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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9/16
    가자Gaza가 "더 큰 감옥"이 되어서 기뻐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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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군/PFLP : 세계전쟁선언Red army/PFLP: Declaration of World War, 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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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박스

-열린 책들에서 펴내고 황금가지판 셜록 홈즈의 번역자 곽영미 씨가 번역한 이스라엘의 국민작가 아모스 오즈의 소설

 

 

워낙 역자의 해설이나 비평가의 해설은 책에 붙어 있는 경우 안 읽는데 곽영미 씨라서 읽었다. 아주 셜록 홈즈에 열광했어서. 그런데 등장인물간의 비꼼같은 걸 모두 관심의 표현이라고 따뜻하게 읽어서 완전 당황했다.

 

내가 좀 이스라엘 사람이라서 미워서 그런가?

주요 등장인물 간의 편지, 전보와 아주 가끔의 메모로 이뤄진 책 한 권은 서로 얽힌 관계가 약간 씩 다른 만큼 비꼼도 차원이 다르게 보였는데.

 

냉철한 세속적 유태인으로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학자인 알렉에게 전처 일라나가 편지를 보내온다. 당신 아들 보아즈가 말썽을 피워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그리고 일라나는 재혼을 해서 남편 미셸과의 사이에 애기딸 이파트를 두고 있다.

 

일라나는 문학적인 묘사를 마구 써대는데 난 진짜 처음에는 기분이 나빴다. 현남편 미셸에게 조종당해 슬쩍 돈을 요구하는 꼴 때문에. 알렉 기드온 교수는 처음엔 거부하더니 왠일인지 어마어마한 돈을 보내주고... 암튼 일라나는 자꾸 알렉을 유혹하려다가 자기네 인생에서 사라지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다가 이것저것 아름답게 묘사하다가...

 

블랙 박스라는 비행기 추락원인을 해독한다는 것과 달리 부부가 왜 깨졌는지, 아니 일라나는 왜 그렇게 바람을 피운 건지 이해가 안 된다. 그렇지만 둘 사이가 기본적으로 애증으로 뒤얽혀 있어서 단지 일라나가 이상한 게 아니라 서로 뒤엉킨 관계가 그렇다는 건 알겠다. 그래서 두 사람의 서신교환은 따뜻하다고 볼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런데 알렉의 이스라엘 현지 변호사 차크하임이 미셸과 결탁하여 극우 애국 시온주의자로써 알렉의 땅을 비싸게 팔아서 기부를 하라는지 어쩐지 천국에 보내주겠다던지 헛소리를 하면서 자신이 알렉을 아주 어린 시절부터 알아왔다는 인정에 호소하면서 한국식으로는 "늙으면 다 죽어야지" 신공을 구사하는 모습이 완전 기분 나빴다. 자기 이해대로 움직이면서 간사하게 모두 너를 위해서라고 내가 라스푸틴이냐고 블라블라 완전 이상한 사람이얌-_-

 

게다가 미셸이라면 완전 더러운 타입인데 어찌나 더럽게 돈을 요구하면서 그게 천상의 왕국을 짓는 데에 쓰인다는 개소리나 작작하고 이런 천벌받을 인간... 이 자가 쓴 모든 편지는 애정을 가장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동일하다. 나는 너를 이해하고, 나는 선량하고, 나는 옳다. 가끔 자기가 얼마나 가난하게 살았으며 프랑스에서 아랍인처럼 보이는 외모 때문에 멸시당했는지같은 구구절절한 신세한탄 + 지가 역경을 견뎌온 위대한 유태인이라는 얘기. 내가 최고 경멸하는 더러운 인간. 이 인간이 쓴 어떤 편지에 도대체 따스함이 있다는 건지?

 

 

이스라엘의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peace now라는 평화단체를 설립한 아모스 오즈의 이력을 알고 보았는데 잘 모르겠다. 아들인 보아즈의 마치 예수와도 같은, 공동체에서 얼마만큼의 희망을 보아야 하는가?(역자에게 하는 소리이다;) 좋긴 하지만... 보아즈는 여전히 시온주의자고 아랍인은 여전히 천한 민족이고. 예수에 비견될 만한가? 모르겠어 내가 너무 이스라엘 사람들을 싫어해서.

 

이스라엘의 군대문화나 엄격한 유태교의 여자 억압을 약간 엿보았다.

 

이 모든 맥락을 떠나 알렉이 미쉘에게 쓴 편지의 한 구절은 마음에 박힌다. 선생도 알겠지만, 내 죽음은 꽤 합당한 것으로 보이오. 내 말을 곡해하진 마시오. 내가 죽기를 바란다는 뜻은 아니오. 전혀 다른 소망을 얘기하는 거요. 결코 존재하지 않기를. 시간을 되돌려 내 존재를 지우기를. 내가 태어나지 않았기를. 처음부터 다른 모습이었기를. 가령 유칼립투스이거나. 갈릴리의 벌거숭이 언덕이거나. 달 표면의 돌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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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Gaza가 &quot;더 큰 감옥&quot;이 되어서 기뻐요

2005년 9월 12일 점령지 가자에서 사미 아부 살렘Sami Abu Salem 씀

 


두끼트Duggit에서의 철수 전 이스라엘군은 나무를 뿌리채 뽑고 불에 태웠다

 

베이트 라히아BEIT LAHIA에서 (WAFA) - 가자 지구의 찌는 듯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월요일 수 천의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이스라엘 점령민들이 철수한 가자 지구 최북단에 모여들었다.

