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팔레스타인, 이라크

오늘 어떤 사람의 질문을 받고 대답하다가 약간의 추측이 생겨서 적어본다.

 

한국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관심이 적은 이유가 뭔가?라는 게 질문이었는데, 일단 대답은 일방적 점령 상황이 아니라 분쟁 상황으로 미디어에서 보도하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는 거였는데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은 아니나 빈약하다.

 

2003년 이라크 침략 전쟁을 계기로 한국에 평화운동 단체들이 많이 생겨났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도 그 때 생겼다 (나는 2004년에 조인) 근데 나는 왜 이라크 문제로 상시적으로 활동하는 단위가 없는데 팔레스타인 문제로 활동하는 우리 그룹이 탄생하고 지속되었는지 궁금했다. 거기에는 창립자들의 개인적인 이유도 있겠으나 그건 중요해 보이진 않음 다른 평화활동가들 많으니까. (*이에 대해 아래에 씀)

 

2003년에는 나도 그렇고 평범한 사람들이 반전 집회에 대거 나왔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가자 침공해서 학살할 때에는 최고 많이 나왔을 때가 300명, 평소에는 100명쯤 나왔다고 기억함.

 

이라크는 지금도 장난 없는데도, 어느 시점 이후에는 사태가 소강 상태로 접어든 듯 느껴졌음 (사실 여부를 떠나서). 팔레스타인은 항상적 상황으로 인식됨. 그런 차이? 그니까, 전격적으로 이라크가 공격당할 때는 분노해서 사람들이 거리에 나왔는데, 뒤에 소강 상태라고 인식돼서 안 나오고, 팔레스타인이 전격 공격당할 때는 그 공격 상황 자체가 소강 상태와도 같은 항상적 상황이라서...

 

뭐 그런 추측을 해봤다 그렇게 생각한다기보단 일 개 추측.

 

그 뒤로 평화 운동이 발전하면서, 한 편으로는 혹은 전체적으로 운동은 분화/전문화되고, 왠지 평화 운동은 국제 이슈가 우리랑 상관 없는 운동같고, 안전한 운동 같고... 국내 문제랑 동떨어져 보이고..

 

저번에 남의 페북 글에서, 북한이랑 군사적 긴장 상태에서 한국에 평화 운동이 크게 일어나지 않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받았다는 걸 읽었는데 나도 그게 궁금하다. 무책임한 말이지만 정말 모르겠고, 나도 거리로 뛰쳐나가고 집회를 조직해야 한다는 생각이 안 든다. 그냥 패배감에 쩔어 있어서 그런가? 아니면 그냥 무뎌서? 그것조차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따. 아니면 내가 이 이슈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거나... 근데 내 개인의 문제가 아닌듸 뭐뭐지

'

쿠르드 출신 한국인이 같이 있었는데, 국제 이슈 중 팔레스타인은 겁나 메인 이슈인데 쿠르드는 완전 같은 시기에 시작된 문제지만 듣보잡이라는 현실을 성토하기도 했따. 나도 오늘 메모 중에 그런 걸 혼자 하고 있었는데. 이건 항상 고민이다. 그나마 조명이라도 받는... 예전에 노조 사업장에서도 그런 얘기 들었었는데.. 민노총에서 한 번만 회사 앞에 와서 집회 조직해 주면 해결될 작은 사업장들이 맨날 다른 집회 동원되며 자기 현장 비워야 해서 고립감 느낀다고.. 뭐 그런 느낌으로다가. 왠지 나는 운동을 그만 두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싶네 무능해

 

팔레스타인 문제로 활동하는 우리 그룹이 구성원이 계속 바뀌어 창립 멤버가 일인도 안 남아도 계속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계속 굴러가는 것은 이슈 자체의 힘의 비중이 크리라고 여겨왔는데, 그 이슈 자체의 힘은 누가 만드는가? 쿠르드 사람들이 덜 탄압받고 버마 사람들이 덜 고통받고 파푸아 뉴기니 사람들이 더 편하게 살고 그런 것도 아닌데. 남아시아 활동가들 만나서 얘기 들으면 장난 없다 근데... 몰라 잠이나 자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