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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

  • 등록일
    2013/06/09 01:18
  • 수정일
    2013/06/09 01:53
  • 분류

신혼집에 살림을 장만하며 지금은 남편이 된 빠르크는 놀라운 속도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 컴퓨터를 새로 사고 싶어했다. 나는 다른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하기 때문에 그냥 사라고 했다. 컴에는 운영체제로 Window8이 깔려 있는데 기존 데스크탑도 앱처럼 들어가 있고, 기존에 쓰던 인터페이스와는 확연히 달라서 컴터하다가 빠르크를 부르기도 하고 첨엔 좀 짜증났다. 지금은 윈7, 민트, 우분투, 내가 쓰는 모든 운영체제에서 뻑나던 파이어폭스가 제대로 작동해서 대만족... 컴 사양의 문제였던 거늬 네가 원하는 것은 신혼집에 어울릴 이토록 좋은 컴퓨터...<


체코로 신혼여행을 가고 올 때 이용한 러시아 항공 에어로플롯사는 한국-모스크바 사이 장시간 여행에 영화를 잔뜩 준비해 놓았으나 한글 혹은 영어 자막은 없었다. 러시아 영화는 영어 더빙, 영어 영화는 그냥 영어... 쌩판 첨 보는 영어 영화를 이해하기는 힘들 것 같아서 예전에 보고 또 보아 안 들려도 상관 없는 대부 1편을 보았다. (오는 길에 2편을 보려는데 왠지 파일을 4:3으로 만들어서 양쪽 끝을 잘라낸 게 너무 꼴배기 싫어서 15분 보다 포기했다.) 오랜만에 보니까 역시 너무 좋았다 너무 좋아서 너무너무 좋아서


돌아와서 빠르크네 부모님 집에 다녀왔다. 집에는 빠르크가 이십대에 읽던 책이 잔뜩 있는데 책이 너무 많아서 조금씩 옮겨 오고 있다 암튼 그 중에 [대부]가 있다. 결혼 전에도 몇 번 놀러갔기에 이 책 있는 것도 읽었단 것도 알았다 언젠지 모르겠으나 예전에 읽다 재미없어서 집어친 기억을 간직한 채 이번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영화를 봐서 영화에 대한 애정이 다시 샘솟은 판국에 소설을 읽으면 배경이 더 이해가 잘 되지 않겠느냐는 빠르크의 추천을 받아 읽기 시작했다.


재미때가리는 없는데 영화랑 비교하며 읽느라고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문장도 진짜 못 쓰고 캐릭터는 너무 평면적인데다 매력은 개코도 없고 여성 캐릭터에 대한 이해는 전혀 없고 왕 쓸모없는 등장인물들에다가, 대체 영화보다 이토록 못 한데 영화 각본을 본인이 쓴 거 맞아? 감독이 너무 잘나서 잘 바꾼 거 아냐?

 

그래서 오늘부터 대부 1편 각본도 읽어볼 셈임 ㅇㅇ

 

책보다 영화가 백 배 낫다. 근데 이러저런 얘기를 쓰려다가 이거저거 딴 데서 읽다보니까 부질없는 내용 왜 쓰나 싶긔............ =_= 집어치긔1!!! 그냥 소설과 영화의 차이 몇 개만 써보자.

 

소설의 내용은 영화로는 1, 2부에 해당되고 3부의 내용은 없다. 돈 꼴레오네의 젊은 시절 이야기로 시작되는 2부는 총 9부로 구성된 소설의 3부에 해당한다. 고로 돈 꼴레오네가 젊은 시절 조직을 일구는 것과 젊은 마이클이 조직을 장악하는 것이 각기 다른 시간 속에서 미국식 자본주의와 대립/공모하는 게 오버랩되는 영화의 구성과는 아무 상관 없다.

 

영화에서 비중없는 조니 폰테인이 이야기의 여러 축 중 하나로 등장하는데, 도시 돈 꼴레오네 패밀리랑 겹치는 것도 없고 이 얘기 왜 나오는 건지 레알 모르겟음. 영화에서 이 사람 역할을 완전 줄인 것은 꼭 필요했다기보다 안 그랬으면 바보 멍충이같은... 이야기랑 아무 상관 없는, 무슨 일본 야오이 만화에서 잘 하는 짓거리로 조연이 인기를 얻을 경우 이 조연의 인생도 다루는 다른 사이드 시리즈를 만들어야지 워쩌자고 아무 상관 없는 이 작자를 본편에서 이토록 중요하게 다룬 거야.... 하앍 또 시작이야 자제하긔

 

글구 이름도 몰랐던 소니의 정부, 루시 머시기. 그 여성의 질이 무슨 골반 병으로 이해 거대했으며, 나중에 의사스럽지 않은 천재적 외과의를 통해 질도 좁아진다는 얘기는 왜 나온 거며 이 의사가 마이클의 얼굴을 치료해줬다고 억지로 엮어주는 건 또 뭔 개짓거리랴< 본녀는 조니-니노, 루시-의사의 이야기를 전체 스토리에 얽기 위해 대가리를 굴리고 굴려도 납득이 안 되고 책이 얼마 안 남았을 때는 대체 이게 워캐 엮이는겨 뭔 복선인겨 이 남지 않은 페이지에서 워캐 처리하는겨  걱정을 하며 읽어댔다교 =_=;;;; 이게 대체 왜 베셀이 된 거야!!!! 이렇게 못 쓰고 엉망진창인데!!!!

