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물에서 찾기

9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4/02/11
    마음을 생각하는 디자인(2)
    뎡야핑
  2. 2014/01/21
    알 수 없는 해(4)
    뎡야핑
  3. 2013/10/09
    마쓰모토 세이초
    뎡야핑
  4. 2013/06/09
    대부(3)
    뎡야핑

마음을 생각하는 디자인

내가 일하는 진보넷 독립네트워크팀은 5명(어제 일 명 새로 들어옴)으로 구성된 작은 팀으로, 여러가지 일을 나눠서 하고 있다. 주업무는 나눠져 있어도 하는 일이 많이 겹쳐서 나는 기획자이고 디자이너이고 운영자이다. 예전에 기획자를 영어로 뭐라고 하나 이리저리 알아봤는데 양키들은 그냥 디자이너라고 통일하는 것 같다. 기획을 디자인이라고 번역하기도 하던데 웹디자인을 좁게 그래픽만이 아니라 컴퓨터와 인간이 작용/반작용(인터랙션)하는 과정을 포괄하는 걸로 보면 내가 하는 일을 웹디자인+운영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겠다.

 

올해로 나는 일한지 5년이 되었고 더는 초보다, 라고 얘기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는데, 웹 기반 지식이나 기술 없이 시작해 체계적인 공부에 대한 목마름을 뒤로 하고 항상 실전에 치여서, 잘 만든 어플리케이션을 모델링하며 실전의 경험 위주로 일을 진행해 와서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책은 종종 들춰보는데, 이 바닥의 특성만은 아니겠으되< 너무 그지같은 책이 많아서, 게다가 가격은 다 개비쌈, 그래서 책보다는 온라인 매체를 선호하게 됐다. 하지만 좋은 책이 있으면 계속 읽고 싶었음. 이 책이 그 책이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이용하기 쉽게, 직관적이게 만들 수 있을까?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대한 고민은 그 기반되는 학문인 인지심리학을 일정하게 공부하는 것을 통해 시작할 수 있을텐데 개인적으로 심리학이라고 하면 그냥 편협하게 공부하고 싶지 않아해서 -ㅁ-;; 그러면서도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쪽 고전 목록을 보고 읽을거리를 선정해놨었는데 결국 안 읽었다 ㅇ<-<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인지심리학의 핵심 아이디어를 알려주고 실전 디자인 규칙도 알려주며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법칙들에 내가 몰랐던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음을 상세하게 알려줬다. 이쯤 해서 책 표지 등장

 

마음을 생각하는 디자인 - UI 디자인 규칙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가이드 마음을 생각하는 디자인 - UI 디자인 규칙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가이드
제프 존슨
지&선(지앤선), 2013

 

색맹(색상 인식 결핍)에 대해서는 한번도 고려해서 색을 고른 적이 없단 걸 알고 좀 반성했다. 왜 그 여러 색깔 써서 그래프를 그린 뒤 흑백으로 인쇄하면 색깔이 구분이 안 돼서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지 않은가. 극단적으로는 누군가에게 내가 디자인한 것들이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것들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예를 들어 내가 만들었던 쌍차 회계조작(최근 대법판결에서 승리했음!! 우릐~~!!)에 대한 인포그래픽. 기니까 작게 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빨강과 초록... 대표적인 색맹색-_-인데다 가운데 명도도 비슷함 ㅇ<-< (채도도 비슷한 거 같은데 잘 모름-_-) 뭔짓이야!!! 이건 나도 알고 있었는데도 빨강과 녹색을 종종 써왔던 것 같다. 파란색과 보라색 조합도 좋아하는데 -_- 이거랑 밝은 녹색과 흰색... 이것도 좋아하는데 이거 다 적녹색맹이면 분리가 힘들다규 한다ㅜㅜ 사실 근본 없이 마구잡이로 일하느라 색같은 건 진짜 그때그때 좋아하는 걸로 골랐는데 좀더 과학적으로 해나가겠다 ㄱ-;; 색상뿐 아니라 채도와 명도에 구분을 주며 그런 것도 임의로 하지 않고 당분간은 어떤 법칙이 들어 있는 책을 구하여< 나의 감각적인 감각, 느낌적 느낌이 아니라 좀더 일반화된 법칙에 의거한< 색의 세 가지 요소<를 구사하겠다.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웠는데,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단기 기억은 일시적 저장소같은 개념이 아니고, '지각과 주의로부터 떠오르는 현상의 조합'이라고 한다. 이 말이 너무 좋아서 외웠음 ㅇ<-< ㅋㅋ 

