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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두 사람 사이의 민주주의

결혼을 통해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었다. 구성원이 2인인 이 공동체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담보되는가?!

 

일단 신혼부부라는 공동체는 애정이 충만하다는 특수성이 있다. 두 구성원은 합의와 약속 이행 이전에 애정과 배려로 모두에게 장려되는 아름다운 솔선수범을 보이며 합의와 약속을 깬다. 예를 들어 빨래는 너가 해야 하지만 너 힘드니까 내가 할께, 으응 그럼 너 몰래 설거지는 내가! 이 지랄< (※우리 가정의 사례는 아님)

 

아니 그 문제는 다른 문제다. 다시 합의와 약속의 문제로 돌아가, 합의와 약속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2인 뿐이기 또래 첨예한 맞대결에서 다수결은 없다. 언제나 만장일치여야 하는 것이다(심정적으로는 여전히 과반수 획득에 실패했더라도). 이성적으로 설득이 되지 않으면 최후의 두 사람은 서로를 윽박지르고 화를 내게 된다. 격돌! 결과는 분열! 양쪽의 참패!<

 

어떻게든 합의를 봐야 하는 문제라면 결국은 한 사람이 손해 보는 수밖에 없다. 가정의 일이기 때문에 계산적으로 손해니 뭐지 하지 않고 양보하고 타협하고 잘 할 수도 있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따수한 양보가 가능한 사안들이 있는 아닌 것도 있거등. 그럴 땐 을 이용하면 됩니...<

 

가족들 혹은 전혀 모르는 판슌이들<에게 판정을 구하기 전에, 왠지 세 사람이 있으면 다수결로 해결 될 수 있을 것 같다! 두 사람의 신혼부부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아기를 낳는다! 민주시민이다! 민주시민들이 또 하나의 민주시민을 생산한다!

 

그러나 이 세 번째 구성원은 언제부터 투표권을 갖게 될 것인가?! 그것을 일의적으로 정하기는 힘들다. 또한 투표권이 없는 동아 이 구성원의 지위는 무엇이란 말인가?! 어린이 의사에 반해서 막 이사 다녀도 되냐!! 어린이 무시하지마!!!!<

 

막 저런 생각이 재밌다고 쓰다가 재미가 없어져서 쓰다 만 글인데 이런 말투가 있따. 어디서 읽던 말툰지 기억이 안 나... 제목은 맘에 든다

 

 

+ 아 이제 생각났따 글을 시작했던 이유는 신랑시끼가 돈 좀 번다고 우리집에 주주 민주주의(?)를 도입해서 경제적 기여분만큼 투표권을 갖자고.. 결국 대주주로서 지맘대로 하자는 개드립을 쳐서 혼꾸녕을 내줘야지 하고 글을 쓰려 한 건데 까먹고 엉뚱한 걸 써놨네 ㅋㅋ 하지만 나는 항상 진지하게 경제적 부담을 신랑이 지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숙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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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결혼은 아주 옛날부터 할 생각이었는데 대체로 결혼을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반면 아빠가 원하니까, 몇 개 포기할 수 없는 부분 외에는 아빠 원하는대로 해 드리고 싶어서 할 생각이었다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막상 결혼이 현실로 닥쳐왔을 때에는 "내가 유부녀가 된다니이이이" 이보시오 의사 양반< 정도의 감성이 온통 나를 지배했었고, 무수히 많은 기존 소위 '진보적' 남성이 결혼을 통해 마초성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사례군을 수집하며 혹시 우리 ㅁ이도 그런 부분이 생길까를 염려하는 정도였다.

