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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연대기에 관한 71개의 단편들, 1994

우연의 연대기에 관한 71개의 단편들71 Fragmente einer Chronologie des Zufalls, 1994

미하엘 하네케 감독 영화 처음 봤다. 좀 됐다. 굉장히 재밌는 동시에 실망스러웠다. 실망스러운 점은 물론 맥락도 철학도 다르지만 내가 생각해놨던 거랑 똑같다규...ㅜㅜ 나도... 이런거 생각했는데. 물론 전에 없던 그게 아니고... 뭐냐면 그, 사건의 피해자를 다룰 때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보통 굉장히 느끼하게, 그에게도 삶과 꿈과 희망과 기르던 개와 가족과 사랑과 절망 기타 등등이 있었노라고 표현되는 것을 드라이하게 좀더 아름답지 않게, 그리고 구성도 조각내서... 그런데 뭐 나는 언제나 그렇지만 무철학이라서 별로 같지는 않다만 여튼 나에겐 아이디어만이 중요하기에...; 물론 나는 국제뉴스 클립을 끼워넣는 것도, 사건을 뉴스로 만들어 버릴 엔딩 따우도 모른다;

사건의 배경은 오스트리아(맞지?? 독일인가=ㅁ=?). 10대 대학생인 청소년이 아무이유없이 이브 전날 사람을 죽인다고 영화가 자막으로 알려준다. 사실 얘가 살인하는 부분도 굉장히 내가 상상하던... 것과 일치한다구...ㅜㅜ

암튼; 근데 뭐가 71개인지 모르겠다. 으음... 씬?? 난 71개의 사건이 나오는 줄 알고 초긴장하고 봤는데..-_-

영화에서 제일 좋은 것은, 오스트리아는 디게 안정되어 있는 듯, 뉴스에서 전하는 소식은 온통 다른 나라들->후진국의 끔찍한 소식들 뿐이다. 그렇다고 영화에 보이는 오스트리아인들이 행복하냐면 딱히 그래 보이지도 않지만 뉴스 클립과 대비되어, 우리가 현실, 한국의 현실을 생각할 때도 마치 여기는 굉장히 '안전'하다는 관념이 있는데 그걸 예정된 결말이지만 무참히 깨주고, 역시 매일매일의 지나가는 뉴스로 만들어 버린다. 안전같은 신화를 깨는데, 이런 게 신화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뉴스 클립으로 처리해 버리는 것이 어마무지하게 멋있었다. 미하엘님 갑자기 사랑해욧 >ㅅ<

제목은 우연의 연대기이다. 결과를 두고 구체적인 원인을 추적하면 정말이지 우연의 겹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 우연을 만들어내는 것은 무엇인가? 정답을 아시는 분은 공일육 구육육공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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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 2008

스포 잔뜩.

영화는 도시의 거리거리를 비추며 시작해서 도시의 빌딩숲으로 끝난다.

납치되어 '아직' 죽지 않은 '김미진'을 기억하는 것은 포주 '엄중호' 뿐이다. 그가 영업을 나가라고 독촉했다고 해서 그에게 김미진에 대한 책임이 있는 건 아니다. 돈때문에 시작된 추격이든 어떻든, 일반적으로 '쓰레기'같은 인간일 망정 나름의 윤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후반부에 슈퍼의 살인 사건 후에 엄중호의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비장한 음악이 흘러 영화를 엄중호 개인의 복수극(드라마)으로 이끌어 나가는 데에 아무 저항감이 없었다.

영화를 보면서 <더티 해리>가 많이 떠올랐다.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있어서 이 영화 봤냐고 묻고 싶어서 근질근질 했는데 당연히 봤을 것 같고, 너무 무례한 질문이라서... 모티브 표절, 정도라고도 생각하지 않고 갠적으로 추격자도 몹시 난리법석으로 재밌게 봤는데 구조가 비슷하지 않나? 물론 디테일은 전연 다르다. 증거불충분으로 풀렸던 건 같지만, 이런 건 디테일도 아니고 그냥 클리셰 정도지 이제 와서 뭐. 그래도...;;;;; 역시 이런 질문은 모욕적일 듯 해서=ㅅ=

더티 해리는 정의의 사자로서 대중의 총알;;이 되어 개늠새끼를 죽여버리고 말지만, 쪼끔 개늠 엄중호의 망치질은 무능한 사후처리경찰-국가권력에 의해 저지된다.

영화속 심리학자같은 사람이 지적했듯 지영민이 정을 박아대는 것은 성불구자라서.라고 일반적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살짝 다룬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의 손발의 정은 뭐지? 지영민이 개인적 구원을 바랬다고는 생각이 안 되는데... 일단 죄를 지었다는 것을 모르는데 구원받겠냐고. 이쪽으로는 연결이 잘 안 된다.

어린이의 손을 잡는 것... 도저히 국가권력에 기대할 수 없음을 영화가 내내 보여주므로 개인의 윤리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당장의 사회적으로 견실한 직업을 가지고 더이상 다른 사람을 직접착취하지 않는 건강한 삶을 살기를 엄중호에게 바라지 말길 바란다.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누가 바라길래...; 엄중호는 더티 해리같은 정의로운 영웅이 아니다. 하지만 개인의 윤리에 점점이 기대...라기보단 뭐 그 길밖에 없다.

그나저나 영화의 힘은 마초캐릭터 엄중호에게서 나온다. 남자에 싸움을 잘 하는 엄중호. 뭐 그냥 여러 인간 중 드라마가 될 법한 캐릭터이긴 하지만 어느 부분 그는 강자가 아닌가. 그보다도 훨씬 무력한 개인들이 자기의 윤리를 쫓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연대밖에 없다는 훈훈하지만 무책임한 나의 결론.


무지하게 재밌었다. 인천 씨네스페이스 주안에서, 인천영화........뭐지;;; 그런 단체가 마련한 감독과의 대화시간이 있는 훌륭한 시간...!!!! <완벽한 도미 요리>라는  감독의 단편도 봤는데, 이 영화는 또 장 주네가 떠오르고 말았어...; 절대 또 표절이라든가 그런 얘기가 아니다. 갖고 있는 이미지가 비슷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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