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목적(완전 스포일러)


 

포스터 색이 너무 강렬해서 강혜정의 이미지가 붉은 색으로만 기억 되고(붉은 우산과 티셔츠. 그 밖에 뭐 입었는지 기억 안 난다) 왜 붉은 색일까는 모르겠다.

 

영화 초반에는 컷을 잘라서 조각을 이어붙이면서 째즈를 틀면서 둘 사이의 밀고 댕기는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려 하는데 별로...-_- 긴장감이 안 느껴졌다, 그렇게 드럼을 뚜들겨대는데도; 음악 얘기부터 하자면 음악을 쓰는 센스가 완전 꽝이었다-_-;;; 좋다고 섹스할 때까지 예쁜 음악이 나오고 심각하고 슬플 때는 또 심각하고 슬픈 음악 쓰고... 그게 뭐야-_- 이상하게 왜 음악으로 감정이입을 시키려고 했을까? 그런데 선곡이 어울리냐면 또 그것도 아니었다라고...-_-

 

그리고 평소 흠모하는 강혜정 씨는 얼굴이 화려하게 생겨서 역할이 안 어울렸다. 목소리톤도 갈팡질팡하고... 집에 오면서 누가 어울렸을까 생각해봤는데 나라면 명세빈 씨를 캐스팅했겠다라는. 아무튼 약간 밋밋하게 생긴 사람으로;; 아니 좀더 닫히게 생긴 얼굴로. 이렇게 화장 안 해도 화려한 얼굴을 예쁘장하게 파마까지 시키다니...ㅠ_ㅜ

 

박해일 캐릭터는 이상했다-_-;;; 자기 애인은 일부종사함을 강조하고 남의 애인은 프리섹스할 것을 강조하며 애인에게 알렸다는 말에 "미쳤어요?"라는 쿨함에 걸맞지 않은 대사를 내뱉음은 뭐 이해할 수 있는데 왜 그런 사람이 강혜정에 대한 사랑때문인지 대체 뭐땀시 누명 쓰고 교직에서 조용히 내쫓기냔 말이다!!!

 

교무실에서 "나 성추행 당했다"는 강혜정의 발언은 처음에 5초간 당한 걸 가리키는 게 아니잖은가!!! 그 박해일의 입장에서 말이다. 어른 둘이 충분히 즐겼는데 다만 강혜정 입장에선 마음을 다시 농락당했다고 생각하는 거고 박해일 입장에선 그게 아닌데 왜 조용히 위험을 감수하는가?

 

그렇게 쌩뚱맞은 캐릭터로 변하는 것은 강혜정 옛날 조교 XX새끼에 대해 알게 되고 나서 강혜정에게 연민과 사랑을 느끼면서, 그녀를 모해로부터 지켜내고 그녀의 명예를 위해 담담히 모든 위험을 뒤집어 쓴다라는... 박해일 캐릭터 너무 비일관된다. 갑자기 사랑을 위해 헌신? 박해일같은 남자의 경우(소각장 등에서의 대화를 기억해 볼 때) 성추행 아니라고 기를 쓰고 입증하지 않을까. 이상하게 박해일같은 남자가 괜찮은 사람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조용히 상황을 받아들이는.. 오액

 

 

둘 사이의 일방적 관계맺기가 무서웠다. 특히 강혜정. 강혜정은 사랑에 대해 지옥같은 경험이 있어서 닫혀 있다. 이 닫힘을 박해일이 막무가내로 뚫고 들어온다. 그리고 강혜정은 박해일 마음을 닫는 사람이 된다(무서워서 여자도 못 사귄다는 박해일). 그리고선 강제로 열고 들어간다. 그런데 성추행 사건 종결 후 강혜정이 박해일을 여는-_-;; 시간은 불과 10분의 상영시간이 주어진다. (실제로는 박해일 혼자 있는 씬에 컷이 소진되어 10분도 안 된다.)

 

영화 전반의 강혜정의 닫힘과 그걸 열려는 박해일의 노력이랑은 너무나 대조된다. 전체적으로 영화를 지배하는 인물은 강혜정이다. 그런 미친X한테 당하고도 러브 판타지를 간직한 강혜정이 러브 판타지를 성취하는 과정이 보여진다. 박해일도 자기 여자한테는 보수적이면서 다른 여자들한테 찝쩍거리는 평범한 남자에서 강혜정의 길들임으로 사랑을 경험하고, 죽여 버리고 싶은 지옥의 절망을 경험하고 이제 강혜정에게 어울리는 남자로 거듭난다.

 

박해일이 강혜정을 열어 버리고 해피해피하게 끝났다면 권력관계의 우위는 박해일이 가지게 되지만 강혜정이 박해일을 벼랑 끝에서 밀어 버리고 다시 끌어올려 줌으로써(내가 너랑 사겨줄께랬나? 책임질께? 암튼 그 비슷한 말;;) 완전 우위를 차지하고 말았다라는.

 

후우 마치 영화 분석을 하겠다는 듯이 길게도 쓰고 말았다... 난 왜 이렇게 길게 쓸 얘기가 있으면서도 이 얘기가 재미없었나 몰라ㅠ_ㅜ

글고 박해일같은 사람 싫어하는 나로서는 박해일이 참 싫었다-_-


 으음 찾아보니 오프닝에도 붉은 옷 입었네.

그리고 이 포스터가 좀더 영화에 걸맞다는 느낌. 바로 이거라니까요. 그렇담 대체 붉은 색은 뭐얌? 원래 근데 붉은 색 무슨 뜻이얌+_+??

 

+다 쓰고 보니 박해일이 비일관된 건 강혜정네 집에서 둘이 싸우는 순간 박해일에게 강혜정의 러브 팬텀이 빙의되서 그런 것 같다. 충분히 처음과 다른 행동을 할 만했다, 이미 길들여짐의 과정이었으므로. 그리고 위에 왜 이 정확한 말을 못 썼나 싶은데 박해일은 '이기적인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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