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 등록일
    2009/11/12 16:23
  • 수정일
    2009/11/12 16:23
  • 분류
    마우스일기

나도 수능을 봤었다

다른 건 모르고 표준편찬가?? 그거 올릴라고 선택과목을 세계사로 했는데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아서 수능 전날 밤 밤을 새다시피 세계사를 공부하고 시험보러 갔다

미친놈.. ㅋㅋ 그래도 세계사 덕에 실제 점수보다 표준편차... 맞나;; 그 점수가 4점이나 높았다

 

수능날 이름이 뭐더라.. 양미경씬가 암튼 어릴 때부터 알아온 아주머니께서 새벽부터 와서 점심 반찬으로 불고기를 구워주고 있었다; 보통 수능 점심으로 그런 거 안 싸주지 않나? 더부룩해서.

아침에 일어났더니 고기를 굽고 계시던 뒷모습이 선연하다. 대체 왜...;

 

아침에 생각보다 덤덤하고 아빠가 차로 시험장 근처에 데려다줬는데 뭔가 이상하게 마음이 홀가분했던 게 기억난다. 영어시험 시간에 시험을 일찍 끝내고 아무리 봐도 백 점이라고< 자버렸는데 나중에 보니까 백 점이 아니었다 나는 인생에 백 점 맞은 기억이 거의 없다 실수든 모르든 꼭 반드시 틀려

 

수능 보고 나서 서울대 가장 점수 낮은 과에 갈 수 있는 성적이 나왔다 고3 담임들이 빙 둘러앉은 교무실을 빙빙 돌며 한 명 한 명 서울대 가라고 안 가도 되니까 원서는 쓰라고 너는 학교의 명예도 모르냐고 이기적이라고 그러는데 끝까지 절대로 안 쓰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 백양이랑 같이 극장에 가서 링을 보고 뒷걸음질치며 무서워했다 ㅋㅋ

 

백양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시험을 보고 있다 친구를 위해 기도하라고 무교인 나를 종용하는 녀석.. 수능이고 임고고 뭐 이렇게 시험으로 가득 차 있냐. 그 때로부터 십년이나 지났는데 너나 나나 아직도 치뤄야 할 시험이 많다는 게 참 끔찍하다. 수능이 끝인 줄 알고 그렇게 홀가분했었는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