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구멍

구멍님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1900년>> 메모] 에 관련된 글.

지난주에 구멍님을 만났다.
블로그로 친하게 지내지 않는 블로거와 단독대면한 것은 처음...도 아닌가. 암튼 서로 딱히 관심있는 사인 아닌데; 같은 영화를 보고 싶어서 만났다. 무려 5시간 15분짜리 영화 ㄷㄷ 수요일 저녁에 잔느 딜망 보러 갈래염?? 난 갈 건데 쿠쿠

성별을 또 착각하고 만났다. 근데 이번엔 너무 당연히도 한쪽 성이라고 생각했는데 반대쪽 성이었다. 별것도 아닌 택시 탔다는 걸로 내 맘대로 생각하고 말았네;

만난지 며칠이 지나서 좀 오만했다는 인상밖에 안 남아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비슷한 처지에 있어서 참 반갑기 보다 거시기 참 그렇더군뇨ㅜㅜㅜㅜㅜㅜㅜㅜ 근데 구멍님이 나보다 나은 것 같다 근데 구멍님이라고 부르는 거 이상하댔죠 근데 뭐 구멍났다

영화는 왜 이렇게 길까가 궁금했는데 무지하게 재밌었다, 왜 긴 건지는 모르겠지만 잘라내야 한다 싶은 부분은 없다. 장면의 이음새가 별로 매끄럽지 않던데 왜 그렇게 만든 건지 모르겠다 자연주의인가 ㄱ-?? ㅋㅋ

혁명기라고 해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월 일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일 매월 매년 끊임없이 혁명적이진 않을 것이다. 혁명가들이 밀집해 있지 않은 지방이라면 더 더딜 것이고. 그런데 시대의 분위기라는 게, 전역으로 정말 퍼지는 걸까.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예전에는 당연시 하던 일들에 서서히 불만을 품고, 견고하진 않아도 힘을 뭉쳐서 대항하고. 혁명의 물결이라는 건 그런 거겠지 꼭 매일 불을 싸지르고 대치하는 곳이 아니어도 서서히 단단히 저항하는

그런 시골 마을 속에서 지주 아들(나의 로버트)과 소작농 아들(당신의 빠르디융)의 호모적 애증관계를 보여주며 나의 마음을 흐믓하게 한 그대... 쿠쿠

아 이음새가 헐거운 건 그냥 되게 사실적이라서 그럴 것도 같고. 막 빡빡하게 완전한 생각을 드러내는 게 아니고 여러 가지를 보여주면서... 다양한 계급의 다양한 사람이 나오니까네.

구멍님이 영화 내용을 참 잘 적어주셨다. 근데 나는 올모가 공부를 안 한 건가?? 싶다. 왜냐면 올모가 전쟁에 나가서 무엇을 배워왔는지, 파시스트를 피해 도망나가 있던 시기 동안 무엇을 하다 왔는지 안 나오니까. 그때 공부한 거 아닌감,,,ㄱ- 도시에서 혁명도 하고 그랬을 것 같은데 도피생활 동안. 나름대로 사람들 사이에 찌라시도 돌리고. 파시스트가 집을 부술 때도 종이 뭉텅이가 잔뜩 나오고... 그가 유토피아 적이었다면 잘 몰라서라기보단 그때의 한 경향이 아니었을까 싶지만 그때의 경향같은 거 모르거등.

무기를 반납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마지막까지 싫어하던 소년이 우는 것이 살짝 추하고 웃기기도 했지만 여튼 그뒤의 이태리 정치상황을 전혀 몰라서, 왜 무기를 반납해야 했는지 궁금하다. 세계적으로 생각하면 지주/자본가와의 싸움은 끝나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지배계급이 역시 그냥 지배계급일 뿐인 걸까나. 암튼 무기회수 난 반댈세!!!!!!

두 사람이 서로 밀치고 뿌리치며 지난한 싸움(?)을 해대는 엔딩이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근데 마지막도 이해가 안 간다. 왜 지주 아들은 그렇게 가로로 누워버리는 거지 죽는 거지 그것때문에 영화가 그냥 빨갱이 영화가 아니잖아... 이게 뭐지...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