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와의 사투

  • 등록일
    2015/07/30 18:43
  • 수정일
    2015/07/30 19:32
  • 분류
    의식주

아직 아무도 안 죽었다 사마귀도 나도... ㅇ<-< 각종 흉흉한 병이 있는데 이까짓거 갖고 죽는 소리하기 싫지만, 예를 들어 우리 아빠는 그래도 통풍보단 들 아프지 않느냐!시지만 그렇다고 내가 아프지 않은 건 아님 ㅇ<-<

 

월요일 주사맞은 이후부터 발바닥이 타들어간다. 태어난 게 후회가 될 만큼 아프다. 사실 그 정돈 아니다ㅋ 걍 그런 문장이 떠올랐을 뿐 하지만 징짜 아프다 차라리 월욜에 주사 맞고 와서 일할 땐 집중하느라 몰랐는데 아오 뒤쟈불겠네 ㅜㅜ

 

십년 가까이 전에 왼쪽 발바닥에 작은 똥그라미 딱딱한 게 생겼다. 피부과에 갔더니 티눈이라며, 당시 아직 작아서 칼로 쨀 수 있으며 다만 이유는 기억이 안 나는데, 마취는 할 수 없으니 아플 거라고... 으으 너무 무서워서 당연히 수술을 못했고, 티눈 밴드 같은 걸 부쳤는데 오히려 조금씩 계속 커졌다. 검색한 거랑 달리 난 아프지가 않아서 가끔 손톱깎기로 굳은 살 부분을 잘라내거나 손으로 잡아뜯기도 했는데... 그러다 어느날 또 레이저 시술을 몇 번 받았는데 그래도 계속 천천히 커질 뿐이었다. 한 6년쯤 전에 티눈 수술한 친구가 자기도 항암제인 '블레오마이신'을 맞고 완전히 나았다고, 병원을 몇 개 알랴줬다. 근데 항암제라고 하니까 부작용도 클 것 같고 무서워서 안 갔다. 아프지 않기도 하고... 그냥 방치하고 살았는데.

 

근데 최근에 이게 하나가 커지기만 한 게 아니라 가끔씩 아프고, 작은 게 두 개가 더 생긴 것이다!!! 기존에 병원들에 대한 불신이 너무 커서 병원을 못 가다가 시간 내서 마음 먹고 대학 병원에 갔다. 대학 교수 특진이라고 오분 정도 진료하는데 진료비만 2만원 가까이 나왔다... 진료비를 먼저 내고 진료를 받았기 때문에 뽕을 뽑기 위해 최선을 다해 궁금한 걸 거의 다 물어봤다. 일단 내 거는 티눈 따위가 아니었다! 사마귀였다! 티눈과 사마귀는 일반인들이 육안으로 구분할 수 없고 전문가들만 가능한데, 내가 만난 피부과 전문가라는 작자들이 전부 이걸 구분을 못했던 거다! 개놈들아!!!! 내 돈 내놔 개놈들아!!!!

 

암튼< 근데 이 교수도 내가 계속 티눈티눈 그러는데도 "티눈이 아니다"라고 정정해주지는 않고 다만 이건 Human Papilloma Virus라고, 몸의 면역체계가 약해지니까 수영장 같은 데서 다른 사람한테 바이러스가 옮은 거라고 알랴줬다. 휴먼 파퓰라 바이러스요? 반문했는데 정정 안 해줌ㅋ 나와서 검색해봄 -ㅅ-;; 한국말로 '인유두종 바이러스'라고 하면 되는데 파필로마 같은 소리하고 있네ㅋ 여튼 그래서 내가 수술해 달라니까, 하나가 너무 커서 이걸 도려내면 피부를 잡아당겨서 꼬매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고 수술은 안 되고 블레오마이신을 맞자는 거였다. 내가 그거 항암제 아닌가요? 그랬더니 깜놀하며 어캐 아냐고.. 그래서 내가 인터넷에서 검색해봤었다고 근데 그거 부작용 있지 않냐고 그랬더니 인터넷에서 뭐라 그러냐고, 부작용이 뭐라 그러더냐고 묻길래, 그냥 항암제가 몸에 안 좋으니까 상식적으로 몸에 안 좋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더니 아니란다. 몸에 직접 넣는 것도 아니고 피부에 하는 거라 괜찮단다. 별로 설득력이 있는 건 아니고, 다만 큰 병원에서도 블레오마이신 맞는구나. 맞으라니 맞아야지. 글찮아도 병원 가기 전에 검색해보니 한국인들이 얼마나 사마귀가 많이 걸리는지 블레오마이신이 이제 보험 적용이 되는 약물(?)로 지정돼 있었다. 검색해서 나오는 몇 년 전 글만 해도 그렇고, 아니 지금도 피부과에서 모두 이걸 취급하는 건 아닌 듯. 그래서 전화해 봐야 하고. 나는 가까운 동네로 가려고 검색해봤는데 아무데도 안 나와서, 따로 전화해 보기 귀찮고 해서 그냥 홈페이지에 나온 데로 찾아갔다. 그렇다, 대학병원에서 치료 안 받고 따로 피부과 찾아갔다. 왜냐면 그날 바로 치료 안 해주고 검사를 하러 내일 모레 오후에 나오고 그 검사 끝나면 치료해준다는데 내일 모레 또 나올 수가 없었다. 종합병원은 예약이 차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어째어째 우겼더니 당일날 오후로 검사를 잡아줬다. 검사는 혈청검산지 혈액검산지 기억도 안 나네, 그거랑 엑스레이를 찍자는 거였는데.. 아까도 말했듯이 수납부터 하고 진료든 검사든 받는 시스템이라, 수납하러 갔더니 엑스레이만 무려 18만원 가까이 나왔다. 뭐??? 뭐라고??? 뭐????? 장난? 너무 고민이 되면서도 이런 돈이 어딨냐긔... 바로 병원 검색해서 전화해서 얼마냐고 물었더니 2만원이면 될 것 같다고... -ㅁ-;;;;

