터에서 다리를 저는 여자를 본다. 그러나 아무도 그 여자를 모른다. 이상히 여겨 점쟁이를 찾아가니 그 여자는 저승사자라며 당신은 절대로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또 술을 마시면 죽을 거라고 한다. 섬찟하기도 해서 오랜 시간 술을 끊는다.

 

몇 년 후 그는 결혼을 한다. 결혼을 축하하는 친구들이 딱 한 잔만 마시라며 권하는 탓에 그는 딱 한 잔은 괜찮겠지 싶어서 마시고 집으로 향한다. 약간 두근두근거렸지만 엘리베이터에 그 때의 여자는 보이지 않는다. 휴우. 안도하고 집으로 들어가 "여보 나 왔어"하고 아내를 부르자 쇼파에 앉아 있던 아내는 일어서 다리를 절룩이며 그에게 다가왔다.

 

 

 

2

 

30대 남자의 아파트 투신 사건을 조사하던 강력계 형사 김 모씨는 사건 조사 중 죽은 남자의 부인과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사건은 자살한 이유를 찾지 못해 미결인 채로 끝난다.) 아름다운 부인은 특이하게도 자주 "여보 불이 나면 어떻게 할 거에요?"하고 묻지만 그는 전남편의 죽음때문에 그러겠거니 하고 "응 뛰어내리지 뭐"하고 건성으로 대답한다.

 

남자는 잠결에 "불이야! 불이야!"하는 소리를 듣고 번쩍 깨어 자동적으로 아파트 베란다로 뛰어가다가 높은 층수에 움찔,하고는 현관을 향해 돌아선다. 거기에, 아내가 촛불을 들고 "불이야!"를 외치고 있었다.

 

 

 

오싹오싹 공포특급...이라고 초등학교 때 너무너무 좋아한 93가지 오싹한 이야기가 실린 한국공포문학횐지 뭔지가 발간한 책을 읽었다. 난 이 두 이야기가 가장 무섭더라(93가지 다 읽었음-_-) 위 내용은 거기 써있는 걸 대충 읽은 내가 다시 쓴 건데 자세히는 기억이 안 나네-ㅂ- 내가 훨씬 더 무섭게 못 쓰는구나-ㅁ- 어려운 일이얌...

 

왜 무서운 이야기의 주인공은 여자인지 무서운 이야기를 소비하는 것은 남자만이 아닌데

그런 생각이 드는구려 헐헐 사실 예전에 공포영화 속 여자가 어쩌고 하는 책을 읽다 말았었지롱. 암튼 저 얘기 두 개 너무 무섭당께롱... 한 개 더 있는데 까먹..

 

참 그리고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이 책은 일본책을 배낀 것 같다. 대충 자본주의의 부산물식 혹은 가부장제식 공포들로 점철된 채로 문장이 그렇게 나쁘지도 않은 것이 일본책을 배꼈을 거라고 확신!!! 90년대에 한국에서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해 낼 사람이 있었을까아?

 

내가 어릴 때 가장 무서워한 건 화장실에서 머리 같이 감는 귀신... 걔 때문에 머리를 감다가 몇 번이나 화장실 천장을 쳐다보곤 했다. 아늬면 엘리베이터 얘기 "내가 니 엄마로 보이니?"랑 혼자 탔는데 정원초과... ㅋ 정원초과 얘기는 김진태 쌤이 귀신들이 모여다니며 정원초과 만드느라 얼마나 수고하는지 그린 만화 보고 안 무서워졌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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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또 다른 계절

  • 등록일
    2005/10/23 11:12
  • 수정일
    2005/10/23 11:12
  • 분류



밥 먹고 나서 그걸 익히려고
그늘진 벤치에 앉았다.
죽 한그릇 끓여내지 못하는
빈 가슴은 시시로 눌려왔다.
하늘도 병색이 짙어 쇠잔한 푸르름이고
늦가을이나 초겨울 즈음일 법한
바람의 울림.
꽃소식은 벌써 흐드러져
어떤 잎들은 모금모금 떨어져 나갔다.
봄날이라 하지만, 계절 속에 무수한 계절이 숨어
저마다 소리를 내었다.
등돌린 나무들이 먼 나라의 참혹을 알고 있는 듯
너무 분명한 연두빛 신호를 보내오고
새들도 늙은 뾰족탑 위에 앉아
불안을 수근거리다 떠났다.
햇살이 거두어 둔 그늘 곳곳에
몇 해 전의 봄이 아직 남아있어
웅얼거리는 소리
말이 풍경을 물들이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이따금씩 먼 발치의 서먹한 빛이
얼굴을 물들이고 그럴때면 나는
내가 더 낯설어져
울고 싶었다.

 

 

 

 

 

2003년에 전쟁났을 때 쓴 시 그 때는 전쟁한다한다 그러면서 전쟁 안 나길래 전쟁 안 나는 줄 알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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