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라시 다이스케, 영혼

 제대로 쓰고 싶지만 어차피 안 쓸 게 분명하므로 그냥 잡소리라도 쓴다.

 

그냥 좋다 잘만들었다 위대하다를 떠나서 영혼을 흔드는 작품들이 있다. <기생수>, <히스토리에>의 작가 이와아키 히토시의 작품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할 수밖에 없는 건 <뼈의 소리>이다. 언제 어디서 어느 장면부터 읽어도 흥미진진한 그의 모든 작품을 제끼고.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작품은 많이 못 봤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운동적인 만화가 가능하구나, 그리고 꼭 좌파적 이데올로기가 아니라도 운동적일 수 있구나, 하고 처음으로 알게 해준 그녀의 <해수의 아이>를 제끼고, <영혼>이... 정신없이, 사정없이 나를 흔들었다.

 

뼈의 소리랑 영혼이 나를 흔드는 공통점이 뭘까. 그리구 강경옥 선생님 만화 중에도 있었는뎅. 뭐 그건... 아.. 선생님도 이런 걸 아시는구나...;;;; 하고. 난 세상에 나만 아는 줄, 나만 느꼈는 줄 알았는데 선생님도 알고 계셨어!!!!!! 하고 막 구원받은 느낌이 있었다. 그 뒤로 강경옥은 강경옥 선생님이 되었지;

 

세 작품의 공통점은 모두 단편이라는 거다 'ㅅ' 글구... 죽음이 주는 낯선 감각... 죽음에 반응하는 이질적인 감각... 강경옥 쌤 단편에서 그건 아이스크림의 맛이었고, 뼈의 소리에서는 뼈의 소리;였고, 영혼에서는 고기가 익는 냄새였다. 

 

뭐 뼈의 소리는 조금 다르다. 미각, 후각으로 죽음의 낯설음을 우회하는(?) 두 작품과 달리 뼈의 소리는 죽음을 회피하지만 완전히 회피하지는 못해서 부서지고 망가진다. 또 강경옥 쌤 만화랑 뼈의 소리에서 감각이 윤리의 문제로 치환(?)되어 주인공을 괴롭힌다면, 영혼의 주인공은 후각->시각적 연상의 반복과반복과반복하지만 죄책감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

 

뭐 이런 나만 알 법한 소리를 지껄여봤다. 단편집 <영혼> 중 맨 앞에 있는 영혼만 읽고ㅈ잘라고 했는데 다 읽어도 잠이 안 오네... 너무 졸렸는데, 이거 읽고 잠이 확 깼다. 뒤에 나오는 단편들도 하나도 빠짐없이 명작 명작 대명작이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를 오랜만에 또 검색했는데 4월 2일생이네... 아이구 님이 세상에 태어나서 최고로 햄볶아욤.. 님의 어머니 아버님께 감사드림<

 

그나저나 이가라시 다이스케 리뷰로 기이하고 기묘하되 아름답다...고 써놓은 글들 많다...; 다 제쳐두고 작화 가지고 태클 거는 건 진짜... 니가 그려 미친 거 아니야-_-???????? 처음 이 사람 만화 봤을 때는, 이렇게 잘 그리는 사람이 왜 만화를 -ㅁ- 이란 생각이 들었다. 만화를 이렇게 제일 좋아하는 내가 그림에 위계를 두고 약간 순수미술이 좀더 우월하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다니...-_- 어차피 순수미술보다 만화에 백배 가치 둘 거면서... 그니까 이건 나의 관념이기보다 사회에서 세뇌받은... 갑자기 사회 탓함;;;;;;;; 내 탓이오 ㅇ<-<

 

신체변형을 주제로 적린이 좋아할 것 같아서 밤에 문자로 추천... 답장이 없네 주무시는데 미안 -ㅅ-;;; 내가 이토록 좋아하는 만화를 누군가 내 맘에 썩< 드는 리뷰로 답해준다면 햄볶을텐데... 기묘하다 아름답다 따위의 내가 할 법한 말 말고;;;; 그런 건 리뷰가 아니야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런 리뷰를 안 읽었다면 나도 저런 말 썼을 거야;;;; 물론 다른 단어를 쓰겠지만... 여튼 만화와 만화가의 무의식과 자본주의< 사회를 가로지르는 리뷰를 읽고 싶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적린이 써줬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요즘 적린은 불로깅도 안 하긔... ㄱ-;;;; 난 오늘 만났지만< 캬캬캬캬 이가라시 다이스케 만화랑 적린이랑 잘 어울린다.. 뭐 이런 감각이 다 있지??? 근데 진짜 그램.


 

다이스케님 다이스키해욤...근데 나는 새가 너무 무서운데 닭모가지 꺾어놓은 거 보고 기겁했다 예전에 간츠 4권쯤에 새 괴물 나올 때 내용은 궁금한데 만화책을 만질 수가 없어서 -ㅁ-;;; 몇 십 페이지를 외할머니가 넘겨주고 나는 실눈을 뜨고 글자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미친 손녀 새끼 ㅋㅋㅋㅋ

 

근데 영혼을 흔드는 만화는 이런 것들인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간츠란 말이지.........; 간츠 너무 좋아 간츠 ㅜㅜㅜㅜㅜㅜㅜㅜㅜ 시공사 만화는 진자 최대 자제하는데 이거 그냥 사야지... 뒷권들 안 사고 있었는데 -ㅅ- 아놔........ 물론 웹으로 최신 번역본을 보고 있어서 나중에 살라고 미뤄뒀지만 지난 내용 다 보고 싶어 너무 보고 싶어 최근에 코믹커즐 오프매장에서 25% 할인해서 갈까 하다가.. 아마 5월에 북새통에서 30% 세일이 있을 것이니까.. 참아야지 작년에는 글세 깜빡한 거라 개자식아 내 돈 내놔 내 만화책 내놔

 

그러고보니 서울역/신촌 북오프에서 세일 광고 빵빵 때려댔는데 한 번도 못 갔다 갓뎀 이런 비극이......ㅜㅜㅜㅜㅜㅜㅜㅜ 진보넷에 일하게 되면서 앗싸... 서울역 북오프에 만화 사냥 맨날 가야지... 했는데...일 년간 일하면서 딱 한 번 갔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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