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지난주에 화양연화를 보았는데 너무 졸아서.. 존 건 내가 너무 피곤해서.

 

영화에 대한 강의를 하나 듣게 됐는데 계속 들을지는 모르겠다. 같이 영화를 본 순이의 영화평이 훨씬 공부가 됐거등--ㅁ- 하지만 누구의 얘기든 배울 점은 있는 것이기에..<

 

이건 영화에 대한 글은 아니다. 말했듯이 영화를 제대로 못 봤다. 영화 감상에 대한 이야긴데.

 

사실 왕가위 영화를 보면 스타일에 빠져들게 된다. 아니 무슨 떨어진 물건을 줍는 장면도 예술이냐긔. 화면이 하나하나 너무 예술이쟈나. 하지만 미장센은 이야기랑 독립적일 순 없을 것 같다. 내용은 자가복제의 반복인데, 스타일은 화려하다-라는 평은 있을 수 없는 것 같다. 그냥 "나는 잘 모르겠어"라고 말해야 할 듯

 

사실 난 무슨 영화를 봐도 일관성 있게 모든 장면을 설명해낸 적이 없다. 나는 영화를 보다가 저 장면은 왜 들어갔지?하고 이해가 안 갈 때도 많고 저 장면은 빠져야 했는데 잘못 찍었다, 편집이 잘 못 됐다, 고 쉽게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니까(저 장면은 무의미하다, 의도한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이건 아니쟈나~_~ 싶다. 내가 설명해내지 못한 장면이 하나라도 있다면, 내 재구성이 이상한 거일지도 몰랑.

 

물론 모든 장면이 같은 밀도를 가지고 찍히는 것은 아니다. 모두 엄청난 밀도로 찍어버리면 일반적으로 누가 그걸 견딜 수 있겠어. 물론 나는 견딜 수 있어~_~ 나는 인서트 컷을 엄청 싫어한다긔~~ 암튼 지가 이해 못 했다고 인서트라고 치부해도 안 될 일이다.

 

영화 얘기를 하면서 엄청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순이는 이 영화를 시대에 관한 영화로 읽는다. 아... 또 내가 순이 선생의 영화평을 전체적으로 들은 건 아니고. 음.. 이 아름다운 영화에는 쌩뚱맞게 프랑스의 드골이 캄보디아에 가서 사상최초로 캄포디아인들의 환영을 받으며 공항에 들어서는 실사 장면이 나온다.(양조위가 앙코르와트에다 짚풀 쑤셔넣는 유명한 장면 있쟈나 ㅎㅎ 그전에 무대가 캄보디아로 가면서) 이것은 너무나 쌩뚱맞다. 왜냐면 시간이나 공간의 이동을 위해서 넣었다기에는, 앞에서는 한 번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시간/장소 변경을 보여주지 않거든. 어떻게 보여주더라? 까먹었음; 게다가 왜 실사냐고.

 

암튼 그래서 난 이걸 강연자에게 질문했다. 그런데 대답을 못해냈다. 별로 의미없다고, 자신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찾아봤는데 아무도 모르더라구. 순이는 이 부분이 영화에서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자본주의가 입성하는 시대? 화양연화의 배경은 아직 노동자들이 먹고 살 만 하던 시대이고.

 

아아 니가 써. 정리가 안 돼; 그래서 순이는 불륜을 한 두 주인공의 배우자를 먼저 나간 자(자본가, 주인)로 보고 결국 불륜하지 못하는 두 주인공을 노동자, 노예로 본다. 계급영화라는 거야!!!!!! -ㅁ- 어찌나 새로운 경험인지. 

 

그러고나서 생각을 해보니 두 주인공이 배우자의 불륜을 상상해서 연습하고, 그 불륜도 물건(넥타이, 가방)을 매개로 눈치 채고, 장만옥의 옷은 끝없이 바뀌고, 그런 것들이 노동자-소비자스러웠다. 노동잔데 소비자잖아. 그리고 왜 쇼핑하는, 소비자로서의 그들은 찍지 않았을까?라는 나의 소박한 의문은 아무래도 그런 면은 또 찍기 싫었던 거 아닐까.. 라는 자체 결론으로... 노동계급이 소비사회에 물들고 지고 마는 걸 찍어도 소비자로서의 그건 찍기 싫을 것 같애.

 

아 여기까지 읽고 뭔소리냐..하는 사람들이 있겠지;;; 화양연화를 다시 보고 써야지. 디비디 구입 ㄱㄱ

그나저나 난 이거 OST 있지롱~~~~ 쿄쿄쿄쿄켜켜켜켜켴캬캬캬캬캬캬캬캬캬컄 나의 자랑 큐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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