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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9/22
    진짜 반유대주의에 맞선 싸움
    뎡야핑
  2. 2019/05/24
    아이슬랜드 밴드 하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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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2/05/10
    이스라엘-한국 관계 리포트 메이킹 다큐
    뎡야핑
  4. 2012/01/26
    뭘 기뻐하고 있지... 유명한 사람이 주는 기쁨-_-
    뎡야핑

진짜 반유대주의에 맞선 싸움

안녕, 아누라드하? 이 좆 같은 반유대주의 검둥아. 나치 검둥이 원숭이 새끼들의 딸아. 나가 뒈질 때까지 잘 살아라, 이 아이스크림 창녀야.

유대인은 대체로 당신 같은 힌두인을 가장 비천한 인간종으로 여깁니다. 유대인은 엄격히 유일신을 믿지만 당신네 힌두인은 다신교에 코끼리 신 같은 온갖 기괴한 신들을 섬기니까요. 이렇게 역겨운 우상 숭배가 있을까!

(중략)
저는 인도인의 미국 이주를 멈추게 하라고 국회의원들에 편지를 써왔습니다. (중략) 당신 옆엔 자기를 혐오하는 소수의 유대인이 있지만, 유대인 대부분은 당신들 냄새나는 힌두인을 경멸한답니다. 원하는 대로 이스라엘을 보이콧하세요, 추한 싸구려 창녀여!
- 뉴욕 브루클린에서, 랍비 슬로이메 도비드 루이스

2021년 7월 19일, 미국의 아이스크림 제조회사 벤앤제리스가 점령지 팔레스타인에서 사업 철수를 발표하자 이사회장 아누라드하 미탈에게 이와 같은 인종차별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비방 메시지가 쏟아졌다.미탈 개인 트위터 계정에 공개됐던 것으로 현재 해당 포스팅은 삭제됨. 벤앤제리스는 미국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아이스크림이 세계를 바꿀 수있다”라는 슬로건 하에 사회 정의 문제에 활발히 목소리를 내왔다.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에 연대하는 미국 유대인 활동가들은 벤앤제리스에 이스라엘 사업 지속이 기업이 표방하는 가치와 맞지 않다고 오랫동안 지적해 왔다. 결국 벤앤제리스는 이스라엘이 1967년 군사 점령한 이래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동예루살렘에 건설·확장 중인 불법 유대인 정착촌에서 2022년부터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유대인 활동가들은 이스라엘 사업 전면 철수가 아닌 불법 정착촌에 국한된 철수이기 때문에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물론 이스라엘은 입장이 다르다. 벤앤제리스의 사업 철수 발표 후 이스라엘 및 서구의 시온주의 세력은 이것이 반유대주의적 행위라며 회사와 이사진, 협력사를 향해 비방 캠페인을 시작했다. 유대인 창업자들에겐 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하는 유대인에게 늘 하듯 “자기 혐오적 유대인”이라 낙인찍었다.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를 “새로운 형태의 테러리즘”이라 규정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이 결정이 이스라엘 국민의 “아이스크림권 침해”라며 관련 소식을 매일 같이 대서특필했다. 반유대주의자로 낙인찍힌 이들이 으레 겪듯 벤앤제리스 관련자들은 살해 협박마저 받고 있다.

우리가 반유대주의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인종차별에 반대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시온주의 세력은 반유대주의를 이스라엘 국가 및 국가 정책에 대한 비판과 등치시킨다. 잘못된 이 반유대주의 논란의 핵심에는 수년간 유럽과 북미에서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침해를 양산해온 국제홀로코스트추모연맹의 ‘반유대주의 실용정의’가 있다.

IHRA의 “반유대주의 실용정의”

국제홀로코스트추모연맹(International Holocaust Remembrance Alliance, 이하 IHRA)은 1998년 홀로코스트 교육·연구·추모를 위해 스웨덴·영국·미국이 설립한 프로젝트팀에서 출발한 정부 간 조직이다. 현재 29개 유럽국가와 이스라엘, 미국, 캐나다, 호주, 아르헨티나까지 총 34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있다.

IHRA의 2016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총회에서 당시 31개 회원국은 아래의 반유대주의 실용정의(Working Definition of Antisemitism)를 결의했다.

