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큐 <장벽>을 보고

장벽의 고통에 대해서는 자세히 그려내었고 관점도 이, 팔 양쪽 다 보여주고 결론이 약간 약하긴 하지만 문제를 확실히 제기했다는 점에서 괜찮았는데

1. 오슬로 협정의 배경이나 미국의 역할과 자세한 내용 등을 거론하지 않은 채 단순히 대단한 평화협정이라고 그린 점
2. 1차 인티파다로 중동평화가 악화(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되었다고 설명한 점
3. 이츠하크 라빈 총리의 암살자가 극우 이스라엘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언급없이 평화로의 거대한 여정이 중단되었다고 마치 중립적인 척하며 말한 점
4. 이스라엘의 점령촌 혹은 정착촌이라고 표현되어야 할 서안지구 내에 이스라엘인 거주지역을 이스라엘 마을이라고 표현한 점

이 잘못 되었습니다.
역사 요약한 것이 못내 못마땅하고... 그리고 팔레스타인의 자살폭탄테러(이 표현은 모든 미디어가 쓰니까 넘어간다고 해도)로 딸을 잃은 어떤 이스라엘 건축가가 장벽의 정당성을 설명한 것이 나중에 결론을 내기까지랑 너무 멀어서(바로 비판하지 않고 마지막에도 이런 개개인 피해자들의 의견에 대한 평은 없었음) 자칫 그 사람 말이 사실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다는 것...은 뭐 제 기우일 것도 같구요.

예를 들어 자살폭탄테러로 200억의 손실이 나는데 반해 장벽 건설은 10억이 드니까 당장은 경제가 어려워져도 장기적으로 볼 때 사람 목숨을 10억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은 싼 거라는 둥, 장벽의 정당성을 설파할 때 자기가 아는 사람만 5년간 8명이 죽었다고 말했으나 방송에서도 그것만 제공함으로써 같은 기간 동안 몇백 몇천 배의 팔레스타인의 사람이 죽었는가 같은 것은 묻혀 버린채 자살폭탄테러가 왜 일어나는지는 다루지 않았다는 점.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테러 나빠로 끝날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크헉 그렇습니다.

 

(팔연대에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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