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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 만화 두 편

category 내맘대로 만화 2016/01/18 15:52

개인의 생활이나 회고, 자전적 내용의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얘기하지만, 좋아하는 작품들이 꽤 있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발작]이나 [다르면서 같은]이나. 체스터 브라운의 만화들이라든가. 정말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일상툰이라는 것도 전혀 안 보는데, 취향을 뛰어넘는 작품들이 항상 존재하는 거지

 

내가 기다리던 네가 아냐
내가 기다리던 네가 아냐
파비앵 툴메
휴머니스트, 2015

 

[내가 기다리던 네가 아냐]는 취향 적격도 아니고 취향을 뛰어넘는 것도 아니지만 내용에 끌려서 바로 봤다. 21번 염색체가 3개인 다운증후군 아기를 갖게 된 아빠 만화가가 아기를 어떻게 사랑하게 되는지 궁금했다.

 

역시 뭐 내가 감성이 싸구려라서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채로(사실 누구도 준비되지 않았겠지) 장애아를 갖게 된 커플이 아이를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별로 감동적이지 않게 그렸고... 그게 아주 좋았다. 그 지점에서 작가가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을 것 같다. 분명 눈물 씨게 펑펑 흘리게 만들 수 있는 소재들... 특히 아기가 심장 수술을 해야 하고 그것을 계기로 기대했던 비장애인 아기가 아니어도 아기를 사랑한다는 걸 깨닫는 걸, 담담하다는 말도 느끼하리 만큼 고통 받고 적응되는 시간과 같은 리듬으로 그렸다.

 

책을 다 읽으면 아기의 실사 사진이 세 장이 있고, 그 다음에는 가족 사진들이 실사가 아닌 그림으로 실려 있다. 아기의 프라이버시는...<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아기 사진을 볼 때도 그 잔잔한... 아 잔잔한 감동이란 말도 느끼하다. 어느 것 하나 대상화하지 않기 위한 하지만 부자연스럽지 않은 작가의 고민을 괜히 내가 느꼈다. 한 번씩 읽어보라고 추천함

 

유료 서비스 - 어느 소심한 남자의 사적인 경험담
유료 서비스 - 어느 소심한 남자의 사적인 경험담
체스터 브라운
미메시스, 2015

 

체스터 브라운 신간 나온 줄도 모르고 살아온 나를 질타하며 서둘러 샀는데 그냥 그랬다. 예술가가 자기만의 직관으로 핵심을 찌른다고 느끼면서도 동시에 전체적인 맥락을 뻬놓지 않고 짚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이 만화가 그랬다. 체스터 브라운의 이 작품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어쩌면 성구매자를 여전히 혐오하는 내 편견이 작용한 결과일 수도 있다. 암튼 나는 영어를 못 하는 이주 여성이 캐나다에 와서 성노동하는 것이 '선택'이냐 아니냐로 질문을 좁힐 뿐 다른 종류의 의문은 품지 못 하는것과, 40대 구매자로서 30대 성노동자는 나이가 너무 많은 것 같고 20대는 적절하며 18세 미만과는 하고 싶지 않다는 그 소심하고도 정직한 고백이 어떤 자기만의 윤리를 드러내는지에 대한 아무 성찰이 없어서 실망스러웠다. 아니 내가 실망했는지? 하고 자문했을 때 실망할 문제인가는 잘 모르겠다 싶은데 체스터 브라운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사그라든 걸 보니 이미 실망한 거지.. 만화로 자기 얘기를 담지 못 하고 뒤에 글로 길게 끄적끄적댄 게 형식상으로도 실패라고 보이고 내용상으로는 동의가 안 된다. 그럼 뭐 맨날 나랑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이어야만 하냐면 그것도 또 아닌데. 헛점이 보여서 그런가... 모르겠다. 어마무지 기대하고 읽어서 그럴 수도 있다. 반년 쯤 뒤에 다시 읽어봐야지.

