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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사온 책들을 읽다가 집에 있던 것도 막 꺼내서 읽다가 여러 과정을 거쳐 [해룡제의 밤] 원서를 꺼내봤다. 보다보니 후기에 나온 정보들을 적어놓고 싶어서.
2년 전에 용자 시공사에서 일본에서 2005년에 [요괴헌터]를 지/천/수 3부로 나눠 출간한 단행본을 내줬다. 예에~ 이 책에는 '히에다의 이야기' 시리즈 빼고 2005년까지 연재한 에피소드가 다 담겨 있다,고들 하는데 3권짜리 단행본에는 1990년대 꺼까지 실려 있고, 그 시리즈는 2003년부터 시작돼 지금도 연재중이고 단행본도 따로 나오는 모양이니(일본 위키피디아 참조) 2005년까지 나온 거 다 담겨 있다고 말하지 않는 게 옳지 않은가? 몰라 왜 그렇게 말하는지.
[요괴헌터]는 익히 알랴진 것처럼 모로호시 다이지로 작가가 지은 제목이 아니고, 작가가 싫어하는데도 편집자가 지었던 제목이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어 연재지를 바꾸고 [해룡제의 밤]으로 단행본을 내게 되면서1 단행본 제목을 바꿨다. 하지만 부제로 요괴헌터는 붙어 있음.
작가가 싫어하는 게 이해가 될 만큼 이 만화는 전혀 요괴를 헌팅하는 내용이 아니다. 주인공 '히에다 레이지로'는 요괴나 기현상을 굳이 찾아가지만, 관찰자로서 연구하고 기록하기 위해서지 절대 퇴치하기 위해서는 아니다.
[해룡제의 밤] 후기에서 작가는 주인공 히에다의 이름을 일본 [고사기]의 암송가 '히에다노 아레'2에게서 따왔으며, 그래서 히에다가 작품 속에서 그닥 적극적으로 역할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고 얘기한다.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기보다 기록/전달하는 역할이라는 것 같고, 그런데 이 '바지 주머니에 한 손을 넣고 있는' 쿨한 이미지의 연구자 히에다가 전체 시리즈의 주인공이라는 게 재밌다. 사건에 적극적 개입하고 중심에 서는 다른 요괴물 주인공들이랑 엄청나게 다른데, 작가의 대표작일 만큼 인기작이란 것도 재밌고. 서유요원전의 이야기꾼을 주위를 환기하는 수준(?)의 이야기 속 시공간과 다른 외부인으로서, 진짜 이야기꾼으로서 설정한 것과 대비가 되기도 하고.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해룡제의 밤]에서는 2005년 발간된 [요괴헌터] 1권 '지편' 마지막에는 실린 에피소드 [죽은 자가 돌아왔다]를 뺐던 게 아닐까 싶다. 여기서는 히에다가 요괴 퇴치하려고 굉장히 적극적으로 움직이는데 평소(?) 히에다의 언행을 생각하면 전개가 약간 설득력이 떨어진다. 다짜고짜 반혼술하는 여자 찾아가서 집어치라고 그러고 요괴퇴치할 수 있는 분말가루 갖고 와서 막 던지고 ㅋ
그건 내 생각이고 작가는 일단 해당 에피소드가 스스로 불만족스러워서 첫 요괴헌터 단행본에는 있었던 걸 [해룡제의 밤] 단행본에서 뺐다고 후기에 적고 있다. 그러고선 2005년에는 왜 넣은 걸까? 딱히 후기가 없어서 지금은 모르겠고, 내 생각에 지편은 첫연재작인 프롤로그로 시작해서 [죽은 자가 돌아왔다] 에피소드로 끝나는데, 프롤로그의 화자가 에필로그 격으로 죽은자가 돌아왔다에 붙은 내용의 화자로, 내용이 이어지기 때문에 완결성을 위해 넣은 것 같다. 이게 단행본이 처음부터 순서대로 뙇 뙇 연재분 쌓이는대로 나오는 게 아니라 뭐가 어디에 실렸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네. 아니 거기까진 귀찮다; [해룡제의 밤]의 경우 마지막에 본편과 아무 상관 없는 단편이 하나 끼어있는데, 작가는 그걸 책 전체적으로 형식을 갖출라고 넣은 거라고... 독립적으로 읽어달라고.. 왜 넣은 건지 모르겠다;
이 책 목차도 재밌다.
