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어

  • 등록일
    2008/08/07 02:33
  • 수정일
    2008/08/07 02:33
  • 분류
    마우스일기
외롭다규!! ㅜㅜㅜㅜㅜㅜㅜㅜㅜ 외로워도 전화할 사람도 없어 흑흑 순이는 전화기가 먹통이고ㅜㅜㅜㅜ 순이 말고는 잠 깨울 걸 불사하고 전화 걸 사람이 없다 흑흑흑흑흐긓ㅎ긓긓그

나 옛날에... 미친듯이 애정을 가지고 활동했던 커뮤니티가 어처구니 없이 두 사람의 갈등에서 촉발된 편가르기 언쟁 & 추잡스런 비난(간간이 욕설)  => 깨짐의 과정을 겪고 다시는 절대로 여러 사람 엮이는 커뮤니티같은 건 하지 않고 일대일 관계만 맺겠다고 맹세했는데... 그 맹세 다 잊고 있었구나ㅜㅜ 내가 왜케 일대일 관계만 맺어대지?? 생각해보니 그때 그게 이유구나...;

그러고보니 그때 굉장히 상식적이며 똑똑하다고 여긴(착하진 않았음;) 어떤 남자가 '종년'이라는 욕을 한 것을 보고 참... 실망스러웠다. 애초에 논쟁의 이유는 잊고 누구 편 들었다고 그 사람의 종년이래-_- 그때 게시판에 익명으로도 글을 남길 수 있어서 그 사람이 맞는지 확실치 않지만 누군가 그 사람에게 문제제기를 했을 때 대꾸가 없던 걸 보면 그 사람 맞는 거 같다. 확증이 없어서 대응할 수 없었지만.

당시 나는 이해가 안 돼서 그냥 중재하려고 제발 이해하자고만 그랬는데... 사실 지금도 왜 그렇게 싸웠는지 이해가 안 간다. 말로만 듣던 진보진영은 분열로 망한다인가??

당사자 중 한 명이 나한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내용은 기억이 안 난다. 그냥 내 이름의 제목으로 글을.. 뭘까? 내가 소중히 여긴 공간을 깨서 미안했던 걸까?? 내가 열심히 중재했는데 안 먹혀서 미안하다는 걸까?? 모르겄다 확인하고 싶지도 않고.

그때의 경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때는 몰랐는데 나한테 엄청난 폭력이었구나 하고 이제 좀 느낀다. 아무도 나를 지목하고 욕하고 나를 상대로 논쟁을 벌이지 않았지만 내가 납득할 수 없는 반목으로 커뮤니티를 깼다. 그러고보니 그건 좀더 역사가 있는 반목이었는데 나는 거기서 철저히 배제됐다 의견차가 있을지라도 만나서 다들 하하호호하길래 난 다 사이 좋은 줄 알았다. 근데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 반목의 역사에서도 소외됐다.

지나친 일반화일 수 있겠다. 그 커뮤니티는 정치 커뮤니티였고 여타 그런 커뮤니티와는 달리 청소년, 여자의 비율이 높아서 성인남자 회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나는 다른 커뮤니티에는 가본 적 없어서 아무 생각 없었고. 근데 비교적 높은 비율의 여자들보다 남자들끼리 싸움이 났고 거기 가세한 여자도 있지만 절대 다수가 남자였던 걸 생각하면 성인남자들이 지랄이다?? =ㅁ=;;; ㅋㅋ 이런 일반화를 해서 뭐해...;


그때도 지금도 납득할 수 없는 건 서로의 차이가 연대할 수 없을 만큼 절대적인가이다. 그럼 차이가 없는 극소수의 사람이랑만 연대할 건가. 이런 말 하면 당연히 아니라고 그럴 거면서... 생사 혹은 전존재가 걸린 반드시 이겨야 하는 극강의 문제도 아닌데 서로 완전히 끊어버려야 하나?? 게다가 그걸 보는 사람들은 뭐야... 나 말이야 나는 뭐가 되는 거냐고. 나한테 미안할만 하구만 쳇. 미안하면 그러지 말라고.

