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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동이 튼다. 대추리에 비상 싸이렌이 울리고 그날 모두 지킴이가 된 1000여명의 당원들, 노동자와 학생들이 숨가쁘게 마을로 뛰어 나간다. 몇 분의 실랑이 끝에 구름처럼 몰려드는 군경, 용역 만4천명. 심장이 두근거린다. 대추분교 앞을 막아선 지킴이들. 사수대들은 전경들 앞을 막아선다. 불과 10여 미터 앞에서 무전기를 통해 또렷이 들리는 전경 지휘관의 공격명령. 괴성을 지르며 곤봉을 쳐든 전경들이 덮쳐온다. 5월 4일. 대추리 마을에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아침 9시 잠시 휴전시간. 해는 벌써 중천에 떳고 평화바람 꽃마차에서 흘러나오는 존레논의 이매진. 전경들과 대치하던 지킴이들 대오로 돌아간다. 그때 학교 안으로 황급히 뛰어들어가는 일군의 지킴이들. #3. 휴식시간을 틈타 대추분교 옆 쪽을 기습해 들어온 수천명의 전경들. 지킴이들은 사력을 다해 막아보려 하지만 중과부적. 5분이 채 못돼 저지선은 뚫리고 까마귀떼처럼 몰려오는 전경들. 비명소리가 시작되고 지킴이들은 학교입구로 후퇴한다. 기자의 캠코더, 지킴이들을 따라 후퇴한다. 순간 기자를 향해 날아드는 곤봉들. 방패들. 군홧발. 전경들의 욕설. 캠코더 화면이 이리 저리 춤을 추고 “아악! 아악! 저는 기잡니다. 기자예요”라고 개처럼 울부짖는 기자의 목소리. 허공을 맴돌던 화면이 기자의 머리에 흐르는 피를 잡는다. 지직거리는 화면. 그리고 화면 아웃.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다. 그가 노무현이든, 윤광웅이든, 경찰이든, 강도든 누구든 간에. 지난 5월4일, 평택. 그곳에 인간은 없었다. 그날 캠코더를 들고 상황을 취재하던 기자는 전경들에게 구타를 당한 뒤 연행되었다. 왜 연행이 되었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머리에서 흐르는 피를 보고 겁이 더럭 난 기자는 전경버스 호송 후 나는 기자이며 머리에서 피가 나니 병원으로 호송해달라고 경찰들에게 ‘애걸’했다. 경찰들은 그 요구를 묵살하고 오히려 기자가 움켜쥐고 있는 캠코더를 팔을 비틀어 뺏으려 했다. 안성경찰서에 호송된 후 편집장님과의 통화가 어렵사리 성사되자 그때야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유치장에 수감되었다. 유치장 같은 방에는 전농 부경연맹 제해식 부의장님이 계셨다. 기골이 장대하고 척 봐도 전형적인 농부의 모습을 하신 제 부의장님도 가슴을 심하게 맞으셨던지 괴로워 하셨으나 되려 남 걱정부터 하셨다. “감옥에 있는 것은 경찰 쟈 들이요. 우리는 오히려 자유롭잖소. 우리는 양심이 자유롭다카이.”라며 같은 방의 동지들을 위로하셨다. ‘이틀간의 형기(?)를 꼬박 채우고 불구속 입건으로 풀려나던 날 새벽. 제부의장님은 기침을 하다 가슴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했다. 여전히 경찰들은 병원에 모시고 가라는 같은 방 동지들의 호소를 모른 척했다.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다. 기자는 사형 폐지론자였다. 그가 살인자든, 폭력경찰이든 누구든 간에 인간은 존엄하다고 믿어왔다. 자유로운 양심,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머리에 곤봉을 휘두른 군경들도 존엄한 누군가의 존엄한 아들들이다. 그러나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귀 떼 같은 전경들의 얼굴들, 노무현의 얼굴, 윤광웅의 얼굴. 그 잔악한 무리들의 얼굴들을 씹어먹고 싶은 악마적 충동이 일게 되었다. 다시,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다. 그러나 이제 기자는 그들이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이 든다. 대추분교가 파괴될 때 같이 파괴된 기자의 인간성. 다친 몸은 낫는다. 깨진 캠코더는 보상 받을 수 있다 치자. 국가폭력의 수괴 노무현, 윤광웅. 너희들에게 묻고 싶다. 가진 거라곤 인간성뿐이던 기자가 이제 너희들과 똑같은 악질이 되었다. 기자의 파괴된 인간성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
윤돈휘 기자 dony@kdlp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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