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야오인류학 - ㅇㅇㅇ를 읽는다는 것

BL(a.k.a. 야오이) 얘기임.. 저번에 야오이 소설 재밌게 읽었다고 야오이라고 안 하고 초성 처리로 ㅇㅇㅇ라고 했더니 우리 언니가 뭔지도 모르고 그게 뭐냐고 재밌냐고 그래가지고 -ㅁ- 언니가 이런 거 진짜 싫어하는데 ㅋㅋ 아 그거 야오이라고 알랴주고 욕 먹음;

 

변태와 취향의 세계는 참 드넓고 다양해서 내가 변태라고 다른 변태들이 싫지 않은 건 아닌데.. 나는 후ㅌㅏㄴㅏ리물을 오랫동안 싫어했다. 좋고 싫은 거엔 이유가 없다, 그러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그냥 커다란 가슴과 커다란 양물을 동시에 갖추고 과장된 섹스를 하는 게 재미도 없고 저게 뭐야 어휴.. 그냥 싫었는데. 최근에 이런 계통이 현실의 인터섹슈얼을 성적 대상화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의 인터섹슈얼에서 출발해서 이렇게 저렇게 상상해 보는 게 아니고, 다만 섹스와 욕망에 대한 탐구와 상상의 산물이 아닌가.. 내가 뭐 그런 것들을 제대로 본 게 없어서 곰곰히 생각해본 것도 아니고 보기도 싫고 -_- 나자신은 사실 저런 류가 현실의 인터섹슈얼과 '양성구유'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 자체를 최근에 깨달았다. 더 오랫동안 양자가 아무 상관 없는 거라고 인식해 왔던 건데 그게 나만 그런 건지 어떤 건지 잘 모르겠고.. 사실 알고 싶지도 않다 진짜 저런 거 싫당께;; 막 찾아보고 그러고 싶지가 않다.

 

여튼 이 생각에서 출발해서 내가 읽는 야오이에 등장하는 커플들에 대해서도 이런 식의 생각을 해봤다. 동인녀들은 퀴어 쪽에 대해 우리는 남성 동성애 자체를 소비하는 게 아니며 이것은 우리들의 판타지이고, 퀴어 쪽과는 상관 없다는 얘기를 했었다. 최근에 다른 논리나 근거가 있는 지는 본인이 과문해서 전혀 모르겠고 옛날엔 그랬다. 본인은 여기에 동조하는 편이었는데 뭐라고 딱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너무나 이성애적 질서에 따라 남자역할/여자역할이 확실히 구분된 세계라는 것도 그렇고

 

이번에 생각해 본 건 우리가; 즐기는 남성간 연애/섹스가 단지 현실의 동성애와 다를 뿐이 아니라, 등장 공수 자체가 동성애자가 아니고 현실에 기반을 뒀으되 현실과 상관 없는 상상의 성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상상속의 동물들 말야 신화에 나오는 금수들 그게 현실의 동물들에 입각해서 상상이 더해져서 만들어진 거지만, 어디까지나 현실의 동물들과 다른 것처럼. 이걸 판타지라고 하지- 이거랑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래서 야오인류 중 공은 흥분할수록 고추의 최대 싸이즈를 경신하며 할 때마다 '전에 없이 커지고 한층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것이다. 또 공수 너나 할 거 없이 이 (일단은) 남자들은 아침에도 꼭 텐트를 치는 것은 아니며 애무하면서 천천히 고추를 세울 수 있는 것이다. 급하게 기대감만으로, 가벼운 터치만으로 뽝 세울 필요가 전혀 없다. 예전에는 이 아가씨들은 남자몸을 이렇게 모르나, 비현실적이야 이게 뭐야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그냥 신인류여서 그렇다고 생각하니 간편히 해결됨<

그리고 아는 사이 중엔 없었지만 L인데 야오이 읽는 여자들 꽤 봤어.... 여성의 성적 욕망이란 무엇일까.. 아아.. 나 같은 건 상상도 못 하겠고 눈 뜨고 읽을 수 없는 세계도 엄청 많다 우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물론 완전히 상관 없을 수도 없고 합리화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1차 2차 그리고 소설 만화 연예계 드라마 영화 등 왼갖 장르에 얽혀 있는 동인 씬도 워낙 다양해서 일률적으로 얘기하기 힘들기도 하다. 현실의 멀쩡한 이성애자 남성 둘을 상대로 모에모에를 불태우기도 하고.. 나는 1차 중심에 2차는 만화랑 소설 조금 정도 관심 있는 편이라서 전반적인 판타지를 자세히 모르기도 하고. 또 내가 즐기는 데에서도 겁나 마이너하기 때문에 내가 경험한 걸 일반화하는 것은 딱잘라 무리다. 그냥 생각이 들었던 것 뿐이야... -ㅅ-; 예전에 나도 퀴어애즈포크(uk)에 열광하기도 했었고. 역사속 인물로 상상하는 거 좋아하고. 살아 있는 사람들로 그러는 건 싫어하고. 하지만 탑뇽같은 건 괜찮고< + 하지만 팬픽은 진짜 싫어서 탑뇽계 이찌방이라 꼽히는 것도 앞에만 보다 말았었지


