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운명, 2005 (스포스포스포스포)

언니가 매우 보고 싶어해서 아픈 몸을 이끌고 영화를 보러 갔다-ㅁ-

아주 슬플 거라는 예상만큼 최루성은 아니었고 황정민 씨 때문에 두 번 울었다. 나는 면회씬보다 1년인가 2년만에 은하의 소식을 접한 석중이 경찰서에 찾아와 언론의 플래쉬 세례와 에이즈에 걸렸다는 것과 졸지에 범죄자가 되었다는 데에 당혹스러운 은하의 멍멍한 상태를 깨는 "은하야 내가 구해줄께"라는 울부짖음씬이 가히... 완전 놀랐다. 완전 슬펌;ㅁ;

 

A Honeyed Question

달콤한 인생에서 황정민 씨가 부른 노래. 그냥... 너는 내 운명을 보고 그가 점점 좋아져서 올려봄=ㅅ=(출처는 바로 얼음곤냥이님의 블로그란 말씀!)

 

편안하게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편안하다는 건 석중의 사랑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것. 현실을 바탕으로 했다는 든든한 배경이 있어서 더 자연스러웠는지도 몰라.

 

그래서 아주 궁금한 것이 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사랑 이야기"라는 멘트를 처음에 넣는 걸까? 이 영화 말고도 수많은 실화에 바탕한 영화들이 꼭 실화 얘기를 넣는데 내가 알 수 있는 단순한 그런 이유 때문일까? 뭐냐면 현실에서는 종종 비현실적인 티비에나 나올 법한 일이 일어나는데 그냥 영화로 구성하면 "저건 말도 안 돼!"라지만 더 말도 안 되는 게 현실에 있었다 그러면 "우와 진짜얌?"하고 말도 안 돼 쪽으로 태클을 전혀 안 건다. 리얼리티라는 걸 바로 획득하고 비판을 피해간다라는 들키기 쉬운 효과를 노리는 걸까?

 

내가 지금도 아주 좋아하는 영화  요람은 흔들리리라(내 링크=ㅅ=;;;)도 처음에 "mostly true"라고 나오는데 정말 있었던 일 아니라면 저게 뭐야 너무 딱딱 맞게 짜여졌잖아라고 화도 낼 만한 내용이다. 물론 현실이 아니었더라도 감동적인 일이 현실에서 있었다라는 그거랑 상관없이 완전 좋지만. 왜... 왜 그런 얘길 하는 거야? 아니면 말 안 하고 입소문으로 잔잔히 퍼졌던 영화들도 분명히 있었는데(기억은 안 남) 그런 영화들이 노린 건 입소문...?

 

그런 궁금증이 살짝 일어났다.

 

그리고 나는 레이님의 [영화] '너는 내 운명' 덕분에 에이즈에 관한 걸 읽고 가서 한껏 영화 속 의사보다 우월한=_= 위치에서 영화를 볼 수 있었는데, 완전 그 의사는 완전 무식했다. 당신은 중학생 필견 영화 <굿바이 마이 프렌드>도 안 보았능가!!! 당장 그것부터 보라 버럭!!! 무슨 에이즈 걸린 사람이랑 살면 죽긴 그런 중학교 때 떼야할 상식도 못 뗀 인간같으니!!! 나는 이미 중학교 때 그 영화를 보고 에이즈에 걸린 사람이랑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뽀뽀를 해도 아무 상관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단 말이다아아아아

 

쿠후훗 완전 잘난척=ㅂ=d

거기 나오는 두 아이들이 얼마나 예쁘게 생겼는지 쿠쿠. 그나저나 나는 그 영화를 아주 세세하게 다 기억하는구나.. 오오... 그걸 보고 죽는 게 한층 무서워졌던 기억이 새록새록. 밤에 치를 떨며 잤었지...

 

참 그리고 은하 씨는 붉은 반점이 생기는 환상을 보는데 그건 일반인의 무지를 드러내는 적절한 장면이었다. 인운사 글 덕분에 에이즈와 붉은 반점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그 전에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이 그런 환상을 보는 것이 영화 속에서 비판할 일은 아니다. 왜냐면 실제로 은하 씨에게 붉은 반점이 생겼냐 하면 그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껏 예쁜 얼굴로 행복하게 끝나지 않는가(스포일러;;) 나는 그 결말때문에 이 영화가 어찌나 마음에 든지 몰라. 아름다운 얼굴로 아름답게 노래하며 영화가 끝이 난다는 것이 에이즈 걸리면 뭐가 어쩌고저쩌고라는 근거없는 편견들을 일소시켜 준다.

 

아차 그리고 석중과 은하씨의 전 스토커 녀석은 성관계를 갖고도 감염되지 않은 점에서 사람들이 그것도 가능하구나!하고 알 수 있지 않을까? 근데 남자는 잘 안 걸리고 여자한테 옮기기만 할 수도 있다는 소리도 들었는데.

 

 

사랑하는 사람들이 잘 안 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로 전부 다 소급할 수 있는데(아니 그러니까 매체에서 다뤄지는 것들이 말이지) 그것이 이 영화에도 나온다. 필살 애인한테 말 안 하고 혼자 모든 짐을 짊어졌다가 완전 상황 악화돼서 애인이 도와주기 신공... 애인한테 피해주지 않으려고 모든 아픔 고통 혼자 떠안지 말고 나눠야 한당께... 오히려 그런 마음이 피해라구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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