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있어서 시각적 표현의 방법론

출처 : 프랑스문화예술학회                                   


영화에 있어서 시각적 표현의 방법론

                                              

                                              지 명 혁(국민대학교)       


서 론

 

영화가 탄생한 이래로 영화는 끊임없이 새로운 표현의 방법을 모색해 왔다. 특히 영화예술은 다른 예술의 사생아가 아니라는 주장을 펴기 위해 그만이 가질 수 있는 독자적인 언어를 찾으려고 노력해 왔다. 그 중에서도 시각적 표현에 대한 미학적 접근은 화면영역이라는 제한된 4각 틀의 한계를 벗어나 보려는 몸부림이었다. 화면영역과 외화면영역 이 두 영역, 화면 안과 밖은 확실히 이질적이지만 화면 밖의 존재는 화면 안의 영역에 의해서 구분되기 때문에 두 영역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화면 안의 영역은 카메라가 화면 밖으로 옮겨가면 두 영역은 바뀌어 지는 가역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두 공간을 장면(Scène)이라고 부른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4각 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창안해낸 기법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이를 위하여 첫째 - 필름의 포맷과 화면의 포맷, 프레임 속의 프레임, 초점심도, 쇼트, 편집, 리듬을 분석하고,  오슨 웰즈Orson Wells, 쟝-뤽 고다르Jean-Luc Godard, 로베르 브레송Robert Bresson 감독 등의 작품에서 어떻게 실제 적용되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둘째 - 화면영역 밖에 대한 기법을 분석하도록 하겠다.    


1. 화면영역(Champ)


영화적 이미지는 현실의 재현을 목표로 조직되어진 총체로서 나타나기 때문에 현실의 공간과 거의 흡사하다. 쟝 미트리Jean Mitry 에 따르면 프레임 그 자체는 영화 표현의 기초적인 요소가 아니라 근본적인 요소로서 리듬이 되기 전에 영화가 공간, 즉 어떤 면적의 표상1)이라고 주장했다. 쟈크 오몽은 촬영현장에서는 프레임과 화면영역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지만 영화를 분석할 때 두 용어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사용하여야 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프레임은 우리들이 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공간으로 프레임 밖에는 영상이 존재하지 않고, 화면영역은 프레임보다 더 광대한 공간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두 용어는 영화 연출자가 제작 행위를 하는 기본적인 場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영화적 이미지의 총체인 프레임, 앵글들, 쇼트들, 그리고 이것들에 의해 생겨나는 조직되어진 형태는 영화적 표상의 가치를 구성한다. 모든 영화적인 문체의 변수로 작용하는 화면구성의 소재를 밝히기 위해 프레임을 정의해 보면, 프레임은 영상의 질료들을 제한하고 2차원의 평면으로 되어있다는 특징을 갖고있다. 그러면 이러한 한계를 기술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다.


A) 필름의 포맷, 화면의 포맷


영화의 탄생부터 사용되었던 4 X 3(1.33:1)의 화면대비율인 35mm 규격의 필름은 지금까지도 전세계에 걸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화면의 크기를 늘리기 위한 기술적인 시도는 끊임없이 계속되어 왔다. 그러한 노력 중에 하나가 비스타 비젼(Vista Vision) 시스템인데, 이것은 카메라 안에서 필름이 수직으로 회전하는 것을 수평으로 움직여 회전하게 하고, 한 프레임에 4개의 퍼프레이션이 있는 35mm 규격의 필름보다 2배가 많은 8개의 퍼프레이션을 만들어 더 큰 크기의 프레임을 얻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으로 35mm 필름으로 화면대비율이 1.85 : 1 인 와이드 스크린으로 35mm 스텐다드 필름의 화면보다 2배의 크기가 되는 화면을 얻을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테크니라마(Technirama)시스템이다. 이 방식은 비스타 비전과 마찬가지로 카메라 안에서 필름을 수평으로 움직여 회전하고 8개의 퍼프레이션을 가진 필름이지만 세로의 압축배율이 1.33:1인 아나모픽(Anamophic)렌즈가 카메라에 부착되어 있다. 이것은 프린트 작업 시, 렌즈의 수평수직 비율을 축소시켜 1.85:1의 화면대비율의 프린트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35mm 스탠다드 필름보다 폭을 늘린 55mm, 65mm, 70mm 등의 필름을 사용해 보았지만 70mm 사이즈의 필름이 선택되었다. 이 대형필름은 한 프레임에 5개의 퍼프레이션을 갖고있어, 화면대비율이 2.2:1인 대형화면을 얻는데 기여했다. 이 화면크기는 35mm 필름으로 얻을 수 있는 화면크기의 4배 이상으로 확대된 화면을 제공했다. 이렇듯 화면의 크기를 확대하려는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노력과는 달리 일련의 감독들은 화면 분할을 통해 프레임이 갖고 있는 크기의 한계를 프레임 안에서 미학적으로 극복하려하였다.


