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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26
    나카브 사막 1(6)
    뎡야핑

나카브 사막 1

네게브 사막, 나카브 사막
(네게브 : 이스라엘말, 나카브 : 팔레스타인말)

지난 달에 나카브 사막의 베두인 족 마을의 한 집을 이스라엘 당국이 부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스라엘 안에 사는 베두인족은 이스라엘 국적을 가지고 살지만 이스라엘 내에서 차별받으며, 팔레스타인 내에서도 차별받는다고 알고 있었다. 어쨌든 그 현장에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나카브 사막을 이스라엘화 된 마을을 통하지 않고, 그냥 (상상 속의) 베두인 마을 그 자체로 바로 가고 싶었고, 특히 뉴스에서 본 알무키엔 마을에 가보고 싶었는데 아무런 방법을 몰랐다. 그래서 무리해서,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힘을 빌려 사막에 왔다.

예루살렘은 동/서로 나뉘어 서쪽은 이스라엘이 차지하고 있다. 이 서예루살렘의 터미널에서 나카브 사막의 교통의 중심지인 '베르 셰바Be'er sheva"를 통해야만 나카브 지역 어디든 갈 수 있다. 근데 가는 길에 있는 마을에서 만나기로 한 건데 내가 잘 못 알아들어서 -_- 레하빔 마을에서 중간에 내리랬는데 종점인 베르 셰바까지 더 가버렸다. 암튼; 여차저차 만났다.

베두인 족인 아지즈와 나카브 사막 지역 유대인과 베두인의 공존에 대한 단체의 유대인 활동가 카야 두 분이 마중나와줬다. 어떻게 여기를 알고 왔냐고 해서 뉴스에서 봤다고 하자 카야는 아지즈에게 너 유명해졌다고 농담을.. 두 사람은 어제 이스라엘 당국에 끌려간 알 아리깁 마을 사람의 재판에 가는 중이라며 함께 가겠느냐고 물었다. 베르 셰바란 동네는 엄청 번화한 곳이었는데, 법원도 우와.. 새삥 겁나 좋은 건물 ㅇㅇ 들어가서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는 히브리어로 진행되는 재판을 한참을 봤는데 보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둘이 중간에 뛰쳐나가서 서예루살렘 터미널에서 샀던 샐러드를 쳐묵쳐묵.

왜 재판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영어 소통의 문제로 -_- 땅 몰수와 관련해서 이스라엘 당국에 항의하다가 잡혀왔다는 것만 확실한데. 내가 폭력을 행사한 거냐고 물었더니 전혀 그런 건 아니라고. 재판 결과는 좋아서 다행히 재판 후 곧바로 풀려났다.

그 카야라는 활동가는 이 문제로 곧 런던에 가야 한다며 우리를 잠시 다른 남자분한테 맡겼는데, 그 분은 우리를 알 아리깁 마을에 데려간다고 했다. 베두인이고, 사업가라는데 차가 벤츠 -_- 세상에 태어나서 벤츠 처음 타 봄 -ㅁ- 승차감이 남달라 =ㅁ= 이런 차를 타고 우리를 비싼 호텔에 데려다주는 건 아닐까 염려도 되고 아 부잣집에 가는 건가 ㄷㄷ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는데 고속도로를 타다가 아무 표지판도 없는 곳에서 샥 우회전을 하더니 사막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우와~~ 갑자기 너무 신남; 풀이 중간중간 송송 사막이 너무 예쁘고.. 참 쥬았지만

마을에 다다르자 부숴진 집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뉴스에서 봤던 바로 그거 -_- 벤츠 소유자는 부숴지기 전의 집과 정원, 후세인과 조지 부시;;;의 사진을 보여줬다. 이스라엘이 이 마을의 기라성같은 집을 전부 부수었다고 얘기해 주며서도, 이스라엘 국가는 좋은 국가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 왜 그런 말을 덧붙인 걸까?? 우리가 이스라엘을 나쁘게 생각할까봐.. 근데 왜 그게 걱정이지?

마을은 정말 초토화되어 단 한 집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설명은 쫌 있다 하고.. 본론도 안 나왔는데 글 너무 기네 본론이 중요한데 이건 뭐 기사로 따로 쓸 거니깐 뭐. 암튼 이렇게 부자집들을 그냥 막 부수다니 정말이지 -_- 도대체 사회/경제적으로도 손실 아닌가 멀쩡한 부잣집을 다 부셔 -_-

그래서 이 사람은 커다란 천막을 지어놓고 지내고 있었다. 다른 마을 사람들은 좀 떨어진 곳에 천막을 짓고 지내고 있지만 자기네만 여기 무너진 집 바로 옆에서 지낸다고 했다. 곧이어 또다른 벤츠를 타고 도착한 아내와 아들들은 우리를 보지 않고 마구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대화했다. 파괴 관련한 얘기인 것 같았다. 상황이 안 좋으니까 모두 대화를 소리지르며 화난 얼굴로 했다. 그래서 이렇게 폐를 끼치다니...;; 우리는 둘러보고 호스텔 가서 자려고 했는데 데려다달라는 말을 하기가ㅏ;;;;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남자분은 법원에서 만나서 집에 올 때까지는 젠틀맨;이었는데 집에 오자 갑자기 태도가 급변해서 완벽 가부장 -_- 아들 때리는 거 보고 시껍해서 얼어붙어서 정말 우리 둘이 미치는 줄 알았다 벗어나고 싶은데 너무 사막 안쪽인데다 어두워져서 걸어갈 수가 없는 상황..

