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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4/24
    문라이트Moonlight, 2016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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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7/02/11
    아수라: 첫 소감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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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6/01/18
    양키 만화 두 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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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5/08/18
    도깨비랑 여우랑 + ㅇㅇㅇ 하소연 iㅁi(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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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라이트Moonlight, 2016 (스포)

한창 화제란 건 알았지만 무슨 영환지 모른 채로 시간이 맞아서 보러갔다. 초반 보면서는 어른과 아이의 감동 우정 영환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해도 샤이론만 나오면 잔잔하게 눈물이 차올랐다-_- 보면서 계속 아 이거 내 감성 아니다, 그러면서도 보는 내내 내가 왜 우는지도 모르는 채로 눈물이 났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내가 왜 우는지 알 수가 없었는데 슬픔을 위로하는 밥, 살, 말을 읽고 알게 됐다. 누구나 위로가 필요하지만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어떤 위로를 받아야 할지 모른다. 나도 모른다. 영화에서 따스하게 위로가 되는 관계를 특히 식당 장면을 통해서 보여줬다. 내 머리는, 아 식당에 왜 찾아갔어, 하고 어떤 연애 영화 볼 때 할 법한(?) 해석으로 오류를 범하며 초조해 하면서도, 내 몸뚱이는 그 위로를 기대하며 울었던 게 아닌가. 몰라<

 

영화를 보고나선 진짜 황당하게; 너 이후로 아무도 날 만져준 적 없다는 건 말이 안 돼! 거짓말이야!! 그거 뻥이야!!!! 하고 난리를 쳤는데; 그도 그럴 게 금니 박고 좋은 차 몰면서 '너 여자랑 있는 거 본 적 없다'며 자기 수하 떠보는 게 나오잖아. 그게 10년간 수절(!!!)한 사람이 할 법한 행동이야???? 거짓말 뻥치지마 게다가 10대!!!! 20대!!!! 제일 왕성할 땐데!!!! 거짓말 하지 말라고오!!!! 이런 얘길 했는데-ㅅ-;; 그것도 링크한 글을 읽고 아 은유적인 거구나...^^;; 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너 이후로 날 어루만져준 사람이 없어. 그게 반드시 육덕진 물리적인 뭔가일 필요 없다는 것... 영화의 진실은 위로가 되는 행위에 있는 거고, 내 내장을 어루만져 주는 위로를 받은 적 없다는데 미주알 고주알 가장 성욕이 왕성한 나이에 수절하는 건 불가능하다 따위 얘기할 계제가 아니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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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포스터 (출처).

 

어떤 특수성을 지운 얘기들을 싫어한다. 특수성을 사장시키는 방식으로는 보편적인 얘기를 할 수 없다고 믿는다. 그런데 이 영화가 주인공이 흑인 게이가 아니어도 될 법한 얘기다,라는 비판 지점에 수긍하면서도 이 영화가 싫지 않은 이유가 뭘까, 고민하다 말았었는데. 영화를 위로에 대한 얘기라고 이해하자 고민이 좀 해소됐다. 일단 특수성을 사장시키는 방식으로 읽히지 않았단 건데, 담에 한 번 더 보고 좀더 생각해 봐야겠다.

 

영화를 같이 본 ㅅㅈ이는ㅋㅋㅋㅋㅋㅋㅋㅋ 청소년기와 성인기 두 배우가 같은 사람이냐며 눈빛이 왜 그렇게 똑같냐고 진심으로 물었다 ㅋㅋㅋㅋ 겁나 귀여웠다. 서로가 서로에게 응원이 되고, 위로가 되는 관계를 만들고 싶은데 영화를 보고 링크한 글을 읽으며 감동을 받으면서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쉽지 않다 (급정색

 

이 글은, 예스24의 저 글 링크를 내 블로그에 간직하고 싶어서 썼다. 아 그리고 이 영화 무슨 큰 상 받았던데 이런 영화가 대중적인 상을 받다니 미국 대중들은 정말 수준이 높구나 하고 감탄했다. 미국 영화 상 잘 모르지만; 이런 형식이 대중적으로 이해되는 수준이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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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첫 소감 (스포