B) 프레임 속의 프레임   


고다르, 브레송 그리고 웰즈 등의 감독들은 프레임 속의 프레임 기법을 자주 사용한다. 이 기법들은 화면구성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화면구성의 한 양식으로 자리잡았다. 고다르의 작품 <비브르 사 비 Vivre sa vie>에서  프레임 속에는 여러 다른 프레임들이 있는데 가령, 문들, 창문들, 창구들, 차 문들, 거울들, 백밀러 들과 같은 장식 도구들은 프레임을 서로 분리시키기도 하고 서로 연결해 주기도 한다. 이 프레임 속의 프레임은 등장인물의 내적인 환희나 등장인물의 억압된 상태나 압박을 강조한다. 손거울을 들여다보는 쇼트는 동일한 이미지의 한복판에서 얼굴과 몸의 나머지 부분을 분리시키는 효과가 나타나는데 이는 마치 정신 세계가 감각 세계와 분리되어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추격하는 장면에서 차 문의 백밀러로 보이는 경찰 차의 클로즈 쇼트 등은 파편화 속의 파편화로 등장인물의 강박 관념적인 생각을 특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C) 초점 심도(Profondeur du champs)


화면영역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피사체들이 모두 카메라로부터 똑같은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는 극히 희박하다. 그러므로 렌즈를 어떤 적당한 위치에 초점을 맞추어, 화면영역의 각각 다른 위치에 있는 피사체들의 선명도가 문제 시 되지 않을 정도의 거리상의 한계를 초점심도라 한다. 화면구성을 하는데 있어서 촬영을 할 때 효과적인 초점심도를 파악하는 것은 화면영역에서 중요하지 않은 사물들은 초점을 흐리게 할 수 있고 강조되어야 할 사물은 선명하게 보이게 할 수 있다. 결국 이는 카메라 렌즈의 선택에 달려있다. 35mm 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 렌즈는 초점거리가 50mm인 렌즈를 표준렌즈라 하고, 표준렌즈보다 초점거리가 짧은 35mm, 25mm인 렌즈 등을 광각렌즈라 하며, 표준렌즈보다 초점거리가 긴 75mm, 100mm, 500mm인 렌즈 등을 망원렌즈라 한다. 초점거리가 짧을수록, 조리개를 많이 닫을수록 화면영역의 초점심도는 커진다. 줌렌즈는 위에서 설명한 세가지 렌즈의 기능을 다 갖춘 렌즈로서 촬영할 대상의 범위 내에서 초점거리를 변화시켜 원하는 크기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표준렌즈를 잘 사용하는 감독으로는 로베르 브레송을 들 수 있다. 브레송은 렌즈의 선택에 있어 오로지 50mm 표준렌즈만을 고집하였다. 이유는 50mm 렌즈가 인간의 자연스런 눈의 초점과 가장 근접하기 때문이다. 브레송은 “끊임없이 카메라 렌즈를 바꾼다는 것은 끊임없이 안경을 바꾸어 쓰는 것과 같다”고 여겼고, 이러한 그의 생각은 50mm렌즈만을 사용하는 근거가 된다. 특히, 그가 한가지 렌즈만을 선택한 이유는 화면구성에 있어서 어떻게든지 시각의 유연성과 영상의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사실, 50mm 렌즈의 초점은 수직과 수평의 변형을 최소화하여 공간이나 등장인물 그리고 사물들이 일그러지지 않도록 해주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근경과 원경사이에 최대한 선명한 영역을 만들어주고, 중요한 화면의 공간 깊이를 일구어 낸다. 이러한 50mm렌즈의 장점을 활용해 브레송은 미디엄 쇼트를 사용하는 만큼이나 클로즈-업과 클로즈 쇼트를 주로 사용한다. 특히 영화 <발타자르 어디로가나 Au hasard Balthazar>에서 마리의 아버지가 밭에서 돌아오는 장면, 마리를  만나려고 마당에 트랙터를 세우고 그가 내려서는 쇼트에서, 그의 뒤에 있는 밭과 작은 숲으로 이루어진 기복이 많은 넓은 벌판을 원경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영화 <돈 l'Argent>에서 이봉이 어떤 마을에서 회백발 부인을 발견하여 그녀의 집까지 쫓아가기로 결정하는 장면, 카메라는 집으로 가는 그 부인을 앞서가고 그 뒤로 그녀를 따라오는 이봉이 원경으로 나타나 있다. 반면에 브레송은 초점심도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간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브레송은 영화적 공간의 긴축이나 비긴축을 결정짓는 것은 렌즈의 변화가 아니라 카메라와 피사체 혹은 카메라와 대상과의 거리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브레송은 50mm렌즈가 공간의 “일상적인” 영화적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고 여긴 것이다. 이처럼  브레송이 50mm 렌즈에 집착한 이유를 필립 아르노는 자신의 저서 『로베르 브레송』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우리가 눈으로 바라보는 기하학적 세계는 이미 피할 수 없는 선택에 의한 것이다. 브레송이 한 작품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작품에서 오로지 한가지 렌즈를 선택한 것은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