 

책 전반을 통해 확실히 배울 수 있는 것은 인간은 시스템적으로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여러 다른 말로 풀이할 수 있겠으나 이것이 핵심이라고 봤다. 인간 자신의 자원이 한정적이니까, 예를 들어 주의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사람더러 글을 쓰라고 할 때 글쓰기 자체에 주의 자원을 더 쓸 수 있도록, 글쓰기에 보조적인 툴을 만들어야지 글쓰기 툴 자체에 집중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 앞으로 컴터 기술이 많이 변하고, 새로운 인터랙션 방식이 등장해도, 그리고 인간 자체에 대한 연구가 더 심화되어 새로운 사실이 밝혀져도 여전히 인간은 보수적일 것이다. 그래서 인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매우 실용적이다. 그래서 좋다.

 

목차만 읽어도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 옮겨둔다.

감사의 말

추천사
서문
역자서문

CHAPTER 1 우리는 기대하는 대로 지각한다
지각은 경험에 따라 편향된다
지각은 맥락에 따라 편향된다
지각은 목표에 따라 편향된다
디자인에 대한 함의

CHAPTER 2 우리의 시지각은 구조 인식에 최적화되어 있다
게슈탈트 원리: 근접성
게슈탈트 원리: 유사성
게슈탈트 원리: 연속성
게슈탈트 원리: 완결성
게슈탈트 원리: 대칭성
게슈탈트 원리: 전경/배경
게슈탈트 원리: 공통 운명
게슈탈트 원리들의 조합

CHAPTER 3 우리는 시각적 구조를 찾아내고 활용한다
긴 번호들을 훑어 읽는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구조화
데이터에 특화된 컨트롤을 통한 더 나은 구조화
적절한 정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각적 계층 구조의 활용

CHAPTER 4읽기는 부자연스러운 행동이다
말하기는 타고나지만 읽기는 타고나지 않는다
읽기에 더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는 글자의 시각적 특징인가, 글의 맥락인가? 
숙련된 읽기와 숙련되지 않은 읽기는 서로 다른 뇌 부위를 사용한다 
부적절한 정보 설계는 읽기를 방해한다 
많은 소프트웨어들이 불필요한 읽기를 강요하고 있다 
진짜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험하기 

CHAPTER 5 우리의 색상 지각은 제한적이다 
색상시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시지각은 절대적 밝기보다 경계선의 대비를 더 잘 지각한다 
색상 구별 능력은 색상이 어떻게 제시되는가에 영향을 받는다 
색맹 
색상 구분 능력에 영향을 주는 외적 요인들 
색상에 대한 가이드라인 

CHAPTER 6 우리의 주변시는 빈약하다 
망막의 중심와(fovea)와 주변시의 해상도 차이 
주변시는 쓸모가 없을까? 
컴퓨터 인터페이스 사례 
메시지의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일반적 방법들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력한 방법들: 신중히 사용할 것 

CHAPTER 7 우리의 주의력은 제한적이고 기억력은 불완전하다
단기 및 장기 기억 
기억에 대한 현대적 관점 
단기 기억의 특성 
단기 기억의 특성이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주는 함의 
장기 기억의 특성 
장기 기억의 특성이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주는 함의 

CHAPTER 8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주는 주의의 제한 
우리는 목표에 집중하며 도구에는 거의 주목하지 않는다 
우리는 하던 일을 잊지 않기 위해 도구에 의지한다 
우리는 정보의 “냄새”를 따라 목표에 다가간다 
우리는 익숙한 경로를 선호한다 
우리의 사고 과정: 목표, 실행, 평가 
우리는 작업의 일차적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뒷정리는 잊어버린다 

CHAPTER 9 재인은 쉽고 회상은 어렵다 
재인은 쉽다 
회상은 어렵다 
재인 대 회상: UI 디자인에 대한 함의 
경험을 통한 학습 및 학습된 행동의 수행은 쉽고 문제 해결과 계산은 어렵다

CHAPTER 10 우리는 세 개의 뇌를 가지고 있다 
경험을 통한 학습은 (대체로) 쉽다 
학습된 행동의 수행은 쉽다 
문제 해결 및 계산은 어렵다 
신뇌는 충동적 행동에 제동을 거는 역할도 수행한다 
기술적 문제의 해결에는 기술에 대한 관심 및 훈련이 필요하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대한 함의
퍼즐에 대한 답 

