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아직 늦겨울

  • 등록일
    2004/08/30 19:12
  • 수정일
    2004/08/30 19:12
  • 분류
당신의 손등에 새겨진 자줏빛 핏줄기. 벌써 일곱 정거장 지났는데 발갛게 부은 손이 춥다 겉옷을 벗은 승객도 여럿인데 왜 핏줄기는 사그러들지 않을까 오늘도 어둔 곳에 앉아 남편 수술비 한 땀 첫째 학원비 한 땀 어머니 용돈 한 땀 막내 간식 한 땀 한 땀 자줏빛 그물을 짠 당신 앉는 자리마다 손발이 저리다. 당신 손을 잡고 싶지만 당신 손등을 촘촘히 메운 그물에 덥썩, 붙들릴까 내민 손은 허공만 젓고. 당신에게 스미는 온기이고 싶다고, 당신 살에 스며 당신 피에 섞여 휘도는 꿈을 꾸다 깬다. 춥다. 히터가 꺼졌다. 2004/04/12 Mon 13:58:54 → 2004/04/12 Mon 1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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