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아이디가 내 아이디였어야 해

  • 등록일
    2011/10/28 09:56
  • 수정일
    2011/10/28 09:56
  • 분류
    마우스일기

제목은 아무 상관없다;

초등학교 때는 아무 관심이 없었는데 중학교 가서 미친 광빠순이 서태지빠가 되었다. 당시 열 종이 넘는 스타 가십을 다루는 잡지를 반애들이 나눠서 샀는데 한 면에 서태지 기사가 한 면에 다른 가수 기사가 붙어 있으면 학교 끝까지 쫓아가서 그 한장을 갈취하기도 했다라고 쓰고보니 그냥 성격이 미친듯

우리반 애들이 너는 서태지랑 꼭 결혼할 거라고 했었는데ㅡㅡ 젠장...ㅋ

19살엔 다른 사람들 좋아하느라고 광은 빼고 그냥 빠슌이었다. 피방에 가서 첨으로 아이디를 만드는데 당연히 taiji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근데 태지란 아이딘 이미 있고, 나도 곧 스무살이 되고 태지도 스무살에 데뷔했으니 taiji20을 했는데 이것도 있음 ㅡㅡ 그래서 뭘 써야 내가 잊어버리지 않을까 하고 20을 대칭으로 만들어서 202로 했다 그래서 여태까지 거의 다 이걸로 쓰고 있음 때때로 숫자만 바꾸면서.

하지만 아이디 덕에 서태지 팬이냐는 소릴 계속 듣는다. 예전에 무슨 자동차 광고하는 거 보고 아이디 앞으론 바꿔야지 하고 내 별명을 응용한 아이디를 만들었었는데 과연 다 까먹었다ㅡㅡ 요즘엔 거의 대부분 이메일로 아이디 만드니까 새로 만들 필요도 거의 없다 이메일도 전부 태지...;

팬은 아니지만, 대학 때 음악 좀 듣는다는 선배가 서태지 음악 쓰레기라고 하니까 열받아서 싸웠었다. 그땐 나도 이미 표절에 대한 지식을 접한 때인데 왜 내 앞에서 지랄이야ㅡㅡ 그렇게 별로 팬도 아니면서 누가 욕하면 욱해서 싸우고 그러다가 서태지 콘서트에 갔는데 좋아서 눈물이 철철철철 나면서 역시 나는 서태지빠슌... 이러다가 또 시간이 지나면 완연히 잊고.

바빠서 생각할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젠 내 안중에도 없는 사람인데 이름을 들으면 가끔 이런 식으로 생각할 일이 생긴다. 예를들어 비밀결혼... 헉 그때 일하다가 소식을 듣고 배신감에 잠깐 엎어져있었다ㅡㅡ 너무 충격을 받았다ㅡㅡ 젠장 왜 내가 아니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태지 팬들 사이에는 오랜 기다림 덕분인지 끈끈한 연대감같은 게 있었는데 그렇다 나는 연대감이란 걸 거기서 처음으로 느꼈었다 팬클럽 활동은 안 했기 때문에 소속감같은 건 없었는데 어디서 누굴 만나도 태지 팬일 때 서로의 사이에 흐르는 그 뜨수하고 끈끈한 그것...ㅋㅋ 뭐 그런 식으로 내게 좋은 기억이 많다. 아 내려야해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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