CHAPTER 11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 
우리는 주어진 조작법이 과업 중심적이고 단순하며 일관적일 때 더 빠르게 배운다 
우리는 주어진 어휘가 과업 중심적이고 친숙하며 일관적일 때 더 빠르게 배운다 
우리는 위험이 적은 상황에서 더 빠르게 배운다 

CHAPTER 12 시간에 대한 요구사항
반응성의 정의 
인간 두뇌에 내제된 시간 상수들 
시간 상수의 공학적 근사치들 
인간에게 맞는 실시간성을 제공하기 위한 디자인 
반응성 있는 인터랙티브 시스템을 위한 추가적인 가이드라인 
반응성은 반드시 달성되어야 한다 

에필로그 

부록. 널리 알려진 인터페이스 디자인 규칙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

알 수 없는 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만간 리뷰할 아드리안 프루티거의 <인간과 기호>에서 본 것. 시공을 초월해서 해나 달, 물에 대한 그림문자는 다 알아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게 비슷비슷한데 유독 루네문자랑 히타이트 문자는 이게 뭥미... 어떻게 끼워맞출려면 끼워맞출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어 히타이트 문자는 내게 조형적으로 죠죠의 돌가면(a.k.a. 석가면)을 떠올리게 하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막상 찾아보니 안 닮은...;;; 정말 사악하고 고독해 보인다...;; (출처)

 

돌가면은 아즈텍에서 왔고 아즈텍의 태양은 이렇게 생겼따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것도 아스트랄하다;; (출처)

 

암튼 돌가면은 해를 피해야 하고 그럼 해하고 아무 상관 없어... 그렇게 끼워맞춰 보았다<

 

ㅇ<-<

 

아드리안 프루티거님의 <인간과 기호>는 왠만한 인간에게 모두 추천하고 싶은데 2007년 홍디자인에서 나온 건 절판이 되었고 주홍색 책은 구할 수 있다. 홍디자인에서 나온 게 일러스트가 아드리안님을 위한 발라드의 작품이라 이게 너무 갖고 싶어서 중고로 구했음 출판사에 전화했더니 일 권도 없다고... ㄱ- 한국 출판 문화 현실 비판으로 마무리하며 건전하게 글을 마침.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

마쓰모토 세이초

별 건 아니나 스포일러 있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말에 와우북 페스티벌에 들려 생각지도 못하게 북스피어 출판사에서 마쓰모토 세이초님의 구간 리퍼 책을 5천원에 팔고 있어서  5권을 사버렸다. [짐승의 길] 상권은 대여중이고 [10만분의 1의 우연]은 신간이라 10% 할인. 단편 컬렉션 상권은 중고로 샀었다 괜히 샀었어 -_-;; 예전에 친구들에게 추천받고 단편집 세 권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었다. 나도 완전 흠모하게 되어 [일본의 검은 안개]를 바로 읽으려 하였으나 다른 책에 치여서 사도 바로 못 읽을 것 같아서 안 샀었다. 그랬는데, 이번에 사와 처음 읽은 4권의 책은 벌써 다 읽음ㅋ 너무 재밌어서 눈에서 떨어지질 않았음 일하다가 중간에 인터넷 끊겼을 때도 읽고 똥싸러 갈 때도 읽고 도시락 먹을 때도 읽고 암튼 혼자 쓸 수 있는 짜투리 시간만 생겨도 읽어대서 금새 다 읽고야 만 것이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내가 책을 이렇게 빨리 읽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니 놀랐음 흠흠

 

와우북에서 북스피어만 봐서 거기 책만 사왔는데, 책 뒷편의 설명을 보니 모비딕과 북스피어라는 두 출판사에서 전작을 낼 계획이라고 한다. 장편만 100편이 넘는다는데 정말 다 나올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앞으로는 쌔 책으로 사서 읽겠음 근데 지금 찾아보니 문학동네에서도 한 편 나왔네 아이씨 문학동네 부스 들어갔다가 잘 보지도 않고 금세 나왔는데 -_- 애니북스(문학동네 만화 임프린트) 책은 아주 소수 있었는데 그 중 죠죠가 있길래 뒷권 살려고 들춰보니 부스 지키는 분이 그거 1권밖에 없다고... 아놔 ㅋㅋㅋㅋ 왜 웃기지;;

