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증폭↗↗귀여운척↘

10월 25, 26일에 무대에 올라 연기를 한다.

 

그건 그렇고< 그래서 매주 일욜에 트레이닝을 받아왔는데 지난 연습 때 과장된 목소리와 행동을 해보라고 했다. 봉께 다른 이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왠지 과장을 하라니까 귀척을 하고 있는 것이엇다. 크게 놀라 어찌하여 과장이 귀여운척으로 이어지는가 하물며 귀엽지도 않거늘 고민이 들었다.

 

연극을 볼 때 영화나 드라마의 연기보다 과장돼 보이는데 그건 무대에서 멀리 있는 자들도 잘 볼 수 있게.. 그런 취지라고 어디선가 읽었던 것 같다. 얼마전 <반신>이란 우리 하기오 모토 선생님의 단편만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을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력이 좃치 않은 내 눈에 배우들 표정이 하나하나 다 보이진 않았다. 여튼 과장을 해보려고 혼자 이거저거 해보니 모두 귀척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그게 참 신기한 게 조금도 귀엽게 보이고 싶은 맴이 굴뚝같지가 않은데, 우리는 과장하는 방법도 모른단 말인갸?!

 

나는 표정이 남들보다 다양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거울을 본 건 아니고 다른 이들의 반응을 통해 알게 됐던 바 거울 보고 하면 존나 이상해 이게 내 얼굴이얌? -ㅁ-;;; 그렇게 됨 근데 저저번 연습에서 우리 연출자 다다 사마께서 내게 너는 표정이 장난스러워서 씨리어스한 게 안 된다고 선고하셨다. 그것은 크나큰 슬픔이었는데 왜냐하면 나는 현실상황에서도 과장되지 않은 씨리어스한 얼굴은 지을 줄을 모르고 고것이 뙇 반영이 됐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표정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갑자기 얼굴이 똭똭해지고 유체이탈하듯이 상황에 몰입을 못하고 제3자가 되고 마는 것이다 내 일에서. 으아 이게 뭐야 이건 아니야 으아 막 이러면서 얼굴이 딱딱해진다. 그래서 지난 시간에는 얼굴을 마구 풀고 임했는데 그랬더니 제법 괜찮았다(자평). 저저번보다 괜찮았다고;;

 

암튼 심각한 상황에서 크게 화낼 순 있어도 심각한 표정으로 조용하게 앉아 있거나 나즈막히 얘기하고 그런 거 못 하겠다 인상이라도 쓰고 있거나, 아니면 쉴새 없이 말한다거나. 그냥 그러한 심각한 분위기를 아악 나 미쳐 못 견디겠는 그런 종자인 것이다.

 

연기공부는 현재 <유리가면>을 떼고 스타니슬랍스키의 <나의 예술인생>을 읽는 단계에 돌입했으되 갑자기 다른 책들이 막 인터셉트하면서 읽기가 중단됐다. 책 읽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하루종일 백수로운 나날을 보내던 레알 백수시절을 회상했다. 됐고< 스타니슬랍스키 책은 전에 읽어본 일이 없어서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단언컨대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았다, 그건 책을 넘겨보면 그 느낌이 있는데 이렇게 오래된 책을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았다니 이러얼 슈가. 하지만 나나 책을 끝까지 읽어람

 

연습에서 연출님은 '중립으로 걷기'라는 걸 기초로 나라는 어떤 인간의 특징을 벗고 우리가 인간이 걷는다고 했을 때 떠올리는 이미지(나는 의학 정보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대머리의 키 큰 남자 그래픽이 걷는 걸 상상하고 있는데 잘 표현이 안 되네 이거)로, 뎡야핑이 걷는 게 아니고 인간이 걷는다로 걸으라고 그걸 기본으로 했는데 그래서 평소에도 중립으로 걷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중립으로 걷는 게 훨씬 좋은 것 같다 나의 종종 거리는 특징적 발걸음보다 다리도 쭉쭉 뻗게 되고. 그리고 저번 시간에는 말과 행동을 같이 하며 예를 들어 "사뿐하게 걷는다" 그러면 말도 사뿐하게 하고 걸음도 사뿐하게 하라고 그러면서 다양하게 걸어보라고 했는데 잘 안 됐다. 그래서 혼자 다니면서 해 봤는데 결국 저 처음의 문제점... 내가 연기를 한다고 할 때 뭔가 귀척하게 되는 크나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님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그게 그러니까 완연한 귀여운 척과는 다르지만 할튼간에 그런 게 있다ㅜㅜ 그걸 벗어내고 이겨내야만 하는 과제가 내 앞에 놓여진 것이다. 음.. 연기에 대해 생각한 게 엄청 많은데 쓰고 싶을 때를 놓쳤더니 생각이 안 나네 다음 기회에 다시. 일욜에 트레이닝 끝나면 바로바로 써야긔 옛날에도 생각했는데 많은 활동가들이랑 얼굴이 딱딱한 내 친구들이 많이 해보면 좋겠다, 꼭 무대에 오르지 않더라도 워크샵에서 하는 게 자기를 깨는 데에 디게 도움이 됨. 나는 이십대에는 그냥 무조건 오그라들고 어색해서 미칠 것 같고 그랬는데 나이가 들다봉께 좋은가봉가. 옛날에도 좋긴해도 마음을 열기가 참 힘들었는데 지금은 마음은 열었는데 내 몸뚱이가 <유리가면>의 아유미같은 그런 몸뚱이가 아니야;ㅅ; 그리고 몸뚱이가 참 지저분하달까 움직임이 절도가 없고 지저분하고 팔다리대가리가 몸통에 덜렁덜렁 붙어 있다는 그런 느낌이다. 아 신랄해<

