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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09
    직장여성일일체험(9)
    뎡야핑

직장여성일일체험

  • 등록일
    2007/07/09 23:00
  • 수정일
    2007/07/09 23:00
  • 분류
    마우스일기
언니가 꾀병을 부리는 목소리로 전화해서 다짜고짜 ㄱ병원으로 오라고 했다.
보아하니 이거 사고났구먼... 스스로 전화한 걸 보면 심한 건 아니고, 아빠한테 안 걸고 나한테 건 이유가 뭘까 머리 터지게 추리하면서 갔는데 아빠 있어 ㅇ<-< 그럼 난 왜 부른 거야? 생각했는데 나보고 수업을 하라고 했다.

...

언니의 직업은 학원강사. 덧붙여 원장. 신생학원이라 원생도 적고... 적은 주제에 학년마다 다 있는 빡센 학원이다. 언니의 수업은 됐고, 같이 타고 있다가 봉변당한 수학선생의 대타를 뛰라 그랬다.

젝일.. 내가 대학 다닐 때도 과외를 거의 하지 않은 것은 내가 얼마나 못 가르치는지 뼈저리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암튼 오늘도... 그랬다. 초딩 거는 너무 쉬워서 어딜 모르는 건지 이해가 안 가=ㅁ=;;;;;;;; 중딩은 세 개 학년 다 함수 문제 프린트해서 풀이하라 그랬는데, 포물선 곡선을 보니까 전혀 모르겠는 거다. 1학년 거는 아주 쉬웠지만...

1학년은 즉석에서 풀었지만, 3학년은 여러분끼리 푸세요... 그러고 나도 풀려는데 도저히 모르겠다-ㅁ-!! 교무실에서 함수 문제집을 갖고 와서 훑어보니까 이거 서서히 기억 나는 것이... 재밌다!!!!!!!! 나는 재밌는데 애들은 어렵다고 조금씩 떠들고 핸드폰 만지고... 재밌긴한데 풀어줄 능력은 없다. 그래서 그냥 쌩까고 혼자 막 풀었다-_-

중3 것을 하고나니 중2 건 만만... 근데 아뿔싸. 진도가 안 나간 곳이란다. 함수했으면 다 끝나지 뭐 싶어서 세 개 학년 다 응용문제를 뽑았다. 아무 생각없이 제일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지...하고 생각했다. 기본을 알고 있으니 응용을 하면 되갔구나 싶어서... 어찌나 아무생각이 없는지. 1학년 수준을 보고 눈치깠지만 쉬운 거 또 찾아서 프린트할 힘이 없어서... 실제로 그럴 시간도 없었고. 잠깐 있었지만 힘들어서 디질 뻔 했다규...

학부모 상담 중인 영어선생님 수업 땜빵하느라 초3과 미친듯이 놀았다. 얘네들도 텔레토비야... 서너번 하면 재미없을 것을 미친듯이 백번 한다. 아유.... 하지만 애들이 좋아하니까 그냥 같이 놀았다.

노는 건 잘 할 수 있는데ㅠㅠ 초5에 너무너무 수줍어하고 이쁜 애가 있었다. 내가 잊고 있었지만 내가 원래 좋아하는 인간형은 수줍어하는 사람... 순이도 처음엔 수줍음덩어리였는데 말이다. 암튼 너무 이뻐서 꺄아아아 잡담을 하고 싶었지만, 너무 수줍어서 말도 잘 안 해서 그냥 수업했다-_- 내용 디게 어처구니 없는 거였다. 재미도 없고;;

초6만 돼도 애들이 어른같네. 5는 완전 애기였는데. 중1도 수줍음타면서도 활짝 웃어서 너무너무너무너무 이뻤다. 중2 남자애가 예쁘게 생긴 애가 있었지만, 중2 수업 시간에도 나는 미친듯이 문제를 풀었다. 오랜만에 푸는 수학.... 너무 재밌어 ㅇ<-< 못 푼 것도 있다 ㅋㅋㅋ

오늘 갑작스런 직장체험이라서 직장여성 코스프레를 하고 가지 못한 것이 아숩다. 향수 뿌리고 하늘하늘 예쁜 옷 입고 출근하는 직장여성 코스프레를 꼭 하고 싶었는데ㅠㅠ 너무나 급작스레 일어난 일이라서 말이다. 돌아오는 길에 통화한 언니는 목소리가 캐발랄해서 기분 나쁠 정도였다. 둘다 내일은 출근할 수 있다니 천만다행이다. 차는 폐차시킬지도 모를 정돈데 인간은 멀쩡하니 신기하다.

딱히 한 건 없지만 당황한 하루였기 때문에 집에 와서 피로를 풀 겸 번역 호모 만화 한 개쯤 보고 자고 싶었으나, 아숩게도 효리언니가 기대를 저버리고 오바타 타케시의 나체화만 올려놨구나... 호모 문학 한 편 읽고 피로해소하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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