 

읽을 때는 이것저것 여러가지를 생각하는데 막상 다 읽으니 스스로에게 건질 만한 생각을 없다. 쓸 것도 없다. 왜 아무 소리나 지껄여대면서 이럴 때면 엄숙&엄격해지지< ㅋ [푸른 묘점]부터 읽었는데 이건 일단 제목이 멋있다!!!! 멋있어!!! 묘점이 뭐야>?!!! 몰라!!!! 근데 멋있어 ㅇㅅㅇ 문장이 하드보일드하다 정말 몰아쳐라 세이쵸여1! 이러면서 아니 눈 깜빡이는 시간도 아까워하며 읽음 자다가도 눈이 벌떡 떠짐 ㅋㅋ

 

문체도 너무 좋지만 미스테리도 재밌다. 미스테리 소설을 별로 안 읽어봤는데 다들 이렇게 재밌음?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여러 점 점 들이 엮이고 재구성되는 게 너무 재밌잖아 심지어 사건의 범인과 동기가 예상이 되더라도 재밌따. 그건 독자로서 내가 더 나중 사람이라서 트릭을 맞추는 게 아니고 그러라고 만들었다 [10만분의 1의 우연]은 그렇게 만들었다. 그래도 '어떻게'가 남는다, 아주 세세하게 말이다. 그걸 쫓는 재미가 장난 아니고, [푸른 묘점]의 경우에는 미스테리계의 초보 두 사람이 문제를 추적하며 진실을 찾아가는데 그 과정에서 독자도 같은 정보를 입수하고 같이 사건을 짜맞춰 보고 그런 게 너무 재밌었다. 여러 가지 점들을 이어그려서 어떤 그림이 완성될지, 그 조합에 따라 다른 그림 중에 진실은 하난데 아 난 옛날에 홈즈 읽을 때도 그랬는데 맨날 내가 놓치고 방심한 사람이 범인 ㄱ-;;;; 그런 게 재밌음<

 

마지막으로 읽은 [짐승의 길]은 개인적으로 텐션이 좀 떨어졌었는데 오히려 마지막에... -ㅁ-;;;;; 허억....

 

*스포일러*

 

다 죽어 -ㅁ-;;;;;;;;;; 꺄악 그게 너무 좋았따< 이 얘기는 두 사람의 시점으로 진행이 되면서도 특별히 주인공은 없는데, 범죄자든, 그를 쫓는 정의(?)의 편이든지간에 특별한 주요 사건의 행위의 주체가 없다. 그러니까, 당연히 여러 사건이 벌어지고 여러 인물들이 행위를 해대는데, 이야기의 중심축이랄 수 있는 다미코는 주요 행위에서 소외된 부수적 행위자라 주인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걸 뭐라고 부름? 뭔가 소설 이론 책을 읽고 싶어졌음 -ㅁ-;;

 

이제 세이초 월드에 막 입문한 신참이지만 쓸데없는 에필로그 없이 약간 아쉬울 법한 지점에서 이야기를 퐉 그냥 끝내버리는 게 좋다. 특히 단편 읽을 때는 그런 게 여운이 엄청 남았다. 장편도 비슷하네 ㅎ 사건이나 작품이 미완성이라거나 하는 얘기가 아니고, 구질구질한 게 전혀 없다. ㅋㅋ 뭐 이딴 소릴 지껄이고 있어

 

[일본의 검은 안개]는 꼼꼼하게 읽어야지. '사회파'라는 말때문에 논픽션이 더 더 기대된다. 논픽션... 아오... 생각만 해도 너무 좋아. 요즘 신랑의 영향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를 종종 보는데 여기 제작진들 세이초님 책에 나와도 될만큼 집요하다 ㅋㅋㅋㅋ 원래 뉴스도 잘 안 읽는데 갑자기 사회 섹션 뉴스를 열심히 보기 시작함 나도 세이쵸님같은 식견을 길르고 싶다 일견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파편들을 모아 모자이크를 만들어가는... 그 재료가 가볍게 보이는 현실의 사건들이고... 아 이런 거 너무 좋아 ㅇ<-<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

