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과 불의 야오이

놀랍게도< [왕좌의 게임](소설 제목은 '얼음과 불의 노래')에 게이와 바이섹슈얼이 많이 등장하지만 고거에 꽂혀본 적이 없다. 내가 실사구시 스타일이 아니라서...는 개소리고 실사랄까 레알 살색은 내 장르가 아니거든. 그래서 별 생각 없었는데, 소설이잖아 원작이 소설이잖아!!! 그 점을 간과하고 잇었다<는 것을 다음 마틴옹의 인터뷰를 보고 퍼뜩 깨달았다.

 

"(생략) I've had letters from fans who want me to present particularly an explicit male sex scene – most of the letters come from women."

 

- George RR Martin reveals why there's no gay sex in Game of Thrones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성 독자들이 남자들 섹스 씬을 더 분명하게 묘사해달라고 편지를 보내댄댘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 웃겨서 뒤질 뻔함ㅋㅋㅋㅋ 전세계 야오녀여 단결하라<

 

그래서 문득 나의 야오이 장르가 소설과 종이 만화에 국한되며, 다시말해 소설...!!! 소설 야오이는 어머 이건 읽어야 해임을 알게 됐다. 사실 요즘 '뎡야를 위한 야오이는 없다'는 쓸쓸한 표어를 만들어서 혼자 가끔씩 되뇌임...;; 그도 그럴 것이 주력이던 야오이 만화가 겁나 안 나와 ㅠㅠㅠㅠ 좋아하는 작가들이 다 잠수탔어 ㅠㅠㅠㅠ 야오이 얘기 나눌 친구도 없어 ㅠㅠㅠㅠ 한국 야오이 소설 커뮤는 벽이 넘 높아서 못 돌아간지 몇 년째야 ㅠㅠㅠㅠ 외로워 ㅠㅠㅠㅠㅠㅠㅠㅠ ㅇ<-< 그러다가 새 장르를 발견하기도 했었다. 이 얘긴 다음을 위해 아껴둬야지 홍홍홍 그리고 또 이런 얼음과 불의 야오이를 찾았으니 경사로세!!

 

피곤할 때는 별 생각 없이 가벼운 연애물이 읽고 싶고, 스트레스 왕창 받을 때는 하드한 야오이가 읽고 싶다 ☞☜ <- 요 이모티콘 오랜만에 써보넼ㅋ 며칠 전엔 직접 써보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나는 진화한다<

 

암튼 그래서 어제 피곤한 노구<를 이끌고 어제의 일을 마친 뒤 게임 오브 쓰론즈 팬픽 야오이라고 검색했는데 검색결과가 시원찮았다. 그러면서 오늘 깨달은게, 내가 어제 스펠을 어떻게 썼냐면 ㅋㅋㅋ 팬픽을 fanpic이라고 적었다 ㄱ-;;;; 팬들이 그린 그림? 어제 대가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짓거리를.. 오늘 정색하고 fanfiction이라고 지대 검색해서 역시 무궁무진한 야오녀들이 있음을, 전세계에 나는 혼자가 아니고 외롭지 않음을 확인했다. 영어로 번역한 일본 야오이 만화를 읽은 적은 있는데, 소설은 처음이다. 나는 서 로라스랑 렌리를 그닥 안 좋아해서 내용적으로다가 딱히 꽂히는 건 아닌데, 여러 유용한 표현들을 익힐 겸 내가 최초 읽은 글을 모셔 놓음: https://www.fanfiction.net/s/7186095/1/Flowers-of-Vengeance 부끄러우니까 링크는 안 검< 이 글 읽으면서 진심 놀란 게, 통밥이란 게 있구나 정말, 내가 A Song of Ice and Fire는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읽다 때려쳤는데, 요 글은 모르는 단어도 찾아보기도 전에 뭔지 이미 알겠노라... ㅋㅋㅋㅋㅋㅋㅋㅋ

 