 


이유를 모르겠으되 둘 다 캐나다 만화라고 생각해서 제목을 북미 만화 두 편이라고 했다가 위에 거가 프랑스 만화라는 지적을 받고 두 나라를 묶어줄 다른 말을 몰라 양키 만화라 수정함...-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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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8 15:52 2016/01/1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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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산초어 2016/01/18 17:59

    '유료 서비스'는 논쟁적이라기보다는 궁색한 이야기인데, 너무 궁색해서 묘하게 웃기더라고요. '내가 기다리던 네가 아냐'는 아직 못 읽어봤는데 다음에 홍대 가면 사야겠네요. 좋은 작품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슨대 2016/01/18 18:14

      체스터 브라운 지금 자기 확신에 사로잡혀서 말이 안 통하는 것 같기도 하고...;; 좀 갑갑한데 ㅜㅜ

      오랜만에 만화 리뷰 써주시면 좋겠네용

  2. 허키인 2016/01/21 05:31

    제가 전에 봤던 체스터 브라운 책들은 좀 심심해서 (제가 읽었던 것들만 그랬을 수도 있다만..) 별로 감흥이 없었는데 유료 서비스라는 책은 흥미로운 주제라서 함 읽어보고 싶네요 ㅎ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어요

    앙겔님의 감상이 보니 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어보고싶네요 그땐 걍 책꽂이에 읽어서 그래서 뭘 얘기하고싶으건데 하고 봤던기억이... (자전적 내용인가? 하면서) 아 찾아보니 너 좋아한적 없어 랑 똑똑 리틀 맨 이군요 ㅋㅋ

    • 그슨대 2016/01/22 09:25

      너 좋아한 적 없어를 처음 보았고, 이번 작품까지 총 4편밖에 못 봤지만(과작 작가기도 하고 번역출간된 것도 이게 전부고) 제 최애 작가 중 한 명이거든요. 물론 최애 작가가 많긴 하지만. 사실 전 이번 작품에서 제가 느끼는 작가의 비틀림이 제가 엄청 좋아하는 너 좋아한 적 없어에서 이미 발현됐다고 보는데, 같은 점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발현되는 거겠졍.. 여튼 전 작품 안 좋아하셨으면 이번 것도 비슷할 듯요

※ ㅇㅇㄹ님의 『ㅇㅎㄱㅁㅅㅅㄹ』이라는 불멸의 ㅇㅇㅇ 소설을 모르면 읽어도 소용이 없다< 검색 방지를 위해 초성을 사용하는 현실이 슬프구나...<

 

도깨비랑 여우가 연애하는 소설 읽고 있는데 ㅋㅋㅋㅋ 미촤 버리겠네 어떡하지 너무 좋아 ㅇ<-< 여우가 (사정이 있겠지만) 존나 나쁜 놈이야 나쁜 수컷< 넘 좋아 꺄울ㅋㅋㅋㅋ 아기 도깨비가 여우에 홀려가지구 ㅋㅋㅋㅋ 아 물론 여우가 900년 넘게 살았을 뿐 도깨비가 진짜 아기인 건 아님 ㄱ-;

 

4권의 대장정 중 아직 1권의 절반 쪼금 넘게 읽었을 뿐인데 내가 취향발굴이 안 돼서 그렇지 전통신앙과 ㅎㅁ를 섞은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하는구나, 일단 반은 먹고 들어간단 걸 알게 됐다. 나보다도 내 취향을 먼저 캣치하구 좋은 작품들 알랴주신 은인께 이 자릴 빌어 감샤드림ㅎㅎ 햄볶아

 

옛날 얘기에 나오는 공수 + 둘이 존나 싸움 = 취향 직격!!!!!!!!!

 

아래 읽다가, "밥 먹는 데 그 따위 이야기 꺼내지마"에 완전 꽂힘 ㅇ<-< 여우가, 실제로 왜 간을 먹는지 나중에 설명해 줄 거면서 아잉 츤츤츤 츤여우 여우라니 맨날 늑대만 멋진 수컷으로 인정하는 것만 봤는데 왕신기하다 너무 좋아 너무.... 리베라메 ㅇ<-<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찮아도 생물의 간에 비타민이 있다는 걸 최근에야 알게 됐는데... =ㅅ=;;;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비타민을 섭취하기 위해 고래 사냥하는 다큐를 쪼끔 봐가지구. 고래야... iㅁi 대자연은 냉엄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걸렸군!"

