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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력 갱신

  • 등록일
    2015/01/19 13:31
  • 수정일
    2015/01/19 13:31
  • 분류
    마우스일기

 

Many children get involved in drugs and prostitution. Why does God allow these things to happen to us?

Pope Francis embraces girl after she asks: 'Why does God allow children to become prostitutes?'

 

어제 이 기사를 읽고 미친듯이 슬퍼졌다. 필리핀 어디 대학을 방문한 교황에게 전에 (아마도 부모로부터?) 버려져 길을 떠돌았던 어린이가 많은 어린이들이 마약과 매춘을 하고 있다고, 왜 신은 이런 일이 일어나게 놔두는 거냐고 물었다. 배경은 모르지만, 이 어린이에게 교황님 곤란하게 할 이런 질문 하라고 교황님 맞이 행사장에 데려다놨을 것 같지 않다. 그런 질문이 배당돼서 한 게 아니고 그냥 그 자리에 있던 어린이는 너무 궁금해서, 궁금해서 참을 수 없어서 물었던 게 아닐까?

 

내 상상일 뿐이지만 절망에서 나온 궁금증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눈물이 났는데 주체할 수가 없었다. 약간은 아기를 가질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으로서 괜히 더 어린이들의 처지가 마음에 다가와서기도 하고.. 예전에 봤던 이러저러한 아동 착취 영상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저 어린이가 저런 질문을 해야하기까지 그냥 손놓고 있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뭔가 건강하게 쑥쑥! 뭔가 해야지라기보다 그냥 슬펐다. 뭐 할 것도 아니면서, 책임지지도 않을 거면서, 지금처럼 있을 거면서.

 

같은 방을 쓰는 ㅁ이는 내가 우는 걸 보더니 오랜만에 위선적인 모습을 보는군, 이라고 평했다. 나를 공격하려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진심으로 말한다. 나 역시 꼭 나만이 아니라 이런 것이 기만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ㅁ이는 가차없이, 너는 눈물을 흘리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해소되는 게 아닌가, 같은 이유로 울어야 한다면 매시간 일어나는 고통스러운 일들에 너는 하루 종일 울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얘기한다. 문제는 이런 게 뼈아픈 문제제기로 받아들여지는 게 아니고 그냥 익숙해서 사실은 나도 내가 그렇다고 인정하고 있고, 더 나아갈 생각이, 이런 글을 쓰면서도 진실로는, 없다는 데에 있다.

 

그런데도 어째서 눈물이 나는 걸까? 마음의 가장 연약하고 아름다운 부분이 아니라, 나의 인간적인 부분을 스스로에게 증명하기 위해서(난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울지 않고, 울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혹은 어쨌든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니 충격을 완화하고 건강한 자기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자기 몸뚱이를 안전하게 만들어줄라고, 그런 방어기제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전부라는 건 아니다. 꼭 나를 두고, 나 자신은 특별하게 올바름을 추구하는 사람이라서,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려고 생각하는 게 아니다. 이런 생각을 오랫동안 했는데 발전이 없다.

 

나는 다른 사람이 내가 우는 걸 보는 게 너무 싫다. 끔찍하다. 아마 엄마 돌아가시고나서 그렇게 된 것 같다. ㅁ이는 별로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이 안 된다, 나 자신과 동일시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내가 우는 걸 본 사람들의 예상되는 반응들, 내가 보고싶지 않은 그 반응들과 전혀 다른 반응을 보여주니까, 그래서 걔도 내가 울든지 말든지고, 나도 쟤가 보든지 말든지 이럴 수 있어서. 암튼 오랜만에 위선력을 갱신하였다.

 

신이 있다면 이 세상은 왜 이렇게 부정의한 걸까? 신앙은 믿음을 자신의 행복의 수단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는 사람들이 있지만, 난 구원의 신이 아니라면 신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에 정말로 발전이 없는데, 이 얘기를 십년 전에 독실한 무슬림 친구랑 했었지만 서로 납득을 못했었고 그 뒤로 내 생각은 그냥 그대로이다. 그러니까, 신이 있다고 해도, 도대체 그런 신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온갖 부정의가 승리하도록 그냥 지켜보는 신을 어떻게 믿고 섬길 수가 있는가? 이런 생각들이 저차원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이 저차원적인 생각조차도 한 번도 깨진 적이 없다. 뭔가 서로 아다리가 안 맞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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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재, 물맑은 양평

  • 등록일
    2015/01/11 23:48
  • 수정일
    2015/01/19 13:32
  • 분류
    마우스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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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크 출입 금지" 평화와 뎡야의 고장 양평답다는 훼이크고 탱크가 지나가면 다리가 무너지나 보다.

