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ㅇ난감

category 내맘대로 만화 2011/11/12 23:39

 

살인자ㅇ난감 - 상 살인자ㅇ난감 - 중 살인자ㅇ난감 - 하 (완결)
살인자ㅇ난감 - 상
꼬마비.노마비
애니북스, 2011
살인자ㅇ난감 - 중
꼬마비.노마비
애니북스, 2011
살인자ㅇ난감 - 하 (완결)
꼬마비.노마비
애니북스, 2011

 

표지가 아름답다...

 

이런 웹툰을 봤는데, 책으로 또 봤다.

 

예고편(클릭) - 19금 컨텐츠라 네이버 로그인해야 볼 수 있다 ㄱ-;;

 

살인자 (오!) 난감 이라고 읽고 싶은데 실제로는 이응(ㅇ)이라 오(O)는 아님 암튼 작가가 맘대로 읽으라고 책에 썼는데 그 전에도 이미 오!라고 읽고 있었다;

 

만화에 대해서

이 만화는 독자에게 살인범이 누구일까 맞춰보라며 머리 싸움을 걸지 않는다. 대신 주인공 이탕이 살인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 왜 지속하게 되었는가를 보여주고 죽어 마땅한 놈이란 게 무엇인가 독자에게 끊임없이 물으며 독자의 환호성에 도전한다.

 

주인공 이탕은 그냥 그저 그런 평범한 남자였는데 순전히 사고로 사람을 죽이고, 순전히 우연으로 잡히지 않는데다, 심지어 우연이 더해 피살자는 죽어 마땅한 개쓰레기 살인마였다. 이 우연이 새로운 살인을 통해 반복되자 이탕을 새로운 히어로, 심판자라고 부추기는 지지자(일명 사이드킥 ) 노빈이 나타나고, 이탕 역시 내가 히어로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무위자연, 손에 닿는껏 내 감정대로 죽이면 죽은 놈들이 쓰레기였다는 궁극의 무위자연...!에 도달했는가 했더니 겨우 지하철 시민들의 힐난에, 이탕은 쉽게 정당성에 손상을 입는다. "내가 믿은 정의가 불의라면? 난 착한 놈인가? 나쁜 놈인가?"

 

이것은 애초에 정당성의 기반이 취약했기 때문이다. 순전히 운으로 증거없는 살인을 반복했을 뿐, 어떤 논리나 정의심으로 지속한 행위가 아니었다(노빈은 이론이 있지만 이탕은 없다.). 이탕은 지극히 평범한 남자였지만, 노빈의 등장에 약간 우쭐하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구분하려 든다. 그 시도는 아주 초라하게, 공용컵으로 물 마실 때 손잡이 반대쪽으로 마시는 게 나만이 아니었다는 걸로 깨질 정도였다. 그렇지만 자신의 평범함을 잊지 않는다고 해서 특별한 논리를 새로 세우는 것은 아니다. 그저 평범함에 기반한 정당성이었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의 부정으로 깨져 버리는 거다.

 

어쨌든 이탕의 살인행위가 사법 정의가 미치지 않는 영역에서 사적 정의를 옹립했다고 해보자. 여태까지 피살자들이 죽어마땅했다면,  우발적으로 살인한 사람도 죽어마땅한가? 정확히 극의 중반부에 나타난 전직 형사 송촌은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아리까리한가? 그렇다면 다음 타겟은 새치기해서 버스에 타고 크게 떠들었다는 이유로 살해당한 두 사람이다. 여기까지 오면 송촌의 살인은 정의가 아닌 것이 명백하게 된다. 그렇다면 다시, 송촌과 이탕의 차이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이탕이 그의 죄를 알고 단죄한 것이 아니었을진데, 우연이 개입한 결과 외에 송촌과 대별되는 지점이 어디인가?!

 

또 한 명의 주인공, 장난감 형사(이름이 장난감)는 사적 폭력-정의 도식과 정반대에 서 있다. 유능한 형사이기도 하고, 또다른 평범한 사람들처럼 체제에 대한 기본적 신뢰가 있다. 그러나 살인범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 신뢰는 조금씩 붕괴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가장 불쌍하게 생각하는 장난감 형사...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너무 스포일러라서;)

 

노빈 캐릭터 개연성이 아리까리한데 하권 초반에 웹툰에 실리지 않은 외전에서 보충설명이 나온다. 배트맨이랑 비슷한 사정을 갖고  공권력의 부재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사적 폭력(복수)만 믿게 된다. 더구나 그가 처음 선택한 히어로는 부패한 경찰(공권력)에서 뛰쳐나와 사적 정의를 행하기도 한다.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 역시 스포일러..

 

4컷 형식에 빠르게 읽히면서도 독자를 환호하고 고민하게 만들며 쥐락펴락하는 솜씨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웹툰의 단행본화에 대해 궁극의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는데 드디어 단행본에 걸맞는 웹툰 포맷 하나가 나타났다(물론 이전의 많은 시도들의 산물이고, 먼저 이런 결론을 보여준 작품도 있을 것이다. 내가 처음 안 게 이 작품이란 거임). 개인적으로 일본 입국 시 지문을 찍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단행본용 결말 부분에 공감이 가지 않지만=_= 아웃레이지 상영회에서 들은 '2부가 제작될 경우 이탕의 결말'은 충분히 납득이 갔다. 