 

접때 여기까지 쓰고 뭘 더 쓰려고 임시저장해놨는지 모르겄다. 고대 상상의 금수설을 지지하며 걍 다른 얘길 써보자...< 아주 최근은 아니고 저번에 트윗터에서 난리난 후죠시 커밍아웃(?) 사건들을 조금 관전하며 후죠시 세계가 얼마나 무궁무진하고 서로 다른가 생각하며 남의 세곈 알 바 없고 내가 발 담그다 만 것까지 내가 관심 있었던 걸 대가리 속에 계속 리스트업해 봤었는데 할 때마다 까먹어서;;; 지금 생각나는대로 적어보자.

 

1. 1차 - 언니들만 아는 한국 소설

오버로 나와 더 많은 독자들을 만나는 씬도 있다는데 거긴 수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한 번 들어가 본 적도 없다. 오직......< 몇 년 전에 멤버쉽 유지하기 넘 귀찮고 소설 읽기도 싫어져서 탈덕했다가 아오 돌아가는데 한참 걸렸어... 간신히 돌아갔어... 휴우... 새로운 걸 너무 많이 접하고 있어 옛날에 왜 몰랐지?! 나 뭐 했던 거지? 피눈물 흘림 왜 탈덕했던 거지 이 오타쿠야!!! 오덕 주제에 탈덕 코슈프레 하지 맘 휴 앞으로 다신 안 함 맹세

 

이쪽 세계가 거의 가장 하드하다만 독자군이 한정돼 있어서 그런지 유행이 너무 천편일률적이다. 강력한 해피엔딩, 우주적 부자강공들.. 으으... 이런 거 너무 싫었는데 보다보니 좋아졌다는 고백을 일전에 한 일이 있다...< 여튼 요즘엔 거의 여기에만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임. 돈 주고 책을 샀으니까 일단 읽어야지 팔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니야... 그래서 그럼 -ㅅ- 휴일 집에서는 그냥 공부고 일이고 없는 거다 그냥 이거만 읽기로 나자신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장터에 들락날락하는 병이 생겼다... -_-;;;

 

2. 2차 - 패러디의 세계

아.. 내가 미나미 오자키 만화는 다 팔아버렸지만서도 가끔씩 그 분께 감사하는 마음이 불쑥 들곤 한다. 당신을 선조로 인정한다< 내가 입문<은 다른 걸로 했지만 역시 본격적으로 비엘의 참맛을 알게 된 계기는 슬램덩크 패러디 보면서가 아니었을랑가.. 센루랑 미츠코구 ㅇ<-< 원작은 이제 다시 읽고 싶지도 않음 ㅋㅋㅋ 당시엔 요하나도 괜춘했는데 역시 떡대수는 넘사벽이다. 뭐? 루카와도 떡대수라고? 아닌데아닌데 떡대 아닌데 아닌데 그건 그림을 그렇게 예쁘게 잘 그리면 됨...<

 

3. 일본 비엘 만화의 세계

미나미 오자키님<을 언급했듯 일본 비엘 만화의 시조는 미나미 오자키로... 나는 두고 있다. 소년애랑은 다른 것이다. 모든 장르가 무에서 튀나오는 게 아니듯 그 전 소년애 작품들이 있었기에 미나미 오자키님의 뭐 패러딘지 기억도 안 나네 축구만화였던 것 같은데.. 암튼 그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여튼 오자키님 킹왕짱 >ㅅ<

 

사실 일본 출판만화와 동인지의 세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게 아닌가. 작가가 오버에서 못 그린 거 동인지로 내는 거 보면 너무 흐뭇하고 너무 좋고 일본이야말로 검열이 빨리 없어져야 할텐데 걱정이 되고 그런다<

 

