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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래 접는다 눈물의 청첩장(12)
    뎡야핑

친하지 않은 청첩장

*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고 내일까지 쓰기로 한 글이 있는데 이러고 있는 거임< 난 쓰고 싶은 글이 항상 말도 못 하게 많은데 왜 정말 써야 하는 글이나 쓰기로 한 글은 도저히 못 쓰겠고 짧게는 12시간에서 길게는 몇 달을 허송세월하며 한 자도 쓰지 않고 길고 긴 스트레스에 몸부림치다 직전에 미친듯이 쓰는 걸까... 그게 좋은 글을 생산하기 위한 조련(?)의 시간이냐규 그런 것도 아니고 게다가 글 좋지도 않음<

 

암튼< 청첩장을 돌리는 것도 일이다. 아직 별로 안 돌렸다. 돌려야 하는 사람에게 돌리는 것은 귀찮은되 별 일도 아니다. 참 일본에 보낼 거는 빨리 부쳐야지...ㅜㅜ 암튼< 돌려야 하는 사람들은 결국 뭐라도 보낼 것이다. 안 보내면 구두로 전화라도 때리면 된다. 내 친구라면 그 정도는 괜찮잖아?라는 생각이 있어서 오히려 별로 안 친한 사람들에게 신경이 쓰이는데. 근데 사람마다 다 달라서... 몰라<

 

가깝지 않은 사이에, 혹은 옛날엔 가까왔는데 이젠 연락도 거의 안 하는 사이에, 혹은 마음으로는 딱히 멀진 않은데 아주 가까운 것도 아니고, 미래에 보긴 볼 건데 요즘은 안 만나는 사이에, 결혼에 초대하는 게... 뭐지?? -_-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은데 벌써 가까운 사람 세명이나 각자의 이유로 못 온다 함... 흥... 뭐 안 와도 아무렇지도 않아 정말... 왜냐면 원래는 내가 좋아하는 서로 상관 없는 사람들이 한 장의 사진에 담긴다니 그게 너무 좋아서 다 와서 사진 찍으라고 하고 다녔으나 절대 못 오는 사람들이 있는 이 판국에 꼭 다같이 직을 필요 없고 내가 나중에 합성해서 넣겠음 ㅋㅋㅋㅋ 각자 전신 사진 보내라고 해야지 멀리서 마음 혹은 영혼으로 참석한 사람...<

 

지금 참세상 정은희 기자가 주관하는 국제 포럼이라는 한 달에 한 번 국제 정세 얘기하는 모임을 세 번 했는데, 여기 사람들을 초대해도 될까? 얼굴만 몇 번 본 진보넷 운영위원들을 초대해도 될까? 이년간 연락 안 한 친구를 초대해도 될까? 내가 판질을 너무 해대서 그런지 -_-;;;; 평소에 연락도 안 하다가 결혼한다고 연락 오는 사람들을 욕하는 글을 많이 봐서, 그런 식으로 여겨질까봐도 걱정 되고, 왜 내가 이딴 걱정을 해야 해 하고 만사가 귀찮고... 그래서 그냥 깔끔하게 아무도 초대 안 할라고 했는데< 그니까, 나는 받는 사람이 부담스러워할까봐 초대 안 하려고 했는데.

 

하지만 결혼한다는 애기는 다 하고 다녔는데 막상 초대를 안 하니 어처구니 없어하는 분들도 있고... 뭔가 나도 여러분이 부담스러워하실까봐요, 하고 말을 사교성 있게 잘 해야 하는데 당황해서 "안 친한데 어캐 초대하냐" 이딴 소리나 하고 자빠졌고 -ㅁ-;;;;

 

근데 이것도 사람들이랑 얘기해보니 사람에 따라 서운해 할 수도 있다고. 다음의 말을 듣고 그냥 아는 사람 무조건 다 초대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초대는 다 하는 거고, 올지 말지는 그 사람들 선택이다"

 