 

또 책에서도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대부가 즐겨 쓰는 말이라고 나오지만 우리 귀요미< 돈 꼴레오네가 실제로 이 말을 하는 일은 없고 뒷부분에 마이클이 이런 표현을 쓰니까, 대부가 즐겨 쓰는 말이라서 듣는 사람들이 긴장했다는 식으로 언급되는데 진짜 바보같다. 한 번이라도 대부 입으로 말하게 하등가 -_- 이런 기본적인 것도 안 된대다가... 아까 쓰지 않기로 한 부질없는 내용을 또 쓰려고 이러고 자빠졌네 관두긔 하앍하앍 쓰다보니 미친듯이 막 쓰고 있음 ㅋㅋㅋ

 

또 세세하게 배경 설정이나 등장인물 성격, 스토리에서 다른 점들이 있다만 대단치 않고, 전반적으로 영화를 다시 보고 또 봐도 내가 바싹 긴장하는 장면들이 맥없이 진행됐고 자기가 상황 속에 넣어놓은 여성 캐릭에 대해 이해가 전혀 없어서 짜증났다. 하지만 이런 밍밍하고 맹맹한 내용의 기본 골격을 그대로 가져와 그렇게 재미지고 긴장되고 너무너무 떨리는< 영화를 만든 감독님께 새삼 경외감을 느낌

 

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대부 병원에서 맨 한손을 코트 가슴께에 넣어 총이 있는 척 하는 장면... 우와 그거 너무 좋아 글구 1부 마지막에 사람들이 마이클의 손등에 키스하며 돈 꼴레오네라고 부르는 장면을 케이가 지켜보며 닫히는 문으로 시작되는 균열같은 게 맹숭하게 나와서 성질이 나고 말았다. 일일이 세자면 끝도 없음

 

+ 참 프레도도 영화보다는 덜 찌질했음... 근데 차라리 영화는 연민이라도 느끼지 ,소설에서는 무색무취함

 

우리 애인이 아니고 남편<은 이게 무협 소설 비슷하지 않냐며 남자들 읽으라고 쓴 대중 소설이라서 섹스씬도 넣어야 하는데 돈 꼴레오네나 마이클로는 섹스 얘기가 안 되니까 조니란 캐릭이 나온 게 아닐까 하는데 문장도 너무 별로구 조니도 그럼 뭐 섹스나 하든지< 섹스 별로 하지도 않음ㅋㅋㅋㅋ 쓸데없이 할리우드에서 살아가는 그의 작가적/인간적 얘기나 하고 있어

 

참 빠르크가 추천한 이유는 영화를 보면 돈 꼴레오네가 무슨 사업을 하는지 잘 안 나오는데 책에는 잘 나온다고 해서 그래서 읽은 거였구나!! 불과 어제 일인데 잊음 -_- 근데 막상 읽어보니 올리브 장사를 한다거나 노조를 이용한다거나 도박업을 한다거나... 어차피 책에도 특별히 많이 나오는 건 아님요.

 

암튼 나름 영화 [대부]의 열혈 팬으로서 성지순례했다손 치고... 재미없는 거 치고 재미있게 읽었다 이 무슨 니 말 모순이란 말가 근데 레알 그랬음 =_= 책을 읽으면서는 내내 코로 대부 음악을 연주하였다 ㅋㅋㅋㅋ 대부 너무 좋아 영화 대부 ㅇ<-<


대부를 기념하야 나의 별명을 '돈 야핑'으로 바꾸었다. Don + (뎡)야핑 존경의 의미를 담아 애인이 아니고 남편이 붙여 줌 ㅋㅋ 약간 돌았다는 의미로 읽히면 낭패이나 마음에 든다 나도 때되면 루카만큼 돌 줄 아는 여자야 우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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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벨룽겐: 지크프리트Die Nibelugen: Siegfried, 1924

친애하는 무연이 영화 보자고 해서 봤다 바쁘다고 뭔지 잘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갔음 늦게 가서 [10월]을 못 본 게 이제야 후회되네 일찍 자고 일찍 쳐일어나ㅜㅜ 무연의 글은 개인적인 회고와 기대: 한국영상자료원의 '발굴, 복원 그리고 초기영화로의 초대' 기획전

 