 

더티 해리

만화를 다 보고나서 참을 수 없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더티 해리>가 다시 보고싶어져서 봐버렸다< 몰랐는데 5부작 짜리였다=ㅅ= 헐 내가 본 건 1편 뿐, 이번에 2편까지 봤는데 2편이 훨씬 더 살인자ㅇ난감이랑 주제 의식이 닿아 있었다.

 

1편은 죽어마땅한 범죄자(아동강간살해범) 앞에 법치주의가 무능력을 발하는 지점을 시원하게 날려준다. 2편은 법의 공백을 메꾸겠다는 사적 폭력을 다룬다. 2편도 상상을 초월하게 재밌었다 =ㅁ= 젊은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형사로써, 장난감 형사와 이탕 사이 쯤에 있는 인물이다. 물론... 헉장난감 형사 얘기만 나오면 스포밖에 안 나와서 관둠-_- 아무튼 두 작품 모두 '당연한 정의'가 있는가에 대해 질문을 하며 독자(관객)의 기대를 배신한다. 물론...; 더티 해리는 태생적으로 결국 관객의 더 큰 기대(?)를 충족시켜 줌 아놔...

 

책에 대해서

단행본화된 웹툰을 많이 보지 않았는데 연출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읽을 수가 없다-_- 이 만화는 웹툰 기획단계부터 단행본화가 예정되어 있었고, 또 작가 역시 웹에 적합한 작품이 출판될 때 연출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4컷을 기획한 것 같다. 그래서 단연 퀄리티가 뛰어나다.

 

애니북스를 위시한 이른바 문예출판사들이 대형만화 출판사보다 책을 낼 때 훨씬 공을 들인다는 것은 익히 알 수밖에 없었지만, 이 책은 정말 너무 훌륭하게 세심하게 손을 쓴 흔적이 난무한다!

 

일단 표지는 띠지까지 디자인이 조화롭다. 보통 띠지는 표지 그림을 망치기 때문에 벗겨서 버리지만, 띠지까지 해서 표지가 완성되어서 놔뒀(..는데 역시 표지의 부작용으로 다른 만화책이랑 담다가 다른 만화책 조금 찢어짐=_=). 글구 빨파보로 이어지는 색깔도. 알다시피 빨강과 파랑을 섞으면 보랑이 된다. 1권과 2권을 섞으면 3권이 된다는 거다.는 훼이크고; 1, 2권 표지의 두 인물이 대척점이었다면 3권 표지의 인물 송촌의 등장으로 대척점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 잘 표현되었다.

 

또 안의 내지 패턴과 1-2-3권이 이어지고 본문과 관련있는 교통사고 씬 일러스트까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웹툰에 없는 이야기들과 작가대담까지 깨알같다.(작가대담이야 흔하지만 내용이 좋았다 책을 보며 생각한 것들이 작가의 말 속에 담겨 있어서)

 

애프터 서비스도 장난 아니다. 편집자가 블로그를 통해 어떤 과정으로 작품이 만들었는지 충실한 메타 정보를 주고 있다. (첫글: 살인자ㅇ난감 편집후기 [빠꾸멘] - 시작) 만화책의 모범이 되는 책 사양이었음. 한 가지 작품 연재 기간 정보가 없는 게 아쉽다. 본인은 작품의 실제 발표 연월일을 지극히 따지는 사람이므로...<

 

팬아트? 팬테이프
 

사용자 삽입 이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가 만든 장난감 형사임 ㅋㅋㅋㅋㅋㅋ 가끔 언니가 볼만한 만화를 추천해 주는데, 언니도 엄청나게 재미있게 읽었다. 잔인한 걸 싫어하는 언니지만 잔인한 내용을 4컷이 순화시켜줘서 잘 볼 수 있었다 이것 또한 이 책의 강점이 아니런가. 암튼 현재 쓰지도 않는 환풍기에서 각종 꼽등이와 모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비닐봉지를 붙이면서 장난감 형사의 얼굴로 만들었다. 세심하게 머리카락도 만든 것 좀 봐 ㅋㅋㅋ 작품에서는 비아냥대는 것 외에 웃는 일이 없는데 이렇게라도 웃으니 좋구...나가 아니고 진짜 닮았어 ㅋㅋ 언니가 만든 최초의 팬아트임ㅎ

 

 

살인자ㅇ난감은 2011년 오늘의 우리만화에 선정되고,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다. 영화가 잘 뽑히길 기대한다. 그리구 작가님이 돈방석에 올라< 극화를 선보일 것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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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2 23:39 2011/11/12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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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omGomLover 2011/11/13 23:35

    <무위자연, 손에 닿는껏 내 감정대로 죽이면 죽은 놈들이 쓰레기였다는 궁극의 무위자연...!에 도달했는가 했더니 겨우 지하철 시민들의 힐난에, 이탕은 쉽게 정당성에 손상을 입는다. "내가 믿은 정의가 불의라면? 난 착한 놈인가? 나쁜 놈인가?">
    이 대목이 막 와 닿아...ㅠㅠ
    이거 어느 대목에 공감하는 건지 모르겠어 근데 막 와 닿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