영상자료원에서 화요일 낮에 [아수라]를 처음 본 뒤, 마음 속에 마구 말이 차오르는데 나눌 사람이 없어 그날 내내 참았다. 아수라 보고 놀란 가슴으로 저녁 회의에 참석하자니 떨리는 마음에 집중이 잘 안 돼서 한참 잡담한 뒤에야 논의할 수 있었다. 늦은 시간 집에 돌아와, 하고 싶었던 말을 조금만 적으려고 휴대폰의 메모장을 열었는데, 계속 쓰다보니 손이 저려서 더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대충 쓰다 말았던 글이다. 생각하는 걸 다 적고 싶어서,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부터 가져왔다.

 


나는 왜 컴퓨터 키보드 놔두고 모바일로 이러고 있는가.. 넘나 좋은 점 조금만 적어둘라고 한 건데ㅜㅜ 지쳐서 쓰다 포기함 금요일에 아수라 보러 갈 사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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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싫어하고 진부하다고 폐기처리한 한국 영화 특유의 쓰레기 같은 모든 걸 갈아넣었는데 왜때문에 걸작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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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혼자 하고 혼자 웃는 게 ㅋㅋㅋㅋ 더킹에서 정우성 대사 흉낸데ㅋㅋㅋㅋ 역→사→적→으로 살→아↘↗ ㅋㅋㄱㅋ<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그 정우성톤. 연기 못 하는 맨날 똑같은 그 톤으로 나레이션 시작할 때부터 헐 대박이다 깜짝 놀람 그리고 오프닝 타이틀 뜰 때 알아차렸다 난 이 영화를 존나 좋아할 것임을... 아니 이 영화는 명작의 숙명을 지녔음을...★

정우성 연기랑 캐릭터랑 착 들러붙어 이럴 수가ㅜㅜㅜㅜ 미쳤어 감독도 정우성도 미촸어 둘중에 누가 누구한테 절해야 될까 고민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절하기로
그리고 정우성은 두 말할 필요 없이 잘 생겼지만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못 생겨진다 단순히 잘 생긴 얼굴에 상처나고 표정이 일그러지는 게 아니고 수렁에서 헤오나오지 못할, 덫에 빠져드는 고통에 찬 생물로서 못 생겨진다 연기와 조명 덕인 듯 (그런데 맨마지막에 다시 잘생겨짐ㅋ)

갠적으로 맨날 똑같아서 워낙 싫어하는 황정민도 지능적 비열함을 담아내서 막 너무 생생해 도랏어ㅜㅜㅜ

기타 검사, 계장, 작대기, 황 반장(비굴하게라고 속사포같이 작은 대사 넘 좋ㅜ) 등 일견 전형적 인물 같은데 디테일이 다르다 각자의 배경이, 그사람의 전생애사가 뇌내 스크린을 통해 그려진다 설득력 있다 배우의 힘이기도 하지만 연출 없이 안 됨 예로 더킹의 정우성ㅋㅋㄱㅋ걍 왜저러나 이해가 안 감 관객은 커녕 감독도 배우도 이해 못한 듯

인물 간 관계 보여주는 것도 구구절절 나열할 거 없이 한방에 존나 함축적이고 개적절함 더듬더듬 팬티 올려주는 거나 입쳐닫으라는 의미와 애정을 담은 고등어 한젓가락 어휴.. 캐릭터만이 아니라 캐릭터간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거기도 하고.. 또 정우성이랑 황정민 관계가 이복 매제인 것도 재밌다 그 한국적인 그 정서.. 가족이면서 가족이 아닌 애매한 거리의 가족 설정