 

ㅇ<-<

 

하지만< 도깨비한테 걸린 줄 알았던 게 아니고 다른놈(아마 자기의 형제)한테 걸린 줄 알고 쫓아갔더니 도깨비였다규 도깨바 iㅁi 이 귀여운 것 날 믿지 마 날 믿지 말라고 이 힘이 황소보다 센 과연 도깨바!!! 이 뒤에 쫓아가가지구 아 도깨비 너구나 그러고 둘이 또 개싸움하다가 사라락 앙... ㅜㅜㅜㅜ 사람여우 말 끝까지 듣지도 않고 어딜 내빼고 자빠졌어 이 어린노무 도깨비 귀여운 것 구백년 세월 앞에 한갓 아기 도깨비 따위 흑흑 도깨비 옛날에 광수 너무 좋아했었는데 광수급으로 귀엽다. 도깨비신부는 영원한 미완의 대작이겠지... 씁쓸


참지 못하고 1권을 다 읽었다. 너무 좋아서 미촤 버리겠다. 아직 3권이 더 남았지만 >ㅅ< 맛있는 것은 천천히 먹기로 하고 잠들기 전에 작가님 성함으로 검색해봤는데 제기랄!!! 제기랄!!!! 한국에 태어난 것까진 나이스였는데 왜 쫌만 더 일찍 태어나지 않았을까... 아니아니 내가 처음 ㅇㅇㅇ를 접했을 때 그때 내가 정신을 가다듬고 세상엔 일본 BL만 있는 게 아님을 즉각 알아챘더라면...!!! 아냐 더 일찍 태어날 것도 없어 PC통신 시절에 나란 여잔 뭐 한 거야!!! 맨날 영퀴나 풀고 앉았고 세상에 하등 도움 안 될 채팅이나 하고 있지 않았더냐!!!! 쳇!!!! ㅜㅜㅜㅜ 아아 작가님 책을 구하려면 구할 수 있으되 지나치게 많은 돈이 깨지는구나. 그동안의 내 무덤목록을 봉인해제해야 하는 것인가!!! 글찮아도 ㅈㅁㄷ님 도둑s 구할라고ㅜㅜㅜ 근데 내가 갖고 있는 책들이 보통 책상태가 안 좋아서 고민고민 중이었는데 가진 자원을 총동원하여 ㅇㅇㄹ님 책을 다 구입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하앍 왜 옛날에 내게 ㅇㅇㅇ 소설 공급해 주던 히요리 언니는 ㅇㅇㄹ님을 안 읽었던 거지 하아... 너무너무 뒤늦게 그녀를 알게 되어 소녀는 고꾸러집니다ㅜㅜㅜㅜ

 

아까까지만 해도 오랜만의 무덤목록을 만났다며 만면에 웃음이 가시질 않았는데 ㅜㅜ 더이상 구할 수 없는 다른 작품들을 바라보며 비명을 지르고 있네 아우아우 아까만 해도 나는 변태다 근데 그냥 변태가 아니고 훌륭한 변태다 암튼 나는 훌륭하다!!! 하고 막 좋아하고 있었는데 ㅜㅜ

 

책 초반부터 쥐 콤비가 귀여워서 ㅋㅋㅋ 만화 [백귀야행]의 오구로-오지로 콤비가 떠올랐었는데(얘네는 나름 암수였던 것 같은데 이마 이치코 사마가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 배신을 때렸을라나..;) 입담이 진짜 좋다 ㅎㅎㅎㅎ 정말 이 소설 재밌는 게, 여우랑 쥐에 대해 기존의 소설들을 통해 갖고 있던 인상을 완전히 깨줬다는 거다. 오히려 쥐를 공격하는 고양이가 무섭고 밉고, 항상 늑대랑 비교되며 영악하거나 여성스럽게 그려지던 여우가 공 중의 공, 상공으로 느껴진다 ㅎㅎㅎ