  1. thrust in and out -> ‌in and out에 주목하면 뭔 뜻인지 알 수 있엄<
  2. shush : 쉿< 그러는 거임 말이 비슷함
  3. nibbling slightly on his lower lip : 당연히 입술을 뜯어먹는 게 아니고 -ㅁ- ㅋㅋ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일 거임< ㅋㅋ 야오이 전세계 다 똑같앸ㅋ
  4. Loras snaked his tongue down Renly's bare chest : 뭔지 알 거 같은데 적절한 표현은 모르겟넹. 한국말론 이렇게 안 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냥 혀로 핥아내리면서??
  5. manhood :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 ㅇ<-<
  6. Renly gasped : 흡! 헉! 하아!<
  7. cock pressing harder against his tightness: 조인다고 하는 그거..;
  8. how tight Renly still remained : 여전히 조인다교
  9. plunge into him fully : 맨위에 거랑 같은 거,인데 보통 뿌리 끝까지 박는다고 하던가? 아 넘 노골적인가? 다르게 뭐라더라?
  10. deflower: 범하다. 라고 사전에 나옴. 좋은 말이다 외웜
  11. Loras's own hand was wrapped roughly around Renly's cock : 근데 위에도 나왔지만 직접적으로 칵이라고 하네 카카두들두<
  12. he stroked and massaged, tweaked and pinched : 화려한 오른손 솜씨 자랑
  13. he pressed deeper into Renly, squeezing his cock as he did so. : 같이 갔다규 근데 동시에 가는 거 안 된다던데... 알 게 뭐임<

 

중요하다 모두 외워야 한다. 그리고 써야 한다 영어로 야오이 소설을 써야 한다 그런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오늘 내일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그 뒤 쭈욱-을 살아가쟈. 아 졸려서 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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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의 무게

지금까지는 미디어를 포함 한국인들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국제법상 사실 행위로써 '점령'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 계속해서 '분쟁'이란 말이 사용되는 것에 반대해 왔는데, 당연히 분쟁이란 말이 틀린 건 아니지, 근데 분쟁이란 말이 '점령' 사실을 은폐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으니까, 다른이들이 "이-팔 분쟁"이라고 부르는 걸 꼬박꼬박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이라고 고쳐서 써왔다.

 

그런데 어제는 나 역시 그렇겠지만, 사람들의 점령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는구나, 하고 쪼금 절망스러웠다. 아니 실제로는 많이. 그래서 기분이 엄청나게 다운됐는데 맛있는 걸 먹고 원기회복 ㅠㅠ 뭐라고 할까, 나는 남한이 정상국가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보다 정상국가라는 개념이 있을 수도 없다고 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정상국가로서, 모던한 민주주의 국가로서, 그 안에 수많은 문제와 모순을 가진-그렇지만 갈등과 충돌 속에 조화가 꽃피우는 'multicultural'한 사회로 인식되는 것에 격렬히 반대한다. 당신은 한국사회와 이스라엘사회에서 많은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안보로 위시되는 군사화, 도시화와 철거, 이주노동자 차별, 연극, 영화 민주주의 이슈 핍박받았던 '민족적' 기억 기타 등등.

 

그런데 이스라엘 국가가 아무리 계급사회고 아무리 자국내 '민주주의 국가'에서 겪는 문제를 갖고 있어도 이스라엘 국가의 자국민을 향한 차별과 억압의 구조는, 이스라엘 국가의 팔레스타인 전체 민중에 대한 차별과 억압의 구조와 전혀 다르다. 이 점을 추상적으로 이해하지 않도록 수많은 숫자를 제시해 왔는데 별로 쓸모 없었나... 싶다. 이런 얘기를 할 때, 그런데 팔레스타인 민중에도 연대해야 하지만 이스라엘 민중에도 연대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은 낄 자리가 없는 거다. 이 사회에도 차별받는 민중들이 있고 저 사회에도 억압받는 민중들이 있다고 그 억압과 차별의 무게가 똑같을 수 없다. 그게 진정 고민스러우면 다른 맥락에서 고민을 구체화하시라.