법적 구속력 없는 아래의 반유대주의 실용정의를 채택한다 :
“반유대주의는 유대인을 향한 혐오 표현과 같이 유대인에 대한 특정한 인식을 의미한다. 수사적이든 물리적이든 반유대주의 표명은 유대인 혹은 비유대인 개인, 그리고/ 또는 유대 공동체 기관이나 종교 시설을 겨냥하는 것이다.”

해당 정의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정의 아래에 구체적으로 제시된 예시들이다. 11개의 예시 중 7개가 현대 국가 이스라엘에 관한 내용이며, 특히 다음의 예시는 노골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금지한다.

  • 유대인의 자기 결정권을 부정하는 것, 예컨대 이스라엘 국가의 존재가 인종차별적 기획이라는 주장.
  • 다른 민주 국가에는 기대 혹은 요구되지 않는 행동을 이스라엘에만 요구함으로써 이중 잣대를 적용하는 것.
  • 현재 이스라엘의 정책을 나치의 정책에 비유하는 것.

실용정의의 일부로 제출됐던 11개 예시는 스웨덴과 덴마크의 반대로 정식 규정에서 배제됐다. 그러나 정식 규정 아래 부기됐고, 시온주의 세력은 본말을 전도해 11개 예시의 위상을 더 높이는 데 주력했다. 게다가 IHRA는 예시도 정식 규정으로 채택됐다고 역사를 조작하고 있다. IHRA는 홈페이지 반유대주의페이지에 “실용정의는 예시들을 포함해 2016년 5월 부쿠레슈티 총회 동안 만장일치로 검토되고 결정되었다”라고 거짓 서술하고 있다. 2021년 1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IHRA와 공동 출판한 소책자에서도 같은 서술이 반복되고 있다. 한편 독일과 프랑스 의회는 예시를 제외한 규정 부분의 지지만 결의했지만, IHRA는 이에 대한 반박 없이 환영함으로써 실용정의에 예시가 포함된다는 주장의 모순을 스스로 드러냈다.

반유대주의에 맞선 투쟁에 필요한 원칙

내용적 문제를 좀 더 살펴보자. 2020년 11월, 누라 에라캇, 탈랄 아사드, 질베르 아슈카르 등 팔레스타인과 아랍 학자 122명은 반유대주의에 맞선 투쟁이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을 불법화하는 전략으로 전용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하며 7가지 투쟁 원칙을 제시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반유대주의에 맞선 투쟁은 국제법과 인권의 프레임 속에 전개돼야 한다. 이는 이슬람 혐오와 반-아랍, 반-팔레스타인 인종차별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에 맞선 싸움의 일부여야 한다.

2. 억압당하는 소수자로서의 유대인이 반유대주의적 정권에 지목되는 것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에서 배타적 팽창주의 국가라는 형태로 유대 인구의 자기 결정권을 실행하는 것과 현격한 차이가 있다. 현대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원주민을 인종 청소하며 들어섰고, 원주민은 군사점령 하에서 혹은 이스라엘 내 2등 시민으로서 여전히 자기 결정권을 부정당하고 있다.

3. IHRA의 반유대주의 정의는 현재 많은 나라에서 팔레스타인 권리를 지지하는 좌파·인권운동단체나 BDS(이스라엘 보이콧·투자철회·경제 제재) 운동을 격파하는 데 이용될 뿐 유럽과 미국의 우파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유대인에 가하는 진짜 위협을 부차화한다.

4. IHRA 회원국이 모두 인정하는바, 이스라엘은 반세기 넘게 팔레스타인을 군사점령하고 있다. 이를 비판해선 안 된다는 예시는 기이하며, 세속적이고 민주적인 장래 이스라엘을 고취하는 반시온주의 관점을 반유대주의로 치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5. 특정 인구집단이 수적 우위를 점하게 하기 위한 자기 결정권이란 없다. 대대로 팔레스타인 땅에 살아온 이들의 고향을 뺏고 추방하는 것이 자기 결정권일 수 없다. 이미 UN 총회 결의안 194로 보장된 고향으로 귀환할 권리를 반유대주의라며 부정해선 안 된다.

