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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가라시 다이스케, 영혼(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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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만화 얘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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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라시 다이스케가 작업하는 방법

인간은 옛부터 신화라든지 종교라든지 이야기, 소설, 과학.. 여러가지 방법으로 "세계"를 표현하려 했습니다만, 이가라시 다이스케 상은 자기만의 언어로 그게 가능한 사람입니다.

- 모로호시 다이지로 (문예별책 이가라시 다이스케에서)

 

꼬리를 무는 연상의 연상 끝에 이가라시 다이스케는 그림을 어떻게 그릴까 궁금해졌다. 이렇게까지 잘 그려버리면 그냥 슥슥 편하게 자유롭게 자기가 그리고 싶은 거 편하게 구현할 것 같아서.

 

우라사와 나오키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만벤」(만화공부)에 이가라시 다이스케도 나왔다. 연필로 밑그림 그릴 때 과연 연필을 심에서 한 3분의 1쯤 멀찍이 잡고 슥 슥 그린다. 펜도 꽉 잡지 않고 살짝 쥐고 슥슥 그린다. 볼펜으로 그린다고 유명해서 다 볼펜으로 그리는 줄 알았더니 외곽선은 펜으로 먼저 그리고, 그 다음에 무늬, 머리카락 등 선으로 면을 채울 때 볼펜을 사용한다. 그 똥나오는 모나미 볼펜 말고 좀 좋은 펜이지만 여튼 만화 전문 펜이 아니다. 볼펜을 쓰면 좌우상하 방향에 구애받지 않고 슥 슥 자유롭게 그을 수 있어서 볼펜을 사용한다고 한다(이 대목에서 우라사와 나오키가 "나도 볼펜으로 해볼까.." ㅋ).

 

작업공간은 삼면을 책상과 책장으로 둘러쌌고, 반쯤(?) 좌식으로 앉아서 작업한다. 이 아늑한 작업공간엔 다른 사람이 들어올 틈이 없다. 어시스트가 없다! 왠지 그림을 보면 어시스트 없이 혼자 작업했을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그림 그리는 사람들, 특히 실력 있는 어시라면 남의 그림에 맞춰 배경 작화도 남의 그림체로 잘 그리길래 그런 어시 있을 줄 알았지. 근데 없어-ㅁ-! 지우개질도 톤도 자기가 다 함. 다행히(?) 톤을 복잡하게 붙이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붙이고 깎고.. 근데 너무 즐거워 보인다. 매일 12시간씩 작업한다는데 헐.. 진짜 그림 그릴 때도 상상한 것보다 더 편하게 그리고.. 많이 안 나왔지만 나온 것만 보자면 막 구도도 안 잡고 그냥 일단 머리 속에 구도 잡고 냅다 그려버림ㅋㅋㅋㅋ 뭔가 순서도 없다 대가리부터 그리고 몸으로 가고 그런 게 아니고 그렇다고 동선에서 중요한 덩어리부터 잡는 것 같지도 않고 그냥 그리고 싶은 부분부터 그리는 느낌인데 스케치하는 거 더 많이 봐야 알 수 있을 듯.

 

보통 어시를 둔다면 캐릭터만 작가가 그리고 배경을 어시가 그리는데, 자기는 배경 그리는 걸 좋아해서 굳이 어시가 있다면 어시더러 캐릭터 그리게 할 거라고..ㅋㅋㅋ 겁나 그 흑백의 바다, 숲, 하늘, 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게 없는데 진짜 와 미쳤어 그림 볼 때마다 미쳤어 하고 그림 그리고 싶은 의욕을 왕창 꺾어놓는데 만벤 보고 더 꺾였다 ㅋㅋㅋㅋ 미쳤어 유화 전공이라는데 과거에 이미 많은 노력을 통해 실력을 쌓은 결과기도 하겠지만 그냥 대천재다.