이 말을 듣고 나니 몸과 마음이 깨운해진다. 나도 뭐 별로 안 친한 사람이 초대했다고 해서 기분 나쁘거나 하진 않았고, 다만 돈이라도 보내야 되는데, 아직 결혼 안 한 사람이면 괜찮아, 저 사람은 이미 옛날에 결혼했거나 결혼하지 않을 거고, 그럼 괜히 돈만 받아내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들고... -_-;;;; 왜 이런 어정쩡한 마음과 생각을 대가리에 지니고 있어야 하는지 생각하면 아무도 주지 않은 스트레스를 혼자 받는다. 그러니까 그냥... 사실 아직도 어정쩡하네... -_-;;;

 

살면서 우유부단하게 군 적이 많지가 않은데, 결혼 관련해서는 마치 멍충이 모양 계속 갈팡질팡 뭐 그랬슴 청첩장도 오랫동안 누굴 줘야 되냐규 모르겠어서 어정쩡하게 굴고... 예를 들어... 관둬< 아니 쓰자 뭐가 무섭고 아쉬워서 자제하느냐 나 자신< 관둬 무서워< 집안 가구/전자기기 배치는 더 장난 아니고.

 

토욜에는 결혼 준비를 씨게 하느라 하루 종일 몸적으로 힘들었다. 오늘은 글을 쓰겠다고 하루종일 정신적으로 힘들되 아직 몇 글자 쓰지 못 하였으니 죽자 나자신 어쩔 셈이냐교 죽자교ㅜ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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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접는다 눈물의 청첩장

제목을 영어 직역 스타일로 뽑아 보았다<

 

남들은 결혼할 때 시어머니나 애인이랑 왕트러블이라는데 나는 우리 아빠랑 그랬다. ㅜㅜ 지금은 좀 괜찮다 그나마 내가 모든 걸 포기했기에...<

 

결혼식을 특별하게 하고 싶다기보다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대로, 짜여진 판에 약간의 재미 요소를 넣고 싶었는데 아빠가 모든 것을 너무 싫어했다. 결혼식 뿐 아니라 기냥 모든 것... 그래서 아빠는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고 한동안 나한테 니 맘대로 하라고 관심을 끊으려고 노력하다가 자기 콘트롤에 실패한 듯 -_- 나도 너무 너무너무 사람들이 결혼준비 잘 되냐고 묻는 것도 짜증날 만큼 스트레스였다. 근데 스트레스를 확 날린 사건이 있었다. 청첩장... -_-;;

 

청첩장 견적 알아보니까 기성 제품이나 내가 만드는 거나 별 차이가 없었음. 그래서 내가 만들었음. 근데 아빠가 결혼식 갈 때 노나주게 빨리 만들어오라고 어느날 급요청. 근데 너무 바빠서 못 하다가 막바지에 대충 만들었다ㅜㅜ 원래 디자인을 하면 오랫동안 때때로 열어보면서 조금씩 고치는 타입인데 이건 그냥 프로토타입 그대로임 아니 사실 그 전에 만들어 왔다가 직싸게 욕먹고 다시 만든 거였구나 아...;; 뭐 구구절절 쓰긴 됐고 신랑(웩 ㅋㅋ)이 좋아하는 게임의 상징 마크를 넣는 데에 주력해서 만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예식장에서 준 지도가 마음에 안 들어서 인터넷에서 지도 찾아서 따라 그렸음 (위에 지도는 인터넷에서 받은 걸로 언니/애인한테 보여줬던 거 실물은 내가 더 잘 만들었음 거의 배꼈지만 =ㅅ=) 인쇄했다고 가져왔더니 아빠가 아빠한테 말도 안 하고 인쇄했냐고 겁나 싫어하면서 뜯어보더니 뭐 알았다고 못 마땅해하며 받아들였다. 안심하고 내 방으로 온 찰나 아빠가 불분노 괴성을 내질렀다 "이게 뭐야!!! 아오!!!!!!" 완전 분노한 목소리라서 뛰어가 보니 내지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름을 왜 빨간색으로 썼냐고 난리가 났음 ※색상이 모니터에서 보이는 것보다 붉습니다 그런 거에여. 이름은 물론 실명으로 썼다 -_-;; 이름을 빨간색으로 쓰는 사람이 어딨냐고 아빠가 천장을 뚫고 나갈 기세로 분노해 있었다. 나는 잠시 이것은 빨강이 아니라 진한 분홍색이라고 입을 열었으나 아빠의 우어어어 분노는 계속 됐다. 정말 놀랍게도 그 순간 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그냥 모든 것을 포기하며 갑자기 관대해졌다. 아빠 그렇게 스트레스 받지 말고 새로 찍어염. 얼마 하지도 않는뎅. (위에 거 400부에 봉투까지 찍는 데에 13만 몇천원 들었음) 아빠는 위의 업체가 이름을 빨간색으로 썼는데 고치라고 안 하고 그냥 찍었다며 다른 데서 찍으라고 했다. 그 순간 나는 놀랍게도 아빠가 원하는 청첩장으로 직접 찍으시라고 모든 걸 일임했다. 아빠는 신나게 당장 당일에 예식장에 달려가서 청첩장을 고르고 계약하고, 식권 6장을 얻어왔다 ㅋㅋ (지난 번에 내가 계약하러 갔을 때 업체에서 주기로 하고 안 줬음. 또 달라고 말하기 챙피하다고 가족들이 업체에 달라고 다시 말 안 했음. 아빠는 청첩장 하러 간 김에 이때다 하고 받아옴 ㅋㅋㅋ)