 

노인들, 어린이들, 어부들, 농부들과 가족들은 두끼트, 엘리 시나이Eli Sinai, 니싸니트Nissanit 세 점령촌이 과거로 사라지는 것을 열중하여 바라보았다.

 

어부들은 배를 바다에 밀고, 낚시꾼들은 바닷가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부부들은 두끼트의 철수 잔해를 구경하고 십대들은 팔레스타인 국기와 색색의 깃발을 파괴된 전신주에 걸고 있었다.

 

최신형 혹은 구형 자동차, 자전거, 카트, 오토바이와 다른 운송수단들은 잔해와 뿌리 뽑힌 나무들이 있는 언덕 사이로 옮겨져 있었다.

 

두끼트의 북쪽에서는 15살 된 카람 알 호우Karam Al-How가 점령 뒤에 남은 부숴진 차에서 놀고 있었다. 그는 차를 "몰아서" 즐거운 듯 했다.

 

카람은 철수때문에 기쁜 것이 아니라며 "가자 감옥이 전보다 커져서 기쁜 거에요!"라 했다.



카람 알 하우는 두끼트에서 놀면서 가자 지구가 전보다 "더 큰 감옥"이 될 거라서 기쁘다고 했다

 

왜 가자가 '더 큰 감옥'이 되냐고 묻자 카람은 "가자는 작은 감옥이었지만 지금은 더 커졌어요. 여전히 이스라엘이 국경과 바다를 통제하고 우리는 해외여행을 떠날 수도 없으니 계속 감옥이죠."라 답했다.

 

카람은 두끼트에 아빠의 땅을 보러 왔단다. 마르고 불탄 풀로 가득찬 쪽을 가리키며 카람은 말했다. "여기는 우리 땅이에요. 전에는 과일나무가 잔뜩 있었고 우물과 집도 있었어요. 지금은 아무것도 없어요. 그들이 모든 걸 파괴했어요."

 

카람은 남매들이랑 그 땅에서 놀았었지만, 지난 5년간 이스라엘인들이 땅을 파괴하고 식민지로 점령한 뒤에는 놀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소년은 아빠와 형제들과 함께 "땅을 다시 푸르게 만들겠다"며 "우리 땅을 훔쳤던 그간의 보상으로 우리 아빠가 차를 쓸 수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인들이 철수 전에 차를 파괴해서 슬프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근처에 하얀 턱수염을 기른 하얀 터번을 쓴 사이트 알 오카Said Al-Okka(77세) 씨가 작은 더미 위에 앉아 있었다. 그는 아침 일찍부터 아랍 커피를 흰 주전자에서 따라 마시며 마른 풀로 뒤덮힌 평화로운 땅을 바라보았다.

 


사이드 알 오카 씨가 두끼트의 철수된 점령촌에 있는 그의 땅을 가리키고 있다

 

"이곳은 내 땅이었다. 그동안 이스라엘인들이 점령했지만 점령 6년만에 내게 돌아왔다."

 

"최소한 1,000 그루의 올리브, 무화과 나무와 우물, 집이 6년 전 이스라엘의 불도저에 밀렸다. 지금은 그냥 쓰레기장이 되어 버렸다."

 

알 오카 씨는 이스라엘인들이 그의 땅에서 부드러운 하얀 모래를 엄청나게 많이 훔쳐갔다고도 했다.

 

한 부부가 두 자녀와 함께 걷고 있었다. 하젬 하윌라Hazem Hawila(42세) 씨는 아이들이 점령촌을 보여달라고 졸랐다고 했다.

 

"아이들은 점령촌을 보고 열광했어요. 아이들은 뉴스에서만 점령촌에 대해 들어보았죠. 아내와 저도 점령촌을 정말 보고 싶었어요."

 

하윌라 씨는 이스라엘인들이 점령촌을 떠나면서 왜 나무 뿌리들을 뽑아놓았을까 의아해 했다.

 


이스라엘군대는 두끼트 철수 전 나무 뿌리를 뽑고 불에 태웠다

 

어부 아이만 알 히씨Ayman Al-Hissi(53세) 씨는 전에는 허가가 안 났던 지역에 고기를 잡으러 왔다고 했다.

 

"어린 시절에는 여기서 자주 고기를 잡았지만 1967년에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점령한 뒤에는 전혀 잡을 수 없었어요. 지금은 고기 한 마리 못 잡았어도 향수에 젖어서 행복합니다."

 

하윌라 씨는 팔레스타인 인들이 점령촌 감시탑의 이스라엘군에 의해 죽었다는 일상적인 소식을 안 듣게 되어 한시름 놓았다고 덧붙였다.

 

두끼트에서 니싸니트 점령촌으로 오는 길에 만난 모하메드 흐마이드Mohammed Hmaid(8세)와 사촌 압둘라Abdullah(7세)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펄럭이며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모하메드는 이스라엘인들의 철수로 더이상 총소리를 안 듣게 되어서 기쁘다고 했다.

 

베이트 라히야 마을에 사는 두 아이들은 한밤 중에 총소리가 사라지기를, 밤에도 집에서 나올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모하메드 하미드(오른쪽)와 그의 사촌 압둘라(왼쪽)는 이스라엘의 철수로 한밤 중에 총소리를 듣지 않게 되어서 기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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