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주문 받습니다Shadow Company, 2006

용병 mercenary 傭兵


아아 용병.. 영화 보면서 용병이란 단어 왤케 안 들리지ㅠㅠ 그랬더니 모르는 단어였어 ㅇ<-<

용병의 이미지가 안 좋아서 요즘에는 용병회사(?)를 Private Military Company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럼 용병은 머더라... 으음-_-;;;

현대전의 양상은 각 국가의 군대만이 아니라 국적없고 오직 돈에 의해 움직이는 용병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이라크에 있는 용병 업체도 느므느므 많고.


이 정도만 알고 있어서, 영화보는 것이 되게 힘들었다. 정보의 홍수. 정말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모르는 얘기가 너무 많아서 정보전달은 잘 안 되었다. 공부 부족때문이다.

용병이 나쁘다거나 전쟁을 반대한다거나 그런 기본적인 관점없이 용병에 관한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누군가는 이걸 보고 용병의 국제적 서러움에 공감할 수도 있겠다; 나는 웃을 일이 아닌데도 웃음이 나왔다. 난 정말 악마냐?

누군가 말했듯이 용병은 매스컴에서 섹시하게 다뤄진다. 미국 뉴스는 안 봐서 매스컴은 모르겠고 미국이 아니어도 내가 대충 갖고 있는 만화와 영화에서 비롯된 이미지는 확실히 섹시하다. 내가 미치게 매력을 느끼는 거 - 나만이 아니고 많은 사람이 그런 것 같은데, 비정함이 느껴진다. 항시 사선에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정치적으로 당파없이 단지 돈과 자신의 이익에 따라서만 움직인다는 허무적이고 냉소적인 이미지도 섹시하다.

뭐 용병이 대충 갖는 이미지가 그렇다는 거지 진짜 내가 갖고 있는 이미지는 그렇지 않다. 영화를 보고 한층 더 저런 영화 만화에서 받은 이미지는 사라졌다. 용병들과 회사들이 직접 인터뷰하는데, 이 사람들... 자신들이 정의에 따라 움직인다고 스스로가 옳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 점이 가장 무섭다. 예를 들어 섹시한 이미지라면 허무적이고 냉소적이라서 인간을 죽이면서 절대 자신이 옳다고는 생각 안 한다. 아무것도 옳지 않으며 더 마음 속을 헤집어 보면 그래도 자신은 나쁘다는 찌질한 구석이... 있는 건데

실제 인터뷰한 사람들이 그러네. 영화나 만화 말도 안 된다고. 물론 람보같은 상황을 예로 든 거지만. 영화에서 미국의 용병회사들이 미국식 사고방식을 전파시킨다고, 거기 고용된 사람들의 각 국적은 상관없다고 나온다. 이 사람들은 자신들이 미국식 혹은 유럽식 더 넓게는 서구식 사고방식의 틀만 가지고 있단 걸 모른다. 그게 엄청 무섭다.

영화를 보면서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지만, 역시 내가 갇혀 있을 사고의 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무서운 일이야... 나도 저 사람들과 똑같다 완전히. 자신이 어디서 틀릴 수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저들을 보니 이제야 알겠다. 그러니까 추상적으로 그럴 거란 건 알지만 실제로는 전혀 알 수가 없었는데 이제 좀 알겠네.


그리고 아주 쇼킹한 게 이 용병들은 바보가 아니다. 전세계의 흐름을 완전 꿰고 있어. 정보망이 장난이 아니겠지만 그만큼 공부하고 있는 거지. 아... 나 일개 몸 쯤은 편히 살다 잠들고 싶은데 저놈들은 저렇게 빨빨거리며 부지런히 정보수집하고 사람 죽이고 그러는데 사람은 안 죽여도 나도 열심히 정보수집하고 그래야지. 적도기니가 어디래ㅠㅠ 용병이 정치에 개입해서 성공한 유일한 사례라는 그 나라는 끝까지 이름 못 외우고ㅠㅠㅠ 아니 전세계 사정을 글케 잘 알고ㅠㅠㅠ

마지막에 전쟁없는세상의 활동가분이 질답시간을 가졌는데,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분이 말씀을 들으니까 그분 의견이 내 의견이 되는 것 같아서 나와버렸다. 원래부터 많은 사람들이 하는 고민이지만. 평화운동이 지향하는 것과 이 세계는 하등 관련 없는 곳으로 자꾸만 멀리 가버리는데 뭘 어찌해야 할까. 아 저놈들 졸라 부지런해 ㅠㅠㅠ 썅놈들

이 시점에서 옛날옛적부터 가졌던 의문이 떠오른다. 저렇게 피곤하게 살고 싶을까? 재밌냐? =_=;; 지구를 정복한 악당은 과연 행복할까... 넌무 피곤해서 도망칠 것 같은데. 이때 다시 일개 인간의 의지는 천하고 구조에 따라 춤출 뿐이라는 구조대세론이 등장하는 것이냐 두둥

암튼 편히 앉아서 전세계 정보를 장악해야 해... 칸트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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