 

근데 참 재밌게 읽으면서도 항상 작가들의 소녀틱한 바램을 보면 약간 짜게 식고야 마는 건 도대체 수백년 동안 안 하고 그렇게 거의 숫총각과 같으며 실제로 인간 버전으론 숫총각인 게 뭐냐고 대체... 성욕이 없으면 모를까 그게 뭐냐구 왜 둘이 꼭 그렇게 정신적으로도 몸적으로도 순결(!)한 상태에서 짝지어줄라구 그러느냐구... 아유 그래가지구 막 거의 900년어치를 기냥 때려박는데 ㅋㅋㅋㅋ 이렇게 생각하니까 므흣하군< 현해가 인간처럼나약해 빠진 존재가 아니라 도깨비라서 다행이다 (아직 도깨비라고 백퍼 나온 건 아니지만 뭐 그렇겠지 더 거대한 비밀은 모르겠다만)

 

남은 세 권도 햄볶겠군 듣자하니니 4권이 약하다는데 봐야 알지.. 아 작가님 다른 작품도 다 재밌을 것 같앙 ㅜㅜ 뒤에도 철컥철컥 사진 찍고 싶은 장면들이 많았는데 귀찮아서 말았다 기억 속엔 안 남아도 마음 속엔 남아있을터< 아무튼 태어나서 햄볶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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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8 02:26 2015/08/18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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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앙겔부처 2015/08/18 15:56

    손도 귀신이었어!!!!!!!
    우리가 '손' 없는 날 이사간다고 하지 않음? 최근에 진보넷도 이사 날짜를 너무 아무렇게나 자기네들< 일정 맞춰서 잡는 걸 보고 아이고야 손 없는 날 따지는 자가 하나도 없다니 (나만 맴 속으로 생각함 따지진 않음<) 전통문화 다 죽었다 끌끌 했는데 손이 귀신인 줄은 전혀 몰랐네 검(=귓것) 없는 날 이사해야 하는 거였어!1!!! 이것도 연야린님이 알랴주신 거임 2권의 4번 각주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드아

  2. 앙겔부처 2015/08/18 13:19

    순정님 짐승으로 연야린님 책을 구해볼까 캬 머리 빠개져< 실은 지금 이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야 응 하루종일 ㅎㅁ 생각만 하는 건 아니라규!! 걍 생각이 나가지구 웅웅 하지만 재판불가 선언한 책을 팔면 몇 년 뒤에 또 피눈물을 흘리겠지... 흑흑흑흑

  3. 앙겔부처 2015/08/19 15:00

    2권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만 왤케 합방에 인색한 거여 작가님아... 아오... 사람 감질나게 -_- 그리구 3권 시작했더니 이건 뭔 왠 남녀가 좋다고 연애질이야 내가 왜 남녀 연애질을 봐야 되냐고!!!!<

    글구 3권에 접어드니 현해가 본격적으로 퇴마-ㅁ-를 하고 다니는데 이 커플이 퇴마하고 다녀도 재밌겠다 어릴 때 퇴마 얘기에 사족을 못 썼었는데 ㅜㅜㅜㅜ 지금도 그럼 ㅇ<-< 넘 재밌어 작가님 어디 가신 거지iㅁi

  4. 그슨대 2015/08/20 11:49

    현대퇴마판타지. 일호구미삼시랑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옼ㅋㅋㅋㅋㅋ 댓글들ㅋㅋㅋㅋ

  5. 그슨대 2015/08/20 18:28

    이둔 출판사 부도 때 작가님이 쓴 글 ㅜㅠ

  6. 그슨대 2015/08/21 23:46

    3권 말미 메밀꽃밭 합체씬을 읽으며 매보다 눈이 좋은 초고리가 멀리서 찌-잉-하고 주인의 합체를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겠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