 

오늘 할머니 49재였다. 가족 관계에 그닥 관심 없는 나조차 스트레스 받았던 긴 갈등이 끝났다. 그 복잡한 사정을 다 모른채로, 큰엄마가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에 용서를 빌었던 건 다행한 일이다. 할머니와 큰엄마네의 불화를 이유로 마을에서 우애 좋기로 소문났던 아빠의 형제자매들은 오랜 시간 분열되었지만, 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이전의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일정 부분 회복했다. 할머니를 아빠가 긴급 모셔온 뒤 시골은 처음 가보는 거라 정말 오랜만이었다. 엄마 돌아가셨을 때 그렇게 큰 굿을 하고, 고모 돌아가셨을 때 자식들이 굿을 하지 않아 못내 아쉽고 섭섭해했던 아빠는 이번엔 굿을 하려 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모든 원한을 풀고 가신 걸까. 그랬으면 좋겠다.

 

49재 자체는 특별한 건 없어 보였다. 제사를 지내고 산소에 갔다. 끗. ㅁ이를 데리고는 처음 시골에서 잤다. 몇 년 간의 냉랭했던 관계의 긴장이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옛날처럼 시끌벅적하고 편안했다. 이러저러한 말들을 썼었는데 날라가서 -_- 다 관두고.. 참 할머니 말년이 너무 구슬펐는데 이렇게 할머니 돌아가시고 자식들이 다시 뭉친 걸 보니(이번 주에 엄마들+고모까지 단체 여행 가신다고 함-ㅅ- 엄청 급격함..;) 참.. 참 이걸 여전히 뭐라고 해야 하나. 암튼 나같은 인간이 스트레스 받았다면 다른 가족 구성원들은 어떠했겠는가. 아빠 항렬만이 아니라 우리 항렬도.. 앞으로 더 친하게 연락하며 지내자고들 다짐했다 (나는 딱히 그러고 싶지는 않은데...;;;;) 하지만 앞으로 있을 가족 행사에서 서로 거리낌 없이 만날 수 있는 점은 참 좋다. 아빠는 너는 ㅁ이랑 자전거 타고 할머니 산소에 나중에 가라고, 큰엄마네서 자고 오면 된다고까지 하셨다.

 

암튼 오늘 오전에 물고기 잡고 놀았다. 진짜 오랜만에 우리 시골 냇가에 갔는데, 무슨 거대한 돌들을 잔뜩 갖다 깔아놨더라? 매우 인위적이지만 그것도 그 나름 괜찮았다. 암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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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를 끌고 가는 게 나임 큰오빠가 ㅁ이더러 망치 무겁게 뭘 들고 가냐고 끌고 가래서 끌고 가봄 대가리 부분이 겁나 무겁다. 망치는 냇가의 얼음을 뚜들겨 물고기를 깜놀하게 해서 유인하는 데에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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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분위기 잡아봄< 어디 연장질하는 분위기로.. 하지만 물고기 잡는 내내 나는 거의 구경만 했다;

물고기 잡는데 빨리 오라고 전화 와서 제사 지내러 돌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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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레 제사상을 점검하는 아빰. 끝까지 불효녀였기에 난 할머니 마지막 가시는 길을 못 지켰는데...ㅜㅜ 장롓날 언니가 들려준 얘기 너무 슬펐다. 산속에 매장하고 내려오는 길에 아빠가 눈물을 흘리셨다고. 아빠 친구가, "왜, 그래도 슬프냐?"라고 묻자 "그래 임마 눈물이 난다" 그랬다고.... ㅠㅠㅠㅠㅠㅠ 우리 아빠가 울었다니까 더 슬픈 거 있찌 -_-;; 같은 아저씬지 모르겠는데 오늘 제사상에 난입한 아빠 친구 겁나 웃긴 ㅈㅅ이 아저씨는 제사 중에 들어와서 큰소리로 떠들어서 아빠가 "임마 조용히 해" 그래버렸는데.. ㅋㅋㅋ 아빠의 작은 아버지가 오셨는데 ㅈㅅ이 아저씨가 그분을 "형!"이라고 불렀다. 같은 시골 사람들이라서 아옼ㅋㅋㅋㅋ 암튼 그 아저씨는 너무 웃기고 항상 우리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다 -ㅁ- 어디든지 항상 오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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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찍고 싶어서 찍었다. 제사상이 생각보다 조촐했다. 49재라서 그런가? 할머니 편히 쉬세요. 

