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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28
    훌륭한 히메(5)
    뎡야핑

훌륭한 히메

  • 등록일
    2009/01/28 16:32
  • 수정일
    2009/01/28 16:32
  • 분류
    마우스일기

schua님의 [명절] 에 덧글 달고 보니 쓰고 싶어섬☞☜

 

우리 언니 횬히메(줄여서 횬힘)는 마음씀이 참 따뜻하고? 세세하고? 넓고? 아니 넓진 않다; 암튼 그렇다.

 

설 전날 횬힘은 기차를 놓친 김에 청량리 백화점에 가서 어머니들(총 5분)께 드릴 덧신을 샀다. 원래 사려고 했는데 기차 시간이 촉박해서 관뒀다가 기차도 놓친 김에 잘 샀다. 음.. 새옹지마?!

 

히메는 아빠들 양말도 사다 드릴까 하는데 내가 뭐하러.. 그랬다; 그렇지? 하고는 안 샀다.

 

글구 시골에 도착해서 마구 일하시던 어머니들은 덧신을 나눠받고 무지 기뻐하신다. 서로 질투;할까봐 모양도 색도 같은 걸로만 오 켤레 사갔다. 그리고 새해 아침에 일어나니 다섯 분이 다함께 덧신을 신고 있었다; 너무 웃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너무 기뻐하고 마음이 고맙다고 그러고 발이 참 따뜻하다 그러고 덧신을 신고는 신발을 못신겠다 그러고< ㅋㅋ 참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졌다. 그리고 작은 아빠 한 분이 왜 남자들 건 없냐며 서운해 하자 히메는 "일하는 사람 것만 사왔어요, 아빠들은 일 안 하시잖아요" 이 비슷한 멘트를 날린다.

 

멘트는 모두 들었지만 대꾸는 없었다, 뭔가 억울한 듯한 제스쳐가 있었으나 사실 다들 알지 않던가 일을 나누어서 한다고 해도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의 일 양을 따라잡을 수 없음을

 

그래서 히메가 참 훌륭해 보였다긔. 나는 가족들 앞에서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제기같은 것은 물론이고 조용히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친척들이랑 이야기하는 것은 힘들다.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애들은 애들대로, 불편한 건 아닌데 코드가 안 맞아서 진심으로 얘기할 수가 없다. 생각해보니 내가 쩨일 코스프레하는 게 우리 가족&친척들 앞이구먼 일반인 코스프렘... 헐

 

공통의 분모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다... 설날엔 사촌들과 스키장에 갔다. 본디 스키같은 건 타고 싶지 않던 나인데 갑자기 타고 싶었다. 갔는데 일인당 오만원이나 썼다. 사실 몇 천 원 더 들었지만 오빠가 내줌. 그동안 나는 갈 생각이 없었고 오빠가 몇 번 가자고 했는데 아무도 안 갔다가 이번에 내가 적극적이니까 성사가 되네 뭐 나 일인 때문에 안 간 건 아니지만 뭔가 그런 게 있는 거 같다 내가 파토내는 느낌...; 나만 따로 논다고 해야 하나? 그렇다고 완전 따로 노는 건 아닌데 막 나만 좀 개인플레이... 근데 그런 것도 쫌 그렇다 나만 뭐냐긔 나만 존엄하냐긔 뭐랄까 정치적 입장이 안 맞는데 어울려야 하는 사이... 뭐 그게 막 싫은 건 아닌데 좋지도 않고. 암튼 갑자기 나만 너무 파토내고 그러는 거 아닌가 참 그러지 말아야겠다 싶었다. 뭐 그런 이유로 간 건 아니다 스키장에 막 양심에 찔려 하면서도 이상하게 갑자기 막 타고 싶었다 돈도 없는 주제에 근데 설날 새뱃돈 받았어 10만원이나=ㅁ=!!!! 안 받으려고 했는데 백수고 또 받으니까 기분이 참 좋다 이런 인간임...;  남은 오만원으로 옷 사야지<

 

우리 집은 떡국에 꼭 만두를 넣는데 작은 엄마 일인이 고기를 안 드시고 그 따님은 고기는 먹는데 만두에 고기 넣은 건 싫어해서, 나까지 도합 삼인만을 위한 채식 만두가 따로 제작된다. 그 점이 참 좋다. 채식 만두가 끓기 전에 고기만두를 그냥 먹었는데 반쯤 먹으니까 못 먹겠어서 남겼다 다행히 잔반 처리해줄 강아지가 있기에 마음껏 남김

 

예전에, 내가 고기 먹던 시절엔 어땠을까?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한 작은 엄마가 만두를 따로 제작해서 따로 국을 끓이는 일은 예전엔 없었다. 어쩌다보니 나랑 텀이 딱 맞게 채식만두가 나타났다. 짬밥과 동지가 중요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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