뭐 물론 오랫동안 차이를 인정하지 못한 나의 전력을 살펴보면 그냥 나에게는 허용가능한 차이, 그들에게는 화해불가능한 차이였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사상적으로 검증하려고 들고. 레테르를 붙이고. 뭥미

7월에 있었던 그리고 아마도 현재진행중일 진보불로그 내의 사건(뭐라고 부르면 좋을지 모르겠다 사람들이랑은 편의상 엄마 논쟁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부르는 것도 폭력적이고.)도 이와 동일하지는 않지만(당연) 나에겐 좀 비슷한 경험이다. 뭐야 나한테 미안해해 나한테 지나친 폭력이야,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리고 나 말고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고 영향을 받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내가 아는 사람들만 그런 건 아닐 거 아닌가.

그렇다고 제삼자도 당사자도 아닌 애매한 위치의 우리들을 배려해서 서로 이해하고 대화해!! 이건 전혀 아니다. 내가 재삼 깨닫는 것은 우리라고 뭉뚱그려 말할 수 있는 실체같은 건 없다는 거다. 우리라고 생각했을 때의 배신감, 그건 차이가 아니라 동질성에 기반한 관계에서만 가능한 거다.

서로가 정치적인 입장차를 가지고 대화하고 연대해야 한다... 일반론적으로 그렇고 심지어 상대가 명백히 틀리더라도 이해하고 연대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렇다. 현재 자기가 혹은 자기 진영이 얼마나 옳은지, 상대가 오해/왜곡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내적 논리를 계발하기보다 계산되지 않는, 생각하지 못한, 의도하지 않은 부분-이 경우엔 감정-이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결론은 지난달인가 지지난달인가...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한 바를 거칠게 말했는데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모욕이 되었다. 나는 나에게 동조해 줄 줄 알았고, 그런 일이 있고나서 나에게 동조해 줄 사람을 찾아 미친듯이 얘기하고 동조를 얻었다. 그래서, 그래서 내가 옳아서, 그래서 그 사람이 느낀 불쾌함, 모욕은 없는 건가. 나는 내가 옳은 말 했는데 단지 말하기 방식이 거칠어서 모욕을 느낀 줄 알았다.

하지만 단지 말하기의 방식이 아니라 그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배려가 없었던 거라고, 존중하지 않은 거라고, 내가 의도치 않은, 계산하지 않은 감정이 생길 수 있는 거라고 납득하였다. 하지만 납득하고 나서도 그가 내게 불쾌하다고 무례하다고 관계를 끊을지 고민했다고 한 말이 부메랑처럼 나한테 박혔다. 그래서 진심으로 미안했고 미안하다고 사과도 했는데도 혼자 화가 나 있었다. 그 뒤로 내가 한 번 찾아간 적도 있었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할 만큼은 한 거 아닌가. 그가 그래도 나와 관계를 끊겠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버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잘못했다는 거 알면서 화나 있는 게 얼마나 내가 아집으로 뭉쳐있는 건지. 다른 사람이 이런 상황이면 왜 지가 잘못해놓고 되려 화내냐고 말할 거면서 지한테는 이러는지. 많이 생각했다. 빠개진 두개골 사이로 골수가 흐를 정도로...는 아니고 암튼.


평소 습관대로 몇 개의 글을 섞어서 썼다. 세가지를 동일하게 묶는 건 아니고 다만단지 교훈-_-이 되는 어떤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보았다. 교훈이라니... 옛날 이야기도 아니고. 교훈이 아니고 뭐더라. 모범-_-? 훈시?? 적절한 대체어가 분명 있는데 떠오르지 않을 뿐이다. 아 나의 조악한 단어풀이라니.

애초에 외롭다고 쓸 때 이런 글을 쓸 의도가 아니어서 첫부분이 살짝 개그한탄조가 되었다. 고치려다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고치자니 좀 멍충이같아서 관둔다. 내가 또 멍충이를 참 싫어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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