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거나 혹은 떠나거나

지엽적인 생각이 나서 그걸 적자면...

이주노동자를 응원(?)하는 얘기를 할 때 반드시 나오는 레퍼토리는 그들이 '전혀' 한국인의 취업을 방해하지 않으며 오히려 아무도 하지 않는 쓰리디 업종에만 종사하므로 한국인에게 전혀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거야 사실이지만, 만약에 이주노동자가 학사나 박사 자격증을 가지고 그에 관련된 - 한국인의 취업 영역에 속하는 일을 하면, 그 때에 한국인들이 갖는 반발심은 어느 정도는 용납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으로 말하는 건 아니라도 '한국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

라는 식으로 설득하는 것은 무섭다. 해가 되면 가만 안놔둘 것 같아서.

 

외국에서 한국인의 자랑스런 돈 버는 모습은 그가 이미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과 아무런 관련없이 오오 코리안~~ 한국민의 대리체험을 만족시킨다.

 

웃기다.

 

하버드대 총학생회장이 한국 사람이라고 난리가 났었지.. 후후

스웨덴인가 라면왕.. 등 기억을 짜내면 나도 열 명은 나올 것 같다. 자랑스런 해외동포들 말이지.

 

노동자라면 화이트 블루 다 노동자일텐데 이주노동자는 블루 칼라만 있다. 만약 방글라데시같이 한국인들이 저급하게 여기는 국가 출신의 화이트 칼라, 그냥 화이트 칼라가 아니라 쫌 높은, 벤츠 타고 다니고 아르마니로 쫙 빼 입는 뭐 그런 유능한(?) 이주 노동자가 있다면 하긴 그럼 별로 노동자 쪽은 아니겠다-_-

 

그냥, 이주노동자 천시하는 건 피부색에 대한 강한 저질 의식(백인>황인>동남아시아인-_->흑인. 동남아랑 흑인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지만) 직업에 대한 피해망상 말고도 블루 칼라 그 중에서도 쓰리디 열라 우습게 여기는 마음도 있지 않나 싶어서.

누가 아랍의 석유부자를 피부색으로 차별하겠는가, 뭐 그런 거.

 

어떻게 한 계급에 그렇게 편중될 수 있을까. 그나마 문을 연 곳이 힘든 데니까. 이렇게 한국인들 하기 싫은 일을 대신 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우아하게 성공적으로 개개인 삶을 유지하고 나아가 지가 원튼 원치 않든 체제에 복종하고 체제를 유지하려면, 그러면서도 양심에 찔리니까 인권 운운하려면 반드시 외계에 식민지를 세워야겠다. 아 지구인 노릇하기도 힘들어.

 

체제라고 내가 항상 추상적으로 말하는데... 자세히 말하기 싫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만화 <간츠>는 인간이 죽지 않기 위해서 원치 않게 외계인과 싸워야 하는데(자세한 내용은 꼭 읽어보시길) 요즘에 아주 무서운 일이 벌어졌다. 주인공의 여자친구가, 외계인도 아닌데, 항상 외계인이 공격 대상이었는데, 인간인 여자친구가 공격 대상으로 점찍힌 것이다.

 

이에 절대복종할 수밖에 없는 간츠의 사람들은 두 파로 나뉜다. 한번 불복종은 점수만 제로가 되니(두번째엔 죽는다) 살려주자. 인간을 어떻게 죽이냐. 게다가 우리 리더(주인공)의 여자친구다 vs 그간 숱한 외계인을 죽여왔다. 외계인은 죽여도 되고 인간은 죽여서 안 될 이유가 뭐냐? 내가 살기 위해서다

전자가 더 윤리적인 것 같지만 모순이다. 그동안 죽여온 외계인들은 말이지... 공격의 의사가 없었다.

 

아무래도 지구인으로서 이주노동자를 차별하는 것은 마음에 걸리니까 외계를 침공하자! 과학자들 모하는 거야 빨리 광속을 만들어 쓔웅~~

 

윽 또 오바-_-;;; 생각이 한정없이 날아가므로 오늘은 이만 쩜쩜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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