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보이

타카구치 사토스미 센세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bl 작가 야마다 유기상의 스승님으로... 이상한 사람이다.

이런말은 편견에 가득 찬데다가 만화를 우습게 보려는 건가 싶지만, 이 사람은 정말 예술가구나, 그런 이상한 생각을 자꾸 한다. 정말 이상해. 아무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게 이상하다. 이상해. 뭔가 내가 그동안 자유롭다고 생각한 것과 차원이 다른 자유로움이다.

 

'럭키보이'는 귀엽거나 스타일이 멋진 남자 둘이 길을 걷는 걸 본 동인녀들이 그들 사이 뭔가-_- 있지 않을까 이리저리 생각을 하다가 므흣한 순간을 만났을 때 "럭키!"를 외치며 사진을 찍어 그녀들이 즐겨보는 잡지에 투고해 노말을 졸지에 호모로 만드는 엽기적이지만 뭐 우리끼린 신나는 개념이다.

럭키보이라는 이름이 아니라도 일본에 이런 게 있었지 않았을랑가 싶다. bl 역사가 오래고 깊은 만큼 말여.

 

이 럭키보이에 찍힌, 부모님의 재혼으로 형제가 된 나카이와 스바루의 이야기인데.

초그지같은 해적판 번역인데도 시적인 나레이션의 느낌이 전혀 줄지 않았다니! 여기에다가 마구 다 적어넣고 싶은 야릇한 기분이다-_-;

 

그림을 몇 가지 올리려고 했는데 고를 장면이 없다. 하나같이 명장면이다-_-

럭키보이는 대여점에서조차 자취를 찾을 수 없고, 우연히 다운받았는데

작가 원작에 호나미상이 그린 <사랑의 갈증>이랑 동일선상에 있다고나 할까. 그거 후기에서 타카구치 센세가 주인공들 한컷 그리면서 "왜 내가 그리면 상큼함이 없을까.. 털썩" 그러는데 이 만화가 옛날만화라선지, 지금보다 그림은 안 예쁘지만 매우 상큼하다. 이 분위기로, 이렇게 상큼하게 끌어가다니.

 

충격도 있고. 이 대목에서 다시 생각한다. 이 작가 이상해. 비인간적이야. 나쁘다는 게 아니고, 인간의 질서가 적용되지 않아. 다른 차원에 살고 있어. 똑같은 이야기를 그려도 이 사람은 다르다. 비인간적이다. 죽음같은 게 나와서 비인간적이라는 게 아니고... 그게 아니고 말을 못하겠다 우라질레이션

 

아 써놓고 보니 이게 뭐야 감상은 한 줄도 없네. 너무 좋으면 감상이 안 된다, 나-_-

그냥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결말 말고 그냥 나레이션들만으로도. 아아 일어판으로 언제 구할 수 있을까. ㅠ_ㅜ

 


나까이의 여자친구 히나꼬는 둘 사이를 열렬히 응원하는 멋진 동인녀♡

정말 깜찍하다>_< 히나꼬의 등장으로 개그가 추가되어서 극적 긴장감의 완급을 조절한다. 원래 작가님 개그가 끝내준다. <소년 실격>같은 건 뒤집어질 정도로 거의 마사루를 따라잡을 지경(내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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