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http://www.hakusensha.co.jp

 

 

헉.. 싸이트에 갔더니... 지난호에 무려 200페이지를 실어서 완결했다@_@!!!

1권발매가 96년, 한국에는 98년에 1,2권 발매된 후 2001년에야 3권이 들어왔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눈빠질 뻔.

 

2000년 여름에 일본에 원폭이 투하된다는 설정으로 시작했던 근미래 SF는 과거형 SF가 되었다. 원폭투하시 일본 고등학생이었던 주인공들이 죽었다가 2000년생으로 환생해, 현재 시점 2016년에 전생과 얽혀 이야기가 벌어진다.

 

원폭 이후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외부로부터 차단된 몇 개의 ZOO라는 일본인 거주지 내에서 미군의 지시에 따라 배우고 일하며 모든 정보를 통제당한다. 아니 통제당하는 게 아니라 아무런 정보없이 ZOO만이 전체인냥 살아간다. 그 안에서 살인누명을 쓴 게오와 바츠가 ZOO를 탈출하여 방사능과 오염물질로 뒤덮인 사막을 건너면서 안에서 가르치는 것과 달리 바깥에도 거주지가 있음을 알게 되는데, 2000년 이전의 전생을 볼 수 있는 환각제 zero를 만들어 팔다가 걸린 친구들도 합세하고 쥬리아도 만나면서 그들은 "신도시"의 불확실한 존재를 알게 되어 신도시를 찾아 여행을 다닌다. 여행-_-? 목숨의 위협을 받으며 추격당하는 것도 여행이라면 뭐;;

 

2000년 전생의 고등학생들은 지구멸종의 거대 시나리오의 일부분인 일본 원폭투하에 관한 크리스털칩을 단순한 게임으로 생각하고 실행시킨다. 인터넷으로 확산되면서 2명의 창조주와 12명의 파괴자들이 선발-_-되는데 이 인물들을 핵으로 전세계를 지배하려는 미친 작자들이 쫓는다. 죽이기 위해 혹은 프로젝트에 가담시키기 위해.

몇 명의 전생의 인물들은 현생에 명확히 드러나는데 왕롱이라는 작자와 그 외에 원폭 이후에도 살아남은 현생의 어른들이 후반에 나와서 처음에 볼 때는 만히 헛갈렸었다.

 

환생에 관해 재미있는 것이 '나'라는 단일한 주체가 다른 옷을 입고 '나'로써 온전히 다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이 혼재되어 환생한다는 것인데(뭐 다 그런 건 아니고 그런 얘기가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에 더욱 유착성(-_-?)이 생겨서 그의 영혼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후후 정말 귀여운 생각이얌.

 

미스테릭해서 나 원래 추리도 엄청 못하고 그래서 무지하게 재미있게 보았다.

최근 8권을 보고서야 끈질기게 쫓아다닌 피문자를 쓰는 살인마가 누군지 알게 되었다-_-;; 그건 비밀도 아니고 몇 장면을 줬는데도 이건 뭐야, 그러고 일곱 권을 그냥 지나쳐왔던 것-_- 윽

아무튼 너무 슬퍼ㅠ_ㅜ 이럴 수가!! 이런 거였다니!! 말도 안 돼!! 어떡할 거야 잉잉

 

원폭 얘기를 일본에서 하면 이제 좀 지치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하는데, 이유는 앞대가리는 싹 잘라내고 엉엉 원폭 얘기만 하면서 실재 한국인 피해자들은 보상도 안 해주고.. 아유 짜증나. 암튼 그래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 2000년 일본 원폭 투하 프로젝트는 지구적 멸망의 서막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일본의 원폭에 대한 피해망상이 아닌 후기 제국주의 시대(내맘대로-_-)의 멸망에 대한 위험을 느끼게 해 준다. 그거 동물들이 느끼는 그런 원초적인 두려움.

 

그림의 퀄리티도 뛰어나고 개그도 재미있고 러브러브한 우정도 귀엽고 심각한 내용을 이렇게 재미있게 만화로 그리다니 쓰다보니 작가가 더 좋아지네 헐; 다만 톤을 너무 지저분하게 쓰는 것이 약간의 흠이라면 흠이지만 그 정도야 뭐. 사람 몸을 너무 부드럽게 그려서 가끔 고무같이 느껴지는데 그것도 엄청 매력적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