 

아빠가 해온 것도 예쁘다, 아주 노멀하고 비싸다 400장에 25만원 좀 넘었던 듯.

 

사실 위 청첩장은 시간이 모자라서 디자인도 하다 말았지만 나름대로 아빠의 취향을 존중하느라 더 어정쩡하게 됐다. 오시는 길 안내문구도 글씨 더 작게 해서 양옆에 여백을 주고 싶었는데 나이 드신 분들을 위해 여백을 포기하고 글씨 크게 썼는데. 게다가 내지에 멘트도 내가 쓴 걸 아빠랑 언니가 싫어해서 남의 청첩장에 써 있는 식상한 멘트 고대로 갖다 배꼈음 인쇄 넘기기 마지막 순간 아 저 영혼이 없는 문구를 정녕 써야 한단 말이냐 막 고치다가 또 아빠의 불분노를 괜히 자초하지 말자 하고 진짜 영혼 없는 멘트 너무 싫은 데도 넣었는데... -_- 다시 보니 둘 다 파이널 버전이 아니네 아무렴 어때 암튼 중요한 건 이걸 언니랑 애인 보여줬는데 둘다 이름이 빨강인지 노랑인지 전혀 몰랐음 아무도 몰랐다교 아빠만이 오직 아빠만이.

 

게다가 봉투 인쇄한 거 보고는, 남들 청첩장이랑 비교하면서 남들은 전화번호가 위에 있는데 너는 왜 전화번호를 이름 밑에 썼느냐, 우편번호는 남들은 다 작은데 너는 왜 우편번호를 이렇게 크게 쓰느냐, 아빠 이름 다음에 배상이 빠졌다(이거 나의 실수다-_-), 받는 사람 이름에 귀하가 없다. 이 전에 만들어온 것에서는 하다못해 왜 남들 청첩장에는 찾아오시는 길이 내지에 있는데 너는 표지에 있느냐고... -_-;; 나도 아빠가 하도 남의 청첩장 보고 만들래서 봤는데, 굳이 찾아오는 길을 안에 넣어서 펼쳐 보게 하는 것보다, 바깥에 있는 게 낫지 않은가 그랬는데. 됐어 이런 얘기하면 진짜 끝도 답도 없다

 

암튼 나는 아빠랑 싸우는 거면 괜찮은데, 싸운다기보다 아빠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자식된 도리로 차마 안 되겠다 싶은 마음도 있었다. 사실 결혼식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효도 차원에서 결혼하는 건데, 우리 아빠만 아니면 결혼할 이유가 없다 그냥 같이 살면 되지. 하지만 나는 아빠가 그렇게 너무 싫어하는 걸 굳이 하고 싶지 않고, 그래서 결혼하는 건데, 근데 나는 결혼하는 것만으로 효도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모든 것을 꼬치꼬치-_-;; 이럴 줄은 몰랐던 거지 뭐 결혼식을 특별하게 할려던 게 아니라교.