광각렌즈의 사용은 프랑스의 30년대 필름 느와르 감독들 (Jean Renoir등)에 의해 사용되었는데, 이 렌즈의 특성을 마음껏 작품에 활용한 감독으로는 Orson Welles를 꼽을 수 있다. 그는 한번의 촬영으로 화면영역의 다양한 공간의 거리감을 포착해 공간 깊이를 창출해 냈다. 특히 영화 <시민 케인 Citizen Kane>에서 케인이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여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연설하는 장면, 경쟁자인 로저스를 감옥에 보내자고 열변을 토하자 동조자들은 환호한다. 이때 2층 객석으로 다가와 케인의 연설을 몰래 엿듣고 있는 경쟁상대인 로저스가 화면영역의 근경에 나타난다. 이는 다음 장면에서 로저스가 케인의 부정한 사생활을 폭로하게 되는 계기를 화면영역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일반적인 멜러 영화나 서부 영화에서는 망원렌즈를 사용해 하나의 사물이나 등장인물을 돋보이게 한다.

 오르슨 웰즈는 <시민 케인>에서 줌렌즈를 사용한 장면은 초반부 케인의 기록영화 단락에서 신문에 난 케인의 미디엄 쇼트에서 시작하여 얼굴의 클로즈업까지 줌렌즈를 사용하였다. 이 장면에서 웰즈는 줌렌즈로 카메라 이동 없이 트레블링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D) 쇼트 (Plan)


 쇼트는 영화를 촬영할 때, 카메라의 작동이 시작되어  작동이 멈출 때까지의 필름에 새겨진 영상의 단위이다. 다시 말하면 감독이 “레이디 고우!”해서 “커트!” 할 때까지 찍혀진 필름의 양을 말한다. 쇼트는 공간적인 단위로는 초기영화에서 카메라의 고정으로 시점의 변화가 없었으므로 화면영역이나 프레임과 같은 공간의 개념으로만 인식되었지만, 몽타쥬의 발견, 카메라의 움직임으로 쇼트는 공간적인 범주에서 시간적인 범주를 포함하게 되었다. 시간적인 단위로는 정지된 연속적인 사진을 영사기를 통해 1초에 24 프레임의 영상이 돌아가기 때문에 움직이는 영상을 얻었으므로 지속을 의미한다. 한 쇼트는 가까이 또는 멀리 보여질 수도 있지만 정면에서, 측면에서, 위에서, 아래에서도 보여질 수 있고 또 옆면의 등장인물은 4분의 3각도에서 보여질 수도 있다.


“나는 내가 준비하지 않은 측면에서의 꽃다발을 자주 그린다. ”


영화작품에서 등장인물의 시선, 이동, 몸짓 또는 카메라의 이동, 사물에 의해 암시된 필요에 의해 정당화된 것 같은 카메라의 앵글 등을 통해 작가들은 화면영역에 특이한 화면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 고다르에 따르면 한 사물이 있는 공간 속에는 한 점만이 있으며 어느 순간에 그 사물은 보여지기를 원한다고 하여 쇼트의 선택은 작가의 영역이라고 강조하였다.

쇼트는 크게 5가지 유형으로 구분되지만 여기서는 화면영역과 연관되는 인물의 신체 부위와 카메라의 이동에 따른 두 가지 유형만 언급하겠다.

a. 인물의 신체 부위에 따른 쇼트의 종류

   . 클로즈업 : 머리끝에서 겨드랑이까지

   . 클로즈 쇼트 : 머리끝에서 가슴 아래까지

   . 미디엄 쇼트 : 머리끝에서 엉덩이 아래까지

   . 니 쇼트 : 머리끝에서 무릎까지

   . 풀 쇼트 :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인물의 신체 부위에 따른 쇼트의 구분은 화면영역의 크기 구분에서 인물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물의 크기에 따라서 다른 사물들의 크기가 종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b. 카메라의 움직임에 따른 쇼트의 종류

    영화를 촬영할 때 카메라를 고정하고 촬영하는 고정쇼트와 카메라의 한 축을 고정시켜 찍거나, 움직이는 기재에 카메라를 부착시켜 이동하며 촬영할 수 있다.

   . 팬(Pan) :수평축을 중심으로 카메라를 좌우로 이동하며 촬영한다

   . 틸트(Tilt) : 수직 축을 중심으로 카메라를 상하로 이동하며 촬영한다

   . 트래블링 쇼트(Travelling) : 촬영기가 이동 차에 실려 이동하면서 촬영하는 쇼트를 총칭하는 것인데, 트래킹 쇼트(Tracking)는 레일을 깔고 이동 차에 카메라를 실어 레일의 일정한 궤도를 따라 이동하며 촬영하는 것이다.

