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2(시계들의 사랑이야기만은 아닌 시)

시계Ⅱ -시계들의 사랑 이야기만은 아닌 시마루에 있는 장롱같은 시계는1시간이 55분이라앞서가고내 방 벽시계는 1시간이 65분이라느려터지고장롱시계를 애모하여 그를 만나고 싶어하네서로는 자신을 불량품이라 생각해누가 보나 너희는 불량품이지만그러나 이 바보...

고자 패밀리

내가 알던 여자 중에 말이야몸에 뱀을 가지고 다니는 여자가 있었어다들 뱀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정확히 그녀의 어디에 숨어 있는지는아무도 몰랐지그래서 친구들과 내기를 한 거야머리, 겨드랑이, 가슴, 허리, 사타구니 등등많은 얘기들이 오갔고나는 그 여자의 ...

다섯 마리 바퀴벌레는 죽었다

첫 번째 바퀴벌레는 발로 밟아 터뜨려 죽였다두 번째 바퀴벌레는 휴지로 꼭 싸 손으로 터뜨려 죽였다그런데 터져 죽은 바퀴벌레는 씨를 퍼뜨리고 죽는다는 것이 아닌가그래서 세 번째 바퀴벌레는 불에 태워 죽였다네 번째 바퀴벌레는 컵으로 덮어 질식시켜 죽였다대...

(소곤소곤) 빗방울 떨어지는

오른손에 들린 우산고장난 비닐우산 펼치지 않아이마에 비를 들으며 걸어가는데뚱뚱한 몸비사이로 막 갈만큼 날씬하지 않아조금이라도 피해보려 달려가는데달리기,100미터 18초의 빠르기로는당해내지 못 해소곤소곤속삭이는 비를 듣는데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

자전거, 굴러가는

데우칼리온과 퓌라의 자손들인간은 신을 위해 존재하려나?인간이 만든 자전거인간을 위해 존재하려나?바퀴 두 개 달린 자전거가혼자 구를 수 있는 방법①사람이 뒤에서 밀어 준다→X '사람의 힘'이란 동력이 작용하고결국은 나자빠지고 만다.②끝없이 높은 곳에서 아...

개미

도서관 뒷뜰 보도블럭 위에 오종종이 마른 모래가 자라나 있다. 무의미해, 매일 하는 헛소리 반복하며 발로 슬슬 어색함을 문댄다. 발닿는 곳마다 분화구마냥 꼭대기가 오목한 모래 더미들이 무너진다. 직경 1 cm도 안 될 모래성들이 소리없이 함락당한다. 침묵의 ...

1호선, 아직 늦겨울

당신의 손등에 새겨진 자줏빛 핏줄기. 벌써 일곱 정거장 지났는데 발갛게 부은 손이 춥다 겉옷을 벗은 승객도 여럿인데 왜 핏줄기는 사그러들지 않을까 오늘도 어둔 곳에 앉아 남편 수술비 한 땀 첫째 학원비 한 땀 어머니 용돈 한 땀 막내 간식 한 땀 한 땀 자줏빛...

(제목없음)

이마 꼭대기 머리와의 접점에 다시 여드름이 났다. 그놈은 머리카락 사이에 교묘히 숨어 이마를 빛내고 있다. 여드름은 부조리다. 없애야만 한다. 여드름과 전쟁을 선포한다. 먼저 할 일은 깨끗이 세수하기. 부조리한 여드름은 씻을수록 커진다. 건들면 아프다. 짜...

생활의 발견

4.17잘 될 거야. 아침, 아픈 친구에게 문자를 받은 c는 문자를 보내고 집을 나선다. 4·19청년정신계승하자 구호를 외치다 중간에 적당히 돌아와 달리기에 함유된 주최측의 의도를 비난. 아픈 친구에게 전화를 받았지만 달리기에 대해선 얘기하지 못 한다.4.18밤,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