대부

신혼집에 살림을 장만하며 지금은 남편이 된 빠르크는 놀라운 속도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 컴퓨터를 새로 사고 싶어했다. 나는 다른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하기 때문에 그냥 사라고 했다. 컴에는 운영체제로 Window8이 깔려 있는데 기존 데스크탑도 앱처럼 들어가 있고, 기존에 쓰던 인터페이스와는 확연히 달라서 컴터하다가 빠르크를 부르기도 하고 첨엔 좀 짜증났다. 지금은 윈7, 민트, 우분투, 내가 쓰는 모든 운영체제에서 뻑나던 파이어폭스가 제대로 작동해서 대만족... 컴 사양의 문제였던 거늬 네가 원하는 것은 신혼집에 어울릴 이토록 좋은 컴퓨터...<


체코로 신혼여행을 가고 올 때 이용한 러시아 항공 에어로플롯사는 한국-모스크바 사이 장시간 여행에 영화를 잔뜩 준비해 놓았으나 한글 혹은 영어 자막은 없었다. 러시아 영화는 영어 더빙, 영어 영화는 그냥 영어... 쌩판 첨 보는 영어 영화를 이해하기는 힘들 것 같아서 예전에 보고 또 보아 안 들려도 상관 없는 대부 1편을 보았다. (오는 길에 2편을 보려는데 왠지 파일을 4:3으로 만들어서 양쪽 끝을 잘라낸 게 너무 꼴배기 싫어서 15분 보다 포기했다.) 오랜만에 보니까 역시 너무 좋았다 너무 좋아서 너무너무 좋아서


돌아와서 빠르크네 부모님 집에 다녀왔다. 집에는 빠르크가 이십대에 읽던 책이 잔뜩 있는데 책이 너무 많아서 조금씩 옮겨 오고 있다 암튼 그 중에 [대부]가 있다. 결혼 전에도 몇 번 놀러갔기에 이 책 있는 것도 읽었단 것도 알았다 언젠지 모르겠으나 예전에 읽다 재미없어서 집어친 기억을 간직한 채 이번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영화를 봐서 영화에 대한 애정이 다시 샘솟은 판국에 소설을 읽으면 배경이 더 이해가 잘 되지 않겠느냐는 빠르크의 추천을 받아 읽기 시작했다.


재미때가리는 없는데 영화랑 비교하며 읽느라고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문장도 진짜 못 쓰고 캐릭터는 너무 평면적인데다 매력은 개코도 없고 여성 캐릭터에 대한 이해는 전혀 없고 왕 쓸모없는 등장인물들에다가, 대체 영화보다 이토록 못 한데 영화 각본을 본인이 쓴 거 맞아? 감독이 너무 잘나서 잘 바꾼 거 아냐?

 

그래서 오늘부터 대부 1편 각본도 읽어볼 셈임 ㅇㅇ

 

책보다 영화가 백 배 낫다. 근데 이러저런 얘기를 쓰려다가 이거저거 딴 데서 읽다보니까 부질없는 내용 왜 쓰나 싶긔............ =_= 집어치긔1!!! 그냥 소설과 영화의 차이 몇 개만 써보자.

 

소설의 내용은 영화로는 1, 2부에 해당되고 3부의 내용은 없다. 돈 꼴레오네의 젊은 시절 이야기로 시작되는 2부는 총 9부로 구성된 소설의 3부에 해당한다. 고로 돈 꼴레오네가 젊은 시절 조직을 일구는 것과 젊은 마이클이 조직을 장악하는 것이 각기 다른 시간 속에서 미국식 자본주의와 대립/공모하는 게 오버랩되는 영화의 구성과는 아무 상관 없다.

 

영화에서 비중없는 조니 폰테인이 이야기의 여러 축 중 하나로 등장하는데, 도시 돈 꼴레오네 패밀리랑 겹치는 것도 없고 이 얘기 왜 나오는 건지 레알 모르겟음. 영화에서 이 사람 역할을 완전 줄인 것은 꼭 필요했다기보다 안 그랬으면 바보 멍충이같은... 이야기랑 아무 상관 없는, 무슨 일본 야오이 만화에서 잘 하는 짓거리로 조연이 인기를 얻을 경우 이 조연의 인생도 다루는 다른 사이드 시리즈를 만들어야지 워쩌자고 아무 상관 없는 이 작자를 본편에서 이토록 중요하게 다룬 거야.... 하앍 또 시작이야 자제하긔

 

글구 이름도 몰랐던 소니의 정부, 루시 머시기. 그 여성의 질이 무슨 골반 병으로 이해 거대했으며, 나중에 의사스럽지 않은 천재적 외과의를 통해 질도 좁아진다는 얘기는 왜 나온 거며 이 의사가 마이클의 얼굴을 치료해줬다고 억지로 엮어주는 건 또 뭔 개짓거리랴< 본녀는 조니-니노, 루시-의사의 이야기를 전체 스토리에 얽기 위해 대가리를 굴리고 굴려도 납득이 안 되고 책이 얼마 안 남았을 때는 대체 이게 워캐 엮이는겨 뭔 복선인겨 이 남지 않은 페이지에서 워캐 처리하는겨  걱정을 하며 읽어댔다교 =_=;;;; 이게 대체 왜 베셀이 된 거야!!!! 이렇게 못 쓰고 엉망진창인데!!!!