 

그래서 수납 취소하고 나중에 피부과에 가본 것이다. 그래서 맞았다, 블레오마이신 주사를. 세 방 아마도 세 방이겠지.. 인터넷에서 아프다고 익히 읽어보고 갔지만 정말 아팠다. 주사 맞으면서 소리를 지르니까 대기실에 있던 왱 환자가 나 치료받는 데에 기웃거림 -ㅁ- 환자분 밖에서 기다리세요~ 이런 소릴 들으며 아아악 아악 소리를 지르며 맞았는데, 이까짓건 맞고나서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분명히 샤워도 해도 되고, 걸어다녀도 된다고 했는데 걷기는 커녕 살짝 닿기만 해도 아픈 거였다. 많이 아프면 진통제 먹어도 된다고도 했다. 그게 아니고 당연히 아프니까 진통제 처방해 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ㅜㅜ 맨첨 맞았을 땐 죽을 만치 아프진 않아서 생각도 못 했는데. 진통제 먹는 거 싫어하기도 하구. 근데 주사 맞고 일하는데 진짜 아파서 뒤질 것 같았다. 일에 집중했을 땐 괜찮은데 잠깐만 쉬려하면 겁나 아픔 게다가 피부과 간 김에 가슴에 난 빨갛게 튀어나온 게 뭔지 물어봤는데 그거 '켈로이드'라고, 켈로이드가 뭐에요?, 응 검색해보세요 상처가 그렇게 된 거에요(잘 기억 안 남;), 없어지진 않지만 주사를 맞자고 대뜸 다짜고짜 주사 맞으라고 해서 가슴에도 주사를 맞았는데, 발바닥이 너무 아파서 엎드렸더니 주사 맞은 가슴이 책상에 부닥쳐서 뜨악 이중고였다.

 

여튼 뭐 이런 거 자세히 적는 거 디게 좋아하넼ㅋㅋㅋ 계속 쓰고 싶었는데 너무 아파서 아무것도 못 하고 만화책만 봤다. 월욜에 맞고 화~금 휴가를 내서 몸조리하고 있는데, 화요일엔 진짜 돌아버릴 것 같아서 계속 소리를 질렀다. 아아아악!!! 아아악!!!! 아악!!!! 그러다가 이게 뭔 미련한 짓인가 싶어서 언니한테 진통제 사다달라고...ㅜㅜ 진통제 먹으니까 좀 낫다. 자다 깰 때도 아파서 뜨헉 그랬는데 점점 나아지긴 하는데, 아직도 걸을 수가 없어서... 금/토/일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다. 아파서 계속 누워서 뒹굴고 쳐묵쳐묵하니까 살 쪘다, 며칠만에 진짜로 살쪘다! 정말 난 대단해 살은 얼마든지 찌울 수 있는데 아오... ㅜㅜㅜㅜ 그리고 집에 가만히 있으니까 씻지 않아도 몸이 참 깨끗하네.. 여튼< 쉬면서 하려고 했던 계획이 다 어그러졌다. 하지만 만화 보면서 존나 쉬었다. 만화 본 얘기를 따로 쓰자<

 

원래 인유두종 바이러스나 블레오마이신에 대해서도 좀 쓰려고 했는데 검색하면 다 나오고 나도 다 검색해서 본 건데 뭘 써 ㅋㅋㅋ 약간 의학 상식이 늘었다< 그리고 내 친구 일인은 사마귀는 사마귀한테 물려야 낫는데...라고 코멘트했는데 옛날 사람들은 그랬나? 진짜 궁금하다. 그리고 사마귀는 바이러스라서 내가 누군가에게 옮겼을까봐 걱정인데 아는 사람 중엔 없는 것 같고. 왜냐면 진짜 같이 산 아빠 언니 신랑 등은 아무도 안 걸렸으니까. 생각해보면 우리 아빠 무좀 심하지만 옮은 적도 없고. 자기 몸이 문제지 자기가 잘 해야 돼!!! 남 탓 할 것 없다규. 그런 맴으로 나도 최초에 내게 옮긴 놈을 원망하지 않는다으 여튼 몸의 면역력을 키워서 바이러스 따위 튕겨내는 강철같은 여자가 돼야지