 

-_- 암튼 내가 왜 결혼을 하는지 생각해 보니 아빠가 하자는대로 하는 게 맞구나 싶기도 하고 좋은 말씀들을 많이 들었는데, 결혼식은 한국에서 당사자가 주인공이 아니고, 부모님이 자식을 이렇게 잘 키워서 시집장가 보낸다고 자기 지인들한테 인사하는 자리라고, 부모님이 주인공이라고, 그런 말씀을 들으니... 특히 체면을 엄청나게 말도 못 하게 중시하는 우리 아빠인데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구나... 근데 내가 왜 진짜 내가 왜 이런 걸 해야 하는 거야 -_-

 

하다못해 입장 음악도 정해놨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애인이 너희 아빠께서 뒷목 잡지 않게 음악도 물어보라고... 내가 조심스레 입장 음악을 조금 색다른 걸로 해도 괜찮냐고 물어보니 또 인상을 퐉 찡그리고 아오.... -_- 그래서 그래서 다 취소하고 식장에 전화해서 서비스로 넣어주겠다고 했는데 내가 거절했던 트리온지 콰르텟인지 현악 넣어달라고 ㅜㅜ 음악은 고를 수도 없는 것을...ㅜㅜ

 

내가 엄청 고민하고 만족했던 게 신랑 신부 입장 음악인데. 신랑 입장 음악은 Air의 Sexy Boy구

 

신부 입장은 Suede의 She

 

내가 이 두 음악을 생각해내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몰라... 런웨이처럼... 글구 퇴장음악은 원래 터키로 신혼여행 갈 거라서 신랑<이 터키행진곡을 하자고 했는데 체코로 급변경하면서 체코 음악가를 섭외하고 있었음< 하지만 다 시망 ㅋㅋㅋㅋㅋㅋ 내가 신랑신부 동시 입장하면서 하얀거탑 비지엠을 하면 어떨가 했는데 아빠가 무슨 음악인지 알게 되면 경을 치겠지 다 포기함 나 그냥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주례만 없고 나머지는 다 똑같다 내가 모든 것을 포기하니까 아빠가 주례도 어떻게든 할려고 자꾸 태클 걸고 심지어 자기 친구가 해도 된다고, 돈 주고 사도 된다고 자꾸 그러는데 늙은 사람이 필요한 거면 나도 아무나 데려올 수 있다고 그것만은 절대 싫다고 일침을 놓음. 그러면서 아빠랑 같이 입장하겠다고 하니까 좀 좋아하는 눈치...ㅜㅜㅜㅜ 원래 당연히 둘이 동시입장할 줄 알았나보다. 나도 당연히 그럴 생각이었음 근데 뭐하러 그래 됐어 다 관둬 다 때려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

 

뭐 그렇다 하고 싶은 말이 산처럼 많으니까 일단 여기서 자름 참 제목의 의미를 안 쓰고 딴얘기 하고 있다 이렇게 돼서 아빠의 불분노를 받은 나는 그럼 내가 만든 건 내 친구들이라도 노놔주겠다고 하자 이름을 빨간색으로 쓴 걸 왜 나눠주냐고 다 버리라고 해서 알았다고 했다. 근데 너무 아까운 거임 내 돈 13만원 ㅜㅜㅜㅜ 내 돈이라교 ㅜㅜㅜㅜ 애인은 너희 아빠에게도 종교의 자유가 있지 않느냐며 아빠를 존중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그리고 나는 너라도 나의 청첩장을 노놔주라고 했다 의외로 마음에 들어하며 자기 친구들에게는 내 걸 노놔주겠다고 그래서 내가 접어서 봉투에 넣어주고 있다. 봉투에 넣으면서 생각했다 내가 이걸 왜 하지? 심지어 애인네 집에 드린 청첩장도 전부 내가 넣음 사실 그것도 하면서 생각했다 내가 왜 하지..? 근데 어쩔 수가 없었다. 왜냐면 난... 이게 좋아... ㅋㅋㅋㅋ 난 왜 이런 걸 좋아하지 근데 재밌다 -_-;; 근데 언니가 왜 안 자고 이러고 있냐며 짜증내면서 넣고 있긔... 그만 쓰고 넣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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