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말 시티- 요리사와 단식가

잡지 윙크의 창간호부터 연재, 무려 근10년간 15권에 걸쳐 진행된 이야기.

등장인물들은 몇 살 더 먹지 않지만, 전혀 템포가 느리지 않다.

 

 

1권. 대부분의 만화가 그렇긴 하지만 표지에서 읽어낼 게 없다. 인물 일색의 표지들...

마르스가 고독자인 건 알겠다만=_=

 

윙크 마지막 연재ㅠ_ㅜ 이샤와 마르스♡ 너무 슬펌

       선생님 얼굴♡

 

 

나로서는 이런 거대하고 복잡한 이야기가 처음이었다. 유전자 배합, 양성인간, 초능력 등등.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SF 중편을 쓰기도 했었지 ㅋ. 15권 각 권마다 명장면 명대사가 많지만 그건 나중으로 미루고... 그래도 하나-_-

 

가이(마르스) : 이 세계엔 더이상 자연적인 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실망했었지.

이제 자연적인 건 그저 인간 정도일까.

그리고 그 인간마저 나 자신을 보면 더이상 자연은 없다고 느껴졌어...

진 : ...

 

(고오)

 

가이 : 이 소리 들리니?

진 : 응? ...아 공기 정화기 아냐? 응... 가끔 시간마다 건물 배출구에서 나는 소리지.

가이 : 나... 혼자 있을 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

오래 전에 사라졌단 공룡의 울음 소리란 혹 저런 게 아닐까...

죽은 공룡같은 건물을 굽이도는 공허한 저 소리가

어쩌면 내가 지구에 와서 찾고 싶던 그 무언가는... 이미 없어져 버린 공룡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젠 다시는 찾지 못할...

 

-9권에서

 

 

오랜만에 노말시티를 읽고, 또 오랜만에 '길안에서의 택시잡기'를 읽었다.

 

 

요리사와 단식가

(1,2생략)

3

 

  어느날, 세상 요리를 모두 맛본 301호의 외로움은 인육에까지 미친다. 그래서 바싹 마른 302호를 잡아 스플레를 해 먹는다. 물론 외로움에 지친 302호는 쾌히 301호의 재료가 된다. 그래서 두 사람의 외로움이 모두 끝난 것일까? 아직도 301호는 외롭다. 그러므로 301호의 피와 살이 된 302호도 여전히 외롭다.

 

  이 마지막 부분이 비겁하다고 생각했었다. 왜 301호는 아직도 외롭다는 건지?? 왜? 왜??? 이것만 보고 알 수 없잖아?

마르스는 말한다. 결국은 내 문제라고. 이샤는 말한다. 내 감정은 어떡해? 함께 새출발하자고.

나는 말한다. 제발 새출발하라고.

 

  에이미 에이미의 "A to Z"에 주인공이 무지 외롭고 우울하고 힘들 때 위로가 되는 것은 옆에서 울어주고 같이 우울해 하는 게 아니고 그 우울을 잊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거랬다. 함께 쇼핑을 하고, 맛있는 것을 먹고, 크게 웃고 떠들어서 기분전환을 하는 쪽. 내가 이래서 주변 사람이 힘들면 이런 식으로 위로해 주려고 했었었다. 이런 사람이 있는 반면 시끄럽게 하지 않고 가만히 함께 슬퍼해주는 쪽이 위로가 된다는 사람도 있다. 이건 삶의 자세와 관련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나는 이샤와 에이미와 맥을 같이 하는데 만약 내가 '요리사와 단식가'를 썼다면 301호는 외롭지 않을 거다. 이건 예술성은 떨어질란가 몰라도-_-; 나는 외롭지 않다.

  그러나 숭당-_-과 마르스와 장정일은 단호하게 그건 아니라고 한다. 허허 이 차이를 나는 요즘에야 알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 그만 두고 사소한 행복의 나라-_-로 돌아갈테냐? 그런 것으로 나 자신은 나일 수 없으므로 스스로의 의지로 파멸을 감수하겠다.

  나라면 이샤와 행복하게 산다. "인생의 빛"이었던 이샤랑. 그동안 내가 죽인 사람들, 매듭 짓지 못한 트롤에 관한 문제가 나를 궁지로 몰아넣더라도, 이샤 말대로 이샤는 뭔데? 결국 마르스는 트롤을 죽이지만 트롤의 바램대로 된 것 뿐,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이샤를 놔두고 죽어 버리는 것을... 하지만 결말을 알고 사는 건 아니니까... 알았어도 마르스는 역시 트롤을 죽이러 갔겠지. 내 생의 근원지, 증오와 힘의 원천을 파괴하러. 만약 이샤랑 그냥 행복하게 살았다면 이렇게 됐을 것 같다. 어느날 집을 뛰쳐 나가고 이샤는 그럴 줄 알았다 싶은... 한 서른 넘어서의 이야기일까?? 윽 왜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 떠오르지-_-;;

 

  그럼 302호와 301호는? 해결될 수 있는 외로움, 분노는 없는 것 같다. 극복의 대상? 안고 살아야 할 것? 나는 다 잊어 버리는데, 이것을 도피라고 부른 작자가 있으니 그 자는 숭당-_-. 잊어 버렸다고 생각한 것은 예상치 못할 때 불쑥 쑤시고 올라와서 좀더 강한 외로움이, 분노가 되어 버린다. 이런 점을 미연에-_-(김미연 언니 사랑해요>_<) 방지하기 위해 생각하고 파헤쳐서 너덜너덜하게 만든 다음에 시를 쓰는 거겠지. 하지만 나는 그게 잘 안 된다는 말씀!

 

대체 이 글은 모냐!! 모냐!! 모냐아!!! 마르스얌 고마웜... 이라는 말씀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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