로베르 브레송은 그의 작품 <어느 사형수의 탈출 Un condamné à mort c'est échappé>에서 카메라의 움직임이 거의 없는 고정쇼트로 촬영하였다. 고정된 쇼트는 브레송의 영화문체의 특징이다. 브레송은 트래블링과 팬 촬영은 눈의 움직임과 꼭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이동촬영은 신체에서 눈을 분리해 내는 것과 같다고 하며, 카메라로 마치 빗자루로 마당 쓸 듯이 이동촬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였다.

그의 작품에 길지는 않지만 정확한 수평적 팬 촬영이나 가끔은 트레블링 촬영이 나타나긴 하지만 체계적으로 쓰여진 것은 아니다. 필립 아르노Pilippe Arnaud 는 브레송의 고정쇼트에 대해 아주 정확히 언급했다.


 “카메라는 대상에 접근하거나 물러나지 않는다. 카메라는 그 거리를 유지한다. 만약 인물, 동물 또는 움직이는 물체가 프레임에서 커지는 것은 그것들이 접근하기 때문이지 그 반대는 아니다.  즉, 선택은 이미 지정된 무의미한 프레임에 의해 이 형식 아래서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 화면 밖의 운동을 영화에 부여하게 한다.”


고정쇼트는 프레임의 내적 구성, 즉 근경, 중경, 원경의 분할관계는 결코 변하지 않고, 클로즈업, 미디엄 쇼트, 또는 풀 쇼트와 같은 화면의 크기도 변하지 않는다. 또 한편 트래블링 촬영과 팬 촬영은 항상 신중하고 유동적으로 이루어진다. 왜냐하면 체계적으로 화면 구성된 인물, 동물, 이동하는 물체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브레송은 <소매치기Pickpocket>에서 길을 걷고있는 미셸(클로즈 쇼트)이 얼마후에 소매치기 기술을 전수할 사람을 만나 질문을 할 때, 또는 허벅지에서 겨드랑이까지의 조여진 쇼트의 쟈크가 미셸에게 책(유명한 영국인 소매치기의 자서전)을 내밀때, 그리고 미셸이 손으로 책을 받아 책표지를 읽으려고 할 때, 카메라는 아래위로 미셸 손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르며 팬 촬영을 하고, 미셸은 클로즈업 쇼트로 프레임된다. 또 리용역에서, 창구에서 젊은 부인이 잔돈을 받기 위해, 겨드랑이 사이에 핸드백을 밀어 넣으려는 찰나, 미셸은 그녀의 핸드백 대신에 잡지를 그녀의 겨드랑이로 바꾸어 넣을때, 팬 촬영 덕분으로 같은 줄에 서 있는 공범들의 손에 의해 전해지는 핸드백의 움직임을 따를 수 있다. 또 <돈>에서 이봉이 회백발 부인의 방을 뒤질 때, 아주 짧은 틸트 쇼트가 이봉의 움직임과 뒤섞인다.

이런 카메라의 움직임은 섬세하게 등장인물의 심리적인 요소를 강조하고 우리에게 등장인물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순전히 서술적인 묘사만을 좇는 역할로서의 인물, 동물, 이동하는 물체의 움직임만을 따르는 것은 카메라의 이동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카메라의 움직임은 관객에게 보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가치가 없다. 브레송에 있어서 카메라의 움직임은 그의 여러 다른 프레임의 구성변수에서 찾을 수 있는 삽입 원칙과 그 의미를 같이 한다.


E) 편집 (Montage)

 

촬영되어진 쇼트는 편집을 거쳐 군더더기나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요소들은 잘려나간다.

 

a. 삭제


   “구술적 언어에서처럼 시각적 언어에서, 제유법은 감각의 모든 종류의 확장과 이전의 모델과 원형을 구성한다. 여기에서 원인(시간의 흐름)은 결과(일지에서 종이를 떼어내기)로 대체 될 수 있고, 결과(술 주정, 만취)는 원인(포도주 병)으로 대체 될 수 있다.”


브레송에 있어서의 편집형태는 무엇보다도 단어나 단어 군 사이에서 그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 연결을 삭제하는 접속사 생략이라 불리는 언어적 체계에 근거를 둔다.


“언젠가 나는 노틀담 사원을 가로질러 가다가 한 남자와 마주쳤는데 그의 눈은 내 뒤에 있는 내가 볼 수 없는 그 무언가를 찾다가 갑자기 빛난다. 이 남자와 같은 시각으로 동시에 내가 젊은 부인과 그에게로 뛰어오는 어린아이를 보았다면 이 행복한 얼굴이 나를 그렇게까지 감동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도 나의 주의를 끌기조차 못했을 것이다.”


