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낯설어

  • 등록일
    2006/05/12 13:18
  • 수정일
    2006/05/12 13:18
  • 분류
    마우스일기

오늘 학교에 발표수업 준비하러 왔는데 인간들이 안 와서 금세 끝났다. 이런 나는 수업도 없는 날인데! 그래서 한가하고 기분도 좋고 배도 고프고 포스트 러쉬다!!! 꺄아>ㅅ<

 

핸드폰을 3년 썼다. 그 전에는 반 년 정도 없이 지냈다. 계속 없고 싶었지만 신승원이 고향에 내려가니까, 전화통화해야 해서 샀다. 그 핸드폰이 36만원 정도였는데 나는 3년 쓰겠다고 다짐했다, 드라마 왕 후진 폰 카메라도 없는 걸 아빠가 어디서 사기당해갖고 사와가지고-_-

 

3년이라! 아주 긴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미류의 글에서 5년 쓰려고 했는데 4년만에 고장났다는 거 읽고 얼굴 화끈-_-;;; 그 전에는 1,2년 쓰고 버려서 3년을 나는 아주 자랑스럽게 여겼는데;; 물론 1,2년 쓰고 다 고장난 거였다 내가 맨날 던지고 떨어뜨리고 그래서;

 

근데 핸드폰이 2년째 되던 작년 5월에 안테나가 뿌러졌다-_- 뿌러진 안테나는 전화도 잘 안 오고 문자도 잘 안 오고 전화도 잘 안 가고 문자도 잘 안 가고 그런 불편함만 빼면 아무 문제 없었다. 그래서 1년 더 썼다.

 

근데 원래 보조금 준다기에 5월에 바꾸려고 했었지만, 넌 너의 수명을 알아서였을까, 노동절 전야제(는 올해 없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 잘못 알고 어떤 투쟁문화제에 나갔었다;)날 완죤 맛탱이 가서, 무위님께 지 혼자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가 지 혼자-ㅁ-!!

 

그날 통화가 끊겼다며 전화주신 무위님께는 전화 건 적 없다고 그러고 전화 끊었는데, 발신기록이 떡하니 남아있지 않은가! 근데 바빠서 그냥 지나쳤는데, 오후에 한 번 더 다다한테 열 번 정도 또 전화 건 기록이 남아 있었다-_- 미친~ 깜짝 놀랐네.

 

그러다가 발신기록을 지우면 전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발신기록 다 지우고 잘 지냈는데, 인권영화제 개막일부터 이게 문자가 오면 자동으로 지가 문자 온 번호에 전화를 걸고 있는 거라...-_- 그렇게 치명적으로 고장나고 말았다.

 

그렇게까지 되기 전에 전화를 샀는데 개통이 안 되어서, 그렇게까지 혹사당하는 궁지에까지 몰려 마구 전화를 걸어대게 된 것이다 흙흙 불쌍한 핸드폰.

 

그리고 개통된 핸드폰을 딱 하루 쓰고 집에 갔는데, 얘가 어찌나 낯선지. 깜짝 놀랬다, 3년이나 맨날 같이 있던 핸드폰 맞아? 초라하고 늙은 패배자 같은 폼새가 낯설다. 슬펐다.

 

이번에 산 건 초콜릿 화이트다. 너무 예쁘다. 이건 소중히 죽는 날까지 잘 쓰고, 얘가 죽으면 다시는 핸드폰을 사지 않을 것이다, 임대해서 쓸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신승원이랑 결혼하면 핸드폰 다시는 안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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