자기 책장 사진 찍어서 중간을 에피소드 목차 적는 형식으로 만들었다. 아래 선반에 공자암흑전 단행본도 보이고 ㅋ 위에 저기 동그라미;친 건 최고의 우정을 자랑하는 '호시노 유키노부' 책이다. 자기네끼리 이러고 노네 ㅋ 귀여웡
참 그리고 초기에 그림 왕 못 그리는데도 [붉은 입술]이란 에피소드 보면 여자애를 엄청 예쁘게 그려놨다. 그게 마성이 있어서 그런 건데... 암튼 이토 준지가 여기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문예별책에 실린 이토 준지의 그림도 올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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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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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대사, 신화의 저본이라고 할 수 있는 <고사기>라는 책요, 우리나라로 치면 삼국유사쯤? 이랄까요, 그렇거든요. ^^ 일본 민족 문학의 핵심에 해당하는 신화와 역사의 원류가 담긴 책이죠.근데, 고사기가 만들어지던 당시 일본 고대왕국은 정치적 격동기여서, 구세력을 몰아내고, 쿠데타의 형태로 권력을 차지한 세력이, 텐무천황같은 역사적 인물의 세력이 저 고사기를 만들어냈다는 설이 있어요. 그래서 자기들한테 불리한 과거의 역사책은 전부 불태우고, 자신들의 정통성을 입증하는 방편으로 새로운 역사책을 만들어 냈단 거죠.
이 부분은 좀 복잡해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으면 책이나 논문같은걸 어지간히 찾아봐야 하는데요, (사실 찾아보면볼수록 확고한 답은 없고, 이 오래된 일을 둘러싼 학자들간의 추정과 논박에 의한 싸움의 계보같은 거나 나옵니다만^^) 암튼 기억력이 뛰어나고 총명하고 어쩌구한 히에다노 아레에게 지나간 역사를 암송시켜....라고 고사기에 기록되어 있거든요. 기록이 짧아도 그게 굉장한 거예요. 일본 고대사가 그 남자의 입에서 태어난 거니까요. ^^ 일본사람들은 다 알겠죠.
기록자, 구술자, 전달자...라고 자칭하지만, 제 생각에 모로호시 다이지로는 히에다노 아레가 역사를 은밀하게 재창작했다는 입장에 상당히 주목한 것같아요. 만화 내용도 완전히 객관적 관찰자라고만은 할 수 없고, 객관적인 듯하지만 사건에 관여하고, 심지어 주인공이기도 하거든요.. ^^ 나는 고사기는 안읽어봤는데, 일본 신화연구서는 몇권 읽어봐서 익숙하네요.
월요일이라 이제 일하시겠네요. 놀다가 일하려면 더 힘들죠. 화이팅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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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모르는 게 뭔가여... 굉장하다 -ㅁ-;;;; 진짜 두루두루 엄청나게 읽으셨다는 걸, 원래도 알았는데, 새삼 느낍니다히에다란 남자는 사건을 적극적으로 찾아가긴 해도 보통 사람 정도의 능력으로, 하지만 일정한 지식과 자신의 가설로, 사건에 휘말린 뒤에 어떻게 어떻게 해결하게 돕기도 하고 그냥 무능력자로 지내오기만 하기도 하고.. ㅎㅎ 그러는데 시리즈가 중간부터 히에다의 노트? 뭐 그런 식으로 타이틀을 붙였던데, 연님 말씀처럼 역사를 '은밀하게' 재창작한다, 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재밌습니다!!
놀멍 쉬멍< 일하고 있습니다 ㅎㅎ 연님이야말로 화이팅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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