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에서의 계급투쟁 [책]

  • 등록일
    2010/05/27 01:01
  • 수정일
    2010/05/27 01:01
  • 분류
    마우스일기

요즘 길거리 다니다 지방선거 노래 나오면 시끄러 죽겠다. 모두 다 한마음으로 이상한 짬뽕 노래.. 선거업자들도 있어서 정책, 공약부터 모든 대소사를 풀옵션으로 쫙 뽑아준다던데, 같은 식으로 노래를 생산하는 공장도 있겠지. 전담 노래반도 있는 듯 내 귀에는 다 다른 선거차에서 나오는 노래 목소리가 다 같게 들린다.

 

선거 노래를 그냥 노래답게 만들면 어떨까... 아니 좌빨스럽게 만들면. 아니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는 정당이 있다면 어떨까? 아니 아직 '공산 국가'였던 동유럽에서 선거하면 인터내셔널가를 불렀겠지? 아니 여기 자유 선거가 있긴 했나? 전혀 모름< 뭐 길을 다니면서도 이 책을 생각하고 있다.

 

1부를 다 읽고 2부를 읽고 있다. 1부에 대해서만 남긴다. 아니 잡담이 더 많음.

 

동유럽은 내게 그냥 낭만적인 공간이었는데, 옛날에 대학 때는 가고 싶어서 돈도 모으고 책도 봤던 거 같다. 근데 책 아주 이상한 거 봤음;; 그냥 여행책. 거기서 기억나는 건 '티토'밖에 없다.

 

왠 낭만? 구공산권이라는 심상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향수를 일으키는, 안 좋은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과거가 되어 추억이 되는, 뭐 그따위 말도 안 되는 심상이 있었다. 일단 누군가 향수를 느낀다고 해도 그건 나는 아니다; 내가 왜;;;

 

그때 폴란드 역사에 관심도 있고 책도 몇 권 읽었는데 왜 하나도 기억이 안 날까... 정말 동유럽의 역사는 내게 미지의 엑스이다. 사실 스탈린주의도 모르고 관심도 없다. 근데 저번에 강의 들은 노사과연이 스탈린 얘기를 무척 많이 해서 조그마한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읽어봤는데

 

모르는 외국인 이름이 너무 많이 나와-_-;;;; 전혀 익숙하지 않아서 한 번 봐도 다음에나오면 누군지... 한 명 외웠다 고무우카-ㅁ- 이름이 고무우카래 웃으면 안 되나효 아아나의 양심적 사상 그래도 웃어야지 맘껏 웃자 하하호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무우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니까 나 폴란드 역사 공부했었는데 왜 전혀 낯서냐고....... 뭐 거의 십년 가까이 전이니 용서해 주자. 내 마인드는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두뇌는 낯설어

 

그래서 1부를 힘겹게 읽다가 뭔가 팩트인 것만 적어놓으려 했는데 지하철에서 메모가 너무 힘들어서 관뒀다. 무엇보다 내 책도 아니라 낙서도 못 하고

 

어쨌든 두 번째 읽으면서는 글자가 아니라 내용을 이해하게 되었고 생각이 점점 명료해졌다. 어떤 상황 어떤 조건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게 있다. 예를 들어 군대로 시위/파업을 진압하는 게 그렇다. 서방에서 소련을 어떻게 얼마나 왜곡했든 어차피 그런 건 원래 몰랐고; 나한테 중요한 건 이거라는 거다. 심지어 어떤 대다수의 민중(?)들이 원한대도 군대가 탱크로 시위를 진압? 말도 안 되는 거다.

 

사실 스탈린에 대한 얘기를 들으니까 뭔가 궁금해졌었고 그런 이유로 책을 펼쳤지만 읽다보니 소련은 안중에도 없고 동유럽 노동자들의 투쟁 얘기가 너무너무 너무너무너무너무 흥미로운 거라. 이 책은 내가 블로그 스킨 만드는 데 엄청 많은 영감을 줄 것이다. 영감이 아니면 소재라도 될 것이다. 이 책을 명작으로 여긴다<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던 게 하나 있는데, 44,45년에 동유럽 공산당원/사회당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출세주의와 기회주의때문이라 하고(p63) 48, 49년에 당원이 압도적으로 줄었다고 설명한 부분의 제목은 '숙청'이라고 지어놓았다(p87).

 

이것은 과학적 주장이라기보단 각자 자기 좋을대로 해석하기 좋은 데이터라고 생각된다. 스탈린주의자라면 종전 전후 당원이 는 것과 그뒤 준 것을 다르게 설명할 것 같은데. 나의 경우에는 예전에 막 받아들였으니 레알 당원 정리가 좀 필요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만. 암튼 이런 식으로 약간 팩트와 주장을 적절히 섞어 사실인 듯 말하는 부분들은 없지 않았다. 하지만뭐... 난 괜찮다<

 

무엇보다 1부의 결론이 너무나 마음에 드는데, 동유럽 국가들이 부르주아 사회와 공유하는 특징은 "자본 축적의 필연성"이란 것. 여기로부터 생산수단의 혁신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결국은 그 내적 모순으로 관료제를 폭파시키리라는 것. 이런 과학적인 결론이 좋다.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형용어는 과학적이다. 어쩌면 좋아하는 형용어가 과학적일 뿐 아니라 그 자체가 과학이기도... 썰렁~

 

마지막으로 사회당=사회민주당이라니 졈 그램... 엄연히 다르거늘☞☜ 그런 느낌<이 들고 오늘 아침 회의에서 만난 분이 이 책 재밌냐고 다른 사람들이 추천해서 읽다가 말았는데 읽기 힘들었다고, 다 읽었다는 사람만 보고 읽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하셨다. 외국인때매< 읽기 힘들지만 두 번째 읽으니까 괜찮더라...라고 하였다. 1부가 점점 재밌어지다가 2부 폭발!!!! 너무 재밌어. 근데 왜 난 전철에서는 일하고; 집에 와서는 컴터하며 놀고 있을까... 책을읽으시라긔

 

(+엄훠나 ie6에선 태그 입력 오류났었음?? 우리집만 그런 거임??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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