정우성의 딜레마. 시발 개새끼고 좆같은 새낀데 게다가 허세 쩔고 근데 그 허세도 생존 방법이고. 미화하지 않고도 공감 끌어낸다
아까도 말했지만 영화에 나오지도 않는 게 혼자 뇌내에 막 그려짐 아픈 부인 두고 작전상 성매수하러 갔는데 막상 하니까 또 좋았겠지 길티 플레져 느끼며 또 합리화하며 하지만 합리화해도 병원비 때문이란 식으로 아내를 공범으로 삼고 싶진 않아서ㅜㅜ 지도 사람인데 건강한 사람도 아닌 죽어가는 와이프한테 보여주기 싫었겠지 막 혼자 이해됨 그래서 무릎 꿇을 때 탄성을 내뱉었다 뭔 탄성이지 납득과 안타까움의 탄성 같음 그러면서 검사 새끼처럼 나도 겨우 그거냐? 하고 황당해서ㅜ복합적 탄성임
개새낀데 불쌍하다고 감정이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건, 그가 다름 아닌 한국에서 살아냈을 세월이 그려져서. 이건 정말 잘 생겨서가 아니고 연기가 캐릭터에 착 들러붙어서임 그 자신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있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특히 권위주의 조직에서 살아남으며 또 원래 나쁜 새끼들인 범죄자 상대하면서 한 번 또 한 번 뭐 어때 시발 다 이러고 사는데 하면서 강자에겐 비굴하게 약자에겐 비열하게 점점 그래 한국 남자가 되어갔겠지 젊은 주지훈. 정우성도 주지훈 만큼 젊고 예뻤겠지 순수했겠지  물론 주지훈의 행보-변화는 좀 다르지만 왜냐면 바로 돈과 권력의 신임뽕 맞았으니까. 주지훈이 변해가는 게, 권력자의 기대에 알아서 맞춰가는 그게 살인까지라도 과도하지 않았다. 보통은, 저런 식으로 극단적으로 비약적으로 변해가지 않겠지만 주지훈은 정우성이나 황반장 등 썩어빠진 경찰 선배들의 비리도 곁눈질로 알아왔겠지 자기도 모르게 배웠겠지 그리고 그 사람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걍 선하기만 하고 악하기만 한 게 없단 걸 이미 알고 있다 거기에 쥐똥 만큼 하사 받은 권력뽕에 취하고 특히 비밀을 공유하는 지위에 올랐다고 얼마나 그게 태어나서 이런 거 처음이고 얼마나 지키고 싶었을지 납득이 됨ㅜ

여담으로 정우성 주지훈 두 사람 관계가 (내가 더럽게싫어하는) 브로맨스로 전혀 안 보이고 한국 남자 종특으로 맺는 관계일 순 있지만 그런 건 내가 잘 몰라서 모르겠고 정우성이 타이틀 올라가기도 전부터 어떻게든 젊은 피 주지훈을 더러운 세계에 개입 안 시키고자 하는 게 아들에게 내가 못가진 미래 주고파 지켜주고파 자기 투사하는 아버지 같이 보였음

캐릭터도 완전 다 한국 남자들인 점에 더해 한국 영화라면 한국에서만 만들 수 있고 영화로만 표현할 수 있는 게 있어야 되는데 둘 다 있다. 한국적 소재들, 되게 한국인 공간들(따닥따닥붙은 집, 철수한 미군기지), 그 공간에 맞춘 상황진행

재개발, 장례식장, 중국인 혹은 조선족 범죄자, 재개발 이권, 지역 조폭과 정치인 유착관계, 그 자체로 폭력배인 검경, 그러면서 고상한 척 하는 높은 검사, 시장도, 시장의 재개발에 반대하는 시의원도, 잡아쳐넣으려는 검사도, 검사 윗대가리도 썩어 빠진 사회 등 이미 한국 영화에서 충분히 다뤄온 소재들이고 나쁜 놈끼리 싸우는 것도 신물날 스토린데 새로워....!!!! 어찌 이리 새롭나
다 함축적인 디테일 때문이다 존나 정합성이 쩔어.. 막 한국사회 지연 학연 쓸데없이 사건을 통해 다루지 않고 대사로 간단하게 한 방에 담아냄 그 대사가 또 캐릭터를 이루고 ㅜㅜㅜㅜ 