<발타자르 어디로 가나 Au hasard Balthazar>에서 제라르가 경찰서에 소환되었는데 우리는 그가 왜 소환되었는지 모른다. 이 장면에 대해서 브레송은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나는 모든 연대기적인 정확성이 영화작품에서 제거되었으면 한다. 누군가가 경찰서에 소환 되었을 때 왜 그랬는지 우리는 분명히 보게 될 것이지만, 그것을 표현 할 어떤 좋은 규칙이 있다고 본다. 그것은 항상 원인 이전에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당신의 영상 속에서, 당신의 영화 속에서 원인이 관객의 흥미를 끌게 하기 위해 관객이 원인을 열렬히 요구하게 하여야만 한다.”

 

우리는 이를테면 <돈>에서 이봉이 막 사진관에 휘발류를 배달하는 장면과 같은 이런 형식을 브레송의 다른 작품에서도 자주 찾아 볼 수 있다.

 

1. 휘발류 탱크의 뚜껑에 송유 호스 물미를 잇는 장갑 낀 두 손의 클로즈업. 두 손이 화면영역에서 빠져 나온다.

2. 이 송유 호스의 물미를 트럭조정실 가까이에 있는 상자에 집어넣는 장갑 낀 손의 클로즈업. 호스가 자동적으로 감겨지고 모든 작업이 끝나면 장갑을 벗는다. 프레임에는  인물의 골반부분이 나타나고, 곧 이어 그의 허벅지에 놓여 있는 종이쪽지 위에 무언가를 쓴다.

3. 문을 통과하는 남자의 허리 클로즈업.

4. 흰 작업복 차림의 젊은이에게 쪽지를 내밀고는 등돌리는 남자의 미디엄 쇼트.

5. 그의 주인에게 쪽지를 내미는 작업복 차림의 젊은이의 클로즈업.

6. 계산대의 열려있는 서랍과 지폐를 잡아 그것을 세는 두 손의 클로즈업.

7. 돈을 받는 배달부(이봉)의 정면에 의한 클로즈 쇼트.

7번째 쇼트를 보고서야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행위의 목적이 무엇인지 즉 휘발류 운임료 받는 것을 보고서야 그것을 이해하게 된다. 또 <발타자르 어디로가나>에서  불량배들이 주위에 옷을 마구 흩뿌리며 뛰어가는 쇼트는 우리를 당황하게 하지만 그 다음 장면, 마리가 방구석에 등을 돌리고 발가벗은 채 앉아 울고있는 쇼트를 보고서야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된다. 그렇게 결과에서 원인으로의 자리바꿈이 브레송의 편집 기법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요소를 취하라. 그리고 그 요소들을 일반적인 순서가 아      닌 바로 당신의 순서에 따라 가까이 배열하라.”


이러한 방식은 그 요소들의 특징을 생략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해력은 암시적 능력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이 암시적 힘은 그 힘으로 말미암아 더 많은 것을 말하기 위해  말을 아끼게 된다. 그것이 완성법(litote)이다. <돈>에서 호텔 주인집 가족의 살해장면을 예로 들어보자.

- 출구의 손잡이를 잡고 있는 이봉의 손 클로즈업

- 문틈 사이로 보이는 호텔 주인의 미디엄 쇼트

- <현대 호텔> 간판 클로즈업

- 세면대까지 향하는 이봉의 다리 클로즈업

- 세면대에 물이 흐르고, 그 물이 붉어 졌다 다시 차차 맑아지는 세면대 클로즈업

- 몸을 구부려 얼룩으로 더렵혀진 바지를 접고 그것을 가방에 숨기는 이봉의 손 클로즈 쇼트

여기서 호텔 주인을 살해했다는 사실이 세면대의 클로즈업 쇼트에 나타난다. 물 속의 가는 장미빛 물줄기는 우리에게 범죄를 재구성하는 상상력을 발휘하게 한다. 그리고 필립 뒤랑은 다음과 같이 적고있다.


“(이 작품에서 브레송은) 모든 행위의 궁극적인 목적은, 서술형식의 영화에서 흥행에 성공하기를 포기한 것 같다. 반대로 관객의 주변에 머무르기 위해, 이런 주변의 분산된 주제를 가지고 배수진을 친 것 같다.”


아마, 브레송은 이런 방식이 오르샹HORS-CHAMP기법을 사용하므로서 우발적인 사건에 더 많은 힘과 기묘함을 준다고 여긴 것 같다.


b. 장면 연결

편집의 기능은 무엇보다 영화전체에 의미를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연속성을 구성하는 것이다. 즉 이야기의 논리적인 연결을 위해 영상(장면)과 소리(음향)를 분절하는 것이다. 작품에서 한 장면과 그 다음 장면사이의 진행과 배열 상태 즉 장면 연결은 아주 중요하다.


