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판 어류도감

이번에 제주도 범섬에 가서 처음으로 스킨 스쿠버 다이빙을 했다. 1번 하는데 10만원이나 하고, 돈도 없는데-_- 친구가 하고 싶어해서 걍 했는데 상상이상의 경험이었다. 물속에서 잠시 완전히 혼자 있었는데(물론 위에 사람이 있었지만 시야에) 물속에서 밧줄을 붙들고 있을 때의 그 느낌... 사가판 어류도감의 인어가 이런 느낌이었을까...

 

사가판 어류도감

사가판 어류도감


모로호시 다이지로
세미콜론, 2010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자연사 다큐를 좋아하는 편인데, 그리고 수많은 영화와 만화를 봤는데, 작년에 읽은 사가판 어류도감이 떠오른 이유가 뭘까? 그랑블루나 어비스, 해수의 아이도 있고, 뭐 셀 수 없이 많잖아? 그런데도 이 만화가 떠오르고, 심해 인어에게 동화되어서 자꾸자꾸 심해로 들어가고 싶었다.(하지만 초보자에게 허용된 깊이가 15m 정도라고 절대로 더 들어가주지 않았다ㅜ)

 

사실 심해는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너무 무섭고, 가끔씩 심해어 검색해서 사진을 보면서도 너무 무서워한다;; 빛도 닿지 않는 수천미터 아래의 세계.. 너무 무섭다 하지만 인간이 우주로 나간지 한참 됐는데도 아직도 지구 바다속도 전혀 규명이 안 되었다는 점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 기어들어가고 싶어...< 왜 난 더 가능성이 있을 때 이런 쪽으로 꿈을 꾸지 않았을까? 아닌 이런 세계가 있는 줄도 몰랐다 스쿠버 다이빙 전문 잡지를 좀 읽었는데 세계가 이쪽으로 완전 촛점이 맞춰진...-ㅁ- 놀라운 새론 세계

 

오랜만에 다시 이 만화를 읽었다. 출간이, 작년 8월이네. 나는 이 만화를 통해 모로호시 다이지로 작가를 알게 되었다. 아직도 이 만화를 살 때의 느낌이 생생하다, 어류도감이랑 조류도감이 함께 나왔는데, 불행히도(?) 나는 새를 싫어해서 일단 어류도감 한 권만 사왔었다 ㅋㅋ 예전에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를 오해하고, 작가를 그저 그렇게 오인하고 있었기 때문에 혹여나 하는 마음으로 집어왔는데 우왕 대박

 

전에는 이런 단편집을 보지 못 했다. 음... 한참 고민함-_- 물고기가 나온다는 거 외에 전혀 공통점 없는 만화들같은데, 모아놓으니까 훌륭한 도감이 되었다. 사실 소재주의 작품을 엄청 싫어하고 그런 시도도 싫어하는데, 결과물이 훌륭해도 싫어한다(-_- 취향임) 그런데 이것도 사랑스러운 후기 만화 "소재먹장어"가 보여주듯이, 작가가 소재를 발굴해서 이야기를 그린 것은 마찬가진데도, 좋다...< 그것은 항상, 작가님에게 할 이야기가 많아서가 아닐까? 어떤 소재를 갖다줘도 척척 그리는 고구리순 선생처럼 말이다.

 

제주 바다 겨우 얕은 데 들어간 주제에-ㅅ- 오버해서 떠올린 심해 인어 이야기는 두 편이 실려 있다. 인어공주 모티브인 만큼, 오키나와 바다 1500미터 심해에 살던 인어가 잠수정을 탄 남자를 보고 사랑에 빠져서 인간이 된다는 얘기는 같다. 인어는 한 번도 외롭다고 하지 않는데 나는 외로움을 느끼면서 인어를 떠올리고 말았다. 역시 처음 잠깐 봤기 때문에; 바다 속은 신기한 것들로 넘쳐나고 재미있는데, 다른 다이버들도 있는데, 그 혼자라는 느낌이.. 물이 따뜻하다고 해도 역시 조금은 추웠고..

 

암튼 오랜만에 다시 읽으니 작품이 전부 다 좋다. 물고기가 되는 인간이나 물고기학교같은 거 좋아서 미치겠음 -ㅅ- 조류도감 쪽의 감성에 더 가까운 파멸된 미래의 로봇 물고기도. 자세한 건 다음에...ㅜㅜ 자야함 ㅜㅜ 아래는 아까 적어놓은 것임

 

2011년은 엄청난 한 해였다(벌써 과거형 ㅜ). 아랍 혁명을 시작으로 어쨌든(?) 세계적으로 많은 봉기가 일어났다. 그리고 사가판 어류/조류 도감을 시작으로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작품들이 봇물같이 쏟아져들어오기도 하였다. 이 작품을 낼 용자 출판사는 없다던 <서유요원전>에대 <암흑신화>, <공자암흑전>이라니... 게다가 <머드맨>까지 출간 예정..!!!