 

개인적으로는 '민주 국가'가 다른 사회를 50년 가까이 점령해오며 점령을 유지해온 방식과 그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방식들, 요리저리 이리저리 온갖 거 다 해보는 이 방식이 흥미롭기까지하다. 이스라엘은 매순간 인류역사에 새로운 실험기록을 남기고 있다. 과연 창의적인 민족이다. 그리고 그 실험이 성공적임은 국제사회가, 심지어 한국사회도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과 '정상적인' 관계들을 맺어대면서 말이다.

 

점령의 무게를 설명해내야 하는가. 난 그게... 난 그게 솔직히 너무 당황스러웠다. 이걸 내 운동의 주요한 과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냥 역사를 보면 아는 거 아닌가? 일본 제국주의에 조선땅이 점령당했을 때... 그냥 지배자가 외국인이냐 같은 민족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어떻게 하는 게 아니고 각자가 역사를 공부하고, 그로부터 교훈을 얻어내는 게 필요한 거 아닌가? 모르겠다.

 

공적으로 팔레스타인 사회 내부를 비판하는 작업은 못 해왔지만 이쪽도 사실 준비는 계속 해왔다. 피점령 존나 억압된 사회도 그 내부의 계급구조가 있고 어찌보면 축소된, 그래서 더 꼬여서 문제가 심화되는 지점들이 있다. 근데 어딜 어떻게 봐도 이스라엘 지배자들도 개새끼고 팔레스타인 지배자들도 개새끼고 쌤쌤이다라고 할 수는 없다. 각자가 개새끼인 맥락이 있는 거지 다 똑같은 개새끼들이고 다 똑같은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건 그냥 아무 관심도 없고 모른다는 거다. 모르면 일단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하고. 자기가 알지도 못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말'할 수 잇는지 진짜 이해가 안 됨. 자기 말에 책임도 안 지고 사나...-_-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략 당시 바그다드의 학생들이 찍었던 다큐를 보고 실망스러워서, 실망하는 내 스스로에게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다. 나는 본인들이 당사자들인만큼 외부에서 할 수 없는 내러티브가 있겠거니 했는데 내러티브는 커녕 저게 뭐지... 어떻게 저런 걸 완성했다고 내놨지.. 뭐 그랬는데.. 왜 영화가 그따윈지는 이라크 학생들한테 묻지 말고 미국 점령군 놈들한테 물으란 말이다. 왜 이스라엘에는 단지 대중적인 영화만이 아니라 실험 영화도 독립 영화도 많은데 팔레스타인에는 영화 산업 자체가 없지? 왜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찍은 영화조차 이스라엘의 자본 없이는 배급이 안 돼지? 팔레스타인에 자본가가 없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원래 후져서? 창의적인 민족이 아니니까?

 

갑자기 또 열받네 =ㅅ= 심호흡 후 하 후 하

 

부모가 팔레스타인 출신인, 요르단 아가씨 잔디가 어제 팔연대 친구들을 초대해서 요리해줬는데 진짜 너무 융숭한 대접에 깜-짝- 놀라고 하루의 피로가 다 가셨다. 진짜 왕맛있고 어떻게 저렇게 예쁘고 귀엽고 요리도 잘 하지 ㅠㅠ 7명이 먹을 만찬을 혼자서 뚝딱. 진심 감동해서 배터지게 먹고 남은 음식 싸오기까지 했다; 잔디가 아빠랑 통화를 하더니 아빠가 오늘 가자지구에 계신 (아빠의) 고모님이랑 통화했는데, 잔디 요즘 뭐하고 지내냐고 물으셔서 한국에서 팔레스타인연대운동하는 친구들이랑 만난다고, 했더니 고모님이 그 멀리서 고맙다고 통화 내내 우셨다고... 그 얘기 듣고 다 울었따 -ㅁ-; 또 눈가가 척척해지네여. 팔레스타인의 50살 이하의 사람들은 점령이 없는 사회를 상상할 수가 없다. 가자지구의 8살 이하 어린이들은 봉쇄되지 않은 사회가 있다는 걸 알 수가 없다. 1948년 전후로- 줄기차게 추방당해온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결국 추방된 채 죽었고, 죽고 있고, 죽을 것이다. 언제까지...?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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