액션 신발 너무 좋아 시체안치소에서 정우성이랑 주지훈이랑 싸우는 거도 좋고 ㅜㅜ 정우성이 유리 씹어먹고 둘이 만나게 하는 것도 오예 좋았다 사실 셋이 있을 땐 약간 별로일 뻔 했는데 주지훈이 딱 그 전자기기 들고 나가서 괜찮아짐<

글구 카체이스 어캐 찍은 거져? 막 기술적인 걸 모르니까 대체 차안에 있다가 차앞유리 통해 차밖으로 카메라 나오는 거 어캐 한 겨 유리 없이 찍고 씨지로 유리 그린 건가(cg알못) 와 신박하다~~ 한국 도로에서 가능한 카체이싱 좋아아 게다가 그때 정우성 귀 안 들리고 비도 오는데 총 빼앗겨서 분노해서 추격전  하는 거ㅜㅜㅜㅜ 넘 좋음 디테일이 새로워ㅜㅜㅜㅜ

한국 영화 보면 흥이 깨지는 것들이 있는데 한국에서 저게 뭐야 말도 안 돼, 하는 것들, 이를테면 총이나 사람 너무 많이 죽이는 거 근데 아수라는 중딩 때 빠졌던 홍콩영화 느낌이었다 권총이 20발 연사해도 이상하지 않은 그 느낌 막 주윤발 같은 그 느낌

리듬감 쩐다. 플래쉬백도 개적절했다 삽입된 줄도 모름<

조명. 특히 스마트폰. 밀실의 조명. 비오는 거리, 비오는 날의 조명.

몰입이 깨진 순간- 주지훈 아 어떡하지 하며 울 때ㅜㅜㅜㅜ 나도 움<
글구 첨에 오프닝 크레딧 후 검사 목소리 후시녹음 같은 느낌이라..

장례식 씬은 과할 수도 있지만 물리적인 폭력이 어떤 건지 잘 보여준다. 그래서 더 좋았다. 물리적 폭력이 얼마나 무서운데 막 폭력의 은유를 통해 뭐 딴 얘기 하는 게 아니고 그냥 폭력 남녀노소 지위고하 막론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무서운 그 물리적 폭력

스미지 않고 바닥 위를 미끌어지는 피가 좋았다 이를 위한 바닥의 타일이 좋았다

첨에 사나이 픽쳐스로 시작해서 으잉 제작사 이름부터 이게 모야 ㅡㅡ 했는데 인트로 끝나고 아수라 타이틀 뜰 때 이미 사나이 머시기 따위 잊었다 근데 감동에 젖어 엔딩 크레딧 올라가는데 또 사나이 픽쳐슼ㅋㅋ 존나 깸

 

그리고 썩은 눈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노말하게<, rps 얘기도 아니고, 정우성이랑 주지훈이랑 와꾸가 그냥 대박 잘 어울림 왜 정우성-조인성이 화제된 거 보고 영화 봤는데 영화가 별로라 그런지 투샷이 별로 안 붙어 안 예뻐 근데 정우성 주지훈 어울릴 거라 생각도 안 했는데 하...! 넘나 좋았다 그냥 이쁘다 어울린다가 아니고 투샷이 특히 현장검증하거나 할 때 둘의 에너지가 화면을 채우는 게 장난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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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주지훈 캐릭이 정우성 황정민만 아니라 다른 사람 대하는 것도 나왔음 좋겠다 싶은데 막상 있으면 필요 없어 보였을지도.. 씬 배정이 많지 않은데 엄청 잘 했다 주지훈 넘나 잘했어ㅜㅜㅜㅜ 똑띠다

너무 긴장하면서 봐서 다 본 뒤 팔이 저리고 무릎이 풀림

그리고< 영화에서 묘사되는 관계란 게 전부 다 위계가 잇음 서열 사회 집약적으로 잘 보야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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