6. 이스라엘은 헌법 차원에서 인종차별을 공식화했는데, 이를 비판하는 것이 곧 반유대주의라 하는 것은 이스라엘에 절대적 면죄부를 부여하는 데 불과하다. 실제로 IHRA의 정의는 각국에서 인종·종교 차별적인 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어떤 논의도 금지하는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

7. 팔레스타인인의 자기 결정권(여기에는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지 철수와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권 보장이 포함됨)을 전면 보장해야 정의가 실현될 수 있다. IHRA의 정의는 유대인의 안전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유대인의 우월적 지위와 특권을 보장해 팔레스타인인의 권리를 억압한다. 반유대주의에 맞선 투쟁은 모든 억압받는 사람들의 존엄과 평등, 해방을 위한 투쟁과 함께 가야 한다.

반유대주의 실용정의는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을 탄압하는 것을 넘어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온건한 비판마저 반유대주의로 낙인찍는 근거로 사용된다. 애초 반유대주의 실용정의를 기초했던 반유대주의 전문가 케네스 스턴은 “우파 유대인들이 (이를) 무기로 삼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스턴은 스스로 시온주의자를 자임한다. 그러나 미국 대학에서 이스라엘 비판을 금지하며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것은 애초의 취지와 다르다며, 특히 친이스라엘 세력이 반시온주의 유대인 학생들에게 ‘반역자’, ‘카포’(나치 부역자)라는 낙인을 찍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2021년 8월 현재 IHRA의 반유대주의 실용정의를 채택한 국가는 총 32개다. 그중 가장 최근에 채택한 국가로 알려진 게 한국이다.

FTA에 이어 또다시 친-이스라엘 행보를 걷는 “최초의 아시아 국가”

8월 4일 한국 외교부는 “정의용 외교장관은 8월 4일 야이르 라피드(Yair Lapid) 이스라엘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관계 ▷코로나19 대응 ▷교역·투자 증진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반유대주의 실용정의에 관한 내용은 보도자료 말미에 등장한다.

“이스라엘 측의 국제홀로코스트추모연맹 반유대주의 실용정의 지지 요청에 대해, 정 장관은 인종차별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하면서 우리 정부도 이를 지지할 것임을 밝혔다.

- ‘반유대주의’란 유대인 혐오로 표현될 수 있는 특정한 인식으로, 예컨대 극단주의에 기반한 유대인 공격·살해, 유대인에 대한 악마화 등이 해당됨.”

보도자료만 봐서는 여러 의문점이 생긴다. 다른 나라에서는 의회 결의를 통해 통과된 것을, 한국에선 외교장관 간의 전화 한 통화로 결정했단 걸까? 국회에서 논의됐다는 소식은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 ‘지지’는 어떤 위상을 갖는 걸까? 지지의 범위도 알 수 없다. 독일과 프랑스처럼 예시 11개를 제외한 걸까? ‘반유대주의’에 덧붙인 설명을 보면 이스라엘을 언급한 예시 규정은 의도적으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떤 절차를 거친 후 지지하겠다는 건지, 아니면 이미 지지를 결정했다는 건지도 모호하다.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는 정의를 채택하며 한국 정부는 과연 어떤 검토를 거쳤을까?

정 장관의 말처럼 “인종차별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렇다면 건국 이래 유대인 시민과 자국 내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정부가 부르는 명칭은 ‘아랍계’) 시민을 구분해 65개 이상 법규로 후자를 공식 차별하는 이스라엘은 어떻게 정당화될 것인가? 심지어 2018년에는 헌법적 수준에서 “이스라엘은 유대민족 국가”라 규정하며 ‘아랍계’ 시민을 배제한 이스라엘을 말이다. 또 온건한 시온주의자조차 염려하듯 한국에서도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은 과연 검토했을까?