 

야스히코 요시카즈 그림을 많이 따라 그렸었고 대학 때 소녀만화를 많이 읽어서, 영향도 많이 받았을 거라고 한다. 소녀만화 작가로 언급한 분들이 츠무기 타쿠, 와카츠키 메구미, 나리타 미나코, 카와하라 이즈미인데, 나리타 미나코 빼고는 무서울 정도로 한국에 정발된 게 없다. 나리타 미나코도 절판이라 구할 수 있는 게 없다..ㅠㅠ 와카츠키 메구미는 고양이 만화만 번역됐고. 부서질 듯 빛나는 느낌의 그림을 영향 받은 것 같다(내 생각).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연재하는 만화는 『디자인』으로 단행본은 3권까지 나왔다. 유전자 조작으로 지구와 다른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새로운 종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렇게 태어난 소년소녀들이 비밀병기로 활약하는.. 이렇게 쓰니까 이상하네; 『해수의 아이』랑 비슷한 느낌이지 소년만화적 그런 느낌이 아님;

 

갑자기 이가라시 뽕이 차올라서 문예별책 주문했다. 모로호시 다이지로 선생이 그림 헌정한 게 너무 보고 싶은 이유도 있다 ㅋㅋㅋ 모로호시 다이지로가 그린 이가라시 다이스케 만화라니 우와...ㅋㅋㅋ 기대돼

 

이가라시를 만나러 가며 우라사와는 개인적으로 그림 제일 잘 그리는 작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방송 내내 펜 쥐는 거, 볼펜 쓰는 거, 표현방식 등에 순수하게 감탄하고 재밌어 한다. 만화가가 만화를 정말 좋아한다는 게 보일 때 같이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 하기오 모토 선생님도 얼마나 남의 만화 많이 보고, 특히 문예별책 여기저기 헌정만화를 그려주셨던지.. 정말 대단하시고 사랑스럽다< ㅋ


(2018.4.13 추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모로호시 다이지로 헌정 그림 보고 깔깔 웃어줘야지! 하고 호기롭게 문예별책 별쳤는데 생각보다 훨씬 괜찮아... -ㅁ-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심지어 예쁘기까지 해......-ㅁ-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가라시 만화 옆에 있어도 꿀리지 않아!!!!

 

헐 모로호시 상도 예쁘게 그려달란 말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에 만벤에서 여자아이라도 귀엽게 그리지 않으면 아무도 안 볼 만화라고 이가라시가 자기 만화 자평한 게 떠오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모로호시 상은 자신감 뿜뿜해서 이렇게 안 그리는 건가봉가<

 

맨앞에 덧붙인 이가라시 다이스케 만화에 대한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평가 너무 좋아... 나 기절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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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라시 다이스케, 영혼

 제대로 쓰고 싶지만 어차피 안 쓸 게 분명하므로 그냥 잡소리라도 쓴다.

 

그냥 좋다 잘만들었다 위대하다를 떠나서 영혼을 흔드는 작품들이 있다. <기생수>, <히스토리에>의 작가 이와아키 히토시의 작품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할 수밖에 없는 건 <뼈의 소리>이다. 언제 어디서 어느 장면부터 읽어도 흥미진진한 그의 모든 작품을 제끼고.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작품은 많이 못 봤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운동적인 만화가 가능하구나, 그리고 꼭 좌파적 이데올로기가 아니라도 운동적일 수 있구나, 하고 처음으로 알게 해준 그녀의 <해수의 아이>를 제끼고, <영혼>이... 정신없이, 사정없이 나를 흔들었다.

 

뼈의 소리랑 영혼이 나를 흔드는 공통점이 뭘까. 그리구 강경옥 선생님 만화 중에도 있었는뎅. 뭐 그건... 아.. 선생님도 이런 걸 아시는구나...;;;; 하고. 난 세상에 나만 아는 줄, 나만 느꼈는 줄 알았는데 선생님도 알고 계셨어!!!!!! 하고 막 구원받은 느낌이 있었다. 그 뒤로 강경옥은 강경옥 선생님이 되었지;

 

세 작품의 공통점은 모두 단편이라는 거다 'ㅅ' 글구... 죽음이 주는 낯선 감각... 죽음에 반응하는 이질적인 감각... 강경옥 쌤 단편에서 그건 아이스크림의 맛이었고, 뼈의 소리에서는 뼈의 소리;였고, 영혼에서는 고기가 익는 냄새였다. 

