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고 속터져ㅜ

사진 올리는데 사진이 계속 안 올라간다. 한 장인데... 답답하고 속터져. 지금 내 상황도 그렇다.

 

어제 냐옹씨랑 채팅하는데 나는 편한 팔자를 타고났나 보라고... 재작년에 올리브 수확하러 갔을 때도 바로 그 마을에 우리가 들어가기 며칠 전에 점령민의 폭력행위가 있었는데 우리가 있는 동안은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 매번 말하듯이 무슨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계속 무슨 일이 일어나는데 왜 하필 우리가, 그 무슨 일이 일어날 때를 대비해서 갔는데 그 무슨 일이 안 일어나는 거라는 말이냐.

 

지금 여기도 마찬가지이다. 아무 일도 없다... 이러면 마치 내가 뭔가 로맨틱한 활동을 꿈꾸고 온 듯 느껴지지만 그런 게 아니다 뉴스를 보면 다른 지역에서 점령민들의 여러 폭력 행위가 있고, 인터내셔널들이 필요한 곳들이 있는데, 그리고 여기 요르단 계곡도 내가 들어오기 전에는 폭력 행위가 있었는데, 내가 오니까 아무 일도 없고 나도 할 일이 없다. 여행하듯이 다니고 싶지 않아서 한 곳에 오래 눌러붙어 있으려고 한 건데 너무 할 일이 없어서... 일단 인터내셔널이 현재 나밖에 없어서 나를 위해 투어를 조직해 주기도 난감하고, 나 자신도 별로 투어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차 타고 다니면서 좀 듣고 몇 군데 방문도 했는데, 그런 것은 사실 그냥 인터넷으로 봐도 된다. 더 글 잘 쓰는 사람들이, 더 사진 잘 찍는 사람들이, 많이 올려놨다.

 

로맨틱한 활동을 꿈꾸는 게 아니다. 어딘가 인터내셔널이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한 곳이 있다. 생각해보니 나같은 숏텀 발룬티어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없겠구나 싶기도 하다. 여기서 만난 몇몇 인터내셔널들은 아주 오랜 기간 머무르며 팔레스타인 아랍어도 곧잘 하며 운전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현지에서 활동하려면 영어보다 아랍어가 더 절실한데, 나는 아랍어도 못 하고, 오래 머무를 수도 없고, 운전도 못 하고...ㅜㅜㅜㅜ

 

아무튼 내가 숙소에 오래 머물러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요르단 계곡의 현실을 웅변하기는 한다. 나 혼자서는 어디도 갈 수가 없는데, 그 말인즉 요르단 밸리 안에는 대중 교통 수단이 없다!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그래서 누군가 나를 이동시켜주지 않으면 이동할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대도시에서 택시를 불러서 탈 수 있지만, 그 금액과 기다리는 시간을 상상해 보라.도시로 가는, 이 앞을 지나가는 세르비스(미니 버스)는 있지만, 정작 이 지역 안을 돌아다닐 수는 없다.

 

그래서 숙소를 짓는 일을 돕고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그런 일은 응당 해야 할 일이지만 부수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지금 점령민들의 폭력 행사도 딱히 없고, 체크포인트에서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불과 1년 전 두 명이 죽었다고 한다 아무 이유없이) 혼자서는 이동할 수도 없고. 이렇게 쓰면 또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것 같고,... 어떤 로맨틱한 활동에 대한 기대.... 그런 게 아닌데ㅜㅜ

 

그래서 다른 지역으로 나갈까 계속 고민하다가 보니까 오늘은 금요일 - 쉬는 날이다. 헐. 냐옹씨가 그래서 나보고 팔자 좋게 태어났나 보라고 그러는데... 진짜 내가 팔자가 좋은 건지 왜 나만 있으면 아무 일도 없냐고... 이렇게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야 한다니 미칠 것 같다. 근데 시간은 잘 가고 바쁘고... ㄱ=;;;; 왜 바쁘지; 암튼 이 숙소 짓는 일은 하니까... 그래서 바ㅣ쁜가? 별로 많이 하지도 않는데 ㄱ-ㅣㅣ

 

아참 학교를 다시 짓는다거나 그런 일도 있는데, 지금 짓는 학교는 베두인식으로 천막으로 짓는 거라서 벽돌 쌓는 일은 없다 글구 돈을 더 모아야 큰 천막을 지을 수 있는데 지금 돈이 없다구.. 돈을 모으는 중

 

아 오늘 금요일이라서 결국 ㅜㅜ 아아아앙....ㅜㅜ

 

암튼 올리려던 사진은 진흙으로 벽돌 내가 만든 거, 밤사이에 고양이가 밟았는지 고양이 발자국이 있어서 왕귀여운데 안 올라가서 답답하고 속터진다는 거임... -ㅅ- 글구 오늘 금요일이라서 내일 가는 게 좋겠다고 하네 아휴...ㅜ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분이랑 벽돌이나 좀 쌓다가 오늘 또 하루가 저물겠다 근데 우리는 서로 말이 안 통해서...ㅜㅜㅜㅜ 어제 슈퍼 같이 갔다 오는데 '새'가 아랍어로 모냐고 물으니까(그정도는 물을 수 있다;) 아쓰포르라고 대답했다. 근데 가는 길에 새가 자꾸 바닥에 죽어 있는 거임 ㅜㅜㅜㅜ 아쓰포르, 하면서 가리키길래 보면 새가 죽어 있어서-ㅁ- 꺅 내가 꺅 하고 소리지르면 막 웃고 =ㅁ=;;;; 새가 많이 죽어 있었다. 여기 숙소 안에 새들이 막 자유롭게 날아다니는데 왕귀여워 쪼끄마난 새들이라서 왕귀여워 싱가폴에서는 엄청 큰 새들이 자기가 참새인냥 돌아다니는데 너무 무서웠다... 꺅...;;

 

암튼 결론은 숏톰 발룬티어는 때를 잘 맞추지 않으면 할 일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너무 로맨틱한 활동을 기대하는 거 아닌가... 짧은 ㄱ\ㅣ간 동안 점령민 폭력도 막아내고 학교도 짓고 수도관도 만들고....... 여기가 그런 활동을 하기 때문에 그런 걸 하려고 왔는데, 매일매일 끊임없이 일이 있고 그래서 내가 와도 그 일들이 있을 거라는 기대는 지나치게 단순하고 로맨틱했던 게 아닌가.... 어찌됐든 이런 것 또한 우리 활동에 경험이 되기는 할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내가 경험해야 해... ㄱ-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