 

이쯤되면 출판사별 출간 목록을 정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출판사 시리즈 제목 출간연월
시공사 시오리와 시미코 시오리와 시미코의 파란말 2000. 10
시오리와 시미코의 살아있는 목 2000. 10
시오리와 시미코의 살육시집 2001. 7
시오리와 시미코의 밤의 물고기 2002. 8
시오리와 시미코의 무언가 마을로 찾아온다 2004. 7
시오리와 시미코의 한 밤의 무서운 이야기 2008. 12
제괴지이 이계록 2008. 2
호중천 2008. 2
귀시 2008. 2
연견귀 2008. 2
이야기;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기묘한 이야기 2011. 8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진귀한 이야기 2011. 8
세미콜론 사가판 도감 사가판 조류도감 2010. 8
사가판 어류도감 2010. 8
애니북스 서유요원전! 서유요원전-대당편 1 2011. 3
서유요원전-대당편 2 2011. 3
서유요원전-대당편 3 2011. 7
서유요원전-대당편 4 2011. 10
대원   스노우화이트-기묘한 그림동화 2011. 6
우주와 종교..; 암흑신화 2011. 9
공자암흑전 2011. 9

아름답도다...; 표지 썸네일도 다 넣고 싶은데 -ㅅ-;;; 참아야 해 한권 한권 빼곡히 리뷰를 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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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8

  • 등록일
    2011/10/09 01:12
  • 수정일
    2011/10/09 01:12
  • 분류
    마우스일기

얼마만에 갖는 약속/일정 없는 휴일이냐. 연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노는 날이라는 게 없다. 틈만 나면 연애하러 가기 때문에.. -_- 좋아서 하는 거지만 어느날 하루 종일 혼자일 수 있는 날이 생기면 너무 신나서 이것저것 뭐뭐 해야지 하고 전날 생각해 놓는데 실제로는 거의 디비쳐잔다...ㅜㅜ 원해서 그러는 게 아니야. 근데 왜 저녁 먹고 나서도 쳐졸리는 거지 ;ㅅ;

 

이렇게 잠을 몰아자도 피로가 깨운해지는 것도 아니고. 이럴 바에 쉬지도 말아라 시간 아꿉다. 아침에 탄원서 하나 번역하고 어제 한 영애씨 보고, 무한도전 보면서 밥먹은 외에는 내내 잤다. 오늘 일찍 자긴 글렀구나 했는데 만화 보다가 쳐졸고... ;ㅅ; 전화통화하니까 잠이 깨네.

 

나도 잘 이해가 안 가는데, 나도 친구들이랑 노는 거 좋아하는데, 애인이 친구 만나서 늦게까지 놀면 왜이렇게 싫은지... -_-;;;; 나도 잘 이해가 안 가. 그냥 전화해서 언제 들어가냐고 막 닥달함 이유는 내일 나 만나는데 술냄새 나고 께으름 피우고 그딴 거 너무 싫단 말야...;; 괜히 전화해서 심술부리게 된다 치사하다는 걸 알면서도...

 

누가 죽으면서 이토록 고독만은 선명하게 느껴진다고 독백하는 만화 뭐였지? 너무 만화를 많이, 그러나 횟수는 적게 보니까 잘 기억이 안 난다. 예전에는 정말로 만화책 한 권당 백 번씩 읽었다. 학생 때도 나름 아주 바빴는데, 지금이 더 바쁘단 말야? 지금 보는 만화 종수가 더 늘었다고 보기도 힘든데. 중고딩때는 만화 잡지를 한 달에 9종 사서 볼 정도였는데-_- 단행본은 적게 봤지만. 지금은 잡지든 웹툰이든 연재분이라는 것은 거의 안 보고 완연한 단행본파가 되었기 때문에..

 

그나저나 항상 한잔의 룰루랄라 가서 만화책 좀 읽어야지 하는데 혼자서 가는 일은 없네. 오늘같이 혼자 쉬는 날, 서울까지 가긴 귀찮다. 그렇지 않아도 낮에 언니가 계속 서울 어디 가자 어디 가자 그러는데 동네 산이나 가자고 그러고는 내내 쳐잠.. ;ㅅ;

 

오늘 읽던 책 한 권 다 읽고 잡지 한 권 분석 다 하고 만화책 리뷰 10개쯤 쓰고 영화도 다운받아 보고 일하던 거 대충 갈무리해놓고 자전거도 타고 산에도 다녀오고 싶었는데 다 망했다. 여행기나 강정 다녀온 얘기도 적어야 하고 무엇보다 강정에서 찍은 사진으로 지도 마크 만드는 거...-_- 으....... 다 하려고 했는데 슬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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