 

뭐 뼈의 소리는 조금 다르다. 미각, 후각으로 죽음의 낯설음을 우회하는(?) 두 작품과 달리 뼈의 소리는 죽음을 회피하지만 완전히 회피하지는 못해서 부서지고 망가진다. 또 강경옥 쌤 만화랑 뼈의 소리에서 감각이 윤리의 문제로 치환(?)되어 주인공을 괴롭힌다면, 영혼의 주인공은 후각->시각적 연상의 반복과반복과반복하지만 죄책감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

 

뭐 이런 나만 알 법한 소리를 지껄여봤다. 단편집 <영혼> 중 맨 앞에 있는 영혼만 읽고ㅈ잘라고 했는데 다 읽어도 잠이 안 오네... 너무 졸렸는데, 이거 읽고 잠이 확 깼다. 뒤에 나오는 단편들도 하나도 빠짐없이 명작 명작 대명작이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를 오랜만에 또 검색했는데 4월 2일생이네... 아이구 님이 세상에 태어나서 최고로 햄볶아욤.. 님의 어머니 아버님께 감사드림<

 

그나저나 이가라시 다이스케 리뷰로 기이하고 기묘하되 아름답다...고 써놓은 글들 많다...; 다 제쳐두고 작화 가지고 태클 거는 건 진짜... 니가 그려 미친 거 아니야-_-???????? 처음 이 사람 만화 봤을 때는, 이렇게 잘 그리는 사람이 왜 만화를 -ㅁ- 이란 생각이 들었다. 만화를 이렇게 제일 좋아하는 내가 그림에 위계를 두고 약간 순수미술이 좀더 우월하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다니...-_- 어차피 순수미술보다 만화에 백배 가치 둘 거면서... 그니까 이건 나의 관념이기보다 사회에서 세뇌받은... 갑자기 사회 탓함;;;;;;;; 내 탓이오 ㅇ<-<

 

신체변형을 주제로 적린이 좋아할 것 같아서 밤에 문자로 추천... 답장이 없네 주무시는데 미안 -ㅅ-;;; 내가 이토록 좋아하는 만화를 누군가 내 맘에 썩< 드는 리뷰로 답해준다면 햄볶을텐데... 기묘하다 아름답다 따위의 내가 할 법한 말 말고;;;; 그런 건 리뷰가 아니야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런 리뷰를 안 읽었다면 나도 저런 말 썼을 거야;;;; 물론 다른 단어를 쓰겠지만... 여튼 만화와 만화가의 무의식과 자본주의< 사회를 가로지르는 리뷰를 읽고 싶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적린이 써줬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요즘 적린은 불로깅도 안 하긔... ㄱ-;;;; 난 오늘 만났지만< 캬캬캬캬 이가라시 다이스케 만화랑 적린이랑 잘 어울린다.. 뭐 이런 감각이 다 있지??? 근데 진짜 그램.


 

다이스케님 다이스키해욤...근데 나는 새가 너무 무서운데 닭모가지 꺾어놓은 거 보고 기겁했다 예전에 간츠 4권쯤에 새 괴물 나올 때 내용은 궁금한데 만화책을 만질 수가 없어서 -ㅁ-;;; 몇 십 페이지를 외할머니가 넘겨주고 나는 실눈을 뜨고 글자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미친 손녀 새끼 ㅋㅋㅋㅋ

 

근데 영혼을 흔드는 만화는 이런 것들인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간츠란 말이지.........; 간츠 너무 좋아 간츠 ㅜㅜㅜㅜㅜㅜㅜㅜㅜ 시공사 만화는 진자 최대 자제하는데 이거 그냥 사야지... 뒷권들 안 사고 있었는데 -ㅅ- 아놔........ 물론 웹으로 최신 번역본을 보고 있어서 나중에 살라고 미뤄뒀지만 지난 내용 다 보고 싶어 너무 보고 싶어 최근에 코믹커즐 오프매장에서 25% 할인해서 갈까 하다가.. 아마 5월에 북새통에서 30% 세일이 있을 것이니까.. 참아야지 작년에는 글세 깜빡한 거라 개자식아 내 돈 내놔 내 만화책 내놔

 

그러고보니 서울역/신촌 북오프에서 세일 광고 빵빵 때려댔는데 한 번도 못 갔다 갓뎀 이런 비극이......ㅜㅜㅜㅜㅜㅜㅜㅜ 진보넷에 일하게 되면서 앗싸... 서울역 북오프에 만화 사냥 맨날 가야지... 했는데...일 년간 일하면서 딱 한 번 갔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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