- 움직임만을 끊는 법

이 방법은 서로 다른 크기의 쇼트를 가지고도 인물 동작의 움직임에서 다른 움직임으로 이동할 때 연결을 보이지 않게 한다. 예를 들어 <돈>에서 사진관 주인이 위조지폐 금고를 정리하면서 “이것을 누구에겐가 떠넘기겠어” 라고 말하는 쇼트. 그 위조지폐를 원위치에 내려놓은 뒤, 손을 마주 잡고 있는 쇼트. 이어서 휘발류 탱크의 뚜껑에 송유 호스 물미를 잇는 장갑 낀 두 손의 클로즈업 쇼트와 연결된다. 이 화면 연결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게 한다.


- 직접적 연결

이를테면 <돈>에서 3/4의 이봉이 창고 안에서 커피를 마신 뒤, 화면밖영역의 땅을 바라본다. 하이 앵글로 클로즈업 된 땅에 놓여 있는 도끼 쇼트로 연결된다. 이런 형태의 연결은 두 사람이 서로 바라보는 장면에서 샹CHAMP/ 콩트르샹CONTRE CHAMP을 요구한다.


- 움직임 속에서의 연결

동일한 인물이나 동일한 움직이는 사물의 서로 다른 두 쇼트는 그 몸짓과 움직임에 일치시켜 연결한다.

<발타자르, 어디로가나>에서 제라르가 마리의 자동차 안으로 난입하는 장면. 마리 운전석으로 들어온다. 카메라는 자동차 밖에 있다가 문이 열리면서 자동차 안으로 들어와 있고, 마리는 앉은채 문을 다시 닫는다. 또 <돈>에서 이봉이 회백발 부인의 가족 전부를 살해하는 장면. 집안 내부의 서로 다른 공간을 보여주는 일련의 비어있는 화면 영역의 쇼트. 방들을 헐떡거리며 돌아다니는 개의 움직임으로 인해 부드럽게 쇼트들이 연결된다.


- 화면영역에서 나가고 들어옴

사람이나 움직이는 사물이 화면영역 오른쪽으로 나갔다가 다음 쇼트에서 화면영역 왼쪽으로 들어오는 경우이다. <돈>에서 이봉의 허벅지에 놓여 있는 종이쪽지 위에 무언가를 쓴다. 그는 화면영역 오른쪽으로 나온다. 이어 유리문의 손잡이가 클로즈업되고 한 손이 문을 열며 화면영역 왼쪽으로 들어온다.


- 축으로 연결

<발타자르, 어디로가나>에서 창고 안의 클로즈 쇼트. 근경에 당나귀 발타자르를 어루만지는 소녀가 보이고, 원경에 어린 마리와 쟈크가 짚단 속에서 서로 몸을 바짝 붙이고 누워있다. 짧은 오버랩. 같은 축에서, 이번에는 근경에 성인이 된 쟈크와 마리가 그네 위에서 서로 몸을 바짝 붙이고 앉아있고, 원경에 어린 당나귀를 어루만지는 소녀가 보인다. 두개의 쇼트로 나뉘어진 하나의 사건은 미미한 시간생략(오버랩과 장소변경)으로 원경과 근경이 바뀌어져 있다.


- 음향효과를 이용한 장면연결

<호수의 랑슬로 Lancelot du Lac>에서 에스칼로트Escalot의 마상시합 장면. 이 장면에서 연속성은 백파이프 소리, 아우성 소리, 말울음소리, 말굽소리, 말달리는 소리, 금속성 쇼크(추락 소리)와 같은 음향요소의 리듬과 템포에 의해 만들어진다. 또는 <부드러운 여인 Une femme douce>에서 자동차의 갑작스런 브레이크 밟는 소리와 함께 부드러운 여인 자살하는 장면. 이 장면에서 쓰러지는 의자와 테이블이 있는 테라스 쇼트. 보도 위에 떨어지는 부드러운 여인이 보도 위에 떨어지는 쇼트와 부드러운 여인의 스카프가 공중에서 떨어지는 쇼트가 연결된다. 특히 <소매치기>이후 우위를 차지하는 또 다른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두 쇼트 사이의 연결요소로서 비어있는 화면영역을 사용하는 것이다.


- 비어있는 화면영역의 긴 출현

    <아마도 악마일거야 Le diable probablement>에서, 카메라가 버스안쪽에서 버스입구 문을 보여주는 비어있는 화면영역은 충분히 긴 시간동안 지속되며 이어 “수영금지”라고 쓰여진 광고판을 클로즈업한 쇼트가 이어진다. 이런 예는 수없이 많이 나타난다. <호수의 랑슬로>에서 비어있는 무기고(랑슬로가 그의 동료들과 함꼐 모르드레드Mordred에 대항하여 아르튀스Arthus왕을 보호하러 떠났기 때문)의 장면은 나무위로 연기만이 선명히 보이는 숲의 장면과 연결된다.