▲  이스라엘 국기 모양에 이스라엘의 상징인 '다윗의 별' 대신 나치 문양을 그려넣은 시위대가 국기 모양의 포스터를 태우고 있다. [출처: 미국유대인위원회(AJC)]

여러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주한 이스라엘 대사 아키바 토르는 한국이 “혐오에 맞서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딘 첫 번째 아시아 국가!”라며 트위터에 찬양하는 포스팅을 남겼다. 보도자료 말미 몇 줄의 소식이 한국에서 화제성이 없었던 것과 달리 시온주의 세력들은 아시아 국가가 처음으로 채택했다며 널리 회람했다. 미국의 로비단체 미국유대인위원회(AJC)의 사이트에는 한국이 채택 국가로 바로 등재됐다. FTA 체결에 이어 또다시, 이스라엘과 시온주의 세력에 어필하는 최초의 아시아 국가가 된 것이다.

진짜 반유대주의와는 연합하는 이스라엘

이미 알려진바, 적어도 이스라엘 정치가들은 대대로 반유대주의에 관심이 없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 정책을 지지해주기만 한다면 악명 높은 반유대주의자와 손잡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얼마 전 실각한 이스라엘의 최장 집권 총리 네타냐후는 특히 노골적이었다. 헝가리의 오르반 총리는 2차 세계대전 중 히틀러와 연합해 수십만 유대인을 강제수용소에서 죽게 만든 헝가리 정부를 찬양했다. 또 유대인 ‘조지 소로스’가 유럽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유대인이 세계를 조작한다는 전형적인 반유대주의적 음모론을 제기했지만, 네타냐후는 오히려 이에 동조했다. 네타냐후는 폴란드 총리와 함께 2차 세계대전 중 폴란드가 나치의 박해를 피할 수 있게 유대인들을 대피시켰다는 내용으로 역사를 왜곡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을 건국한 시온주의 지도부가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취약함을 이용해 시온주의 국가 건설에 활용한 전사를 생각할 때 어찌 보면 일관되기까지 하다.

유대 민족은 서구사회의 뿌리 깊은 인종주의 속에 가공할 탄압을 받았다. 그러나 유대 민족만이 피해자의 위치를 특권적으로 독점하는 것은 아니다. 1930년대 나치는 독일과 미국에서 유대인이 러시아 혁명을 일으켰다는 음모론을 퍼뜨렸고(judeo-bolshevism), 유대인과 공산주의자는 동시에 탄압받았다. 유대인을 악마화했던 음모론은 이제 유대인 자리만 이슬람으로 바꿔 재생산되고 있다. 프랑스에서 ‘이슬람-좌익’(islamo-leftism)은 서구 문명을 무너뜨리려는 좌파와 이슬람 연합이라는 음모론에 기반해 팔레스타인 연대 세력을 가리키는 신조어였다. 2021년 2월,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이슬람-좌익’ 사상을 프랑스 국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의 공범으로 지목, 이를 뿌리 뽑겠다며 대학 캠퍼스를 전수조사했다. 걷잡을 수 없는 인종주의와 혐오의 확산 속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입장은 분명하다. 반유대주의에, 이슬람 혐오에, 모든 형태의 인종주의에 맞설 싸울 것. 이 싸움에 아파르트헤이트 식민국가 이스라엘이 낄 자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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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랜드 밴드 하타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마 전 ‘하타리’라는 이름의 아이슬랜드 메탈 밴드의 행동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유로비전’에 출전해, 팔레스타인 국기를 펼치는 모습이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로 송출되었기 때문인데요.

유로비전은 유럽 국가들의 최대 음악 경연대회지만 이스라엘, 호주 같은 나라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작년 우승자의 국적국에서 다음 대회를 개최하는 관례에 따라 올해는 이스라엘에서 개최되었구요.

이스라엘은 전쟁과 학살의 이미지를 씻고 문화 선진국으로 자국을 알릴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유로비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며 국가적인 노력을 쏟아부었죠.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는 유로비전이 이스라엘에서 개최되어선 안 된다고, 참가 뮤지션들에게 보이콧으로 연대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이미 현재진행형으로 가자지구 비무장 시위대가 이스라엘군에 매주 살해당하고 있는데, 그리고 가자지구가 지금 폭격당하고 있는데, 그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반 세기 넘게 군사점령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건데, 마치 이런 것들이 아무 문제도 아니라는 듯이 이스라엘에서 평화와 화합을 노래하는 것이 말도 안 되는 것이죠.

