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The Graduate, 1967

 

너무너무 유명한 이 영화의 엔딩 장면 너무너무 자주 패러디되는 그 장면만큼 유명한 이 영화

고등학교 때 상업영화는 질리고 예술영화는 뭔소린지 모르겠고 그럴 때 텔레비젼에서 했는데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예술영화일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내심 예술영화면서도 재밌는 영화일 거라고 기대했지만 생각이랑 전혀 달랐다. 그러고보니 왜 맘대로 그렇게 기대했을까? 우디 알렌이나 코엔 형제같이 재미있을 줄 알았다.

그날 부모님이 없었는지 운좋게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다. 재미있지 않고 엇박의 미세한 귀울음이 들리는 것 같은 당혹스런 영화였다.

진정 불륜이라는 것이 놀랍기도 하였지만(불륜이라고 느꼈다, 엄마딸 상관없이 그냥 불륜이라고)

더스틴 호프만이 풀장에서 오리발을 신고 커다란 수경을 끼고 숨소리를 커다랗게 내어서 불안해 보였던 것과

교회의 결혼식장의 잠긴 문을 더스틴 호프만이 2층에서 두들길 때 장내에 흐르던 적막감과 비명

그리고 결정적으로 생각과 다르게 신부의 손을 잡고 달려나가는 장면이 전혀 아름답지 않았던 것

그에 이어지는 버스 안에서. 왠지 달콤하고 행복한 분위기여야 할 것 같은 두 사람이 심드렁하게 각자 반대쪽을 바라보는 마지막이

세밀하게 가끔씩 떠오른다.

 

그 생각지 못한 표정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다음날 친구하고 그 장면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도 가끔 기억난다.

 

이 영화가 풍기는 불안함이 생소하면서도 알아 버릴 것 같아서 두려웠다.

 

그러고보니 더스틴 호프만 공화당원인 줄 알고 검색해보니 안 나오네-_- 어디서 잘 못 기억한 거란 말인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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