- 비어있는 화면영역의 짧은 출현

    이런 연결법은 브레송의 작품에서 자주 사용된다. <소매치기>에서 미셸이 자기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장면. 처음으로 쟌느를 만났을 때 이 장면의 각 쇼트의 초입부에, 화면영역은 인물이 나타나기 전에, 잠시동안 비어있다. 이것은 화면영역 밖에서 상상을 자유롭게 해준다. 브레송은 이렇게 투명한 연결 뿐 만 아니라 그 연결을 암시하게 함으로서 연결성을 재현한다.


  “나는 형태가 리듬을 이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리듬은 전능하다. 이것이 기본적인 것이다.”


    소위 물 흐르는 듯한 부드러운 연결과 비어있는 화면영역에 의한 연결의 리드믹한 배합은 상상력에 그 연결방법과 시간을 재구성하게 하며, 작품에 균형과 리듬의 정확성과 균일성을 준다.


 F) 리듬(속도, 박자)


    브레송의 영화에 있어서 리듬의 개념은 비어있는 화면영역의 사용, 삭제 그리고 진행의 연속성사이의 균형에 그 주안점을 둔다. 브레송은 이런 그의 리듬개념을 “보이게 하는 것”에 <모든 세계가 빨리 움직여대는 느린 영화, 사람들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빠른 영화>에 근거를 두는 것이 아니라, 부족과 부족의 원칙, 특히 충만함과 비어있음의 변증법에 근거를 둔다.


“공백과 침묵, 부동인 상태에서 너의 영화를 만들어라.”


    이 문장이 우리에게 본질을 말해주는 것 같다. 왜냐하면 브레송 영화의 균형감은 비어있는 화면영역, 창문과 문의 열리고 닫힘, 모델(배우)의 침묵, 소리의 우위(<돈>에서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 또는 <호수의 랑슬로>에서 갑옷의 금속성 철커덕거리는 소리, 말의 콧 바람 소리, 숨 소리등)와 같은 요소들을 이야기 속에 조화시키고 그 속에서 그 한계와 정확성을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요소들은 영화의 줄거리만큼이나 중요하다. 영상은 결국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는 의무에서 벗어난 것 같다.

브레송은 이렇게 그의 영화적 문체와 연결되어 있는 데까드라쥬décadrage, 분할, 배우, 소리, 편집, 창과 문의 닫힘과 열림 등) 변수들에서부터 폐로 숨쉬는 것과 아주 흡사한 비움과 채움의 대치를 만들어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숨쉬기와 불가분인 리듬을 만들어 낸다.

    이런 시간의 특이한 구성은 브레송에게 일상과 현재를 벗어나는 모든 차원들을 없애게 하고, 가능한 한 인간의 리듬(심장의 고동, 긴장과 이완 그리고 폐호흡의 정지)에 접근하게 한다. 이것은 이야기의 진행상태를 매우 늦추는 결과를 낳지만, 브레송은 가능한 한 물질의 리듬 즉 “일상적인 생활”에 순종하는 균형과 리듬을 만들어 낸다.




B. 화면영역 밖


현대적인 영화에서 화면영역은 우리가 외화면영역이라 부르는 프레임의 외부에  끊임없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외화면영역이란, 노엘 뷔르슈Noël Burch에 따르면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하나는 존재하지만 전혀 볼 수 없는 <상상적 외화면영역>과 이미 보았거나 보게 될 것을 알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을 아는 <실재의 외화면영역>이 그것이다. 이 오르샹hors-champs만을 겨냥한 화면구성법을 파스칼 보니쳐Pascal Bonitzer는 데까드라죠décadrage라 명명하였다.

쟈크 오몽은 우리가 영화를 볼 때 항상 존재하는 가시적인 것을 연장시켜 비가시적인 공간의 개념을 드러내 보였는데 이 비가시적인 영역을 외화면영역이라고 정의했다. 이 외화면영역을 구성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로베르 브레송은 어떤 영화작가 보다도 비화면영역을 체계적으로 작품에 잘 나타내었다. 그래서 브레송의 영화에 나타난 비화면영역의 장면들을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영화의 새로운 영상차원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신체의 절단을 예로 들어보자.

<쟌다르크의 재판 Procès de Jeanne d'Arc>에서 장작더미를 향해 걷고 있는 쟌다르크의 맨발의 클로즈 쇼트, 그녀의 포박된 상태의 걸음걸이와 군중들 중 누군가가 그녀의 다리를 거는 발을 보여준다.