 

+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방금 밴드를 조금 떼어서 어떻게 됐는지 봤는데 ㅜㅜㅜㅜ 남들 사진에서 본 것처럼 시커먼데다가 가운데 뻥 구멍이 뚫려 있따 지옥의 구멍을 본 기분이다 너무 무서워서 절로 비명이 나왔따 진짜 싫다 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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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빰 생신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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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아빠 환갑 때 이런 현수막을 만들었는데 내 블로그에 안 써놨었네. 그래가지구 올리는데 이게 실제로 어떻게 매달려 있었던 건지 사진을 찾아봤다가 ㅜㅜㅜㅜ 단체 사진은 차마 못 올리구 그래도 하나 올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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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보호를 위해 아빠랑 나 말고는 얼굴에 블러 처리를... ㅜㅜㅜㅜㅜㅜㅜㅜ

단체 사진에는 더이상 우리 가족이 아닌 얼굴들이 있었다. 돌아가신 할머니와, 그리고... -ㅁ- 아빠의 재혼을 통해 성립됐던 가족들은 아빠의 재혼이 끝나면서 아주 쉽게 가족이 아니게 됐는데... 뭔가 사진으로 보니까 엄청 당황스럽네 -ㅁ-

 

하지만 그 와중에도 그래도 2012년이면 상견례도 안 했고 어떻게 될지도 모르던 땐데도 떡하니 단체사진을 같이 찍고 새로운 가족이 된 ㅁ이가 있다 ㅋㅋㅋㅋ 얘네 어머니는 우리 결혼 전에도 사촌 결혼식에서 나 사진 찍지 말라셨었는데. 그 정도는 서로 조심해 줘야징. 여튼 슬프다 이 얘길 하려는 건 아니고

 

현수막 만들어서 아빠가 엄청 기뻐하시고 집에다가도 한동안 걸어놨었는데 지금은 어디 쳐박혀 있을꺄.. 막 환갑잔치를 잔치답게 할 생각은 없었고 2년 전부터 언니랑 매달 10만원씩 모아서 간단히 식사하고 아빠 해외여행 보내주고 뭐 그런 코스였는데, 알래스카라는 부페집<의 작은 방 같은 데를 잡고 고모부가 사회를 보겠다고 하시면서 대충 잔치 비슷한 것이 되었었다. '알래스카(미국 아님)'이라고 쓴 것은 아빠 친구분들께 대호평이었다 재밌다고 ㅋㅋㅋㅋ 그게 뭐가 재밌엌ㅋㅋㅋㅋ 근데 막 엄청 좋아하심ㅋ 언니가 만든 문구였긔.

 

이번 생신 전에 아빠가 텔레비전 사달라고 했다. 마루에 크다란 게 있는데, 안방에서 보고 싶다고. 안방에 있던 티비는 아빠의 기존... 뭐라고 불러야 돼 -ㅁ- 암튼 그분이 가져가심 그래서 안방에서 사용할 티비를 사달라심. 티비를 사주고 생일선물도 사드리면 쩜 그럼< 그래서 생일선물이랑 티비를 퉁치려는데 아직 방에 티비 넣을 여건이 안 돼서 맨손으로 가려니까 언니가 맨손으로 오지 말고 쿠폰이라도 만들어 오라고...;;; 그래서 쿠폰 만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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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카톡에 화상 통화 기능이 생겨서 아빠가 엄청 좋아하는 걸 캡쳐했었는데 ㅋㅋㅋㅋ 오늘도 또 전화옴 -ㅁ- 그냥 전화를 걸지;;;; 일하다 말고 뭐함? 뭔가 생각나는 계기가 있었는데 기억 안 나네 아무 상관 없어 늦게까지 일할 거야<

 

암튼 나는 효녀 로드를 착실히 걷고 있는 것 같다. 아빠도 내게 이런저런 프로파간다 카톡을 보내기 때문에 오늘은 내가 국정원 해킹 파문 뉴스를 보내봄. JTBC 정도면 아빠가 좀 들으실라나 싶었지만 안 들음ㅋ 사람이 죽었는데 다들 너무한다심 다 빨갱이 놈들이라구... 아휴... 그리고 원래 아빠 생신 때는 연평해전인지 뭔지 그지같은 영화 보자고 ㅋㅋㅋㅋ 아놔 올초에도 그 이상한 영화 뭐지 황정민 나온 거. 그거 보러 가자고 그래서 아빠가 생애 최초로 영화 보러 가자길래 갔는데 아오 짱나 아무리 아빠라도 똥같은 영화 두 번은 볼 수 없어서 거절ㅋ 접때 아빠는 아빠 사위가 빨갱인지도 모르고 사위보고 (날 가리키며) 얘는 빨갱이라고 생각하는 게 이상하지 않냐고 동의를 구하심 아옼ㅋㅋㅋ 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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