 

결혼을 하고 같이 살게 된 뒤로는 이것이 괜찮은 남자와 괜찮은 여자 두 사람이 전반적으로 평등하게 괜찮게 사는 것이어서는 적어도 내게는 아무 소용이 없고, 우리 둘 사이 개인적인 것들로부터 대별되는 규범같은 거? 그런 걸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아노미임 어떻게 하면 되는지 모르겠음 일단 더 살아봐야 함 그 속에서 계속 긴장해야 한다. 규범이라는 건, 예를 들어 우리가 남편이(요즘엔 그냥 배우자라고 해야겠지) 부인을 때리는 것을 개인적인 '가정사'의 영역이라고 생각치 않고, 그래선 안 된다는 규범이 있지 않음? 그런 아주 극명한 것들 말고 일상 생활 속에서, 나는 어떤, 아니 내가 반드시 '표준화'를 하고 싶어 하는 건 아닌데, 표준화라는 건 하나의 극단이고, 단지 두 사람의 영역이 아닌 미세한 지점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사회화? 사회화는 부적절한 용언데.. 음.. 공론화? 그것도 아님 아오.. =_= 그렇다는 것이다<

 

내가 우리 두 사람의 영역이라고, 고유하고 침범당하고 싶지 않다고 여기는 부분은 내가 느끼는 행복함같은 거다. 나는 거의 언제나 내가 좋아하는 걸 누구와든 나누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 상태지만 둘 사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내밀한 기쁨들은 별로 공유하고 싶지 않다.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차오르고 간질간질하고 뭐 그런 거를 남들이랑 공유하고 싶지 않고 쓰고 싶지 않은데 일단 저번에 ㅁ이로부터 좋은 얘기는 없냐는 클레임을 받고 일 번만 적어둠< 미풍이 부는 듯 살랑살랑 가슴이 간지러울 때도 있고 바라만 봐도 벅차게 기쁠 때도 있고 아 느끼해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것들 외에는 말하자면, 그래 맞다 정치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것이 비단 두 사람의 합의로만 해결되는 문제여선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당근 두 사람 합의 문제인 영역들도 있다< 나는 앞으로의 결혼생활을 통해 그런 걸 탐구하고 싶은 것이다 당연하다고 전제하지 않고..

 

갑자기 이런 얘길 쓰고 있는 건, 십 년도 더 전에 막 운동에 입문(?)했을 때, 나는 조직에 속한 것도 아니고 요즘에는 흔한 방식으로 혼자 깨닫고< 혼자 공부하고 그랬는데 그래서 좀 체계 없이 공부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라기보다 체계 파괴자임 암튼< 그때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정상' 프레임을 깨야 하는 거지, '비정상' 군으로 분류된 집단들이 그 '정상'으로 들어가기 위한 노력은 반동이다. 라고 생각했다. 한편으로 장애인 운동(여러 흐름이 있겠지만)이나 이주노동자 운동(역시 여러 흐름이 있겠음)의 인정 투쟁을 보며 이미 '정상'군에 묶여서 살고 있는 자가 정상 프레임을 깨야 한다며 반동 어쩌구 할 자격이 있는가? 라는 생각이 있었고 그래서 아아 뭐지 뭐지 이러다가  그냥 입장 정리 못 하고 흐지부지 지금까지 그러고 있었다. 근데 나는 한국에 사는 한국인이라는 범주에서는 주류에 속하고, 비장애인, 이성애자1라는 점에서도 주류에 속한다. 아시아계, 여성으로서는 매우 마이너하다. 누구나 여러 범주에 걸쳐 있다. 별로 자기가 당사자라는 점으로 급진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별로가 아니고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막상 실전(?)에서는 막 뒤섞여서 모르겠음< 가끔은 누군가에게는 주류니까 할 수 있는 소리다, 라고 욕먹을 수 있는 나의 급진성을, 해당 이슈에서 가장 급진적인 소수의 당사자 운동을 통해 보증받기도 한다(내 마음 속에서 스스로에게). 그러니까, 몰라 -_-

 

암튼 '동성결혼' 이슈로 대표되는 내가 놓아버린 긴장 관계가 금요일 국제 포럼에서 나영씨의 발표를 듣다가 떠올랐다. 결혼을 시작하며 이것저것 생각했던 것들도 아 몰라 하고 놓아버리지 않도록 떠올랐을 때 적어둔다. 이것도 재미있는데, 제도화에 대해 반대하면서, 제도 속에서 싸움도 중요하다고 늘 생각하고 있다. 어쩔 때는 여러 영역에서 각자의 싸움이 다 소중하다고 막 합리화 쩜 한 십 년 지나면 마음 속 싸움이 다 정리가 끝났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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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런 발언에 대해서도 많은 논쟁거리가 있다. 이성애자라는 단언이 가능한가?텍스트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