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흉폭하다その男、凶暴につき,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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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잘 생겼다-ㅁ-!

 

나의 기타노 다케시님의 아마도 데뷔작인 듯. 나는 50대를 넘어 늙고 뚱뚱하고 얼굴이 고무로 만든 것같은 기타노 다케시밖에 몰랐는데, 그에게도 젊은 시절이란 게 있었다! 젊고, 얼굴이 고무같지 않다! 표정이 있다! 무표정도 표정인데, 늙은 기타노 다케시는 물체처럼 얼굴에 표정이 없다 (물론 영화 속. 다른 속은 모름) 게다가 날씬하고, 이게 뭐야 그냥 평범하게 멋있는 남자였어 -ㅁ- 나의 기타노님도 그냥 남자였어 -ㅁ- 야구하는 폼은 그야말로 평범하게 아름답기까지 하다 -ㅁ- 이 점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놀라웠다. 그의 흉폭함과 비정함이, 평범한 어른 남자의 것일 수가 있다니...

 

총격씬에는 어릴 때 보던 홍콩 느와르의 허세가 이 영화에도 있었지만 계산적이지 않고 여기서도 직접 대결하고 있었다. 이것이 내가 일관되게 일부 남자 마초들을 좋아하는 이유인 것 같다. 한때 기절하게 좋아했던 마루야마 겐지도 군더더기없는 그 순수한 폭력에 도취됐었는데-_-

 

영화는 흉폭한 두 남자의 대결로 고조되지만, 어떤 것도 대결로 가기 위한 밑밥이 아니었다. 그냥 한 명은 정신적 문제를 겪는 여동생이 있고, 다른 한 명은 자기가 좋아한 보스가 있고, 그 둘 때문에 대결을 하게 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어떤 가벼운 구실이 있었더라도 서로 대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두 사람은 그냥 흉폭할 뿐이다. 피할 수도 있는데 두 사람에게 피한다는 선택의 옵션따위 없다. 그런 게 너무 좋다가 마지막에 (스포일러<) 여동생을 죽일 때는 어 이건 뭥미 이건 아닌데 이건 뭐지 이러고 있었는데 기타노 다케시도 곧바로 총을 맞으니까 납득이 되었다. 약물에 중독된 동생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정적이 흐른 뒤 동생을 죽이는데, 돌아서 나가면서 고민도 배려도 없는 총알에 관통당한다. 

 

영화의 공간감이 좋았는데 거리나 주차장을 원근법(?)으로 소실점을 잡은 게 좋았다. 뭐래...; 소실점으로 빨려들어갈 것 같은 공간감이 좋았다. 주차장이 저렇게 좋은 공간이구나, 사방 어디를 봐도 빨려들어갈 것 같은, 그런 사실을 처음 알았음.

 

참 자막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다운받아본 자막은 영어 자막 중역이라서 별로였다. 번역 안 된 대사가 너무 많았다. 뉘앙스도 다르고, 틀린 부분까지 있었다. 다운받아 볼 것을 권하지 않음. 시간이 없어서 오며가며 지하철에서 보았는데, 정작 주말엔 막돼먹은 영애씨를 10편쯤 봐버렸네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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