많은 뮤지션들이 이스라엘의 군사점령과 민간인 학살을 규탄하며 유로비전 참가를 거부했습니다. 유럽 곳곳에서 유로비전에 가지 않겠다는 가수들이 모여 콘서트를 갖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슬랜드 밴드 하타리는 참여를 해서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표하는 자신들만의 방식을 고집했습니다.

하타리의 행동은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드는 것 자체를 불법화해온 이스라엘로서는 당혹스럽고 감추고 싶은 장면이었을 겁니다. 한편으로 팔레스타인 상황을 잘 모르는 많은 사람들은 밴드가 저러는 이유가 뭘까 궁금해 하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군사점령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가 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대를 호소한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는 하타리에게 다른 뮤지션들과 마찬가지로 유로비전 자체를 보이콧해달라고, 그래서 이스라엘이 아무 문제 없는 정상국가로 다시금 자리매김하는 데에 단호하게 반대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하타리는 정면으로 이 요청을 거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신 자신들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연대를 표한 것이지요. 하지만 텔아비브까지 온 뒤에도, 행사 직전까지 보이콧을 선언해 달라고 요청했던 팔레스타인 시민사회 입장에서는 보이콧 요청을 거부한 것 그 이상이 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연대의 방식이 한 가지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보이콧 경험을 보면, 어떤 때는 백인과도 함께 하지만 억압받는 흑인을 지지한다는 ‘선택적 연대’가 아파르트헤이트, 즉 인종차별 체제를 철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혀 아니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연대도 마찬가집니다. 우리는 단호하게 같은 행동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유로비전 보이콧이 바로 그런 때였습니다. 하타리가 다른 기회에, 다른 장소에서 같은 행동을 했다면 분명 달랐을 겁니다.

비록 밴드 하타리가 이번에는 유로비전에 참여해 이스라엘을 정상국가화하는 데에 기여했지만, 다른 기회에, 다른 장소에서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팟캐스트 오프닝으로 처음 써봤는데 역시 수정 많이 됨 ㅎ 쓰면서 깨달았다. 난 안 돼... 말랑말랑한 척 쓰려고 해도 결국 안 됨 ㅠㅠㅠ

하타리 퍼포먼스는 통쾌한 부분이 당연히 있었는데 위에 적었듯이 다른 장소에서 했다면 마음 편ㅅ히 통쾌했겠지만 보이콧 요청을 거부하고 한 거라서 통쾌하긴 커녕... 팔레스타인 시민사회의 호소를 무시하고 시민사회가 주도해 온 운동의 권위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것이 어떻게 연대가 될 수 있을까. 하타리 자신들은 아니지만 이들을 옹호하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연대는 다양한 방식이 있고 어쩌고 하는데 연대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이게 최소한임

사실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라는 게, 다양할 수밖에 없을텐데, 그게 '시민사회'라는 자체의 다양함도 있지만 팔레스타인은 점령지에 사는 사람들과 난민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처한 환경이 뚜렷이 다르고, 난민 중에도 인근 레반트 지역에 있는 사람들과 아예 잘 사는 제국주의 국가들로 간 사람들의 환경이 또 다르고. 그렇다고 제국주의 국가에 산다고 절대 모두 주류에 편입한 건 당연히 아니고 그래서 그 안에서도 다르고... 뭐 그래가지고 당사자 운동의 측면에서 봐도 자기네끼리 막 아무렇게나 막 절대 옳지 않은 방식으로 운동 많이 함 그리고 점령지 시민사회의 권위를 깎아내리기도 하고

시민사회라..하아.. 복잡하지만 지금 전개되는 보이콧 등 BDS 운동을 호소하고 주도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시민사회가 맞다. 정파를 초월해서 모든 조직이 동참하고 있기도 하다. 나는 일반론적으로 말해서 식민(내부 식민지 포함)/억압 세력에 맞서 민중들이 무장 투쟁할 권리를 지지하지만, 하지만 신체 건장한 일부만이 참여 가능하고 화기의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경쟁 불가한 무장 투쟁으로 어떤 해방이 가능한가에 대해 물음표를 갖고 있다. 비폭력 운동 특히 BDS가 성공하는 것은 팔레스타인만이 아니라 다른 세상,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큰 승리가 될 것이다. 암튼 하타리... 늦지 않았어 이제라도 동참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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