그러다 마을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아마 대책 회의를 하는 것도 같고) 우리 보고 아지즈네 집으로 가라며 때린 아들에게 데려다주라고 했다;; 우리는 너무 기뻐서 -ㅁ- 아오... 아지즈네 집에 갔더니 아지즈의 부인 싸바와 그 동생인 알리야, 알리야의 딸인 애기가 있었다. 그쪽이 할 수 있는 영어와 우리가 할 수 있는 아랍어가 비슷해서 몇 마디 소개하고 나자 더 할 말이 없었다. 너무... 우리들이 한심했다. 특히 나는 오기 전에 사막에 가서 베두인족을 만나겠다는 마음으로 아랍어를 좀더 공부했는데. 개뿔.. 책을 들고 올 수 있었다면 좀 나았을텐데 검문해서 뒤질까봐 책도 못 갖구 와서ㅜㅜㅜ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 머릿속이 새하얘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이런 상황에서 대화하려고 아랍어를 배운 건데 이게 뭐임 아는 단어만 파편화돼서 떠오르고 -_- 제기럴~~~~

-ㅅ- 과일을 대접해 주셨는데 자와아(ㄹ)이라는 과일이 정말 참을 수 없이 맛없었다 -_- 그냥 맛없는 게 아니고 익지 않은 떫은 맛에 트리오(세제) 맛이.. 근데 과일을 대접하시고는 우리를 뚫어져라 보셔서ㅜㅜㅜㅜ 바나나랑 사과는 먹었는데 자왈을 먹다 남기고 몰래 버렸다 죄송합니다 천지신명이시여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이미 뭔가 주시면 다 먹겠다고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아오 ㅇ<-< 나중에도 그거 트름 나올 때마다 토할 거 같았고;

그러고보니 처음 들른 집에서도 엄청 맛있는 차와 말린 대추같은 걸 주셨다. 처음 2시간 정도는 멀뚱멀뚱; 우리끼리 사진 찍고 돌아다니다가 상황이 너무 불편해서 뭔가 일을 도우려고 했는데 말이 안 통해서;;;; 돕지도 못하고;;;; 이쪽에서는 고개 숙이는 문화가 없는 거 같은데 나는 송구해서 고맙다거나 안녕히 계시라는 인사를 할 때마다 나도 모르고 상체를 앞으로 숙였다;;;; 얼마나 이상해 보일까 쟤 뭐하니 하고;; 근데 송구해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태어나서 죄송하다는 생각을 정말이지 처음으로 했다. 부끄러워 뒤질 것 같았음 죄송합니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아지즈는 카야와 함께 다른 곳에서 회의를 하다 저녁 늦게 왔다. 생각해 보면 그 회의만 아니면 마을 둘러보고 밖에 하다못해 사막 바깥 버스 정류장까지만이라도 데려다달라고 할 수 있었을 거 같은데. 암튼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상대가 늦게 와서 우리를 데리고 가족이 다같이 식사한다며 또 이동했다. 마을을 지어놓고 살아도 집집마다 거리가 멀다. 유목민 문화인가? 신기함. 도착한 곳은 아지즈의 장인의 집이었는데 이미 우리를 위해 요리해 놓고 있었다.

장인어르신<인 스마일은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근데 부인이랑은 한 마디도 안 하고... 뭔가 일하시고 아파보이기도 하고 해서 말을 걸기가 좀 그랬음 암튼 오랜만에 먹는 엄청 맛있고 제대로 된 요리가..!! 나는 양고기를 정말 싫어하지만 양기름같은 데다 볶은 볶음밥에 양고기가 마구 섞여 있는 볶음밥을 엄청 맛있게 먹었다 맛있어!!! 이것저것 대접을 받아서(죄송합니다ㅜㅜㅜㅜ) 배도 안 고팠는데 맛있어서 잘 먹었다. 쌀은 숟가락으로 먹는데 양고기는 손으로 뜯어먹는 문화가.. 근데 스마일님께서는 자꾸 양고기를 뜯어서 우리 앞으로 주면서 먹으라고 눈빛으로 빔을 쏘아대셨다. 계속 -ㅁ- 그래서 냐옹씨한테 넘겨줬는데. 소고기나 돼지라면 먹겠지만 양고기랑 닭고기는 고기를 끊기 전에도 원래 안 먹던 거라서 먹을 수가 없었다. 그냥 심리적인 문제이다-_- 적당히 속여 넘기고 싶었지만 정말 계속 보셔서 조금 먹었다. 소고기같은 맛에 직접 키운 양이라선지 냄새는 조금도 안 났는데. 그래도 한 입 먹었더니 맛은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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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는 (2)에서;;;;;; 중요한 건 다 빠지고;;

지금은 다시 동예루살렘,. 쫌있다 최근에 역시 파괴되고 있는 난민촌에 갈 거임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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