<소매치기>에서 미셸이 처음으로 경마장에 나타나는 장면에서, 전혀 화면영역에 나타나지 않는 경마장의 트랙 변에 들어섰을 때, 그는 클로즈 쇼트로 촬영되고, 그 프레임 속의 주변은 모자를 쓴 여인의 얼굴과 망원경을 보고있는 남자의 얼굴이 잘려져 있다. 그 얼굴들 뒤에 미셸이 있다.

때로 프레임은 배경이 생기 없고 비어있으며 빈약한 곳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한다. 빈 화면영역은 외화면영역에서 무언가가 이어져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쇼트의 초입부에 위치한다. <소매치기>에서 미셸은 그의 어머니를 방문하기로 결심한다. 첫 장면은 건물 정면의 미디엄 쇼트로 시작된다. 이때 화면영역은 비어있다. 처음 쇼트에서 버스는 화면영역의 왼쪽에서 들어와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버스는 프레임의 오른쪽 부분에 희미한 지붕을 뒤로 보이게 하며 멈추어 선다. 미셸은 버스에서 내려 카메라 쪽으로 걸어온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벼운 팬을 하고 이어서 카메라는 건물의 현관으로 들어서는 미셸을 앞서가며 뒤로 트레블링 한다. 그는 화면영역의 오른쪽으로 사라지고, 이어지는 쇼트는 카메라를 고정시켜 찍은 빈 화면이다.

카메라에 의해 찍혀진 현실은 영상이지만 공간적 현실과는 다른 영상의 표현이다. 예를 들면 <돈>에서 이봉이 호텔주인을 살해할 때 세면대의 클로즈업 같은 것이다. <부드러운 여인>의 도입부에 테이블이 넘어지고 의자가 앞뒤로 흔들리는 쇼트에 이어 공중에서 슬로우 모션으로 떨어지는 스카프를 잡은 쇼트나 또 <사형수는 탈출했다>에서, 퐁텐느가 보초를 죽이기 위해 벽에 등을 기대고 절호의 순간을 기다리는 장면에서 화면 밖의 소리로 발소리가 들리는데 이 소리는 보초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열차의 기적소리(음향, 소리)가 들렸을 때 퐁텐트가 화면영역에 다시 나타난다. 보초는 살해되지만 결코 살해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영상인 형식적 단위는 브레송에 있어 궁극적 목표가 아니며, 그는 프레임을 부수거나 거기서 벗어나려고 한다.


“본다는 것이 그 경험적 실천에서 벗어났을 때는 단지 하나의 자율성Heautonomie만을 획득하는 것이며, 볼 수 없는 어떤 것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보여질 수 있는 극점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다 (비어있고 단절된 어떤 공간을 통과함으로 해서 보는 것과는 다른 일종의 투시력과 같은).”


브레송은 이를테면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을 보이게 하려고 한다. <돈>에서 회백발 부인의 손에 들린 큰 커피 잔이 클로즈업으로 비쳐진다.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의 앞으로 나서며 이봉이 있는 헛간으로 가는 그녀를 막는다. 그리고 화면 밖 소리로 그녀에게 내 뱉는다. “그에게 떠나라고 말하겠다. 미친년!”. 이어 따귀소리가 들린다. 여전히 화면 밖 소리. 여전히 화면영역에는 큰 커피 잔이 계속 머물러 있다. 그러나 따귀로 인해 균형을 잃은 회백발 부인은 조금 커피를 엎지른다. 그래도 커피 잔을 놓치지 않고 천천히 주춤거리며 앞으로 나간다. 질 들뢰즈가 자신의 저서 『영상과 시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는 현실적 영상과 허상의 상태 안에 존재한다. 따라서 상상과 현실의 연쇄 사슬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이들의 끝없는 교환 속에서 둘은 구분되어지지 않는다.”


프레임으로 숨겨지게 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하지만 그 이야기를 연결시키는 것은 관객이다. 왜냐하면 영상은 단지 그 이야기의 미끼일 뿐이다. 따라서 그 서술적 표현에서 벗어난 쇼트는 언어가 되며, 이런 차원에서 영상은 보여지는 동시에 읽혀지는 것이다.



                              결 론


 위에서 영화으 사각 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된 여러 기법들을 살펴보았다. 표현효과를 화면영역 안에서 극대화시키기 위해 사용된 프레임 속의 프레임기법, 초점심도, 화면영역의 경계를 없애기 위해 고안한 극대화된 화면의 포맷, 쇼트와 쇼트의 부드러운 연결로 시·공간을 초월해 보려는 여러 가지 편집기법, 그러나 무엇보다도  외화면영역 기법은 작가의 의도를 감추면서도 그것을 관객이 찾아내게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외화면영역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끝없는 영화작가들의 열망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서, 영상은 더 이상 단순한 표상이 아니라, 비어있는 화면을 채우는 지각행위를 생성한다. 이러한 행위는 작품과 관객의 새로운 관계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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