 

명절 때는 항상 어머니들이 기절할 만큼 제사 음식을 만들고는 했는데 오늘은 어제 모여서 밤에 씬나게 놀고 아침에 딱 먹을 만큼 약간만 준비했다. 제사상은 항상 음식 놓을 자리 없게 빽빽하게 했었는데 49재라서 그런 건지... 계속 같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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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기소가 태어났다고. 완전 귀여움 >ㅅ< 큰엄마는 아기소에게 패딩을 덮어놓으셨다 ㅋㅋㅋ 햇빛 쬐라고 막사를 걷었더니 이쪽으로 다가옴 뭐든지 어린 생물은 참 귀엽기도 하지.

 

소 우리는 놀랄 만치 냄새가 나지 않았다. 내가 기억하는 소 우리는 똥범벅인데. 오빠 말로는 큰엄마가 엄청나게 정성스럽게 일하신다고. 정말 소하면 으레 코에 풍겨오는 냄새가 전혀 없어서 놀랬다, 겨울이라서 더 그런가? 나 없는 동안 할머니 장례에 참석했던 ㅁ이는 큰엄마가 동네에서 인심을 잃지 않은 것 같다고 신기하다고 했었는데, 시집 와서 거의 한평생 이 동네에서 살았던 할머니를 외지에서 온 자식들이 내쫓은 형국이었던 걸 생각하면(옛날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그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고 있다), 큰엄마가 인심 잃지 않고 살았단 게 놀라웠는데 이런 것들도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원래 길게 썼던 글이 날라가서 넘 빡쳤는데 그래서 새로 쓰다보니 엉거주춤하고 중언부언하는 글이 됐을 거 같다 다시 읽고 고치기는 싫고. 내 마음 속의 이야기는 거기 두자 결국은 잊을테니.. 어차피 써놔도 썼단 사실조차 잊을테닠ㅋㅋ 아오 요즘에 왠만한 건 다 기억 못 하는 나자신을 발견하다.

 

고향에 돌아갈 수 있어서, 언제나 나 개인에게는 좋은 기억뿐인 큰엄마를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큰엄마는 토마토 농사도 지으신다니 여름에 토마토는 큰엄마한테 시켜먹어야지- 고추 딸 일손이 없어서 말라 죽은 빨간 고추들 보니까 아까워가지구.. 물맑은 양평 수돗물 아니고 지하수물 콸콸 나오는 양평 음식이 뭐든 맛있어서 깜짝 놀랐더니 그게 다 물맛이란다 양평에 놀러옵서예(적절한 마무리) 사실 큰엄마가 요리를 잘하시기도 하고. 아까 난데없이 ㅁ이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네 큰엄마가 너를 아껴주며 잘 살라고 하셨다고. ㅁ이는 아무 생각이 없지만 난 왠지 큰엄마의 마음도 느껴졌음 아빠랑 말할 수 없는 긴장 관계 속에서 얼굴을 마주칠 수밖에 없는 가족행사가 있을 때마다 내게 보여주신 한결같은 모습.. 아빠랑 나를 다른 인격체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할튼 얼마나 깊이 피도 안 섞인 조카딸을 사랑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항상 애정을 느낀다. 그나저나 ㅁ가 박씨 성을 가진 자인데; 우리 집안 배우자로 박씨 성이 많아서 항상 박씨에 대한 화제가 나온다. 큰엄마도 박씨다. 그래서 그런가...< 암튼 ㅁ이를 다들 박서방이라고 부르는데 첨엔 낯간지러서 뭐야 이겤ㅋㅋㅋ 그랬는데 이제 익숙해짐. 근데 진짜 박씨 가지고 한참을 얘기하고 나중에 또 하고 그러는데 이런 식의 화제가 참 생소하고 신기하다. 여튼저튼... 아 원래 몇 개로 노놔서 써야 되는데 일단 글이 한 번 날라가니까 이렇게 돼버림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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