 

또 책에서도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대부가 즐겨 쓰는 말이라고 나오지만 우리 귀요미< 돈 꼴레오네가 실제로 이 말을 하는 일은 없고 뒷부분에 마이클이 이런 표현을 쓰니까, 대부가 즐겨 쓰는 말이라서 듣는 사람들이 긴장했다는 식으로 언급되는데 진짜 바보같다. 한 번이라도 대부 입으로 말하게 하등가 -_- 이런 기본적인 것도 안 된대다가... 아까 쓰지 않기로 한 부질없는 내용을 또 쓰려고 이러고 자빠졌네 관두긔 하앍하앍 쓰다보니 미친듯이 막 쓰고 있음 ㅋㅋㅋ

 

또 세세하게 배경 설정이나 등장인물 성격, 스토리에서 다른 점들이 있다만 대단치 않고, 전반적으로 영화를 다시 보고 또 봐도 내가 바싹 긴장하는 장면들이 맥없이 진행됐고 자기가 상황 속에 넣어놓은 여성 캐릭에 대해 이해가 전혀 없어서 짜증났다. 하지만 이런 밍밍하고 맹맹한 내용의 기본 골격을 그대로 가져와 그렇게 재미지고 긴장되고 너무너무 떨리는< 영화를 만든 감독님께 새삼 경외감을 느낌

 

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대부 병원에서 맨 한손을 코트 가슴께에 넣어 총이 있는 척 하는 장면... 우와 그거 너무 좋아 글구 1부 마지막에 사람들이 마이클의 손등에 키스하며 돈 꼴레오네라고 부르는 장면을 케이가 지켜보며 닫히는 문으로 시작되는 균열같은 게 맹숭하게 나와서 성질이 나고 말았다. 일일이 세자면 끝도 없음

 

+ 참 프레도도 영화보다는 덜 찌질했음... 근데 차라리 영화는 연민이라도 느끼지 ,소설에서는 무색무취함

 

우리 애인이 아니고 남편<은 이게 무협 소설 비슷하지 않냐며 남자들 읽으라고 쓴 대중 소설이라서 섹스씬도 넣어야 하는데 돈 꼴레오네나 마이클로는 섹스 얘기가 안 되니까 조니란 캐릭이 나온 게 아닐까 하는데 문장도 너무 별로구 조니도 그럼 뭐 섹스나 하든지< 섹스 별로 하지도 않음ㅋㅋㅋㅋ 쓸데없이 할리우드에서 살아가는 그의 작가적/인간적 얘기나 하고 있어

 

참 빠르크가 추천한 이유는 영화를 보면 돈 꼴레오네가 무슨 사업을 하는지 잘 안 나오는데 책에는 잘 나온다고 해서 그래서 읽은 거였구나!! 불과 어제 일인데 잊음 -_- 근데 막상 읽어보니 올리브 장사를 한다거나 노조를 이용한다거나 도박업을 한다거나... 어차피 책에도 특별히 많이 나오는 건 아님요.

 

암튼 나름 영화 [대부]의 열혈 팬으로서 성지순례했다손 치고... 재미없는 거 치고 재미있게 읽었다 이 무슨 니 말 모순이란 말가 근데 레알 그랬음 =_= 책을 읽으면서는 내내 코로 대부 음악을 연주하였다 ㅋㅋㅋㅋ 대부 너무 좋아 영화 대부 ㅇ<-<


대부를 기념하야 나의 별명을 '돈 야핑'으로 바꾸었다. Don + (뎡)야핑 존경의 의미를 담아 애인이 아니고 남편이 붙여 줌 ㅋㅋ 약간 돌았다는 의미로 읽히면 낭패이나 마음에 든다 나도 때되면 루카만큼 돌 줄 아는 여자야 우후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