 

유리가면에 대한 한 가지 사실을 적어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장래희망: 무대광풍 / 그런데 뜻도 모르고 놀라는 이 남자는 뭡니까 선생님!

 

라고 페이스북에 적어놨는데 무려 후지이 타케시 선생이 댓글로 무대광풍이 오역임을 알랴주셨다

뭐 결과적으로는 크게 틀린 것은 아닌데, 원문은 '舞臺あらし'예요. 이 あらし를 번역자는 嵐이라고 생각해서 '광풍'이 된 것 같지만 이 あらし는 荒らす의 명사형입니다. 결국 무대를 휘젓고 다닌다는 의미여서 '광풍'이라는 번역이 나름 맞긴 하지만 절차상(?)은 오역이죠

 

실제로 만화에도 무대광풍은 무대의 전체적 밸런스를 깨는 압도적 존재감이 무대를 망친다는 의미로 나온다. 아라시를 알랴주셔서 찾아보니 예시로 "도장 깨기(道場荒らし)"가 나왔다 도장 깨기 할 때 아라시를 쓴다는 걸 명심 또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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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보단 둘, 셋보다도 둘

어제 연극 연습에서 한 살부터 오늘까지 삶을 한살한살 회상하고 소리내서 당시의 상황, 기분으로 얘기하고, 지금 나이를 넘어선 뒤엔 한 살부터 다시 반추하거나 그 나이대를 상상해서 그 나이의 상황 속에서 입으로 말해보는 그런 걸 했다. 나는 그 나이대의 내가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지금의 상황에서 유추해서 해보았는데 내가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일지 전혀 상상도 안 해 봤구나 레알 깜짝 놀랐다.

 

내가 상상한 건 내년엔 올해보다 더 바빠서 미촤버리겠다 그러고 내후년에 반드시 쉼, 쉬는 동안 시어머니랑 이태리랑 미쿡에 가고 소홀했던 공부도 열심히 함. 활동 복귀해선 열심히 하면서도 항상 활동이 똑같다고 회의를 느끼며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싶어함. 계속 이렇게 똑같이 해서는 죽도 밥도 안 된다며 새로운 게 하고 싶음. 근데 잘 안 됨< 다음 해에는 인서울! 서울로 와서 너무 햄볶함 매일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고 자전거 타고 온누리 누비고 다님 넘 햄볶한 와중에 계속 새로운 게 하고 싶음(발전이 없음<) 그러다 다음 해에는 아홉수가 걸려서 몸조신하게 굴며 대가리에 꼭 하이바를 쓰고 자전거를 운전하며, 술을 마시면 절대 운전하지 않는 등 몸조심함. 새로운 걸 하고 싶으니 애나 나을까 완전 새로운 경험을 개인적으로나 해볼까 하지만 일단 아홉수라 집어침. 다음해엔 애를 낳기엔 너무 늦어서 안 되겠고, 활동을 취미로 돌리고< 만화 사업을 시작함. 그 다음 해에 망함; 빚더미에 올라 ㅁ이에게 빚을 갚아달라고 존나 조름. 갚아줌< ㅋㅋㅋㅋ 실의에 빠져 그 다음해엔 프랑스로 유학 가고 싶다고 ㅁ이를 존나 조름. 사업이 망해서 돈이 엄ㅋ슴ㅋ 그래서 유학비 대달라고 존나 조름. 안 대줌. 이혼하겠다고 함. 안 대줌. 같이 가자고 지랄함. 안 대줌 ㅋㅋㅋㅋ 씨발놈아 돈 대죠. 결국 대줌< ㅋㅋㅋ 2년 생각하고 갔는데 1년 지나니까 너무 외로움 한국에 가고 싶음 ㅠㅠ 그래서 돌아옴< 미친놈아 ㅋㅋㅋㅋ 날 너무 잘 암 (나니까<)