일본 비엘 만화 외에 비엘 소설의 세계도 있는데 코노하라 나리세랑 구리모토 카오루 정도 좋아했었어서... 갖고 있는 것도 그 두 작가밖에 없어서 뭐라 하기가 거슥하네여. 코노하라 나리세 만화에는 강공 같은 거 거의 안 나오고 그냥 너무 좋아서, 한 없이 소소하게 작게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는 얘기들이라서 너무 좋다.. 갑자기 코노하라 나리세 찬양하고 있지만 읽은지 한참 됐음< 신간 한 번 봐야겠다. 소설 읽을만한 일본어 실력이 안 돼서 ㅜㅜ 소설은 글자가 너무 많아 아아......;; 모르는 단어 안 찾으면 뭔지 감도 안 잡혀 ㅜㅜㅜ 그리고 나름 이것도 문학이기 때문에 실생활에 쓸모 없는 단어들이 겁나 많이 나온다. 여튼저튼

 

배덕의 정도는 일본 비엘이 한국 1차 소설에 못 미친다고 생각해 왔는데 갓라다의 등장으로 생각을 달리 하게 됐다. 갓라다여... 당신의 동인지에 진리가 있기에...

 

4. 드씨(드라마 씨디)의 세계

옛날에 일본 비엘 만화 처음 보던 시기에 만화 원작 드씨도 힘들게 구해서 듣고 그랬었는데.. 최근에도 유투브에 올라온 걸로 좀 듣긴 했는데 내 취향의 세계는 아니다. 성우들이 너무 오버해... 느끼해 ㅜㅜ 씬에서 억지 소리 내는 거 들으면 에어좆이 수그러들 뿐이긔.. 그래도 일본어 공부 겸 가끔 찾아들었었다

 

5. 퀴어 영화, 드라마

사실 이쪽부터 세계가 좀 갈라지지 않는가? 이쪽에서도 판타지성을 추구할 수는 있는데 뭐.. 옛날에 퀴어 애즈 포크에 열광해서 네이버 까페도 가입하고 그랬는데; 그 드라마는 확실히 가벼운 면이 있어서 그랬는데.. 아 막 이런 게 섞여 있는 게 옛날 클박 피박 시절에 자료 공유하는 사람들이 이런 거 섞어서 공유해서 이것저것 보면서 취향을 찾아가는 시기였던 것 같다. 여튼 퀴어 영화라는 장르 자체에 별다른 관심은 없다. 좋은 영화 있어서 보게 돼도 그냥 영화 보지 동인지 읽는 거랑 차원이 다름; 모에를 불태우지 않음. 단 하나의 예외는 브로큰백마운틴... 꺼진 동인녀지심에도 화르륵 불을 붙인다. 다시 보고 싶다 아 생각만 해도 나 죽 ㅇ<-<

 

5-1로 그냥 드라마의 인물들로 2차 파는 것도 있는데 아 뭐 그쪽은 사실 관심이 거의 없어서.. 좋아하는 작가가 동인지 내는 거 읽어볼라고 [어벤져스] 보다가 재미때가리 없어서 집어쳤다.

 

6. 역사 속 인물

삼국지에서 쩔었었지.. 나는 살아 있는 사람들로 그러는 건< 아주 좋아하지 않고 실례라고까지 생각하는데... 죽었으면 괜찮지 않음? 특히 막 삼국지 인물들은 서기 200년대에 살았어 ㅋㅋㅋ 삼국지도 읽은지 오래 돼서 잘 기억도 안 난다...; 게다가 연의같은 건 소설이니까 소설 속 인물들...인 게 더 강한데 정사도 찾아보고 그랬으니까(재미 없어서 다 못 읽었지만 ㅜ) 셜록 홈즈..는 역사 인물은 아니지 ㅋㅋㅋ 셜록 동인도 괜춘타고 생각함. 읽어본 건 거의 없었다. 뇌내망상만 좀 해봤었다. 역사 속 인물이면.. 마르크스 엥엘스? ㅋㅋㅋ 뻥이다 비쥬얼이 중요하기에. 뭐 그냥 이것저것 아무데나 읽다가 뇌내망상을 꽃피우곤 했는데 딱히 기억나는 게 없긔

 

더 있으면 나중에 추가 오늘은 일단 후퇴한다

 

7. 게이 포르노

아 맞아 이걸 잊고 있었어!!! 아니 원 취지는 내가 즐기는 것만 쓰는 거였으니까 그래서 빠진 거임 -_- 이것도 초창기에 클박 등 커뮤니티를 통해서 유행하는 것들 봤었는데 몇 개 보지도 않고.. 이 건에 대해 생각을 정리한 적이 있었는데 어차피 안 보니까, 기억도 안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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