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책읽기]위선적인 인권의 역사의 역사가 주는 교훈

당대비평 원고

2003. 8. 13

 

위선적인 인권의 역사가 주는 교훈

 - 커스틴 셀라스의 [인권, 그 위선의 역사]를 읽고 -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www.hrights.or.kr

 

中에서

 

 

 인권운동세력이 고스란히 진보운동세력으로 분류될 수 있을만큼, 한국에서의 인권이 현실정치와 상당한 거리에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역설적인 위안을 주고 있다.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인권운동가는 ‘간첩죄로 17년을 복역하였고, 아무런 공직에도 취임한 적이 없었던(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인사이고, 가장 대표적인 인권단체들도 스스로 ‘진보적 인권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오랜 기간 파쇼적 폭압을 겪었던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인권이 운동권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고 있고, 서방의 열강들이 보여주었던 왜곡사례는 매우 드물게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시절도 얼마남지 않았다. 김대중정부에 이어 노무현정권도 인권과 현실 정치의 끈끈한 섞임과 인권에 대한 왜곡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말로는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되, 공무원노조도 안되고, 파업에 대해서는 연일 이데올로기 공세를 펼치고, 감옥에는 다시 학생과 노동자들로 채워지는 상황, 생계의 고통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가족들이 줄을 잇는데도 정부는 재벌과 초국적 자본의 기업할 권리, 자유롭게 노동조합을 제약할 권리, 자유롭게 장시간 노동에 저임금을 주며 비정규직으로 혹사시켜도 될 권리만을 보장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정책이나 행정은 전혀 인권적이지 않으면서, 입만 열면 ‘인권’을 옹호하고 있는 것처럼 본질을 호도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되는데, 앞으로는 빈도가 더욱 잦아질 것이다.


 당장 노무현대통령은 “나도 인권변호사 출신이다” “나도 노동운동 해봤다”면서 5.18 묘역에서 구호 몇 번 외친 일이나, 한총련 학생들이 미군기지에서 벌인 비폭력 퍼포먼스에 대해 ‘난동’이라고 규정하고 흥분을 감추지 않고 있다. 대통령의 흥분은 당장 대규모 검거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닌 대통령이 나서서 헌법 19조와 21조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짓밟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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