 

거기까지 생각하니 그 다음에 내가 뭘 할지 전혀 예상이 안 돼서 옛날로 돌아가고 말았음 어쨌든 미래엔 ㅁ이가 있다 계속 쭉 그래서 참쥬타

 

이 얘길 해줬더니 코웃음 치며 서울로 이사 갈 거야? 그러더니 어디로 갈 거냐고 갑자기 구체적으로 목표를 세우려 드는 거였다. 아 내 생각을 내 미래를 나눌 수 있는 파트너가 있어서 레알 좋다. 근데 백짓장도 맞들면 낫고, 낫 놔도 기역자도 모르고<, 혼자보단 둘, 둘보단 여럿이 더 좋지 아니한가? 인류는 왜 둘이서만 짝을 짓게 됐을까? 만약 둘이 아니고 셋이라면 어떨까? 셋이 한 조를 이루도록 설계가 됐다면?

 

하고 상상해보니 지금같은 경우 둘이서만 공유하고 싶은 게 있잖아, 근데 세명이어 봐봐, 다른 둘이랑 우리 셋이만 공유하고 싶은 게 있다 쳐. 근데 맨날 셋이 붙어 있는 게 아님. 그래서 일단 한 명한테 말하고, 다른 한 명이 돌아오면 두 번째 또 얘기함. 반복하는 거 싫지만 그래도 뭐 그렇게 잘 얘기하면 되는데 어느 날 한 명한테 일러준다는 게 걔가 늦게 와서 말 못 하고 먼저 잠듬. 낼 아침에 일찍 나가느라 대화를 못 하고 여차저차 하필 그날 개바빠서 잊음. 말 안 했다는 걸 잊고 지내다가 자기만 모른다는 걸 걔가 알게 됨. 그럼 막 삐짐 아 짜증나-ㅅ- 만약 삐지고 그런 좁은 성격이 아니라도 걔가 빨갱이라면? 우리 집에 또 한 명의 빨갱이가 있다면? 빨갱이들 존나 따지는데? 아 안 돼 생각만해도 스트레스야. 셋이면 항상 민주적으로 결정해야 되고 막 나는 거기 승복할 수 없는데? 막 이럼 ㅋㅋ 셋보단 둘이 낫다... 어떤 3번째 사람이든간에 가장 친밀한 관계라면, 단지 둘일 때 곱하기 2의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최소한 곱하기 4 정도 필요하다. 아 귀찮아. 그래서 집어쳤나봠 'ㅅ' 생각만 해도 귀찮아

 

아 그렇다. 인류 일반이 어쩌다보니 일대일 관계가 일반화됐지만 그게 반드시랄 만큼 자연스러운 건 아니다. 예전엔 다자연애를 꿈꿨었다. 근데 뭐 다자연애가 우리 셋이 한 조인 건 아니잖아, 날 기준으로 내가 둘이랑 연애관계를 맺는다면 걔네 둘도 연애하는 건 아니니까... 그래서 다자연애는 될 것 같은데 셋이서, 진짜로 셋이 연애하는 거라면 레알 스트레스고, 사실 다자연애도 스트레스다. 내 삶에서 연애가 가장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에 이번 생은 패스하고 다음 생으로 토스한다 ㄱ-;;도 훼이크고, 사실 누가 좋아지고 싫어지는 건 나에겐 도저히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서 (ㅁ이 자식은 의지의 문제라고 얘기함 ㄱ- 저 강철같은 섀끼) 다른 사람이 좋아지면 어떡하지 ;ㅅ;?라는 두려움이 계속 있었는데 저번에도 썼지만 이렇게 바쁜데 개똥 좋고 자시고 연애 개똥같은 소리하고 있다. 에너지가 없어어 사람을 좋아하는 것과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은 대망의 차이가 있다. 그래서 좋아하는 마음을 쉽게 소비하고 휘발시킬 수 있는 연예인이 필요하다. 물론 16세 때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서태지였고-_- 레알 이번에 회상할 때도 나왔음. 서태지 땜에 학교에서 ㅋㅋㅋㅋ 그 사람 이제 좋아하지도 않는데... 암튼 뭐 그땐 그랬는데 지금 어느 연예인에게도 그때의 정열을 바칠 수가 읎드아... 시간이 된다면 강동원님께 내 정열을 바치고 싶은데 시간이 안 되긔 'ㅅ' 여튼저튼 진짜 이렇게 늙어서 햄볶함 내 인생에서 요즘이 젤 햄볶해 ㅁ이가 있어서 햄볶하다 저깟 놈이 뭐라고 참 좋은지 생각할수록 신기하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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