영화에 대해서 쓰려는 건 아니고... 영화에 대해서는 정말 모르겠따 나랑 안 맞는 것 같아... 솔직히 넘 우스운데 이게 노린 건지 내가 맥락 이해도 못 하고 무식하게 웃는 건지 모르겠는 거다ㅜㅜ 그런 느낌은 정말 처음이었어ㅜㅜ 그래서 웃을 때엔 무연 눈치를 봤다 그가 웃고 있는 가 아닌가... 다행히 웃고 있긔< 뭔가 나는 웃어야 하는 장면이 아닌데 사람들이 웃는 걸 정말 싫어하고, 그래서 영화관에서 많은 사람들이랑 영화 보는 걸 싫어한다 근데 내가 그런 사람이 되면 내가 너무 싫잖아 -_-

 

내용도 난 뭐 이거 유명하다는 것만 알고 이렇게 막장인 줄 처음 알았네...; ㅋㅋㅋㅋ 나는 보면서 계속 '지그프리트가 잘못 했네~' 이러면서 봤음 -_- 지그프리트는 미녀 크림힐데를 얻기 위해 걔네 오빠인 왕 이름 기억 안 나는 유비같은 놈 우유부단해 빠진 놈이 시키는 일을 한다 그것은 바로 저기에 존나 강한 브륀힐데 여왕이 있는데 걔랑 꼭 결혼하고 싶은데 걔는 강한 남자 아니면 결혼해 주지 않는대 날 그 여왕님과 결혼하게 도와주면 내 동생이랑 결혼시켜 주지

 

그래서 지그프리트 이 놈이 브륀힐데 여왕님과의 체육 겨루기에서 몸을 가려주는 가시모자를 쓰고 오빠놈을 도와줘서 브륀힐데 여왕님이 왕 속아넘어감 근데 딱 봐도 오빠놈이 맘에 안 드는데 약속을 지켜야 해서 어거지로 시집 와 억울해 죽겠는 와중에 이 미친 왕놈이 첫날밤도 못 치뤄서 어떻게 좀 해달라고 -_- (물론 직접 지시는 '하겐'이라는 신하가 내리는데, 그 사람 왕좌의 게임의 하운드 닮았다) 그래서 왕으로 변신하고 여왕 방에 들어가 제압함

 

근데 나중에 신난다고 지그프리트랑 결혼한 크림힐데년이 브륀힐데랑 싸우면서 우리 오빠같은 놈이랑 사는 너따위...하고 천시하고 여왕님을 화나게 함 결국 지그프리트랑 왕놈이랑 기타등등이 짜고 날 농락했음을 알게 된 여왕도 사기 쳐서 결국 지그프리트 뒤짐 

 

죽을 것까진 없지만 뭘 잘했다고 크림힐데는 복수하고 지랄이야 지기미 억울하면 브륀힐데가 억울하지 지가 뭘 잘 했다고 애초에 사람을 속인 니가 개놈이고 니가 속인 바로 그 사람때문에 죽으니까 인과응보다 요놈아 이런 마음으로 봤당<

 

게다가 여행 초행길에 말타고 우연히 발견한 멀쩡하게 가만 있는 용한테 가서 존나 찔러 죽임 개썅놈의 새끼...-_-;;;;;;; 용을 죽이고 그 피로 목욕하면 불사신이 되는데 보리수잎이 닿은 자리만 불사신이 아니다 (아킬레스건처럼) 근데 그걸 아무도 안 봤는데 음유시인이 퍼뜨리고 적들이 그 보리수잎 닿은 자리를 알아내려 애쓰고... 그거 애초에 그럼 지 입으로 나는 불사신인데 한 군데만 불사신 아니라고 퍼뜨리고 다닌 거 아닌가... 뭐 생략된 이야기들이 더 있을까 싶다만.. -_-

 

암튼 내용은 이런 식으로 티비 드라마 보듯이 봤는데, 이번 상영에서는 현장에서 피아노 연주가 있었다. 근데 나는, 라이브 실황에 대해 크게... 아니 물론 라이브 들으면 좋긴 한데, 소리가 녹음된 소리랑 엄청 다르다는 걸 몰랐는데, 현장에서 울려퍼지는 그 피아노 소리.. 그랜드 피아노라서 그런가요 너무 좋아 영화 초반에 심장이 두근두근거렸다 너무너무 좋아서 피아노만큼은 끝까지 너무 좋았다. 영화 중간 중간 삽입된 타이포그래피도 좋긴 했음 특히 첫 글자에 동물 그림 넣는 거 아유 귀여워 너무 좋아 >ㅆ<

 

마지막 문단만 있으면 되는 글이었다...< 암튼 무연과 함께한 시간이라 햄볶았으며 아울러 결혼 준비로 바빠서 2부는 못 볼 것 같아 걱정하였으나 내가 본 1부가 재밌었으면 어떻게든 시간 내서 2부도 보러 갔을텐데 그냥 가지 말자는 마음으로 결혼 준비나 하였다 ㅋㅋ 프리츠 랑 영화를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니 본 적이 없다는 걸 확신하겠다 이렇게 재미없어하는데 기억하지 못할리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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